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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요즘 뭐 봐?] ‘좀비버스:뉴 블러드’, 좀반인 노홍철이 만들어낸 진화된 좀비 서사

넷플릭스 예능 ‘좀비버스’가 시즌2로 돌아왔다. 부제는 ‘뉴 블러드’다. 이런 부제가 붙은 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과 일반인으로 나뉘던 두 부류에 ‘새로운 피’로서 좀비와 일반인 사이에 놓인 존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시즌1에서 박나래에게 물려 좀비가 됐던 노홍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좀비가 된 줄 알았는데 멀쩡하게 양양의 한 리조트에 나타난 노홍철은 좀비 반 사람 반이다. 어깨에 물린 자국이 역력하지만 상처가 아물었고, 왼쪽 눈이 파랗게 변했다. 하지만 의식은 또렷해 대화를 나누고 농담을 하는 등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그 중간자적인 모습에 데프콘은 ‘좀반인’이라는 센스있는 지칭을 만들었다. ‘좀반인’의 등장은 그저 재미를 위한 설정만이 아니다. 그건 ‘좀비버스’ 시즌2의 새로운 세계관과 진화된 서사를 위한 사전 포석이다. 좀비이자 일반인인 이 존재는 그 경계의 어느 쪽이든 설 수 있다는 점에서 ‘좀비버스’에 색다른 긴장감을 부여한다. 처음에는 다시 만나게 된 이시영과 딘딘, 덱스, 츠키와 짐짓 반가워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그것도 잠시뿐, 노홍철은 순식간에 그 화기애매(?)한 분위기를 깨고 긴장감을 부여한다. 도망친 노홍철이 좀비 떼들 속으로 들어가면서 그들을 조종하기도 하는 한 부류로 활동하고, 시즌1에서 자신을 버린 이들에 대한 분노 또한 조금씩 드러내기 때문이다.좀반인 노홍철과 다른 일반인 출연자들 사이를 더욱 애매하게 만드는 건, 질병관리청에서 이러한 새로운 존재들을 직접 데려오면 50억을 포상하겠다는 발표가 나오면서다. 순간 일반인들의 눈에는 노홍철이 50억 포상금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질병관리청에서 좀반인이 필요한 이유는 이들의 새로운 피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과 항체를 개발할 수 있어서다. 즉 좀반인은 이 종말론적인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희망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50억 포상이 만들어내는 저마다의 세속적 욕망들과,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대의적인 희망이 교차하고, 여기에 좀비와 인간 사이에 선 노홍철의 예측하기 어려운 욕망들이 겹쳐지면서 ‘좀비버스’의 서사는 더 흥미진진해진다.사실 대부분 시즌1보다 시즌2는 더 어렵다. 그건 시즌1에서는 새로웠던 요소들이 이제는 익숙해져 이를 반복했다가는 식상해질 수 있어서다. 나아가 시즌2가 시즌1과 유리돼 완전히 새로워지는 것도 시청자들은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 연결고리가 확실하면서도 새로움이 더해져야 하는 숙제가 시즌2의 숙명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좀비버스:뉴 블러드’는 이 숙제를 제대로 푼 느낌이다. 일단 시즌1의 연속성을 갖기 위해서 제주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시즌1의 마지막이 수륙양용버스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며 끝났기 때문에 제주도라는 공간은 서사적으로도 이들이 다시 모이기에 적합한 지대가 된다. 그곳에 기존 생존자인 딘딘, 츠키, 이시영, 덱스와 더불어 새로운 생존자들인 조세호, 데프콘, 코드쿤스트, 태연, 육성재, 파트리샤, 김선태, 안드레 러시 등이 등장한다. 익숙함과 새로움이 출연자 구성으로 적절히 배치된다. 그리고 펼쳐지는 좀비들과의 사투를 벌이는 미션들은 시즌1에 비해 확실히 강력해졌다. 좀비들과 끝없는 추격전이 벌어진 네버엔딩 원형 복도를 탈출하는 미션이나, 좀비들이 위아래서 공격하는 와중에 그물망을 타고 올라 건물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는 미션, 헬기를 타고 제주도를 탈출하는 미션, 클럽에서 음악을 활용하는 구출작전 등등 스케일도 커졌고 액션의 강도도 세졌다. 물론 예능으로서 깨알같은 웃음들도 빠지지 않는다. 한껏 긴장하며 진지하게 상황에 과몰입하다가 어느 순간 그걸 깨버리는 현실감이 만들어내는 웃음이 도처에서 빵빵 터진다. 시즌1에서 예능인지 액션 영화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 덱스와 이시영의 액션은 이번 시즌에도 빛을 발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2의 압권은 역시 노홍철이다. 과거 ‘무한도전’ 시절부터 그랬지만 언제 배신으로 돌아설지 알 수 없는 이 인물은 ‘좀반인’이라는 캐릭터를 입고 더 강력한 반전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예능이지만 그 틀을 수시로 넘나드는 ‘좀비버스’의 확장된 세계에 딱 어울리는 인물 노홍철의 등장. 시즌2가 한껏 쫄깃해진 이유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11.25 05:43
IT

