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년 전 눈앞에서 놓친 생애 첫 KS 티켓, 강민호가 간절한 이유 "KS 향기 그리고 최형우"
"한국시리즈에서 (최)형우 형 만나면 뜻깊을 것 같아요."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9)는 한국시리즈(KS)행이 간절하다. 2004년 입단 이후 21년 동안 한 번도 밟지 못했던 꿈의 무대. 2000경기 이상 소화한 현역 타자들 중에 이토록 오래(2369경기) KS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는 강민호밖에 없다. 강민호는 KS 이야기가 나올 때면 "KS 냄새라도 맡고 싶다"라며 간절한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엔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각별한 사이'인 최형우(41·KIA 타이거즈)가 KS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KIA와 최형우는 KS에 먼저 진출해 플레이오프(PO) 승자를 기다리고 있다. 최형우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타격 실력을 뽐내며 팀이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규시즌 왕좌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한국나이로 40세를 넘긴 두 베테랑 선수 사인엔 어떤 인연이 있었을까. 두 선수 모두 은퇴를 고민할 나이다. 실제로 2022년엔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최형우가 은퇴를 진지하게 고려하기도 했다. 이때 최형우를 말린 선수가 '동생' 강민호다. 강민호는 최형우에게 "형, 우리가 오래 잘해야 동생들도 나중에 오래 야구할 수 있다"며 힘을 북돋았다는 후문이다.
강민호의 조언에 최형우는 다시 일어섰고, 지난해 정규시즌 3할 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00타점을 올리며 팀의 우승을 책임졌다. 이를 두고 강민호는 "(최)형우 형이 잘하고 있는 게 후배로서 감동적이다"라면서 "경쟁력이 없다면 나도 옷을 벗어야겠지만, 경쟁력이 있는데 굳이 은퇴 시기를 정해서 옷 벗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형우 형이 잘해주고 있는 게 기쁘다"라고 말했다. 두 베테랑 선수가 가을야구 가장 높은 무대에서 만난다는 건 의미가 크다. 불혹에도 아직 건재하다는 걸 증명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민호는 "꼭 KS에 올라 형우 형과 만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일단 강민호와 삼성은 LG 트윈스와의 PO 관문을 넘어야 한다. 강민호는 지난 2021년에도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 PO에 직행했으나 2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감, KS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얻겠다는 각오다.
강민호는 "3년 만의 가을 야구라 설레기도 하지만, 이젠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지 않겠나. 우선 PO를 이겨야 한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일단 PO에서 이긴다는 생각만으로 가을야구에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13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