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동 감독이 19일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파과: 인터네셔널 컷' 무대인사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9.19 / 사진=연합뉴스 제공
부산국제영화제가 31번째 축제의 막을 올린 가운데, 개막식을 달군 특별한 등장곡이 온라인상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개막식 총연출을 맡은 민규동 감독은 “게스트 한 명 한 명을 위해 준비한 음악”이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민규동 감독은 8일 일간스포츠에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에서 별도 공연을 하지 않는 원칙이 있어, 관객 입장부터 레드카펫까지 두 시간 가까운 시간을 음악이 채워야 한다”며 “이 시간을 하나의 ‘사전 공연’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클럽에 들어선 듯한 하우스 음악으로 열기를 이어왔는데, 같은 리듬이 두 시간 계속되면 감각이 무뎌지기 쉬워, 적절한 간격마다 환영의 메시지를 담은 곡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앞선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레드카펫 및 포토월 행사에서는 게스트들을 위한 특별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각 작품과 인물에 맞춰 제작된 곡으로, 가사에는 작품명과 출연 배우, 제작사, 작품 소개 등이 담겼다.
배우들은 각양각색 반응을 보였다. 심은경은 예상치 못한 이름 호명에 화들짝 놀라 웃음을 안겼고, ‘정가네’ 팀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엄중한 표정으로 등장한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팀은 뜻밖에 ‘웃참’ 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영화인들에게만 해당한 이벤트는 아니었다. 판빙빙, 샤를로트 갱스부르,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해외 게스트들이 등장할 때도 노래는 어김없이 흘러나왔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감독 및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제공
민 감독은 “멀리서 부산을 찾아온 게스트가 레드카펫을 걸을 때 ‘나를 정말 환영하고 있구나’라고 느끼길 바랐다”며 “이후 이어지는 경건하고 정통적인 본식과의 균형도 함께 고민했다”고 말했다.
알려진 것처럼 노래는 AI를 활용해 제작됐지만, 가사를 비롯해 곡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에는 민 감독의 창의적인 연출과 아이디어가 담겼다. 민 감독은 “가사는 내가 직접 썼고, 게스트가 가져온 작품의 장르와 분위기에 맞춰 곡마다 다르게 설계했다”며 “제작 과정에서 AI 도구를 활용했지만, 무엇을 말할지와 어떻게 들려줄지는 모두 연출의 몫이었다. 음악을 만든 도구보다, 그 음악이 누구에게 무엇을 건넸는지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모든 게스트가 자신만의 등장곡을 선물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민 감독은 “특정 게스트나 작품을 선별하거나 차등을 둔 것은 아니다”라며 “레드카펫은 생방송처럼 입장 순서와 간격이 현장에서 계속 바뀌기 때문에 전체 흐름과 리듬을 보며 곡을 운용했고, 그 과정에서 준비한 곡이 모두 나가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