"지분 넘겨라" 일본 몽니에 네이버 해외 영토 '위태'

글로벌 비전을 추진 중인 네이버의 앞날이 일본 정부의 몽니에 불투명해졌다. 통상 시정 명령과 과징금 부과로 끝날 일에 사실상 사업 철수를 요구하는 압박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자국 기업에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유독 한국 기업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2일 우리 정부는 일본에서 발생한 메신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를 상대로 이례적인 두 차례 행정 지도를 단행한 것을 두고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지난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일 외교 관계와는 별개의 사안이며 네이버와 협의 중으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30일 외교부는 "네이버 측 요청을 전적으로 존중해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앞서 외교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대통령실 역시 상황을 인지하고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갈등은 지난해 11월 라인의 개인정보 약 51만건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불거졌다. 라인야후에 따르면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의 협업사 직원의 PC가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에 감염된 것이 원인이 됐다. 3년 전에도 비슷한 문제로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은 뭇매를 맞았다.지난 2021년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최고경영자)는 중국인 개발자들이 일본 서버에 저장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곧장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네이버가 개발·운영하는 라인은 일본에서 국민 약 1억2200만명의 가운데 9600만명가량이 쓸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되는 앱으로 자리매김했다.우리나라로 치면 카카오톡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어 데이터 유출 사고가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처벌 수위가 관리·감독을 넘어 회사의 경영 체제를 통째로 뒤흔드는 수준이라는 것이다.오는 7월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일본 총무성은 현지 최대 포털 야후 재팬과 메신저 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인야후에게 네이버와의 연결고리를 끊을 것을 주문했다.총무성은 두 번째 행정 지도 당시 "모회사 등을 포함한 그룹 전체에서의 보안 거버넌스를 본질적으로 재검토하라"고 했다.라인야후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합작품이다.압도적 서비스 이용률을 확보했지만 성장이 지지부진하자 현지 1위 메신저와 포털을 합해 '아시아 메가 플랫폼'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두 서비스를 제공 중인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2021년 지분 절반씩을 들고 출범한 A홀딩스가 대주주다. 총무성의 행정 지도는 자국민 데이터 안보를 이유로 네이버의 지분 매각을 부추겨 일본 기업이 라인야후를 온전히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라인의 경우 일본은 물론 태국(5500만명), 대만(2200만명), 인도네시아(600만명)에서도 영향력이 막강하며 핀테크와 커머스 등으로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네이버와 라인야후는 일본 정부의 우려에 시스템 분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화벽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라인으로 향하는 네이버의 불필요한 통신을 차단했다.또 2026년 12월까지 라인야후 본사는 물론 해외 지사의 인증 기반을 완전히 분리하기로 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보안 사고 관계사와의 계약을 지난 3월 해제했다. 이런 노력에도 일본 기업과 비교해 한국 기업인 네이버에만 선 넘은 채찍질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일본 통신사 NTT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928만건의 고객정보 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시스템 유지·보수 자회사 직원이 USB로 외부로 빼돌렸다.라인야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이지만, 총무성은 재발 방지와 위탁사 관리·감독 강화, 이용자 보호 등의 행정 지도를 내린 것이 전부였다.지분법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라인야후의 실적이 네이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아직 수치를 공개한 적도 없다. 다만 13년 동안 라인을 키워온 네이버는 한순간에 2억명의 글로벌 이용자 저변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업계 관계자는 "오는 9일 소프트뱅크의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향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증권가에서는 네이버가 지분을 팔아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5.03 07:00
IT

