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에 앞서 광주로 이적하기 전까지 FC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정조국(32·광주 FC)이 '슈퍼매치'에서 승리하는 노하우를 털어놨다.
정조국은 2003년 전신 안양 LG 치타스에 입단한 뒤 최전방 공격수이자 골잡이로 활약했다. 특히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지난해까지 슈퍼매치 통산 27경기에 출전해 총 6골을 기록했다. 슈퍼매치 최다 득점으로 데얀(35·이상 FC 서울), 박건하(45·현 국가대표 코치)와 함께 타이다.
28일 목포축구센터에서 만난 정조국은 수원전을 떠올리자 눈을 반짝였다. 그는 "2012년이었다. 서울이 그때 참 강했는데 이상하게 수원만 만나면 패배했다. 하지만 11월에 열렸던 슈퍼매치에서 내가 골을 넣으면서 연패를 탈출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서울은 2012 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그해 시즌 막바지까지 수원을 상대로 7연패 수렁에 빠졌다. 2010년 8월 28일부터 이어진 연패를 끊어낸 건 정조국이었다. 그는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40분 교체 투입돼 하대성이 찔러준 골을 받아 동점골을 터뜨렸다.
슈퍼매치는 축구팬과 언론 매체의 관심을 받는 K리그 클래식 최고의 인기 경기로 통한다. 하지만 큰 경기일수록 압박감이 따르게 마련이다.
정조국은 "팬의 관심과 언론 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기다. 슈퍼매치가 열리면 경기장 주변 공기가 다르다. 뭐랄까.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와서 머리카락이 쭈뼛쭈볏 서는 느낌이랄까. 다른 어떤 경기와는 다른 분위기다. 준비 과정도 그렇다. 그 주에 수원 경기가 있으면 코칭스태프의 준비과정, 선수들의 운동 느낌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빅게임'에서 유독 화려한 성적을 낸 비결을 묻자 답이 단박에 돌아왔다.
그는 "결국 즐기는 것 아니겠는가. 수능 만점자가 '예습복습 철저히 했어요' 라고 볼 수도 있지만 즐기는 것이 답인 것 같다. 나는 수원과 경기를 치르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재밌었다. 또 그만큼 독해진다"고 했다. 이어 "프로 선수로서 슈퍼매치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은 특혜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순간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통상 하는 전력분석 외에 수원전이라고 따로 준비하는 것도 없었다고 한다.
예전 수원과 올 시즌 수원은 사뭇 다르다. 과거 화려한 왕조의 주인공이었으나 올 시즌에는 7경기에서 1승5무1패, 승점 8점으로 6위다.
반면 서울은 최근 6연승을 달리며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정조국은 "수원은 여전히 매력적인 팀이다. 권창훈(22) 말고도 좋은 선수들이 많고, 또 전통을 갖고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했다. 수원과 서울의 경기는 경기 내내 피 튀기는 경쟁이 계속된다. 그만큼 변수가 따른다는 얘기다.
물론 최근 흐름과 전력은 서울이 압도적이다. 정조국은 "올 시즌 서울은 '완전체'라고 본다. 경기 내용과 과정, 결과까지 모두 최고 수준이다. 올해는 서울의 우승으로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