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햄스트링 통증이 재발한 정훈을 1군 엔트리에서 8일 제외했다. 정훈은 5월 12일 햄스트링 통증으로 이탈한 뒤 지난 7일 1군에 돌아왔지만, 통증을 다시 느껴 하루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전날(7일)에는 유격수 이학주가 대퇴부 골타박 증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롯데의 부상 악령은 끊이지 않고 있다. 5월 중순 정훈이 부상으로 빠진 뒤 5월 22일 전준우(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와 한동희(옆구리 통증) 역시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다. 중심 타자 셋이 빠진 롯데는 5월 승률 최하위(0.346)로 추락했다.
롯데는 부상 선수가 하나둘씩 돌아오면서 반전을 기대했다. 이대호도 "부상자가 많아 팀이 약해 보인다"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동희가 지난 3일 가장 먼저 복귀했다. 전준우와 정훈이 지난 7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완전체 타선'을 꾸리는가 싶었으나, 이 계획은 금세 산산이 조각났다. 같은 날 이학주가 부상으로 빠졌다. 또 정훈마저 하루만에 부상 재발로 이탈했다. 현재는 주전 두 명이 빠진 상태다.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한동희가 2회 초 주루 도중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하긴 했다. 한동희는 당분간 부상과 재활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8일 경기에는 9회 말 대타로 출전했다.
롯데의 주축 선수 이탈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8일 정훈을 대신해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는 신인 내야수 김세민이다. 2022년 롯데 2차 3라운드 28순위로 입단한 김세민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 0.165에 그쳤다.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로 평가받고 있지만, 당장 1군에서 뛰기엔 역부족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김세민에게 3할 타율을 기대하진 않는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 1~4번은 안치홍-전준우-이대호-DJ 피터스로 구성된다. 상위 타선이 강하지만 5번 이후로는 위압감을 주는 타자가 없다. 경험이 적고, 화력도 떨어진다.
지난달 31일 LG 트윈스전에는 올해 입단한 신인 조세진(2차 1라운드)과 윤동희(3라운드) 한태양(6라운드) 3명이 선발 출장했다. KBO리그 출범 후 만 18세 야수 3명이 동시에 선발 출전한 건 처음이다. 그만큼 롯데 타선의 무게감과 짜임새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롯데는 야수진 뎁스(선수층)가 특히 얇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커 1~2명이 빠져도 타격이 크다. 서튼 감독도 "현재 1군 콜업 옵션이 제한적"이라고 인정했다.
5강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롯데는 점점 어려운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롯데의 최근 10경기 팀 타율은 0.224로 이 기간 가장 낮다. 정훈은 전반기 내에 복귀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윤석(내야수)과 김준태(포수·이상 KT) 등 트레이드로 떠나보낸 선수들이 새 팀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어, 롯데의 현실은 더 서글프다.
서튼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