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증거 인멸 우려 ‘구속’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2014년 처음으로 구속된 재계 인사가 됐다.
현 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발행·판매해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치고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14일 구속됏다.
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전휴재 영장전담 판사는 13일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 증거인멸의 우려에 비춰볼 때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 판사는 또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진석(57) 전 동양증권 사장과 이상화(45) 전 동양인터내셔널 사장, 김철(40)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 회장은 13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아, 현 회장에 대한 심사는 심문 없이 제출된 기록을 검토하는 것으로만 진행됐다.
한편 14일 오전 1시께 이뤄진 구속영장 집행 현장에서 현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피해자들에게 모두 죄송하다”고 대답했다.
현 회장 등은 지난 2008년께부터 동양그룹의 계열사 재무상태가 부실해지자 사기성 회사채 및 CP를 발행·판매해 투자자들에게 1조원대 피해를 끼치고, 지난해 계열사 5곳에 대해 고의로 법정관리를 신청해 수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양그룹이 발행한 전체 계열사 CP·회사채 규모는 2조원 가량에 달하며,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한 채권을 매입한 개인투자자는 4만1126명, 금액은 1조5776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 회장 등은 또 지난 2012년부터 1년6개월 동안 적절한 담보없이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에 1조5621억원 상당을 대출해주는 등 부당 지원한 혐의도 사고 있다.
검찰은 현 회장 등 동양그룹 경영진 4명에 대해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조만간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