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 인생 최대의 위기다. 위기가 기회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수현이 2년 장고 끝에 개봉이 성사된 영화 '리얼(이사랑 감독)'을 들고 4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다.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지금 상황으로만 봐서는 잘되면 반전, 흥행하면 기적이다.
지난 2007년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한 김수현은 올해로 딱 데뷔 10년을 맞았다. 사실상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리얼'은 김수현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영화다.
하지만 김수현이 지난 10년간 작품을 하면서 받았을 모든 악평을 합치고 합쳐도 '리얼' 언론시사회 직후 하루동안 쏟아져 나온 악평보다 적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겠지만 김수현 입장에서는 확실히 당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필모그래피의 오점, 김수현 배우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정도로 '리얼'은 사실 평가 자체가 불가능한 작품이다. 괴작·졸작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한 단어로 정의 내리고 정리하기에는 더 심오한 무언가가 있다.
어떤 캐릭터를 맡겨도 자기만의 스타일로 연기하고 살려내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김수현이다. 데뷔 때부터 배우 분위기는 타고났다는 칭찬이 자자했고, 연기력에 대해서도 호평을 받았으면 받았지 혹평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런 김수현이 '리얼'을 만나 인생 최대의 위기와 고비를 넘기고 있다. 영화 속 김수현은 1인2역이 아닌 1인다역을 맡아 안쓰러울 정도로 캐릭터를 바꿔가며 원맨쇼 존재감을 뽐내지만 영화가 그의 노력을 전혀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
김수현은 '리얼'을 둘러싼 모든 논란과 이야기를 자신이 끌어 안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주연 배우로 당연한 자세지만 그 속내가 얼마나 어지러울지는 감히 짐작하기 힘들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니다. 감독교체·개봉지연 등 잡음이 없었다면 오히려 더 이상할 작품이다.
마지막 동앗줄은, 마지막 희망의 끈은 결국 관객에게 달렸다. 쏟아지는 악평은 오히려 관객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흥미를 돋구고 있다. 김수현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리얼'은 어떤 영화로 남게될지 영화계 안 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연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