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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감성돔식해 정도는 먹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가자미식해는 함경도 음식인데 한국전쟁으로 강원도로 피난을 온 함경도 사람들에 의해….”가자미식해를 다루는 방송에서 늘 듣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음식 스토리가 우리 사회와 국가에 영향을 줄 일은 없고, 따라서 내용의 진위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음식을 먹고 즐기듯, 음식 스토리는 듣고 즐기면 그만입니다. 가자미식해를 먹는 자리에서 누군가 제게 가자미식해 이동설을 말하면 저는 가자미식해 이동설보다 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노력할 뿐입니다.음식은 사람에 묻어 움직이는 것이 맞습니다. 짜장면이 우리 땅에 들어온 것은 짜장면을 먹는 중국인이 우리 땅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인간은 비슷한 환경에 비슷한 재료가 있으면 비슷한 음식을 해서 먹기도 합니다.식해란 어떤 음식인가부터 생각해봅시다. 생선을 맛있게 먹기 위해 식해 조리법이 탄생했을까요? 식해는 발효를 이용한 조리법인데, 발효는 음식 보관의 한 방법으로 인간 문명에 편입된 미생물 활동이라는 자연 현상입니다. 계절에 따라 한꺼번에 많이 잡히는 생선을 오래도록 보관하여 먹으려고 식해를 담갔습니다.식해류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 두루 존재합니다. 중국 문헌에 보이는 식해류가 이르기는 하나, 문헌에 처음 나타났다고 중국에서 비롯한 음식이 아시아 전역으로 번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시아 각지에서 생선 보관법의 하나로 식해류가 제각각 선택되었을 수도 있습니다.식해 담그는 법을 보면 (요즘은 양념 때문에 복잡해 보이지만) ‘조리의 골격’은 단순합니다. 생선+소금+곡물입니다. 이 정도의 로우테크는 ‘선진지의 전파’ 없이 스스로 얻어낼 수 있을 만한 지능을 인간이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하지는 않습니다. 아래는 1700년대 초의 간행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조리서 ‘주방문’에 적혀 있는 식해 조리법입니다. 고춧가루와 생강, 마늘 등의 양념이 없습니다.“고기를 비늘 긁어내고 배를 타서 깨끗이 씻어 간을 맞게 한다. 간이 들거든 널(=나무판) 위에 짚을 깔고 고기를 펴고 또 짚 깔고 널로 눌러 내리눌러 두었다가 백미로 밥을 무르게 지어 소금을 알맞게 섞어 넣는다. 대나무 껍데기를 깔아 돌로 내리눌러서 물을 부어 그늘에 두고 물을 자주 갈아 스무하루 후에 써라. 끓여서 식은 물을 넣으면 더욱 좋다. 빨리 쓰려거든 밀가루를 넣어라. 추운 때는 물을 붓지 말고 따뜻한 데 두어라.” (‘주방문·정일당잡지 주해’, 백두현)그냥 ‘고기’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여러 생선으로 식해를 담근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현재에도 식해로 쓰이는 생선은 실로 다양합니다. 명태, 도루묵, 멸치, 성대, 갈치 등등 온갖 생선을 식해로 담급니다. 1803년 김려가 쓴 ‘우해이어보’에는 감성돔식해가 등장합니다. ‘우해이어보’는 정약전의 ‘자산어보’보다 12년 앞서는 어보입니다. 우해는 지금의 경남 창원시 진동 앞바다입니다. 김려가 진동으로 귀양을 가서 그곳의 어민 생활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조리법을 줄여서 옮깁니다.“가을이 지난 뒤 이곳 사람들은 감성돔을 잡아… 감성돔 200쪽을… 멥쌀 한 되로 고두밥을 찐 뒤 잘 식혀서 소금 두 국자를 넣는다. 잘 뜬 누룩과 엿기름을 가늘게 갈아서 즉각 한 국자씩 넣고 골고루 섞어 둔다. …푹 삭기를 기다려 먹는다. 그 감미로운 맛은 물고기 식해 중에 제일이다.”(‘최초의 물고기 이야기: 신우해이어보’, 최헌섭)감성돔을 ‘5대 돔’이라 하지요. 그 귀한 생선으로 식해를 담글 정도이면 조선시대에 진동 사람들이 잘 살았겠거니 오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진동이 조선시대 귀양지라는 사실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진동에서 감성돔으로 식해를 담그게 되었느냐 하면, 많이 잡혔기 때문입니다. 진동 바다가 제 고향 바다입니다. 겨울 진동 바다는 ‘물 반 감생이 반’이었다는 말을 어린 시절에 어른들로부터 들었습니다. 그 흔했던 감성돔을, 이제는 용왕님이 허락해주어야 겨우 얼굴이나 볼 수 있습니다. 2024.01.18 07:00
연예일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류와 문화다양성’ 발간..미래 한류를 위한 탐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정길화, 이하 진흥원)이 한류의 지속가능한 방향성 제시를 위해 ‘한류와 문화다양성’을 발간했다. 이 책은 ‘문화다양성’을 미래 한류의 지향점으로 제시하는 한편, 문화다양성 관점에서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한류 정책 방향을 조망한다.총 3부로 구성된 ‘한류와 문화다양성’은 먼저 ‘한류’와 ‘문화다양성’의 만남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화두로 문을 열었다. 책은 어느덧 한류는 비 서구 기반의 글로벌 대중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지만 한류가 다양한 인종, 민족적 배경을 지닌 문화 안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혐한, 반한류 등의 반작용이 일어나기도 하는 현상을 짚었다. 때문에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타 문화를 이해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문화다양성의 가치 포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책은 문화다양성이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창의성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고민해야 할 문화다양성 영역을 제시했다. 2부에서는 K팝산업부터 OTT 플랫폼, 방송, 음악, 팬덤 문화까지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 내 문화다양성 현주소를 진단한다. K팝산업에서는 거대한 해외 팬덤을 거느리는 케이팝의 생산(제작)·유통·이용 다양성을 논하면서 케이팝산업의 문화다양성 증대를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규정한다. 이에 타 문화에 대해 열린 태도를 견지하면서 K팝 고유의 차별화 기제이자 경쟁력인 ‘K’의 한국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방송·음악 부문에서는 한국 미디어의 사회적 소수자 재현을 조명했다. 미디어는 우리 사회의 ‘비가시화된 존재’를 자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한국 미디어 속 변화하는 남성성, 장애, 성 정체성 재현의 복잡성과 상징성을 K팝, 리얼리티쇼, 드라마 등의 사례를 통해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3부에서는 번역, 더빙, 자막 제작 등으로 콘텐츠 현지화 과정에 대해 조명했다.정길화 진흥원 원장은 “지난 30년간 확장된 한류의 외연만큼이나 한류 문화 속 균열 지점이 무엇인지를 민감하게 살펴야 한다”며 “’한류와 문화다양성’이 앞으로의 한류 30년을 고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한류와 문화다양성'은 중앙행정기관, 국회 등 주요 기관과 도서관, 유관기관 등에 우선 배포되며, 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교보문고 정부간행물 코너에서는 7월 10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6.30 10:49
보도자료

