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한국시간) 미국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푸이그는 불법 도박 관련 조사에서 위증 혐의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벌금 5만5000달러(7200만원)를 내는 것에 합의했고 16일 미국 지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마틴 에스트라다 검사는 "우리의 사법 체계 아래에서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며 "우리나라 형사사법 제도의 진실성(integrity)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다. 이 간단한 원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위증은 법정 최고 5년간 연방 교도소에 수감할 수 있는 중죄다.
푸이그는 2019년 5월 제삼자를 통해 웨인 조셉 닉스가 운영하는 불법 도박에 베팅해 28만2900만 달러(3억7000만원)를 잃었다. 그의 불법 도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9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웹사이트를 통해 테니스, 축구, 농구 경기에서 899건의 추가 베팅을 했다. 푸이그는 지난 1월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연방 수사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연방 수사관으로부터 '거짓말하는 것은 범죄'라는 경고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위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미 푸이그는 누군가에게 '연방 요원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는 음성 메시지까지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푸이그는 올 시즌 KBO리그에 첫선을 보였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32홈런을 기록한 강타자지만 통제 불능 캐릭터 때문에 MLB 내 경력이 단절돼 아시아리그로 눈을 돌렸다. 키움에서의 1년은 성공적이었다. 정규시즌 126경기에 출전, 타율 0.277(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을 기록했다. 전반기(타율 0.245)보다 후반기(타율 0.316) 성적이 더 좋았고 포스트시즌에선 이정후와 함게 중심 타선을 책임졌다. 키움이 만든 '가을의 기적'에 힘을 보태며 팀을 한국시리즈(KS) 무대에 올려놨다.
비록 KS 우승엔 실패했지만, 팀에 녹아드는 모습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시즌 뒤 재계약에 대해 "푸이그에게 달렸지 않을까 싶다"며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까 내부적으로 상의해야 할 거 같다. 그런데 잘해준 건 맞다. 우려했던 큰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재계약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데, 중요한 건 푸이그의 생각"이라고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위증이라는 돌발변수가 터졌다. 키움은 이번 문제의 전후 사정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만약 법무부 발표대로 위증이 사실이고 관련 처벌을 받는다면 선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그만큼 심각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