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6.10.8 / 사진=연합뉴스 제공
알폰소 쿠아론, 호나스 쿠아론 부자가 부산에서 특별한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영화를 만들며 감독과 각본가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서로에게 받은 영향과 협업 비화를 공개하며 영화 동료로서 신뢰를 보여줬다.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알폰소 쿠아론X호나스 쿠아론 기자회견이 열렸다. 알폰소 감독은 ‘특별상영’ 부문 초청작 ‘그래비티’, 호나스 감독은 ‘월드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가바초 챔피언’으로 올해 부산을 찾았다. ‘그래비티’는 호나스 감독이 각본, ‘가바초 챔피언’은 알폰소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BIFF로 처음 한국을 방문한 알폰소 감독은 “이렇게 부산에 와서 이야기를 나누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내한 소감을 전했다. 호나스 감독 역시 “초청해줘서 감사하다”며 “한국영화 엄청난 팬이다. ‘가바초 챔피언’을 한국과 부산 관객에게 보여줘서 기쁘다. 어제 ‘그래비티’도 3D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부자 관계를 떠나 영화인으로서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알폰소 감독은 “호나스가 성장할 때 영화를 많이 보여줬다. 하지만 관련 일을 하는 건 반대했다”면서도 “지금은 그만의 고유한 언어로 영화를 만들고 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호나스가 쓴) ‘그래비티’ 각본을 보고는 나도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나의 영화 언어를 만들어 내는데도 영향을 끼쳤다”며 “호나스는 관객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감독이자 주제를 머리에 염두에 두고 시각화하는 감독”이라고 호평했다.
호나스 쿠아론 감독과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6.10.8 / 사진=연합뉴스 제공
호나스 감독은 “나는 아버지 덕에 영화가 항상 내 삶에 있었다. 아버지가 영화를 너무 사랑해서 그게 자연스럽게 흡수됐다. 아버지를 통해 본 영화에서 내가 좋아했던 점을 고민하다가 각본을 썼고 그게 ‘그래비티’로 이어졌다”며 “아버지의 모든 것이 자양분이 됐다. 나의 원칙을 만든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화답했다.
서로 간 협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호나스 감독은 “아버지와 협업은 굉장히 부드럽다. ‘그래비티’도 거리에서 시작했다. 이후 (아버지와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브레인스토밍으로 이어졌다.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었다”며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나에게 배움이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알폰소 감독은 “우리가 협업할 때는 아버지와 아들 관계는 차치하고 연출자와 작가가 협업하는 것”이라며 “점심시간에만 부자지간”이라며 웃어 보였다.
두 사람의 신작 ‘가바초 챔피언’ 소개도 이어갔다. 호나스 감독은 “영감을 많이 준 프로젝트”라며 “보통 이민자 이야기와 달리 이민자의 모습,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고난과 역경, 폭력도 있지만 그들이 잘하고 싶다는 열망과 꿈, 사랑과 같은 시적인 부분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알폰소 감독은 “미국에서는 이민자의 상황이 어렵고 정치적 쟁점도 많다”며 “이 영화는 이민자들의 인간성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비극 안에 즐거움을 본다. 커뮤니티를 구축하겠다는 어떠한 열망도 볼 수 있다. 내가 ‘가바초 챔피언’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호나스 감독은 “우선 ‘가바초 챔피언’이 전 세계를 도는 것을 먼저 기대하고 있다. 관객과 연결될 수 있는 영화라 관객과 많이 소통하고 싶다”면서 “여러 가능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어떻게 적절한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에 알폰소 감독은 “조심스럽지만 (호나스가 각본을) 쓰고 있는 게 있다. 호러 이야기”라며 “너무나 흥미롭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