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2년만에 시즌 대작으로 스크린에 출격한다. 국내 최초 1·2편이 동시 촬영된 400억 '신과 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은 올 겨울과 내년 여름 각각 개봉한다. 1편 주인공 차태현(41)은 1편에만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1년 스케줄을 모조리 '신과 함께' 팀에 맞췄다. 차태현은 "흥미로운 프로젝트의 일원이 됐다는 것 만으로도 도전에 의의를 둔다"고 밝혔다. 의리 빼면 시체다.
유일한 취미는 영화관에서 영화 보기. 세 자녀의 취향에 맞춰 영화관 나들이에 나선다. 때문에 시사회에 초대받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최근작까지 빠짐없이 챙겨 봤다는 차태현은 빅3 중 경쟁작인 '강철비(양우석 감독)'를 언급하며 "가장 기대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남 좋은 일만 시켰다"며 껄껄 웃는 너스레도 20년간 쌓은 내공과 호감도의 정점에 올라있는 차태현이라 가능하다.
KBS 장기 파업으로 '1박 2일' 촬영은 여전히 올스톱. 동갑내기 친구들과 의기투합한 '용띠클럽'은 속상한 시청률을 찍어야만 했다. 바쁘게 활동한 것에 비해 좋지 않은 성적을 받은 2017년이지만 차태현의 어제와 오늘은 늘 한결같다. 2018년 1월, '신과 함께'가 차태현에게 다시없을 큰 선물로 돌아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 원작 캐릭터의 직업도 회사원에서 소방관으로 변경됐다. "직접 연기한 입장에서는 마음에 든다. 시나리오가 들어오자마자 '아, 나에게는 자홍 역할이 들어왔겠구나' 예측했다. 딱 맞았지.(웃음) 선입견은 있었다. '원작의 자홍이라면 보여줄 것이 없는데? 드라마라면 모르겠는데 두 시간짜리 영화로는 너무 평범하게만 그려져서 되게 심심할 것 같은데' 싶었다. 소방관으로 바뀌고 상황이 들어가니까 재미있더라."
- 삼차사였을 수도 있지 않나. "그냥. 뭐랄까. 내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 '신과 함께'에서 내가 할 수 있을만한 캐릭터를 떠올렸을 때 자홍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자홍이 1편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마무리는 수홍(김동욱)이가 한다. 내가 많이 나오지만 임팩트는 수홍 것이다. 시나리오에 다 나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하는 영화였고, 하정우를 비롯해 많은 배우들이 같이 하는 작업을 해 보고 싶었다."
- 신파 스토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말을 신파라고 써서 세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나 역시 억지로 상황을 쥐어짜 만드는 감동은 싫다. '신과 함께'를 보면서 신파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후반부에 너무 많이 우나?' 싶기는 했지만 '울림'이지 '신파'는 아닌 것 같다."
- 차태현 하면 코믹을 기대하는데 그것도 없다. "그래서 지루했다. 하하. 난 약간 그런 것이 있다. 내가 나오면 한, 두번은 웃겨야 하는? 근데 하나도 안 나오니까 나 역시 생소하더라. 남들은 도전이라 생각해 줄지 모르겠지만 '신과 함께' 캐릭터 자체는 나에게 도전이 아니었다. 좀 새로운 것을 했을 뿐이지. 스릴러를 한다면 모를까 나에게 아주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은 아니다." - '신과 함께' 해외 판매가 대단하다. 글로벌 프로젝트로 볼 수도 있는데. "해외 진출? 그런 욕심은 전혀 없다."
- 사후세계를 믿나. "오늘도 새벽 기도를 갔다 왔다. 새벽인데도 자리가 없더라. '무슨 일이지?' 싶었다. '믿는다, 안 믿는다'고 말하기 보다는 그런 생각은 했다. '똑바로 살아야 하나. 통과할 지옥이 없네. 야, 이게 뭐냐'(웃음)"
- 부모님께 가장 크게 효도했을 땐 언제인가. "어렸을 때 집이 망해 단칸방에 살다가 큰아버지 집에 얹혀 살았다. 20평 아파트에 8명이 살았다. 큰아버지 집이 8학군 공무원 아파트였다. 우린 망해서 그 집에서 살았던건데 방송에서는 '8학군 선견지명'이라고 하더라.(웃음) 그 때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때부터 방송으로 잘 되기 전까지 계속 집에 빚이 있었다. 드라마 '해바라기' 끝나고, 통신사 CF를 찍고 나서 한번에 갚았다. 부모님이 그 때 가장 좋아하셨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