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에 대한 기대감 만큼이나 가능성도 높다. 이미 '칸의 여왕'을 만들어낸 이창동 감독이다.
영화 '버닝(이창동 감독)'이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다음 단계로 관심도가 높아진 지점은 바로 '수상'이다.
이창동 감독은 경쟁부문에 자신의 작품을 진출시킬 때마다 꼭 하나의 트로피는 손에 쥐고 돌아왔다. 지난 2007년 60회 칸 영화제에서는 '밀양'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11년째 전무후무 '칸의 여왕' 자리를 지키고 있고, 2010년 63회 때는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경쟁 진출 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지만 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줬던 이창동 감독인 만큼 그 이상의 기록이 욕심나는 것도 사실. '버닝'과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버닝'의 주연 유아인, 스티븐 연 그리고 전종서 역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자동 노미네이트 됐다.
이번 영화에서 유아인은 사랑하는 여자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려는 순수하고도 예민한 남자 종수, 스티브 연은 미스터리한 남자 벤, 전종서는 종수의 고향 친구자 그가 사랑하는 여자 해미를 연기했다.
특히 전종서는 '버닝'이 사실상 데뷔작이나 다름없다. 69회 칸 영화제에 '아가씨(박찬욱 감독)'로 데뷔작이 칸 경쟁 진출작이 된 김태리의 필모그래피와 일맥상통한다. 다만 아무것도 공개된 것이 없는 신인이기 때문에 전종서의 수상보다는 유아인 혹은 스티븐 연의 수상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할리우드에서 활약한 스티븐 연은 '옥자(봉준호 감독)'와 '버닝'으로 2년 연속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고, 이창동 감독의 새로운 '픽' 유아인은 생애 처음으로 칸에 입성한다. 강렬한 '버닝' 첫 포스터의 이미지는 유아인이 얼마나 대단한 연기를 펼쳤을지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유아인이 국내 '호불호' 호감도를 뛰어넘고 '칸의 왕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가 수상에 실패하면서 3연속 수상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또 지난해 5편의 영화가 칸 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올해는 2편으로 줄어 들면서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이창동 감독이 수상으로 또 한 번의 놀라운 기쁨을 안겨줄지 올해 칸 영화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