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과 18일 강원도 태백에 위치한 태백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제17회 1,2학년 대학축구대회에서 한남대가 백두대간기, 선문대가 태백산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남대는 고려대를 4-3으로 꺾고 창단 후 처음으로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조선대를 2-1로 누른 선문대는 2006년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박규선(41) 감독이 이끄는 한남대는 후방에서부터 패스 위주의 플레이로 중원으로 치고 올라가는 ‘빌드업(build-up)’ 축구로 경기를 풀어갔다. 한남대 골키퍼 김용범은 롱 킥을 하지 않고 수비수에게 짧게 패스했다. 박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건 빌드업이다. 위기도 있겠지만, 이 축구를 지속하겠다. 우리만의 색깔을 잘 만들겠다”고 했다.
박규선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를 내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모두 결승전에 뛰었는데, 이 부분이 가장 기쁘다. (이기려고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다. 최근 대학리그에서 성적이 좋다. 분위기도 좋았다. 저학년 선수들이 (리그에서도) 주축으로 뛰고 있다. 이런 부분이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박규선 감독은 지난 2011년 한남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후 2019년 11월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시절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부산 아이파크 등에서 뛴 그는 국가대표 풀백으로 활약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8강 멤버로도 뛰었다. 박규선 감독은 “나는 스피드 위주의 축구를 했다. 선수 시절 세밀한 부분을 더 배웠다면 큰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디테일한 기본기뿐 아니라 상황별 훈련을 많이 시키는 편이다. 이러한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영(39) 감독이 지도하는 선문대도 유연한 빌드업 축구를 선보였다. 수비수 네 명을 두는 포백 전술에 기반을 둔 측면 돌파로 상대 진영을 흔들며 조선대를 격파했다. 지난해 12월 선문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 감독은 “선수들이 끊임없이 상황을 판단하면서 공격적인 빌드업을 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선문대는 안익수 FC서울 감독의 색깔이 짙은 팀이다. 안 감독이 팀을 이끌던 지난해 춘·추계 대학축구를 제패했다. 최재영 감독은 “처음에 선문대 감독으로 올 때 주위에서 많이 걱정했다. 나는 내 축구를 믿었다.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다 보면 분명히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며 웃었다.
최재영 감독은 “우승했지만 아직 내 눈에는 부족한 게 많이 보인다.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잘 준비해서 오는 8월 열리는 추계 대회에 나가야 한다”며 "안익수 감독님께 전화를 드려 우승 소식을 전하면 굉장히 뿌듯해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