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교환이 독립영화계 스타에서 '반도(연상호 감독)'의 발견으로 거듭났다.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았던 배우의 비상이다.
'반도'를 보기 전엔 강동원, 본 후엔 구교환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주인공만큼이나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극중서대위 역할을 맡아 여럿의 빌런 가운데서도 가장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한 덕분이다.
구교환은 독립영화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스타다. 영화 '꿈의 제인'으로 2018년 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상업영화판에서도 숱한 러브콜이 갔으나 조용히 몸을 숨기던 구교환. 베일에 싸여있던 그가 '반도'를 통해 처음으로 상업영화에 도전했다. 결과는 역시나. "서대위 대체 누구야"라는 평을 받으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반도' 구교환
-'반도' 개봉 후 뜨거워진 인기를 체감하나. "지금 이 자리에서 체감한다. 나에게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놀랍고 신기하다. 주변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영화 잘 봤다'고 하더라."
-첫 상업영화인데,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 같나. "만족을 위해서 연기를 하진 않았던 것 같다. 만족보다는 '반도'라는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이 좋았다. '부산행'을 극장에서 보면서 그 세계관을 가진 다음 작품에 출연하게 될 거라곤 상상해본 적 없었는데, 지금은 신기하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분리해서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화는 관객을 만나면서 완성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분리할 자격은 없는 것 같다."
-그간 많은 상업영화 러브콜에도 출연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출연 제의를 받기는 했으나 그때마다 다른 작업이 있었다. 쉽게 도전할 수 없었다. 상업영화를 일부러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굳이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분리할 필요가 있나."
-작은 영화를 했을 때와 블록버스터 영화를 했을 때 관객 수 차이가 클 텐데. "관객수에 대한 체감은 잘 모르겠다. 박스오피스를 신경쓰지는 않는다. 그냥 영화에 집중하고 싶다. '이 영화의 결과물이 어떻다' 생각하고 접근하지는 않는다."
-서대위라는 인물에게 어떤 매력을 느꼈나. "이 사람의 4년은 어떤 시간일지 궁금증을 느꼈다.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굳이 정의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다른 작업을 할 때도, 자세하게 정하지는 않지만 순간순간 에피소드를 만들어 상상한다. 서대위는 이미 마음이 많이 붕괴된 상황이다. 4년 전 사람들을 구조하고 다닐 때의 마음과 4년이 지난 후 지금의 마음이 궁금해지더라. 마음이 붕괴되기 전의 서대위를 상상했다."
-전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다. "시나리오에 힌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김이병에 대한 행동이 나에겐 힌트였다. 서대위가 강력하게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는 에너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