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신촌점에 위치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에 업계 최초 중고 상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를 열었다.
유플렉스 4층에 806㎡(약 244평) 규모로 선보이는 세컨드 부티크에는 중고 의류 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빈티지 시계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이 들어섰다.
마켓인유는 국내 최대 물량을 운영하는 중고 의류 플랫폼으로, 최근 판교점과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임시 행사에서도 방문객 중 80% 이상이 MZ세대일 정도로 젊은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마켓인유에서는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칼하트·리바이스·챔피온 등 중고 의류 상품을 6000벌 이상 상시 판매한다.
이 밖에 리그리지는 미국·유럽·일본 등의 주얼리 등을 판매하고, 미벤트에서는 100개 이상의 중고 명품을 선보인다. 서울워치에서는 1960~2000년대에 출시된 빈티지 시계 200여 개를 만나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 미아점 1층에도 중고명품 거래 회사 브랜드나라의 '럭스어게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맞춰 업계 최초로 중고 상품 전문관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공간과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고 시장에 관심을 갖는 건 현대백화점뿐만이 아니다.
중고 커뮤니티 '중고나라' 지분을 인수한 롯데쇼핑도 조만간 중고 명품 거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별도로 롯데백화점은 오는 22일까지 부산 광복점에서 신개념 브랜드 ‘클로젯셰어’의 이색 팝업 스토어를 연다. 광복점 지하 1층 더웨이브 존에서 진행되는 이 팝업 스토어의 콘셉트는 패션 셰어링 플랫폼이다. 한 마디로 ‘안 입는 옷은 빌려줘서 수익을 내고, 필요한 옷은 마음껏 빌리는 시스템'이다.
우선 클로젯셰어 팝업에서는 해외 브랜드와 국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중고 상품을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2022년 5월 기준 의류와 가방 등 8만여 종의 상품을 보유해 탄탄한 재고량을 자랑한다.
독특한 건 입지 않는 옷이나 가방을 판매뿐 아니라 대여 서비스 제품으로도 등록할 수 있는 점이다. 팝업 내 별도로 마련된 ‘셰어링부스’에 내 옷이나 가방을 접수하면 이를 서울 본사로 보내 품질을 감정한다. 이 과정을 거쳐 대여 서비스에 상품이 등록되면 내 옷과 가방은 클로젯셰어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고객들이 빌려서 쓸 수 있다. 물론, 대여 기간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도 받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직은 성장 단계에 있는 중고 의류 시장이지만 앞으로는 이런 서비스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는 지난 1월 그룹의 벤처 캐피탈사를 통해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의 이커머스 업체인 SSG닷컴은 번개장터를 입점시켜 리셀(되팔기) 상품이나 중고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4조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4조원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자, 유통 대기업들도 앞다퉈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