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결혼지옥’이 7세 의붓딸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인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MBC가 직접 운영하는 각 SNS에는 논란의 장면이 여전히 공개 중이다.
21일 일간스포츠의 취재 결과, MBC 공식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계정에 업로드된 ‘오은영 리포트 시즌 2-결혼지옥’(‘결혼지옥’) 20회(12월 19일 방송) 선공개 클립에는 의붓딸 성추행 논란을 불러일으킨 신체 접촉 장면이 그대로 담겨있다. MBC는 전날 논란에 휩싸이자 해당 장면을 다시보기에 삭제했다.
19일 전파를 탄 ‘결혼지옥’에는 초혼 남편과 재혼 아내가 출연해 7세 딸 양육으로 갈등을 겪고 있음을 털어놨다. 딸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아내가 낳은 아이였다. ‘결혼지옥’ 방송에서 전파를 탄 장면 속 남편은 ‘애정 표현’이라며 딸을 끌어안거나 옆구리와 가슴 등을 간지럽히고, 주사 놓기 놀이라면서 아이의 엉덩이를 찔렀다. 이에 아이는 “싫다. 엄마 당겨달라”를 외쳤다.
남편을 말리던 아내는 “너무 괴롭다. 남들이 보면 장난으로 볼 수 있지만 아이가 ‘엄마 도와주세요’ 하는 소리가 너무 괴롭게 들린다. 제지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면 (남편이) ‘왜 아이와 친해질 기회를 박탈하냐’고 했다”며 호소했다.
이 모습을 본 오은영 박사는 “유난히 촉각이 예민한 애들이 있다. 그런 애들은 뽀뽀하는 것을 되게 싫어한다”며 “불편한 행동을 반복하는 그 상황이 아이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고 자기가 처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만다섯 살이 넘으면 이성의 부모가 목욕할 때 아이의 생식기 부위를 직접 만지지 말라고 한다. 상징적으로 하지 않는 걸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아이에 대한 존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엉덩이 또한 친부라고 하더라도 조심해야 하는 부위이기에 가족이 된 지 얼마 안 된 스텝파더의 경우에는 더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아내가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했던 일도 화면에 담겼다. 남편에 따르면 아이가 실수로 그의 안경을 밟았고, 남편이 아이에게 욕하며 안경을 던졌다고. 아내는 “남편이 또 다른 폭력적인 행동을 안 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결혼 생활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 후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 시청자들은 의붓딸 성추행 장면이 그대로 노출된 ‘결혼지옥’ 폐지를 요구하는 글을 대거 쏟아냈다. 공식 홈페이지 ‘MBC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범죄 처벌 목적이 아니고서 아동 성추행 장면을 내보내는 이유는 없어야 할 것이다”, “방송 폐지 요구한다” 등의 글을 올라왔다.
파장이 더욱 커지자 MBC 측은 아이를 대하는 남편의 신체 접촉 장면, 오은영 박사의 조언 모두 다시보기에서 삭제했다. 다만, 공식 SNS에는 여전히 논란의 장면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편 MBC는 이날 오전 일간스포츠에 “이와 관련해 제작진의 공식 입장은 따로 없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