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점이 많아서 부부가 되기도 하고, 부부가 되었기에 닮은 점이 많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정주강-정호선 부부에겐 비슷한 점이 참 많다. 이들은 충남 서산시 동문동에 나란히 신발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가게에는 똑같이 착한가게 현판이 걸려있다. 덕분에 이들은 '충남 부부 1호 착한가게'라는 타이틀을 갖게됐다.
S-Market을 운영하는 남편 정주강 대표는 올 봄 서산시복지재단으로부터 착한가게에 가입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그날 주저없이 바로 인연을 맺었다. 부창부수라고 뉴발란스 동문동점을 운영하는 아내 정호선씨 역시 남편을 따라 그날로 착한가게에 가입했다.
유년기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동생들과 말못할 어려움은 겪었다는 정대표는 지금까지도 가난이 가장 무서운 존재라고 입을 열었다. 30대 중반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두려움은 그래서 더욱 컸단다. 하지만 그때 스스로와 약속한 것이 있으니 자신에게 더욱 치열하고, 주변에 감사하며 조금이라도 나누는 삶을 꾸리자는 것이었다고.
요즘 나눔과 봉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정대표는 내가 가진 물질과 재능이 꼭 나만의 소유물이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역설한다. 내가 가진 물질도 누군가에 의해서 전해진 것이고, 재능 역시 누군가의 가르침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남을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아무리 잘 살았어도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정대표는 자신보다 더 적극적이고 열성적으로 봉사와 나눔에 참여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늘 부끄럽고 놀랍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꼭 그들처럼 기부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착한가게 현판을 본 고객들의 반응을 묻자 정대표는 "고객들의 반응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건 나와 가족들의 만족감"이라고 설명했다. 기부는 가족에게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정신적인 안정감과 감사함을 준다는 것이다.
이어 "큰딸, 작은딸, 아내 그리고 나까지 매월 용돈을 모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기부도 가족이 모두 모여 연간 계획을 세우며 실천하고 있다. 경기가 어렵지만 기부금은 줄이지 말고 늘여가자고 가족들끼리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혹시나 나눔과 봉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주변을 둘러보라고 조언하고 싶다는 정대표는 "망설이지 마세요. 그리고 한번 시작해보세요. 속이 다 시원하고 인생이 살 맛납니다. 나로 인해 누군가 살 수 있거든요"라며 활짝 웃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 착한가게란?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며 매출의 일정 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모든 가게를 뜻합니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매달 꾸준히 나누어 주시면 됩니다.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 7월말 기준으로 7378개의 가게가 참여했습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실어드립니다. 가입 문의 전화 080-890-1212, 홈페이지 http://store.che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