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는 지난 7일 롯데전에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시즌 204탈삼진째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수성했다. 지난해 댄 스트레일리(롯데)에 이은 역대 14번째 200탈삼진이다.
미란다의 탈삼진 기록이 특별한 이유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이미 역대 공동 10위에 올랐지만 잔여 시즌이 상당히 남아있다. 4일 휴식과 5일 휴식을 반복한다 가정해도 4번까지 등판이 가능하다. 올 시즌 미란다는 경기 당 탈삼진 8.16개를 기록 중이다.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시즌 탈삼진 개수를 236개 내외까지도 쌓을 수 있다. KBO리그 한 시즌 탈삼진 역대 1위는 고 최동원 감독이 1984년 기록한 223개다. 미란다와의 기록 차이는 19개. 적게는 두 경기, 많아도 세 경기면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비율 성적으로 봐도 역대급이다. 9이닝당 탈삼진(K/9) 개수는 11.74개로 역대 2위(1위 1996년 구대성 11.85개), 탈삼진 개수를 상대 타석 수로 나눈 탈삼진%(K%)에서는 1993년 선동열(37.9%), 1996년 구대성(35.1%)에 이은 3위(32.3%)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였던 두 사람을 제외한다면, 선발 투수로는 미란다가 단연 1위다.
신기록을 세운다면 MVP 후보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이미 투수 골든글러브 후보로는 경쟁 상대가 없다.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1위(2.30), 다승 공동 4위(13승)다. 탈삼진은 2위 라이언 카펜터(162개)와 42개 차이로 벌어졌고, 평균자책점은 2위 백정현(2.60)과 0.3이 벌어졌다. 한 경기 차인 다승만 따라잡는다면 투수 트리플 크라운이 가능하다.
설령 트리플 크라운에 실패해도 신기록이 가진 의미가 크다. 물론 KBO리그 역사상 39명의 MVP 중 35명이 다승왕이거나 홈런왕이었다. 그러나 그 외 4명은 모두 역대급 기록을 세워 타이틀을 대신했다. 타율 0.387을 기록한 장효조(1987년), 타율 0.393·196안타·84도루를 기록한 이종범(1994년), 최초의 200안타를 친 서건창(2014년), 역시 최초의 40홈런 40도루를 기록한 에릭 테임즈(2015년)가 다승왕이나 홈런왕을 따내지 못하고도 MVP에 수상했다. 다른 성적도 정상급인 미란다가 대기록까지 세운다면, 올 시즌 MVP 후보로도 독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