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윤(23)이 2019년 흥행 가도를 달렸다. 올해로 데뷔 7년 차, 묵묵히 기다린 끝에 기회가 주어졌다. 상반기엔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JTBC 'SKY 캐슬' 예서로 안방극장의 눈도장을 찍었다. 차기작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김혜윤은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를 통해 '미니시리즈 1번 여자주인공' 자리를 꿰찼고 도전에 나섰다. 초반 우려를 딛고 주인공의 무게를 견뎌냈다. 1020 세대의 지지 속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김혜윤'이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링거 투혼에도 쓰러지지 않고 완주했다. "내 그릇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래 배우들 덕분에 견뎌낼 수 있었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드라마 종영 후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는 "그간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고 싶다"면서 첫 제주 여행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그 모습은 23살, 때 묻지 않은 모습이었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공식 주량이요? 공식 질문이니까 공식 주량으로 말하자면 맥주 한 잔이요. 비공식 주량은 말해도 되나요? 조금 잘 먹으면 소주 한 병 정도 마셔요."
-주사가 있나요.
"그때그때 다른데 제일 많이 했던 주사가 화장실에서 자는 거였어요. 엄청 취했는데 화장실에 가서 안 오면 데리러 와야 해요. 친구들은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제가 안 오면 데리러 오곤 해요. 근데 그것 자체도 몇 년은 된 것 같아요. 요즘은 가볍게 먹긴 하는데 과하게는 먹지 않아요. 다음날 숙취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드라마 끝난 지 얼마 안돼 힘들 텐데 이렇게 밝은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나오나요.
"아침에는 뭔가 정신이 덜 깬 상태예요. 인터뷰하다가도 길을 잃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했나 이런 생각을 해요. 아침형 인간은 아니에요. 드라마를 끝낸 후라 피로가 쌓여 있어서 일어나기 쉽지 않아요. 하지만 맛있는 걸 먹고 나면 아무래도 기운이 나요. 점심 이후엔 에너지가 돈답니다."
-'SKY 캐슬' 종영 인터뷰 후 9개월 만에 재회했네요.
"인터뷰 때 취중토크를 말로만 들었었는데 이렇게 하게 되어 기뻐요. 9개월 사이에 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특히 올해가 그런 것 같아요. 좋은 일들이 많았어요. 김혜윤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던 해이다 보니 못 잊을 것 같아요. 엄청 감사한 한 해였어요. 운이 좋았던 한 해? 작품도 잘 끝나 기분이 좋아요."
-지난 7년의 시간이 기억나나요.
"7년이란 무명의 시간이 없었으면 지금이 없었을 거예요. 마음가짐이나 이런 게 좀 달랐겠죠. 뭔가 막연하고 막막하다 보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배우가 된 사례를 봐도 가지각색이니까 방법을 몰라 막막하고 이 직업이 멀게만 느껴졌어요."
-TV소설 '삼생이'(2013)로 데뷔했죠.
"데뷔작이 아침드라마였어요. 그때 카메라 '원투쓰리'를 몰랐고 상대방의 '…(점점점)'까지 기다려줘야 했는데 그것도 어려웠어요. 학원에서 연기 배울 때 누가 점점점까지 계산하면서 연기해요. 그걸 현장에서 처음 접하니 어렵고 적응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진짜 많이 혼났어요. 단역 할 때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주연 신고식을 잘 마쳤네요.
"주연에 대한 부담보다 초반에 분량이 많아 부담이 컸어요. 서사상 어쩔 수 없었지만 정말 초반에 대사량이나 분량이 어마어마했거든요. 대사 외울 때 원래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에요. 촬영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끝이 아니라 대사를 외워야 해요. 이번에 드라마 하면서 대사를 순간적으로 빨리 외우는 건 늘었어요. 다음 작품 하면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돼요. 이전엔 긴 대사를 외우는 걸 상상도 못 했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하긴 하더라고요."
-굉장히 중요한 기회였어요.
"전작의 캐릭터가 강했지만 전작의 캐릭터를 벗어나려고 했다기보다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호평이 많아 다행이에요. 댓글 반응이나 기사들 다 읽어봤거든요. 초반엔 부담감이 커서 내 그릇이 아닌가 생각했죠. 정신적인 압박감과 체력적인 부분을 통틀어서 힘들었거든요. 다행히도 또래 배우들과 감독님이 격려해줘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동갑내기 로운 씨는 어떤 친구였나요.
"굉장히 열정적인 친구였어요. 준비도 많이 해오고 캐릭터 분석도 많이 해왔어요. 현장에서 먼저 맞춰보자고 얘기하더라고요. 나중에 체력적으로 지쳐있을 때 옆에서 계속 자극을 주곤 했어요. 좋은 영향을 받았어요."
-두 사람이 사귀냐는 얘기도 있었어요.
"댓글에 '너네 둘 빼고 사귀는 거 다 알아'라는 글이 있었는데 메이킹 영상 보곤 '서로 정말 편한 사이구나!' 이런 반응이었어요. 아무래도 동갑내기라 더 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