KT, 게이츠 재단 지원으로 감염병 확산과 AI 진단 알고리즘 개발

KT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과 'AI 기반 감염병 자가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재단의 펀딩을 받아 2020년 5월부터 3년간 진행해온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의 결과다.KT는 30일 이번 연구 중 개발한 데이터 수집 연구용 앱인 '샤인'을 통해 통신사 기지국 위치를 활용했던 코로나19 초기 역학조사 방식의 효과성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샤인 앱에 수집된 데이터 중 코로나19 셀프체크 데이터, 코로나19 백신접종 후 증상 데이터 일부를 익명화해 샤인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알렸다. 이 데이터를 별도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관은 샤인 홈페이지에서 데이터 신청 양식을 작성하면 된다.KT는 추후 고려대 구로병원과 함께 '모바일 감시 및 통신데이터 활용 코로나19 확산 예측 분석' 주제의 상세 연구 결과를 전문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다.송재호 KT 디지털전환 융합사업부문장은 “게이츠 재단과 함께한 이번 연구는 모바일 앱을 활용한 선제적 감염병 대응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였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30 10:44
야구

엄상백, 디펜딩챔피언 마운드 운영 '키플레이어'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26)은 2022년 KT 위즈 마운드 키플레이어다. 선발진 백업과 불펜 핵심 보직을 모두 맡을 전망이다. 엄상백은 지난해 후반기 팀 마운드 운영에 큰 힘을 보탰다. 상무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후 팀에 복귀, 체력이 떨어진 기존 선발 투수들의 휴식 공백을 차례로 메웠다. 총 9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경기당 5이닝을 소화하며 4승을 챙겼다. 퓨처스리그에서 두 시즌(2020~2021) 동안 선발로 뛰며 쌓은 실력과 경험을 앞세워 KT의 새 선발 옵션으로 인정받았다. KT는 선발진이 강한 팀이다. 지난해 10개 구단 최다 팀 선발승(53승)과 최다 팀 퀄리티스타트(76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3.69)도 1위였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는 1~4차전 등판한 네 투수 모두 승리를 챙겼다. 정규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낸 고영표가 구원 투수로 나서야 할 정도였다. 기존 5인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윌리엄 쿠에바스-고영표-배제성-소형준은 올해도 건재하다. 여기에 엄상백까지 가세했다. 다섯 번째 선발 투수 낙점을 두고 고민하는 팀이 대부분이다. KT는 여섯 번째 옵션까지 탄탄하다.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 내내 '6인 로테이션' 가동을 두고 고민했다. 구위, 경기 운영, 이닝 소화 능력 모두 빠지지 않는 엄상백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기 레이스 변수를 대비해야 했다. 올해는 국제대회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 이탈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차출되는 주축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배제성, 소형준 등 아직 병역 의무를 소화하지 않은 선발 투수들의 이탈 공백을 대비, 엄상백에게 풀타임 선발 경험을 부여할 필요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6선발' 체제는 보류다. 이강철 감독은 16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일단 엄상백은 불펜에서 시작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데스파이네의 루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흘 만에 등판할 때 가장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투수인데, 그런 그의 루틴을 지켜주기 위해서 그동안 다른 투수들이 돌아가며 하루씩 더 휴식했다. 5선발 체제에서도 종종 7~8일 만에 등판하는 투수가 있었는데, 6선발로 운영하면 등판 간격이 더 벌어지게 된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좋은 성적을 냈던 지난해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엄상백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체력 관리가 필요한 선발 투수가 나오면 언제든지 대체 선발로 투입될 전망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9월 10~25일)에는 선발 투입이 확실하다. 3이닝 이상 막아주는 롱릴리프뿐 아니라 선발 투수와 필승조 사이 연결 고리도 해줘야 한다. 엄상백은 3년 만에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그 어느 해보다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강철 감독도 스프링캠프에서 "구위와 제구 등 모든 면에서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라고 했다. 엄상백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15일 두산전에서 2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위력적인 공을 보여줬다. 안희수 기자 2022.03.17 07:32
스포츠일반

