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4세 강하나(17)는 영화 '귀향(조정래 감독)'을 통해 한국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그 인연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실제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다시 전한 이들이다.
현재 일본 오사카에서 거주 중인 강하나는 현지 조선민족학교(히가시오사카 조선중급학교)에 다니며 한국말과 한국의 역사를 배우고 있다. 인터뷰 내내 똑부러진 한국말로 자신의 의사를 솔직하게 표현한 강하나는 "일본에서 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돕고 싶다"는 다부진 속내를 밝혔다.
'귀향' 역시 영화에 먼저 캐스팅 된 엄마(배우 김민수)가 받은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자청했다. 개봉 후 온라인 상에 신상이 세세하게 공개되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끼기도 헀지만 그 시간이 강하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일본 드라마·영화 출연요?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지만 '귀향' 경력이 있으니 힘들지 않을까요." 한 마디에 담긴 메시지가 꽤 무거움에도 강하나는 씩씩하게 웃었다. 이 매력적인 배우를 한국에서나마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한국은 자주 방문하나. "최근에는 홍보 일정이 있어 꽤 오래 머물고 있다. 방송에도 출연하고 인터뷰도 하고 있다. 인터뷰가 끝나면 부산에서 공연이 있어 내려가야 한다."
- 처음 왔을 때 어땠나. "6살 쯤 제주도에 갔다는데 기억은 거의 없다.(웃음) 어머니가 극단을 하시니까 아는 한국 분들이 많아 왕래는 꽤 오래 전부터 했다. 그리고 고향이 제주도다. 내가 재일교포 4세인데 증조 할머니·할아버지가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넘어 가셨다고 하더라. 우리는 그것을 고향이라고 한다. '고향 땅에 돌아왔구나' 싶은 마음이다. 진심이다."
- 애정이 많이 보인다. "쉽게 올 수 있으면 너무 쉽게 올 수 있는 곳인데 아직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신분이라 자주는 오지 못해 아쉽다. 특히 한국 음식들이 정말 맛있지 않나. 늘 궁금했고, 호기심도 많았다. 일본에 있으면 '빨리 한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까 더 그런 것 같다. 서울과 부산, 제주도 그리고 경남 진주 쪽도 가 봤다!"
- 대학을 한국에서 다닐 생각은 없나.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라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일본으로 갈 것 같기는 한데 어떻게 해서든 한국과 꾸준히 교류하고 싶다."
- '귀향' 출연 후 한국 영화 러브콜은 없었나. "아쉽게도 없었다. 아마 내가 일본에서 살아서 소통이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하다. 기회가 있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 또 다른 한국 영화들도 경험해 보고 싶다."
- 일본 드라마와 영화 출연은 어떤가. "지금으로써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하고 싶은 마음은 많은데 할 수 있을까 싶다. '귀향'이라는 영화가 내 경험이고 경력이고 필모그래피 아닌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힘들지 않을까. 일본에 살고 있으니까 일본에서도 기회만 준다면 나야 좋다. 근데 많이 어려울 것 같다.(웃음)"
- 재미있게 본 한국 영화도 있나. "한 동안 자주 찾아봤는데 근래에는 많이 못 봤다. 지금 기억나는 영화는 '소원'이다. 엄마와 같이 봤는데 엄청 울었다. 참고로 내 동생 이름이 소원이다.(웃음) '코리아'도 재미있게 봤다. 사회적 문제나 국가적인 소재가 있는 영화를 보게 됐던 것 같다."
-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도 비슷한가. "난 연애 드라마를 좋아한다. 한국 드라마를 보면 여배우들도 너무 예쁘고 남배우들도 다 멋있더라.(웃음)"
- 호기심 많을 나이다.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하하. 꽤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주 잘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 대학교에 가야 하니까. 수험생 스트레스는 다 똑같다. 내년이면 고3이 되는데 걱정이 많다."
- 연기 외 더 공부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 "실제로 역사와 우리말(한국어)에 관심이 많다. 일본어 학과가 따로 있듯이 우리말도 그렇다. 그러한 계통을 좋아한다. 아직 서툰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연구해 보고 싶다."
-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본업은 학생이다 보니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고민은 다 하고 있는 것 같다. 시험 전 스트레스가 크긴 크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운동을 잘 못한다. 체육대회 시즌이 되면 우울해진다. 어릴 때부터 밖에서 뛰어 놀기 보다는 안에서 지냈기 때문에 바깥에 나가면 좀 낯설다. 자외선도 싫고 달리는건 더 싫다. 할 때는 즐거운데 연습 기간이 힘들다."
- 스트레스를 푸는 취미 생활이 있다면. "지금은 잘 안 하는데 1학년 끝날 때까지 악기를 했다. 부는 악기를 하는 모임이 따로 있었다. 음악을 할 땐 아무 걱정 고민없이 즐겁고 행복했다. 연기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예술을 좋아하는 것 같다."
-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홍보 일정을 마치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 곳에서 '귀향' 이야기를 기사로 계속 확인할 것 같다. 좋은 기사 많이 써 주셨으면 좋겠다.(웃음) 개봉하는 영화가 많아 관이 많지 않은데 좋은 영화니까 조금만 더 열어 주셨으면 좋겠다. 이번에 못 보시면 나중에라도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
- 관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이 영화를 보고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 작은 힘이 모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보다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평화를 불러 오는 영화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