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31)가 돌아왔다. 군 전역 당시 "지겹도록 보게 해 드리겠다"는 말을 몸소 실천 중인 이승기는 tvN 드라마 '화유기', SBS 예능 '집사부일체'를 비롯해 영화 '궁합(홍창표 감독)'까지 세 분야를 동시에 섭렵하며 2년 공백기에 대한 아쉬움을 단번에 없앴다.
"하루, 아니 반나절도 쉬지 못했다"고 토로하면서도 얼굴은 싱글벙글이다. 강철 체력의 원동력은 100% 군 생활 덕분. 타고난 센스와 유머에 누구보다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이승기는 어느 덧 '선배'의 여유를 부릴 줄 아는 위치에 올랐지만 열정은 신인시절과 변함없다.
활발한 활동 탓에 영화 개봉을 기념해 진행된 인터뷰였음에도 질문은 단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았다. 기승전 '군대 이야기'로 끝났지만 이승기의 역시 어떤 질문이 나오든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답변하려 노력했다. 배우·가수·예능인 등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느 한 곳에 가두려 하지 않는 이승기의 오픈 마인드가 작용된 이유이기도 하다.
작품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를 더 할 생각도, 영화를 덜 할 생각도 없다. 이승기는 "제안받는 것 좋아한다. 결국 내 선택이다. '이건 이승기가 안 할 것 같다'는 프레임을 버려 달라"고 부탁했다. 비중은 중요하지 않다. 좋은 선배들과의 호흡, 악역 등 의미있는 캐릭터, 도전, 변화에 대한 바람이 더욱 크다.
- '궁합'이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좋게 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무래도 개봉이 늦어져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역대 로맨스 영화 기록을 깼다고 하더라. 드라마 '구가의서'를 통해 사극을 경험하긴 했지만 정통 사극의 사극 모양새는 아니었다. 사극의 첫 스타트를 '궁합'으로 끊을 수 있어 좋았다."
- 개봉 후 인터뷰와 무대인사를 진행하게 됐다. "아무래도 드라마 촬영에 묶여 있는 시간이 있었다. 양해해 주셔서 감사하다. 보답하는 길은 몸으로 뛰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분들께 인사 드리고 싶다."
- 2년 전 촬영한 작품이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소속사 사장님이 '우리 애 분위기가 볼살에 가려져 있었다'고 하시더라. 볼살 여부에 따른 연기력 평가를 받았다. 하하. 근데 '궁합'과는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풋풋하지 않나. 무엇보다 영화라는 매체의 강점이 '큰 스크린'인 것 같다. 드라마에 같은 비주얼로 나갔으면 엄청 빵빵하게 보였을텐데. '볼살 때문에 몰입에 방해돼요'라는 말을 들었을 수도 있다."
- 제대 후 쉼없이 활동하고 있다. "전역할 때 '질리도록 보여 드리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솔직히 그건 허풍도 좀 있었다.(웃음) 설마 이 정도까지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나도 생각 못했다. 고민은 하나였다. '체력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스케줄이 될까' 근데 군대에서 모아놨던 좋은 에너지 덕분에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쓰러지지 않는걸 보면 다행이다."
- "역시 이승기"라는 호평도 끊이지 않는다. "꼭 그렇게 좀 써주세요.(웃음) 아무래도 군 복귀 후 바로 활동을 시작하다보니 내가 군대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또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어색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것이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호평을 해주시니까 더할나위없이 감사하다. 제대하고 하루, 아니 반나절도 못 쉬었는데 그런 반응 덕분에 조금 덜 지치는 것 같기도 하다."
- 본인이 생각해도 사주가 좋은 것 같은가. "'사주 좋다'고 하면 당연히 기분은 좋다. 실제 좋다는 곳 여러군데에서 사주를 봤는데 진짜 잘 맞추더라. 그러다가 마지막 한 마디에 '아, 아니구나' 싶었던 적이 있다. 봐주시는 분이 '할머니 제사 잘 지내라'고 하시더라. 우리 할머니 두 분 모두 살아 계신다.(웃음) 내가 또 할말은 다 하는 성격이라 있는 그대로 말했더니 표정하나 안 변하고 '돌아가시면'이라고 하더라. 그런가 보다 싶을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면 할머니 제사를 잘 안 지내는 사람이 누가 있나.(웃음) 결국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자신 없으면 안 보는 것이 맞고. 그리고 사주 좋다고 하면 궁합이 따라오고 그러다 보면 풍수지리, 관상까지 들이댄다. 끝이 없는 것 같다."
- '화유기'는 초반 논란 때문에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내 작품이기 때문에 아무 이야기가 없었다면 더 좋겠지만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인재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른다. 사람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니까. 다만 이제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 드라마를 통해 공론화 돼 조금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드라마·영화 모두 로맨스 장르에서 주로 활약했다. "이승기가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큰 역할이 아니더라도, 악역이어도 상관없다.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더 좋을 것 같다. '드라마만 해야지?'라는 생각은 진짜 안 한다. 때문에 많은 제안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보여드린 이미지와 거기에서 국한된 프레임이 있어 '이승기는 이걸 안 할 것 같아'라는 판단에 제안조차 안 주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 선택은 본인의 몫인가. "데뷔 14년 차다. '뭘 더 해봐야겠다'는 마음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마음이 크다. 이제 누가 시킨다고 하는 것은 잘 안 된다. 해도 '이승기 저거 누가 시켜서 하네'라고 티가 날 것이다. '쟤가 진짜 즐거워서 하는구나'라는 것쯤은 충분히 구별할 수 있는 똑똑한 관객, 시청자 분들이다." >>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