중국의 한복공정? 한국 스포츠 외교는 어디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부터 문화공정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한국의 스포츠 외교는 거의 기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요란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행사 시간과 참여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 피날레를 장식한 성화 봉송도 소박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국내 여론은 들끓고 있다. 중국 56개 민족 대표 등이 참여해 오성홍기를 맞잡고 행진하는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이라는 퍼포먼스가 발단이 됐다. 그중 한 여성이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에 댕기 머리를 길게 하나로 땋은, 전형적인 전통 한복 차림을 하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복을 중국 문화로 편입하는 '문화 동북공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같은 논란은 현장에서 송출된 지역 소개 영상에서도 일었다. 중국 각 성의 대표 도시와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 중 지린성 부분이 문제였다. 한복을 입은 가족이 등장해 윷놀이, 떡메치기, 만두 빚기 등 일반적인 한국 명절의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한복을 입고서 장구를 치고 상모를 돌리는 장면도 나왔다. 지린성은 59만7000여명(자치주 인구 30.77%)의 조선족이 거주하는 옌볜 조선족 자치주가 위치한 곳이다. 단편적으로는 조선족의 문화를 표현했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일련의 문화 공정 작업이 더해지면서 분노 여론이 폭발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이 소수 민족 중 하나라고 한 건데, 양국 관계에 오해 소지가 생길 수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문화가 이렇게 많이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발언도 정치권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황규환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관이 한복을 입고 관중석에 앉아 바라만 본다고 해서 우리 문화가 지켜지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야 대선 후보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 비판과 함께 한국 측 대응을 문제 삼았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꾸준히 펼쳐 온 문화공정의 일부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족을 대변했을 뿐이라고 보기에는 과거부터 중국은 비슷한 일을 꾸준히 일으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측은 지금까지 '한복 공정'을 너무 많이 자행해왔다"며 "올림픽 유치 후 한복과 상모돌리기가 나오는 홍보 영상을 제작했고, 바이두의 백과사전에서 한복을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를 바꾸기 위해 항의 메일을 계속 보냈지만 여전했다. 단지 개회식 행사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복 공정이 진행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대부분 아시아의 대표 문화로 중국 문화를 꼽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K-팝이나 드라마로 아시아권의 중심 문화가 한국으로 이동해 간다는 위기감을 중국이 느끼는 것 같다. 그런 위기감에서 나온 잘못된 애국주의의 발로로 나온 현상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이번 일로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좋은 현상"이라면서도 "반짝 관심이 아니라 전반적인 대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장관뿐 아니라 대한체육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이 잘못을 바로잡을 스포츠 외교를 펼쳐야 한다. 국제행사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문화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어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스포츠 외교력이 약화한 것도 이런 사태를 막지 못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IOC 위원이었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996~2017),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2002~2007)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당시에는 한국 스포츠 외교에 중량감이 있었다. 이들이 물러난 후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IOC 위원으로 선출됐고,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은 선수 위원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가진 네트워크와 발언권을 볼 때 과거 위원들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재발을 막기 위해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서 교수는 "시민들 역시 분노와 비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 외국인들에게 한복을 어떻게 홍보할지 함께 고민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베이징=안희수 기자, 차승윤 기자 2022.02.06 17:34
연예

