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월드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62.6%(115번 중 72번)이다. LA 다저스가 잡았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2·다저스)가 가을 징크스를 극복했다.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1차전에서 8-3으로 완승을 거뒀다.
선발투수 커쇼는 6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타선은 6회까지 8점을 지원했다. 4회 말 코디 벨린저가 탬파베이 선발투수 타일러 글랜스노우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쳤다. 5회는 1사 2·3루에서 맥스 먼시가 땅볼 타점, 윌 스미스가 적시타를 치며 글랜스노우를 강판시켰다. 크리스 테일러와 키케 에르난데스는 바뀐 투수 라이언 야브로를 상대로 연속 적시타를 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6회는 간판 타자 무키 베츠가 선두 타자 솔로 홈런을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시리즈 기선 제압만큼이나 커쇼의 한풀이가 반갑다. 커쇼는 사이영상(내셔널리그)을 세 차례 수상한 현역 최고 투수지만, 가을만 되면 부진했다. 정규리그 통산(357경기) 평균자책점은 2.43이다. 피안타율은 0.208. 그러나 포스트시즌 종전 35경기(28선발)에서는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등판한 애틀란타와의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도 6회 말 급격히 무너지며 4점을 내줬다. 포스트시즌에서 세 차례 백투백 홈런을 허용한 역대 첫 투수라는 불명예 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 5경기(4선발) 등판한 월드시리즈에서도 1승·평균자책점 5.40에 그쳤다.
이날 열린 개인 여섯 번째 월드시리즈 등판도 1회는 불안했다. 선두 타자 얀디 디아즈에게 우전 안타, 1사 1루에서 상대한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볼넷을 내줬다. 아로자레나는 챔피언십시리즈까지 21안타를 기록하며 뉴욕 양키스 레전드 데릭 지터 현 마이애미 구단주가 보유한 신인 선수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22개)에 도전 중인 신성이다. 커쇼는 1스트라이크에서 4구 연속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변화구를 구사했다. 피해 가는 투구로 불안감을 줬다.
그러나 후속 타자 헌터 렌프로를 삼진을 잡아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낮은 코스 커브가 타자의 하프 스윙을 끌어냈다. 후속 매뉴얼 마르고까지 땅볼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 '정규시즌' 모드 커쇼로 돌아갔다. 주무기 슬라이더가 매우 날카로웠다. 3회 상대한 마이크 주니노, 디아즈 그리고 브랜든 로우는 모두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구사해 삼진과 범타로 돌려세웠다. 4회 선두타자로 맞이한 아로자레나와의 두 번째 승부도 슬라이더로 제압했다.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에서 스라이크존 낮은 코스에 걸치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4회도 삼자범퇴. 11타자 연속 범타도 이어갔다.
커쇼는 리드(스코어 2-0)를 안고 나선 5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일격을 당했다. 탬파베이 베테랑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고, 통타당해 우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더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주니노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점을 더 지원받고 나선 6회도 삼자범퇴로 깔끔히 막아냈다.
커쇼의 임무는 6회까지였다. 투구 수는 78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등판을 대비할 수 있다. 가을 징크스까지 깨버렸다. 타선은 1차전부터 뜨거웠다. 다저스가 32년 만에 우승 도전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편 활약이 기대된 한국인 타자 최지만(탬파베이)은 타석을 소화하지 못했다. 소속팀이 1-8로 뒤진 7회 초 1사 2·3루에서 대타 출전을 준비했지만, 다저스가 투수를 우완 딜런 플로로에서 좌완 빅터 곤잘레스로 교체한 탓에 다시 우타자 마이클 브로소로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