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압사 참사가 벌어진 가운데 각종 소셜네트워크(SNS)에는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비좁은 골목에 셀 수 없이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아비규환' 상태였으며 자신도 가까스로 탈출했다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구독자 60만명의 유튜브 채널 '여정을 떠난 여정'을 운영하는 유튜버 선여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겪은 상황을 전했다. 선여정은 "우측통행이 이뤄지며 (앞뒤 무리가) 순환이 될 때도 한 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며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밀려서 떠내려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뒤에서는 '야 밀어 우리가 더 힘세! 내가 이겨'라고 했는데 어느 순간 순환이 엉키면서 갑자기 (앞뒤 무리가) 서로서로 힘을 가하며 밀었다"면서 "줄가리기를 하듯 엄청 강한 힘이 가해졌고 앞뒤, 양쪽에서 압박이 오며 눈앞이 하얘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중앙대학교의 한 익명 게시판에는 "현장에서 CPR하고 왔다"는 글이 화제가 됐다. 글쓴이는 "구급대원이 제발 CPR 자격증 소지자는 도와달라고 애절하게 요청했다"며 "제발 살아라. 제발 살아라 그러면서 가슴을 압박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기도 확장하면서 앞을 보니 다들 카메라 들이대면서 사진 찍고 시체 옆에서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인류애가 떨어졌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인스타그램에는 참사 현장을 지켜봤다면서 상황을 상술한 각종 글이 넘쳐나고 있다. 한 인스타그램 유저는 "진짜 진심으로 뒤에서 '밀어밀어' 하고 앞에서는 '사람 죽었어요, 살려주세요' 하더라. 진심으로 지옥이 있다면 이곳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람들이 위에서 손잡고 올라오라는데 덕분에 살았다"고 썼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일어난 압사 참사 사망자가 30일 오전 현재 151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30일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쳐 모두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