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조용호+4번 강백호' KT, 비로소 찾은 최적 타순 조합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23 06:00

안희수 기자
프로야구 KT와 두산의 경기가 2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조용호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왼쪽 안타를 날리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06.02.

프로야구 KT와 두산의 경기가 2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조용호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왼쪽 안타를 날리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06.02.

 
믿음의 야구와 효율 추구를 두고 고민했다. 뚝심을 보여야 할 때도 있었고, 현실을 수긍할 필요도 있었다. KT의 베스트 라인업은 이런 과정에서 갖춰졌다. 

 
이강철(54) KT 감독은 부상을 당했던 주축 타자 강백호와 유한준이 복귀한 뒤부터 최적 타순 조합을 찾아야 했다. 주전급 경쟁력을 보여준 백업 선수가 있었고, 득점력 강화를 노리고 시도한 변화는 교착 상태였다. 
 
첫 번째 결단은 지난 11일 수원 KIA전에서 이뤄졌다. 당시 KT는 7연패 기로에 있었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라인업을 짜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날(10일) 경기 대비 변화는 테이블세터. 1번 타자로만 30경기, 136타석을 타선 심우준이 9번에 자리했다. 강백호의 자리를 메우며 3번 타자를 맡던 조용호가 1번, 올 시즌 타격 능력이 일취월장한 배정대를 2번에 배치했다. 
 
이강철 감독은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 돌입하기 전 심우준을 1번 타자로 기용하는 라인업을 구상했고, 고참급 선수들과 상의하며 구상을 행동으로 옮겼다. 25도루를 기대할 수 있는 심우준이 상대 배터리와 수비를 흔들어주면 득점력이 나아질 수 있다고 봤다. 
 
심우준은 개막 초반에 부진했다. 2번 타자던 '2019시즌 1번 타자' 김민혁까지 동반 침체. 당시 이 감독은 "20경기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팀 차원의 결단이었다. 초반 몇 경기로 성패를 단정할 수 없었다. 실제로 두 선수의 타격감도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KT의 성적은 예상보다 좋지 않았고, 부상자가 속출하며 기대한 시너지도 나올 수 없었다. 어디까지나 중심 타선이 건재할 때 발 빠른 테이블세터를 내세운 효과가 나올 수 있었다. 시나리오 수정이 불가피했다. 
 
이런 상황에서 배정대와 조용호의 타격감이 좋았다. 일시적 선전에 그치지 않고 꾸준했다. 11일 KIA전 직전까지 조용호는 29경기에서 타율 0.372, 배정대는 31경기에 출전해 0.357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KT와 KIA의 경기가 2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배정대가 4회말 1사 1,3루서 1타점 좌전안타를 날린뒤 환호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05.28.

프로야구 KT와 KIA의 경기가 2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배정대가 4회말 1사 1,3루서 1타점 좌전안타를 날린뒤 환호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05.28.

 
이 시점까지 배정대의 출루율은 0.402였다. 타율 대비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장타율은 0.536. 팀 내 2루타 1위(11개)를 기록할 만큼 장타력이 좋았다. 조용호는 타석당 투구 수가 4.44개였다. 리그에서 가장 높은 기록이다. 10구단 평균이 3.88개다. 헛스윙 비율은 4.2%에 불과하고, 상대 투수의 투구 중 22.8%를 파울로 만들었다. 
 
결국 KT는 현재 타격감이 가장 좋고, 장타력도 갖춘 타자와 상대 투수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타자를 공격 선봉대로 내세웠다. 두 선수의 순번은 상대 전적과 컨디션에 따라 바꿔도 무방해 보인다. 다만 장타력이 더 좋은 배정대의 타석에서 기선 제압을 기대할 수 있고, 상대하기는 더 까다로운 타자를 3번 타자 앞에 배치 하는 편이 더 좋은 공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감독은 선수단에 라인업 구성을 맡겼다고 했다. 이미 내부적으로 준비하던 변화다. 심우준의 1번 기용도 충분히 기회를 줬고, 더 나은 선택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부상 복귀 후 다시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강백호. KT 제공

부상 복귀 후 다시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강백호. KT 제공

 
강백호의 4번 타자 배치도 의미 있는 변화다. 지난 시즌까지는 4번 타자로 10타석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데뷔 시즌에는 1번, 2019시즌에는 3번으로 나섰다. 그러나 유한준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장타력을 뽐냈다. 타순에 개의치 않는 성향이기도 하다. 
 
왼쪽 손목 부상에서 복귀한 뒤 나선 12경기에서 타율 0.372·5홈런·10타점·장타율 0.744를 기록했다. 득점권에서도 1할 타율도 못 미치던 이전보다 나아졌다. 18일 SK전부터 다시 4번 타자로 나섰고, 연속 경기 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층 더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스윙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욕심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실제로 타석당 삼진 수는 리그 평균(0.18개)보다 낮은 0.14개다. 인플레이 타구 비율이 높다. 위닝 시리즈 기로던 21일 KIA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때려내며 해결사 본능을 드러냈다. 4번은 언제든 강백호가 맡아야 할 자리였다. 더 미룰 이유가 없었다. 
 
5번으로 옮긴 유한준의 타순도 유의미한 변화다. 상대적으로 저돌적인 베이스 러닝을 할 수 있는 로하스와 강백호가 누상에 있고, 콘택트 능력이 좋은 그가 뒷받침하는 타순이 바람직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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