美 제치고 우뚝…중국 AI 굴기 ‘가속페달’

2022년 중국 첨단기술산업 투자가 크게 성장했다.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8.9% 증가했고, 성장 속도는 전국 산업투자 성장 속도 대비 13.8%p 높다. 이는 첨단 기술 관련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고속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기술 산업에서 중요한 산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산업은 큰 성과를 보였으며 일부 영역의 기술 혁신 능력은 전 세계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인공지능 전매특허 신청수는 이미 세계에서 과반수를 차지한다. 2022년 세계 AI 대회 장강(张江)행사장에서 전시한 디지털 영상기술. ⓒCMG또 AI 정기간행물, 회의 논문, 관련 출판물의 수량 역시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학술정보업체 엘스비어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AI 논문 수는 13만 4000편으로, 중국 4만 300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전체 논문 중 27.5%를 차지하는데, 이는 미국(12%)의 두 배 이상에 달한다. 다른 논문에 인용되는 상위 10% 논문(주목 논문) 중 중국 논문은 7410편에 달했다. 미국보다 70%나 많은 수치다.중국 인공지능 핵심 산업의 규모는 이미 4000억 위안을 초과했으며 관련 기업은 3000개 이상 설립됐다. 스마트 칩과 오픈소스의 프레임 등의 기술이 산업 성과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세우고 2030년까지 AI 개발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후 정부 직속 최고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을 비롯해 칭화대 등 주요 대학이 AI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온라인 일간스포츠자료 제공=CMG 2023.01.19 10:41
연예일반

