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1로 승리했다.
전 세계가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점쳤던 경기였다.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건재했고, 선수단 전력도 막강했다. 앙헬 디 마리아(34·유벤투스) 로드리고 데 파울(28·AT 마드리드) 등 정상급 선수들이 집결했다. 지난 2019년 이후 A매치 최근 36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뚜껑을 열어보니 웃는 팀은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조직력의 차이가 컸다. 사우디의 작전은 확실했다. 수비 라인을 전면에 배치해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는데 중점을 뒀다. 리스크는 있었지만, 선수들이 수비 라인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오프사이드로 유도했다. 아르헨티나는 함정에 제대로 빠졌다. 전반 21분 메시가, 27분과 34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가 골망을 흔들고도 오프사이드 선언을 받았다. 공에 칩까지 심은 끝에 엄청나게 정밀해진 VAR(비디오판독) 기술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에만 7개의 오프사이드를 범했고, 장기인 중앙 돌파는 완벽하게 무력화됐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비 작전은 어마어마한 활동량과 조직력 없이는 불가능한 전술이었다. 선수들은 끝까지 쉬지 않고 거침없이 뛰며 수비 전술이 무너지지 않게 버텨냈다. 경고를 6개나 받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해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적극적인 수비 플레이를 펼쳤다는 걸 의미했다.
조직력도 막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자국 프로축구 리그인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로만 대표팀을 구성했다. 특히 이날 11명의 선수 중 하산 알탐바크티(23·알 샤밥)과 피라스 알부라이칸(22·알 파테)을 제외한 9명이 모두 알 힐랄 SFC 소속이었다. 한 시즌 내내 손발을 맞췄던 이들의 조직력이 뛰어난 건 당연했다.
경고 6개가 쌓이긴 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날 승리로 16강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리게 됐다. 다소 플레이에 제약은 생겼지만 남은 조별 리그에서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다소 여유가 사라졌다. 다가오는 27일에는 멕시코를, 이어 12월 1일에는 유럽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FC 바르셀로나)가 버티는 폴란드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