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 시즌 동안 LG가 풀지 못한 과제는 공격력이었다. 리그 1위 평균자책점(3.59)인 마운드와 달리 타선은 타율, OPS, 득점 모두 리그 8위에 불과했다. 리드오프는 최고였다. 지난해 1군에서 자리 잡은 홍창기는 올 시즌 한층 더 성장해 타율 0.328(4위) 출루율 0.456(1위) 볼넷 109개(1위) WAR 6.59(3위)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반면 2번 타순부터는 구성에 난항을 겪었다. 가장 많이 2번 타순에 들어갔던 오지환(188타석·OPS 0.610)과 김현수(131타석·OPS 0.754) 모두 2번에 적응하지 못했다. 부족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서건창(당시 키움 히어로즈)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키움 시절 1번(타율 0.303), 2번(타율 0.287), 3번(타율 0.341) 등 상위 타순에서 활약했던 경험을 믿었지만, LG에서는 3번(타율 0.267 OPS 0.683)과 2번(타율 0.185 OPS 0.577) 모두 채워주지 못했다.
체력적인 요인도 있었다. 지난 2019~2020년 동안 2루수로 481이닝, 440과 3분의 2이닝만 소화했던 서건창은 올 시즌은 1037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2016년(1133과 3분의 1이닝) 이후 가장 많았다. 류지현 LG 감독도 시즌 말 “센터라인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다”며 “서건창이 작년까지 수비 이닝이 적었는데 올해 수비 부담이 많아 체력적으로 힘든 것 같다”고 서건창을 비롯한 타자들의 부진을 설명했다.
다른 대안을 찾기도 어려웠다. 김현수, 오지환, 이형종, 채은성, 유강남 등 대부분의 주축 타자들이 커리어 로우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8년 4년 115억원에 LG와 계약했던 김현수가 타율 0.285 OPS 0.811 17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다. 홍창기가 나가고 김현수가 불러들이길 원했던 LG의 밑그림은 좀처럼 실현되지 못했다. 타선의 중심이 되어야 할 외국인 타자마자 없었다. 지난해 38홈런을 치며 활약했던 로베르토 라모스는 부진과 부상 끝에 퇴출당했다. 대체 선수로 저스틴 보어를 영입했지만, 타율 0.170 3홈런에 그쳤다.
한 시즌 내내 답을 구하지 못한 채 LG는 스토브리그에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LG의 계산에서 가장 어긋났던 서건창과 김현수가 모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두 조각 모두 잃을 수 있었지만, 서건창이 FA 재수를 선택해 변수 하나를 줄였다. 김현수의 잔류, 외국인 타자 영입, 외부 FA 여부까지 LG는 여러 옵션을 통해 공격력 강화를 고민하게 됐다. 현시점에서 한 가지는 확실하다. 1번 타자 홍창기를 제외하면 내년 LG 타순은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