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 불펜 등판,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1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고 삼성은 연장 11회 접전 끝에 2-3으로 무릎 꿇었다. 전반기를 팀 역대 최다인 11연패로 마친 데 이어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패하면서 12연패 늪에 빠졌다.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그 중심에는 오승환이 있었다. 삼성은 0-1로 뒤진 9회 초 1사 1루에서 김재성과 강민호의 연속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패색에 짙던 상황에서 나온 장타 2개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바꿨다. 그런데 9회 말 등판한 오승환이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통한의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다. 결과만큼 충격적인 건 구속이었다. 홈런으로 연결된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142㎞/h로 측정됐다. 초구 143㎞/h 포심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냈지만 2구째는 통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12일 KT 위즈전에서도 홈런 2개로 2실점 했다. 3-2로 앞선 9회 말 선두타자 배정대와 후속 알포드에게 연속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홈런 2개의 결정구가 142㎞/h와 141㎞/h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오승환은 올스타전 등판도 거르고 후반기 첫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10일 만의 등판에서도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오승환은 전성기 시속 150㎞ 육박하던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질렀다. '돌직구'라고 불릴 정도로 묵직하게 포수 미트에 꽂혔다. 그런데 올 시즌엔 아니다. 적재적소 슬라이더를 섞어 위기를 탈출했지만, 직구가 흔들리니 한계가 뚜렷하다. 오승한의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건 구단 안팎의 공공연한 사실. 휴식이 필요하지만,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1군 엔트리를 비우기 어렵다.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ERA)이 18.90(3과 3분의 1이닝 7실점). 삼성의 뒷문을 단단하게 책임지던 '끝판대장'이 추풍낙엽처럼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