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②]스컬 "레게하면 생각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

일 냈다. 그것도 아주 크게.

스컬(조성진)&하하(하동훈)가 레게의 본토인 자메이카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두 사람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적'이다.

해당 차트는 음악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라이프·스타일·패션까지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카리브해 연안 국가와 미국 남부 지역까지 약 47개국에 송출된다. 자메이카 케이블 채널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을만큼 공신력있다.

지난 3월에 발표한 '러브 인사이드'는 레게의 전설이라 불리는 밥 말리 아들 스티븐 말리와 협업했다. 스컬&하하는 오랜 기간 공들여 스티븐 말리를 섭외했고 마침내 성사됐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곡이 한국도 아닌 레게 본고장에서 6개월이 지나 차트 1위에 올랐다.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난 두 사람은 많이 흥분돼 보였다. "말이 안 되잖아요. 가능하고 아니고를 떠나 말이 안 되는 일이니깐 뭐라고 소감을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기적 이상이에요.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을 정도로요."

스컬은 국내에서도 레게 음악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인물이다. 그 정도로 자신의 에너지를 오롯이 레게에 쏟고 있다. 그런 스컬과 하하의 노력을 누가 무시할까. 한 우물만 파다보니 이런 날이 왔고 생소한 장르라고 듣지 않던 사람들도 조금씩 '레게 귀'가 트이고 있다. "원더걸스가 올 여름 레게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우리 음악이 잘 되는 것 이상으로 좋았어요. 우리가 못 한걸 해주니 너무 좋았죠."

이쯤되면 자메이카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기 마련. "몇 군데서 와달라는 요청이 있는데 자메이카는 오가는게 이틀이잖아요. 또 하하 스케줄도 있고 해서 일주일을 못 비워요. 가게 되면 최소한 10개 이상 잡아야하는데 지금 5개 정도 잡혔어요. 조금 더 지켜보려고요."

스컬&하하 소속사 사무실은 서울 합정동. 사옥에는 '자메이카 차트 1위 가수. 스컬&하하 LOVE INSIDE' 현수막이 내걸렸다. 옆 건물에 있는 DJ DOC 이하늘이 보내준 선물이다. 하하는 겹경사다. 음원차트 1위와 함께 둘째 아이 소식도 들려왔다.
 
 

-자메이카서 인기있는 이유를 분석해봤나.

스컬 "일단은 스티븐 말리 덕분이다. 그의 네임밸류가 있기 때문에 시선을 끌 수 있는 무언가 있지 않나. 수십가지 녹음한 곡을 우리에게 보내며 알아서 골라 쓰라고 했다. 그런 걸 보며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다."
 

-편곡은 유건형이 맡았다.

하하 "괜히 '강남스타일'이 나온게 아니더라.(웃음) 유건형의 해석은 남다르고 그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다. 국내 차트 순위를 떠나 '역시 유건형'이네 감탄하게 됐다."
 

-그 정도로 신뢰하나.

하하 "뭘 해도 해낸다. 척하면 척이더라. 유건형도 평소 레게 음악을 좋아해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라고 하더라. 그와의 작업은 천군마마를 얻은 듯 너무 좋았다."
 

-'스케치북' 출연 당시 유희열의 칭찬이 인상적이었다.

하하 "유희열 형님이 우리 노래를 '레게 음악인데 한국인 귀에 착 감기는 무언가 있다'고 평해줬다. 분명 레게인데 한국스럽기도 한 이상한 교집합이 있다고. 베이스는 레게인데 편곡은 자메이카에서 들을 수 없는 독특함이 있다고 말했다. 차트 1위를 하고 가장 기뻐했던 형님이다. 그동안 우릴 불쌍하게 여겼다. '슈가맨' 나갔을 때도 이번 노래 좋다고 얘기했다."
 

-자메이카서 러브콜이 들어올텐데.

스컬 "국내처럼 가수들이 출연해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은 없다. 라디오 정도. 대신 공연 문화가 정착돼 있어 파티 등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그럼 이제 자메이카 진출인가.

스컬 "그 곳을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만 이틀이다. 하하는 '무한도전' '말하는대로' 등 고정 스케줄이 있어서 자리를 비우는게 쉽진 않다. 그러다보니 한 번에 갔을 때 10개 스케줄을 소화하려고 정리 중이다. 현재 다섯개 정도 조율됐는데 더 생기면 나부터 들어가고 하하가 나중에 들어오는 자리를 만드려고 한다."

 
-방송 환경이 좋진 않다고 들었다.

스컬 "약속을 잡아놓고 갔는데 쇼가 없어일 수도 있다. 그런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저번에 한 번 공연차 갔는데 취소돼 며칠동안 관광만 하고 허무하게 돌아온 온 적도 있다. 지금은 차트 1위도 했으니 시선이 많이 달라졌겠지만 그래도 조심해야한다."


-둘이 뭉쳤을 때 목표가 있었을텐데.

스컬 "음원차트 성적은 진작에 포기했다.(웃음) '아 이번에 나오면 20위 안에 들까'라며 조바심을 느끼끼도 했는데 이젠 다 지났다. 먼훗날 사람들에게 '레게=스컬&하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김진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