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김주호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손현주는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내가 말과 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이번에 말을 타고 불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미치는 줄 알았다"고 운을 뗐다.
손현주는 "CG로 생각할 수 있는데 CG는 하나도 없다. 진짜 불을 지폈고, 내가 말을 타고 그 안으로 들어가 촬영을 했다. 진짜 어마어마하게 뜨거웠다"며 "촬영 전에는 두려움도 있었다. 과거 말 고삐를 붙잡고 있다가 발톱이 빠지는 부상을 당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 감독님에게 딱 하나 건의를 드렸다. '말 타고 불 속으로 들어갈테니, 대신 말을 잡고 있는 분을 보조출연자가 아닌 숙련된 조련사고 바꿔주면 안 되겠냐'고 했다"고 모두의 안전을 생각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현장 자체가 뜨거우니까 못살겠더라. 말도 피부가 굉장히 약한다. 만져보니까 '컷' 소리만 들리면 이미 튀어나갈 준비가 돼 있더라"며 "'누구라도 다치면 안 되는데 다치면 어쩌지'라는 생각만 했다. 심지어 분장으로 붙여놓은 귀는 화기 때문에 녹아서 흘러 내리고 있었다. 약간 화상을 입긴 했다"고 밝혔다.
또 "근데 감독은 '컷'을 안 외치더라. 복화술로 '컷, 컷, 컷!'을 혼자 외쳤다. 물론 감독과 스태프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며 "단편 영화로 쓸 정도로 오래 올라가 있었고, 겨우 내려가 단숨에 감독에게 달려갔다. 따지려는 마음이었다. 심지어 감독이 내가 갔는데도 모니터만 보고 있어서 속상하고 얄밉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러한 손현주의 마음을 진정시킨건 촬영된 영상이었다. 손현주는 "뭘 그렇게 보고 있나 싶어 나도 모니터를 슬쩍 봤는데 화면이 너무 잘 나왔더라. 내가 좀 단순하다. '어? 그럴듯 하네?' 싶어서 말하려던 모든 것을 다 잊었다. '한번만 더 해주면 안 되겠냐'는 감독의 디렉팅도 바로 받아들였다"고 귀띔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연기 열정을 엿보이게 했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돼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이다.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