이달의 소녀 측 “츄, 개인회사 설립? 몰랐던 사실” [공식]

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 츄가 자신의 이름을 딴 1인 회사 설립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해당 회사로의 이적설이 불거진 가운데, 소속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관계자는 28일 일간스포츠에 “당사는 츄가 1인 기획사를 설립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현재 자세한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이적설에 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앞서 OSEN은 이날 츄가 자신을 대표 이사로 한 ‘주식회사 츄’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회사는 지난 4월 설립됐으며 사내 이사로는 츄의 어머니가 이름을 올렸다. 회사의 설립 목적은 방송 프로그램 및 음반 제작업, 연예매니지먼트업, 음반제작 대행업, 각종 음향물 제작 및 유통업, 공연기획업, 출판, 편집, 배포, 홍보, 정기 간행물 제작 및 대행업 등으로 알려져 있다. 츄의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츄가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를 상대로 법원에 전속계약 효력 정리 가처분 신청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바이포엠으로의 이적설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소속사 측은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며 부인했다. 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나 당사와 멤버들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방적인 기사와 댓글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악의적 확대 해석 및 이를 조장하는 행위나 단순한 의견 표출을 넘어선 악성 게시물, 댓글 등에 대해서도 선처 없는 처벌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28 18:16
산업

공정위원장 '가습기살균제 조사 중단' 결정 사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과거 공정위가 가습기살균제를 소개하는 기사의 부당 광고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과 관련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실하게 사건을 처리한 데 대한 책임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그때 좀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 사건 피해자들에게 항상 가슴 아픈 마음을 갖고 있다"며 "공정위 결정에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저희 판단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A씨는 2016년 가습기살균제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의 제조사인 SK케미칼과 판매사인 애경산업이 홈페이지 광고, 신문 지면 광고,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부당한 표시·광고를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당시 공정위는 신문 지면 광고와 인터넷 기사를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신문 광고는 1999년 판매가 종료된 제품에 관한 것이고, 인터넷 기사는 광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홈페이지 광고 등에 대해서도 '인체 위해성 연구·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결론 없이 심의를 종료했으나, 이 부분은 환경부가 인체 위해성을 인정한 뒤 재조사해 2018년 2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제재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표시광고법상 광고란 '사업자가 상품에 관한 일정한 사항을 정기간행물 등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일체의 행위'"라며 공정위가 인터넷 기사 3건의 심의 절차를 종료한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심의 절차까지 나아갔더라면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부과됐을 가능성이 있고 고발, 형사처벌도 이뤄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사에는 제품이 "인체에 안전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공정위는 헌재 판결 이후 인터넷 기사 3건의 부당 광고 여부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현장 조사한 뒤 이날 심사관이 작성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위원회에 상정했다. 심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 사건의 처분 시효(5년)가 이달 30일 만료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가습기살균제가 마지막으로 진열된 시점이 2017년 10월 31일로 파악돼서다. 그때까지 조사와 위원회 심의·의결, 의결서 송달을 모두 마쳐야 한다. 공소 시효도 문제다. 검찰은 2018년 공정위가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SK케미칼과 애경 등을 고발했을 때 5년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오늘 바로 위원회에 사건을 상정했다"며 "처분 시효, 공소 시효가 지나기 전에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08 10:56
스포츠일반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더 선(The Sun)을 아십니까?

