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50명의 지역 기반 플랫폼 당근마켓이 대기업을 제치고 대세 앱으로 떠올랐다. 중고 거래는 시작일 뿐 국내 대표 로컬 커뮤니티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지난달 31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2020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27개월 연속으로 구글·애플 앱마켓의 쇼핑 카테고리에서 신규 설치 건수 1위를 차지했다.
매달 최저 60만, 최고 160만대의 신규 설치 건수를 기록하며 단 한 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같은 기간 쿠팡은 2위를 유지했다. 번개장터·11번가·CJ온스타일 등이 뒤를 이었다.
쇼핑 앱은 월 3500만명이 이용하는 포화 시장이다.
여기서 당근마켓은 다운로드는 물론 이용자 현황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했다.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630만8639명으로, 쿠팡(2766만7063명)과 선도 플랫폼 입지를 공고히 했다. 3~5위에 오른 11번가(942만4040명)·G마켓(560만5845명)·GS샵(459만8145명)은 1000만명에 도달하지 못했다.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한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SK스퀘어(11번가)·신세계(G마켓)·GS(GS샵)를 누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근마켓의 기업 가치를 3조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과 가치 소비, 환경을 생각하는 성숙한 소비문화가 자리 잡은 것을 인기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는 3000만명에 달한다. 평균 MAU와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각각 1800만명, 1200만명이다.
회사는 거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중고나라·번개장터처럼 중고 거래에만 특화한 플랫폼으로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당근마켓은 이웃과 더 가까워지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동네의 유용한 정보를 나누는 '동네생활'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폭우로 피해가 속출했던 이달 8~10일 서울 지역 게시글 수는 1주일 전보다 40% 증가했다. 이웃과 날씨 정보를 공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았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다양한 로컬 서비스로 많은 사람이 연결의 가치에 공감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