BTS 그래미 트로피 안을까? 최종 라운드 투표 마감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의 벽을 허물 수 있을까. ‘제 64회 그래미 시상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연기된 가운데 후보에 오른 방탄소년단이 수상의 영광을 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6일(한국시간) 수상자 결정을 위한 최종 라운드 투표를 종료했다. 투표는 지난해 부문별 후보자가 발표된 이후인 12월 6일부터 약 한 달 동안 이뤄졌다.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산업에 종사하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은 최대 10개 카테고리를 선택해 후보자를 확인하고 투표권을 행사했다. 방탄소년단이 ‘버터’(Butter)로 후보 지명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은 4대 본상으로 불리는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는 아니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트로피를 두고 겨루는 후보를 보면 도자 캣,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베니 블랑코, 콜드플레이까지 모두 내로라하는 세계적 팝스타들이다. 지난해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s)를 함께 불러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정상에 올랐던 콜드플레이와 이번에 경쟁을 벌인다. 방탄소년단의 달라진 위상, 팝 시장에서 거둔 성과 등을 생각하면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3월 열린 시상식에서 한국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오르고도 수상 문턱은 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던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비교하면 ‘버터’가 거둔 성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버터’는 빌보드 ‘핫 100’에서 통산 10주간 정상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빌보드 역사에서 10주 이상 1위를 차지한 곡은 ‘버터’를 비롯해 40곡 뿐이다. 그래미와 함께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대상의 영광을 안은 점 또한 유리한 요소다. 만약 올해 그래미 수상에 성공하면 K팝 역사에서 처음으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을 모두 석권하는 새 기록을 쓰게 된다. 가요관계자들은 “지난해 BTS는 그래미 수상을 목표로 모든 활동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본상 후보에 오르지 않았지만, 팝 부문에서 수상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고 조심스런 예측이다. 보수적인 그래미가 처음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올랐을 때도 ‘1년 정도 묵혔다 상을 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다른 시상식보다 음악성과 작품성에 더 집중하는 그래미의 성향이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다. 전 세계를 뒤흔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더라도 주류 음악 시장이나 평단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면 ‘무관’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한 표를 행사하는 각 회원의 투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방탄소년단 외에 국내 아티스트로는 이스케이프 드림(3SCAPE DRM)이 ‘인사이드 아웃’ 리믹스로 ‘베스트 리믹스드레코딩’(Best Remixed Recording) 부문 수상을 노린다. 그래미 시상식이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당초 오는 31일(한국시간 2월 1일)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옛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시상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1월 31일에서 3월 14일로 연기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달 말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계획이었지만, 전격 연기되면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들은 장기 휴가 중이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2.01.09 15:08
야구