2022년 9월 26일은 본 칼럼이 연재되고 있는 일간스포츠가 창간한 지 5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종합지의 스포츠 섹션은 분량이 한정적인데 반해, 스포츠신문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중점적으로 보도한다. 국내 스포츠는 1980년대 들어 전환점을 맞이한다. 프로야구(KBO리그)와 프로축구(K리그)가 출범한데 이어, 1986 아시안게임과 1988 올림픽이 서울에서 연달아 개최됐다. 축구대표팀은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꾸준하게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아울러 1994년 박찬호의 메이저리그(MLB) 계약은 국내 팬들이 해외 스포츠에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스포츠의 인기 상승과 함께 스포츠서울(1985년)과 스포츠조선(1990년)도 연달아 창간했다. 스포츠신문의 전성시대였다. 1990년대 서울 지하철의 풍경을 기억하는 독자분이 있다면 그 당시 스포츠신문이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알 것이다. 프리미어리그(EPL)의 인기와 함께 국내에도 영국 스포츠에 관심을 갖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에 반해 그들의 스포츠신문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필자는 영국 스포츠신문의 어제와 오늘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17세기 영국에는 뉴스와 가십(gossip, 소문·잡담)을 다루는 정기 간행물이 출현했다. 17세기 후반에는 영국 정부의 검열 완화와 더불어 더욱더 많은 출판물이 나타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일간 신문 더 타임스(The Times)는 1785년 창간했다. 19세기 초반 선도적인 신문의 자리에 오른 더 타임스의 영향으로 세계의 많은 신문사는 ‘타임스’란 이름을 차용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뉴욕타임스다. 1896년에는 데일리 메일(Daily Mail)이라는 신문이 런던에서 창간했다. 데일리 메일은 중산층 이하의 독자를 겨냥한 영국 최초의 일간 신문이었다. 여성 독자를 겨냥한 첫번째 신문이기도 했던 데일리 메일은 큰 인기를 얻어, 하루에 백만 부 이상을 판매한 영국 최초의 신문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으로 영국 신문은 3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번째 형태는 품질을 중시하고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뉴스와 사설, 논평 등을 심층적으로 보도하는 ‘퀄리티(quality)’ 신문이다. 이들은 브로드시트(broadsheets)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커다란 신문 크기에서 이러한 이름이 유래했다. 브로드시트는 보통 57cm 정도의 긴 세로 면을 가지고 있다. 더 타임스, 더 가디언 등이 영국을 대표하는 퀄리티 신문이다. 두 번째 유형은 ‘인기 있는(popular)’ 신문이다. 브로드시트보다 작은 크기로 발행되는 관계로 이들을 타블로이드(tabloid)라고 부른다. 타블로이드는 중요한 사건의 객관적인 기사보다는 주로 대중의 흥미를 끄는 보도를 중요시한다. 황색 언론과 같은 의미로 쓰일 때도 있다. 역사적으로 타블로이드는 신문의 대중화에 크게 공헌했다. 브로드시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중적인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더 선, 데일리 미러, 데일리 스타가 여기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퀄리티’와 ‘인기 있는’ 신문의 중간 역할을 하는 이들을 ‘중간 시장 신문(middle-market newspaper)’이라고 부른다. 이 신문은 중요한 뉴스를 보도할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독자를 위해서 존재한다. 이들은 타블로이드 형태로 발행되고, 데일리 메일과 데일리 익스프레스가 여기에 속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자료를 보면 영국민들은 심각한 뉴스를 다루는 퀄리티 신문보다 가볍게 볼 수 있는 타블로이드를 훨씬 더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더 선은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던 신문이었다. 1980~90년대 이 신문의 하루 평균 발행 부수는 400만 부에 가까웠다. 2000~2010년대에도 300만 부 이상을 꾸준히 발행했다. 서민과 노동자 계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더 선은 스포츠와 연예계 뉴스 및 유명 인사들의 스캔들 같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주제를 중점으로 보도한다. 더 선의 전신은 1964년 창간된 브로드시트 신문인 데일리 헤럴드였다. 하지만 1969년 호주의 유명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인수한 후 더 선이라는 타블로이드 신문으로 재탄생한다. 한국의 일간스포츠와 영국의 더 선은 1969년 창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 선의 3번째 페이지(Page 3)는 초창기 신문이 인기를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70년 11월 더 선은 영국 타블로이드 최초로 페이지 3에 토플리스(topless, 상의를 입지 않은) 차림의 매력적인 여성 모델 사진을 실었다. ‘Page 3 girl’이라 불리는 이들 덕분에 다음해 더 선의 판매량은 두 배로 뛰었다. 결국 1978년 더 선은 데일리 미러를 제치고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이 된다. 이러자 다른 타블로이드도 경쟁적으로 페이지 3에 토플리스 차림의 여성 모델 사진을 올리게 된다. 페이지 3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다양했다. 오락의 한 요소로 이를 좋아한 독자가 있는데 반해, 보수적인 이들은 전국 신문에 올리기에는 부적절한 ‘소프트 포르노’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페미니스트들은 이러한 사진이 여성을 비하하고, 성차별을 지속시킨다며 반대했다. 정치권도 상반되는 반응을 보였다. 페이지 3의 사진을 없애자는 주장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결국 의회에서 페이지 3에 반대하는 법안은 제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부터 ‘No More Page 3(페이지 3는 이제 그만)’ 캠페인이 활발히 전개됐고, 여기에 찬성하는 국회의원이 140명에 이르렀다. 아울러 많은 대학과 노동조합도 이에 가세했다. 결국 더 선은 토플리스 여성 모델 사진을 사용한 지 44년만인 2015년 1월 페이지 3를 중단했다. 다른 타블로이드도 더 선의 결정을 따랐고, 2019년 4월 데일리 스타를 마지막으로 타블로이드 일간지에서 페이지 3 사진은 사라졌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9.28 07:00
경제

