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6위로 마친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타자 교체를 통해 5강 싸움의 승부수를 던졌다. 교체 결정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새 외국인 타자를 최대한 빨리 경기에 내보내겠다는 게 롯데의 계획이다.
롯데는 "외야수 DJ 피터스를 웨이버 공시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 계약을 주도한 성민규 롯데 단장이 2019년 말 부임 후 시즌 중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피터스는 전반기 롯데가 치른 85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외국인 선수가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전 경기에 출장하고도, 부진 때문에 교체되는 건 굉장히 드문 경우다. 롯데는 피터스가 타격감을 잡을 기회를 충분히 줬다. 그러나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 만큼 교체를 결심했다.
지난겨울 롯데는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피터스를 데려왔다. 계약 당시의 우려대로 정확성이 너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피터스는 전반기에 홈런 13개를 때렸지만, 타율이 0.228로 낮았다. 규정 타석을 채운 46명 중 43위, 외국인 타자 중엔 꼴찌였다. 출루율도 0.299밖에 안 된다. 볼넷 26개를 얻는 동안 삼진을 77차례 당했다.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너무 부족했고, 수비력이 아주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그때마다 피터스가 홈런을 터뜨리거나 결정적인 호수비로 선택을 주저하게 했다. 결국 교체 시기가 조금씩 밀렸다. 부상이 아닌 부진의 이유로 교체하는 데 부담이 뒤따랐고, 외국인 선수 시장이 썩 좋지 않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였다. 구단 관계자는 "교체 결정을 내리기에 다소 모호했다"고 밝혔다.
결국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칼을 빼 들었다. 더 물러나면 가을 야구 진출의 희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부터 관심 있게 꾸준히 지켜본 선수와의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사실상 연봉과 이적료 등의 논의가 마무리 단계라고 전해졌다.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둔 상황이다. 롯데의 새 외국인 선수는 마이너리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쏠쏠한 성적을 남겼다는 게 스카우트들의 귀띔이다.
5년 만에 가을 야구에 도전하는 롯데는 갈 길이 바쁘다. 5위 KIA 타이거즈에 4경기 뒤진 채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막판 4연승을 달리며 재정비에 돌입한 만큼, 후반기 출발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키워갈 수 있다. 새 외국인 타자가 최대한 빨리 팀에 합류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는 조만간 새 외국인 타자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하고, 다음 주에는 첫선을 보일 수 있게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