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긱이 야구 마니아 여러분의 질문을 받습니다. 우리는 까다롭습니다. 평소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자주해 긱(GEEK, 괴짜)이라 손가락질 받던 여러분! 세상 누구도 묻지 않았던, 살아있는 질문만 받습니다. 엄격한 질문 선별 과정을 거쳐 긱(GEEK)의 시각에서 진지하게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베이스볼긱은 일간스포츠가 만든 최초의 모바일 야구신문입니다. 오늘은 월드컵 특별편입니다.
Q. 2002년 이후로 한국 국가대표팀 축구경기에 만족해 본 적이 없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전혀 의외의 인물에게 감독직을 맡겨보면 어떨까요? 영화에서 나오는것 처럼 말이죠. 축구사랑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김흥국씨가 한국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된다면 어떨까요? (춘천에 사는 박원희)
김흥국
출생 - 1959년 4월 11일 (서울특별시)
나이 - 55세 (만 54세)
성별 - 남성
경력
2010.04~ 김흥국 장학재단 이사장
2009.12 2022월드컵 유치위원회 홍보대사
2007.08 태극기 홍보대사
2001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안전홍보위원
2000.02 김흥국장학재단 설립
2000 시드니올림픽 응원단 (아리랑 응원단) 단장
1999 월드컵문화시민예술단 단장
1998 프랑스월드컵 응원단 (레드타이거스) 단장
1994 축구사랑모임 회장
1989 로마월드컵 예선전 응원단 단장
A. 김흥국님께 박원희님의 질문사항에 대해 인터뷰 요청을 드렸더니 정확히 3분 만에 OK 하시더군요. 역시 축구 사랑이 남다른 분입니다. 인터뷰는 ‘김흥국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면’ 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이 외에도 축구에 대한 김흥국님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스포츠긱 (이하 ‘긱’) : 안녕하십니까? 감독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김흥국(이하 김) :감사합니다.
긱 : 먼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 홍명보 전임 감독에게 송구스런 마음이 드네요. 그래도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축구하면 김흥국 아니겠습니까? 저는 11살때부터 축구를 해왔습니다. 현재도 바쁜 일정 중에 주 6회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열정과 경험, 인맥을 통해 감독직을 성실히 수행해보고자 합니다.
긱 : 감독직 경험은 있으신가요?
김 : 전무합니다.
긱 : 인생에서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게 되었는데, 그 대상이 '국가대표‘입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지, 또한 감독으로서 어떤 축구를 하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김 : 첫째로 저는 ‘역전의 축구’를 하겠습니다. 먼저 ‘골을 먹더라도 역전할 수 있는 축구’를 해야 합니다.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언제든 골을 먹을 수 있습니다. 강팀도 마찬가지, 약팀에게 선제골을 내줄 수 있습니다. 진정한 강팀이 될 수 있으려면 악조건을 이겨내고 ‘역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싸움입니다.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기어코 역전해내는 저력과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한 두골 내줬다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축구로는 국제대회에서 선전할 수 없겠죠.
둘째, ‘임기응변의 축구’를 입혀보겠습니다. 같은 규격의 경기장에, 똑 같이 생긴 축구공, 언제나 11대 11로 경기를 하는데도 축구는 매번 다릅니다. 경기 당일의 자기 컨디션, 그라운드 상태, 날씨, 관중의 열기 등 미세한 부분에서 항상 다른 것이지요.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실력은 이미 충분합니다. 부상이 없다면 훈련도 충실히 했겠죠. 좋은 게임을 하느냐 나쁜 게임을 하느냐는 앞서 말한 그 크고 작은 변화와 차이에 민감하게 대처해서 최상의 결과물을 낼 줄 알아야한다는 겁니다. 수많은 변수에 대처하는 능력, 그것이 ‘임기응변의 축구’ 아니겠습니까?
긱 :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고 싶은 분야, 강조하고 싶은 분야가 있습니까?
김 : 팀웍입니다. 선수들끼리 마음의 문을 열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너 얼마 받냐” “너는 얼마 받냐”와 같은 문제로 서로 자존심 대결한다든지 하면 팀 말아먹죠. 11명의 팀이 하나로 돌아가려면 서로 형제가 되어야합니다. 훈련 후에는 술도 한 잔씩 하면서 우애를 다지는 것도 좋죠.
긱 : 술은 위험하지 않을까요? 술 때문에 곤욕을 치르신적도 있는데.
김 : 누가 경기 전에 먹는다고 했나? 경기 끝난 다음에 먹는건데 뭐. 레게파티~
긱 :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수단 구성이 시급한데요. 어떤 선수들을 선발 할 예정이십니까?
김 : 아직 23인 스쿼드를 모두 꾸리진 못했지만 현재까지 고려하고 있는 멤버는 (이하)
긱 : 각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선발이유를 말 해보자면,
▶GK
● 정성룡
축구는 가정과 같아요. 아내가 든든하게 집을 지켜주면 남편이 나가서 골을 넣습니다. 정성룡의 믿음직스러운 성격과 안정감은 만나본 사람만 알 수 있어요. 정성룡이 뒤에 있으면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이게 감독이 바뀌어도 골키퍼 자리가 바뀌지 않는 이유죠. 정성룡 선수는 겉으로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골을 허용할 때마다 사람들은 가끔씩 말합니다 “정성룡을 왜 넣는지 모르겠다”라고. 3-0 될 거 2-0이나 1-0을 만들어주는 선수인 점울 알면 그런 말 안할텐데... 골키퍼에게 과거 이운재와 같은 카리스마가 필수는 아닙니다. 부드럽고 단단하게 책임지는 정성룡이 최고의 수문장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DF
● 김치우
김치우는 왼발이 매우 좋습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잘 감아차 줄 선수입니다. 수비력도 악바리 같아서 에브라 같아요.
● 곽태휘
수비도 되고 공격도 되는, 이런 선수들에게 수비진을 맡길 생각입니다.
▶MF
● 박지성
은퇴를 선언한 선수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번 더 뛰어줘야한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팀에 그가 있고 없고는 경기 질에서 다릅니다. 전성기 기량에서 조금 내려왔지만, 아직 그의 존재감이 필요합니다.
● 구자철
중원 장악 능력은 구자철이 최고입니다. 마치 여우처럼 돌아다녀요. 두뇌 플레이에 능하고 움직임이 많아서 팀 전체에 활력을 주는 선수입니다. 가끔씩 보면 근성도 있어 보여서 더 좋았습니다.
● 이청용
큰 부상을 당했을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좋은 몸 상태로 돌아왔어요. 현재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키 플레이어입니다. 이 선수가 잘해줘야 합니다.
● 김보경
김보경에게는 특수 임무가 있습니다. 전담 프리키커를 해줘야 되요. ‘왜 기성용이 아니냐’ 고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사람도 있겠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보경의 역할은 김흥국호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FW
● 손흥민
축구 경기를 보다보면 항상 느끼는 건데 손흥민 선수의 축구는 다른 선수들과 조금 다릅니다. 한국 선수같지 않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어요. 본인이 마음대로 플레이 하도록 놔두면, 몇 골이고 넣을 선수입니다. 공격수가 욕심도 부려야죠. 기죽이고, 욕하면 풀죽어서 못 넣을 선수입니다.
● 지동원
최고의 선수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는데, 다만 어느 수준부터 성장이 멈추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똑똑하게 조련시키면 아마 더 많은 골을 넣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