'심한 우울증 겪다 자살 시 보험금 대상'…법원 판단 추세

법원이 우울증 환자가 인지능력이나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에 이르면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는 판단을 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19일 보험연구원의 간행물 '보험법리뷰' 14호에 실린 '2021년 보험 관련 중요 판례 분석(I)' 보고서에 따르면, 대법원은 올해 2월 우울증 환자의 자살 때 보험사의 면책을 제한하고 가입자(피보험자)에게 유리하게 판시했다.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보험 가입자(피보험자)는 사망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이 재판의 원고는 우울증을 앓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초등학교 교사 A 씨의 유족(아버지)으로, 딸이 정신질환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했다고 주장하며 공무원 단체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A 씨가 가입한 보험의 약관은 자살을 보험사의 면책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또는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는 면책에서 제외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종전에 법원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매우 엄격하게 해석했다. 극도의 흥분이나 불안으로 정신적 공황 상태 또는 몸을 가눌 수 없는 만취 상태에서 투신하거나, 정신질환에 따른 망상으로 자해하는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이 사건 역시 1심과 항소심에서 A 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망 당일 행적, 극단 선택의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해볼 때 A 씨는 자기의 생명을 끊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자기의 생명을 끊어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것으로 보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해 원고의 요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주치의가 A 씨의 증상이 주요 우울장애(우울증)에 해당하고 사망 당시 인지 왜곡 증세를 보였다고 진단한 점, 주요 우울장애와 자살의 관련성에 대해 의학적 판단 기준이 확립된 점, 공무원 공단을 상대로 한 유족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A 씨가 우울증으로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떨어져 극단 선택에 이르게 됐다고 판단한 점을 근거로 A 씨의 자살이 보험사의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판례와 최근 유사 판례는 우울증 심화로 정신적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를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해당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12.19 16:03
경제

LG 신설지주 'LX 상표 분쟁'으로 또 다시 소송전 예고···합의 가능할까

LG그룹이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신설지주의 상표권(LX) 분쟁에도 합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상표권 분쟁으로 대립하고 있는 LG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분리되는 신설지주의 사명을 'LX홀딩스'로 최종 승인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은 오는 5월 LX홀딩스를 설립하고, LG상사와 실리콘웍스·LG하우시스 등 5개사와 계열 분리할 예정이다. 이에 ‘LX’ 명칭을 이미 사용하고 있는 국토정보공사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양측 모두 LX 상표를 고수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정보공사는 지난달 LG의 신설지주 대외협력부서 측이 제안한 1차 상생안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측은 양사의 고유 업무 특성을 활용한 거점별 지역 사회공헌활동 협력, LX홀딩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공사 측 해외 사업 지원, 공동 인턴십·교차파견 등 공동 인재육성 프로그램 개발, 스포츠 대회 공동 스폰서십 등의 협력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양측은 각자 추가 상생방안을 마련해 이번 주 중 만날 것으로 보인다. 10년째 LX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국토정보공사는 LX홀딩스에 상표권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렬 국토정보공사 사장은 지난 6일 간담회에서 "LX홀딩스는 양사의 로고 디자인 등이 달라 상표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타인의 성명이나 상호 표장, 그 밖의 것을 유사하게 사용해서 타인의 활동과 혼동하게 하거나 오인하게 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특허청에 적극 의견을 제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고 했다. 양 사의 법적 다툼은 5월 1일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X홀딩스가 정식으로 출범해야 법적 다툼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현재 LG 지주가 LX의 사용자가 아니라서 국토정보공사는 내달 LX홀딩스를 상대로 법적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신설지주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LX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예정대로 출범한다. 실무진에서 공사 측과 상생안을 놓고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지난 3월 초 LX의 상표를 출원하면서 충분히 검토했고, 법적 이슈가 없을 것이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러나 국토정보공사는 곧바로 LX 관련 상표 12건을 출원하는 등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소송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정보공사 관계자는 “LG에서 LX 앞에 도형을 넣었다고 하지만 국민이 읽을 땐 LX로 읽어서 혼동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해외에서 국토정보공사는 LX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정보공사는 2012년부터 사업명이나 간행물 등 대외 자료에서 LX를 줄곧 사용했다. 또 지난 10년간 LX 브랜드 홍보를 위해 332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X홀딩스의 자회사 LG상사·LG하우시스가 글로벌적으로 'LX'라는 사명을 사용한다면 국토정보공사의 영문 사명과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정보공사는 사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다. 이로 인해 공공성 훼손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LG의 상표등록은 법적으로 논란이 될 전망이다. 더구나 국토정보공사가 금전적인 보상이 아니라 LX 상표권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소송은 장기전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2년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으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던 LG로서는 또다시 소송전에 휘말려 신설지주 사업이 출범 전부터 삐걱거린다면 좋을 게 없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4.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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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강은경, 아너패밀리 2호 회원 가입

