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해숙 "엄마 연기도 장르..자긍심 갖고 있다"

1955년생인 배우 김해숙은 올해 만 61세다. 그런 그가 영화 '희생부활자(곽경택 감독)'에서 온 몸을 던진다.
 
'희생부활자'는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김해숙은 극 중 엄마를 연기한다. 그와 영화 '해바라기'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엄마와 아들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래원이 또 다시 아들로 등장한다. 덕분에 이 영화는 김해숙-김래원 모자의 세 번째 만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연기 경력 43년의 김해숙은 '희생부활자'로 대체 불가능한 배우임을 입증했다. 죽었다 부활한 미스터리한 엄마부터 진한 모성애를 지닌 엄마까지 엄마 연기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총망라했다. 그의 말처럼 "인생에 획을 그을" 도전이다.
 

-주연배우로서 '희생부활자'를 어떻게 평가하나.  
"영화는 잘 나온 것 같다. 기대된다. 미스터리 스릴러물인데 전개가 빠르고 반전이 엄청나다. 반전에 반전이 숨 쉴 틈 없다. 관객이 영화에 빠져 들게끔 한다. 스릴러물을 좋아해 많은 스릴러 영화를 봤는데 거기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액션도 장난이 아니다. 모든 게 다 들어있다. 공포·스릴러·액션, 거기다 감동까지 있다. 처음엔 정신을 못 차리게 하다가 나중엔 울면서 극장을 나가야 한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반복되는 엄마 역할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내 나이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엄마다. 물론 '항상 엄마 역할밖에 못하나'하는 불만도 있었다.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러나 영화 '해바라기'를 하면서 엄마도 한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자부심과 자긍심이 들었다. '어머니' 세 글자이지만, 가장 편하고 보통 이야기지만, 또 가장 어렵고 가장 깊은 단어라고 생각했다. 세상엔 많은 엄마가 있고 다양한 성격을 가졌다. 하지만 모정은 하나다. 엄마 역할을 여러번 하지만, 그때마다 다른 엄마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같은 김해숙이지만 항상 다른 엄마를 보여드리겠다고 결심했다."
 
-김래원과의 호흡은 어떤가.
"말이 필요없다. 세 번째 아들로 호흡을 맞춘다고 하면 굉장히 힘든 것처럼 보인다. 같이 극을 이끌어간 후 다음 또 만나면 시너지가 소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서로 피한다. '해바라기'에서는 아들을 죽인 살인자인데 아들로 받아들이고, 이번에는 엄마지만 아들을 죽이러 온다. 특이한 케이스다. 래원이하고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 정말 내 아들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배우로서 세 번이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깊고 그 믿음이 연기로 이어진 거다. 사람이 사람을 사귈 때 10년을 넘어가기 어렵다. 몇 년 만에 만나더라도 똑같이 마음을 주고받는 게 진정한 우정이라 생각한다. 래원이는 나를 굉장히 많이 믿어준다. 사랑을 주는 걸 느꼈다. 서로 말은 안해도 정신적으로 통하는 뭔가가 있다. 그렇다고 살갑게 전화하고 밥 먹지 않는다. 어떨 땐 서운할 정도로 연락이 없다. 무뚝뚝하게 문자메시지 하나 온다.(웃음) 그리고 3~4년 만에 잊고 있다가 전화하면 정말 반갑다. 그런 게 정말 소중하다."
 
-김래원은 어떤 배우인가.
"나이가 들수록 외모는 멋있어지고 성격은 그대로다. 예전부터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다. 말수는 그때도 없었다. 하하. 연기를 할 때 자기 몸을 불사른다. 너무 빠져들어 걱정될 정도다. 그 모습은 지금도 똑같다. 내가 술 같은 걸 마시지 않아 술 먹은 다음엔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다. (김래원은) 어리광도 무뚝뚝하게 부린다. 내가 너무 김래원에게 빠져있는 거 같지 않나.(웃음)"

>>인터뷰②에서 계속박정선 기자 [e-mail]
사진=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