대한사회복지회는 드라마 작가 강은경씨가 28일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패밀리 2호 회원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2015년 2000만원을 시작으로 대한사회복지회에서 보호·양육하는 영유아들을 위해 매년 비공개를 전제로 기부를 해온 그는 이날 누적 기부금이 1억1000만 원이 넘어서면서 대한사회복지회의 요청으로 실명 공개와 함께 아너패밀리 회원이 됐다. 대한사회복지회의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으로 1회에 1억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 간 1억원 기부를 약정한 경우 아너패밀리 회원이 된다. 정회원·약정회원·특별회원으로 구성되며, 회원 가입 시 인증패 증정과 핸드프린팅 전시, 세제 안내, 사업내역 보고, 각종 간행물 등재 등의 예우를 받게 된다. 강 작가는 “부모의 품을 잃은 아이들을 엄마의 마음으로 조용히 돕고 싶었다”며 “그 아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잘 자라나기를 소망하는 작은 정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낭만닥터 김사부' '가족끼리 왜 이래' '제빵왕 김탁구' '호텔리어' '백야 3.98' 등 인기 드라마를 집필하며, 2011년 제2회 대한민국 서울문화예술대상 드라마 작가 대상,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스스로가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주고 싶다'는 작품관을 일관되게 구현해왔다. 대한사회복지회는 1954년 설립 이래 영유아보호시설, 장애아 돌봄·치료시설, 한부모가족시설, 가정위탁지원센터 등 전국 20개 시설에서 1000여 명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아동복지전문 사회복지법인이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12.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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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선, 영화인총연합회 홍보위원 발탁 "뜻깊은 자리 영광"[공식]

가수 신인선이 영화인총연합회 홍보위원으로 발탁됐다.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회장 지상학)가 주최하는 제58회 영화의 날 기념행사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 로운 아뜨리움 대공연장에서 개최된 가운데, 신인선은 홍보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영화의 날 기념행사는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에서 우리 영화 ‘의리적 구투’가 처음 상영된 날을 기념해 1963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예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국노동조합연맹, 신협이 후원했다. 영화인총연합회 홍보위원으로 선정돼 표창장을 받는 영예를 안은 신인선은 특별 축하 공연까지 펼쳐 눈길을 끌었다. 신인선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넘버 중 ‘대성당들의 시대’를 ‘영화인들의 시대’로 개사해 박수 갈채를 받는가 하면, ‘막걸리 한잔’ ‘고맙소’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신인선은 “뜻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고 축하 공연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홍보위원으로서 노래로 혹은 배우로 열심히 홍보하겠다”며 “서울예대 연기과를 나와 단편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고, 현재 외국 영화 시상식 출품 예정인 단편영화 출연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와 트로트 가수를 넘어 영화배우로서의 활동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신인선은 ‘내일은 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엄마의 봄날’ ‘방방곡곡’ ‘불후의 명곡’ ‘우리말 겨루기’ ‘히든싱어’ ‘인생앨범-예스터데이’ 등의 방송, KBS2라디오 ‘김혜영과 함께’ 등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또 ‘미스터트롯’ 김수찬, 나태주, 류지광과 레전드 설운도와 함께 ‘트롯페스타 : 미스터트롯4인 & 레전드 전국투어 콘서트’로 서울, 대구에 이어 오는 2021년에는 울산, 인천, 부산, 광주, 일산 등에서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2.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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