'HR 1위+ERA 2위' 샌프란시스코, 전반기 MLB 최고 승률

LA 다저스도 샌디에이고도 아니다.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전반기 1위는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워싱턴과의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시즌 57승(32패)째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전날(11일) 워싱턴전 승리(스코어 10-4)로 지구 1위를 확정했고, 연승을 거두며 2위 LA 다저스와의 승차를 2게임으로 유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높은 승률(0.640)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AL) 동부 지구 1위 보스턴(55승36패),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1위 휴스턴(55승36패)을 제쳤다. 샌프란시스코의 1위는 예상 밖이다. NL 서부 지구 경쟁으로 범위를 좁혀도 반전이다. 개막 전까지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2파전이 전망됐다. 다저스는 최근 8시즌 연속 지구 1위를 지킨 팀이다. 2020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이기도 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리그에 불참했던 주축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가세하며 더 강한 전력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됐다. 샌디에이고는 오프시즌 광폭 행보로 전력을 보강했다. 블레이크 스넬, 다르빗슈 유 등 선발진을 보강했다. KBO리그 대표 내야수 김하성이 가세한 점도 주목받았다. 샌프란시스코가 약팀은 아니다. 단축 시즌(팀당 60경기)으로 치러진 2020시즌도 29승31패를 기록하며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래도 다저스의 아성을 넘볼 전력으로는 평가되지 않았다. 원동력은 공·수 조화다. 샌프란시스코는 팀 OPS(출루율+장타율) 0.764를 기록하며 30구단 중 3위를 기록했다. 팀 홈런(132개)은 1위다. 2020시즌은 12위, 2019시즌은 26위에 그쳤던 홈런이 증가하며 득점력도 향상됐다. 8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만 9명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터줏대감, 2010·2012·2014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브랜든 크로포드, 브랜든 벨트, 버스터 포지의 장타력이 최근 몇 시즌보다 크게 향상됐다. 커리어하이가 21개(2015시즌)인 크로포드는 전반기만 18홈런을 기록했다. 2014시즌을 마지막으로 20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포지도 58경기에서 12개를 때려냈다. 한 번도 20홈런 이상 기록한 시즌이 없었던 벨트도 전반기에만 11개를 기록했다. 여기에 마이크 야스트젬스키가 12개, 윌머 플로레스와 에반 롱고리아가 각각 9개를 지원했다. KBO리그 삼성에서 뛰었던 다린 러프도 9홈런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가 '거포 군단'으로 거듭나는 데 기여했다. 마운드도 탄탄하다. 팀 평균자책점(3.26)은 다저스에 이어 2위다. 가장 이름값이 높은 조니 쿠에토가 선발진에서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4.15점)을 기록 중이다.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던 알렉스 우드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로 이적, 선발 투수로 복귀했다. 8승(3패), 평균자책점 3.67을 남겼다. 지난해 샌프란스키고 유니폼을 입은 케빈 가우스먼은 1점(1.73)대 평균자책점, 올해 가세한 앤서니 데스클라파니는 10승을 거뒀다. 검증된 이적생들이 제 몫을 해내며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제이크 맥기, 타일러 로저가 지키는 뒷문도 탄탄하다. 여전히 NL 서부 지구 우승은 다저스 우세론이 지배적이다. 승차는 2게임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2차전이 아닌, 3파전 양상으로 순위 경쟁이 전개되며 흥미를 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12년 동안 사이 다저스보다 월드시리즈를 트로피를 더 많이 취한 팀이다. 가을에 더 강한 팀이다. 후반기 NL 서부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7.12 13:31
야구

MLB에 다시 덮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저조한 필리스, 놀라 포함 4명 이탈

한동안 잠잠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다시 메이저리그(MLB)에 나타났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팬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선발 투수 애런 놀라와 구원 투수 베일리 폴터, 코너 브로그던, 3루수 알렉 봄을 코로나19 관련 부상자 명단(IL)에 올렸다.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봄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경기 도중에 양성 판정을 받아 최소 10일 이상 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3명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격리된다”고 알렸다. 전날 경기에서 선발 3루수로 출전했던 봄은 7이닝을 뛴 뒤 확진 판정을 받아 8회에 디디 그레고리우스와 교체됐다. 폴터는 6회 말에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해 승리 투수가 됐다. 브로그던도 9회 말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놀라는 12일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 예정이었지만, 브랜드 킨츨러로 긴급 교체됐다. MLB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보편화된 이후 방역지침을 완화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 증상이 없는 이상 격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필라델피아는 방역지침 완화의 기준선인 선수단 백신 접종률 85%에 도달하지 못한 팀 중 하나다. 결국 에이스 선발 투수뿐만 아니라 구원 투수 2명이 격리 대상으로 분류돼 전력에서 이탈했다. 백신 접종에 대해 지라디 감독은 “선수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필라델피아는 이들의 부상자 명단 등재로 인해 왼손 투수인 데이먼 존스와 크리스토퍼 산체스, 오른손 투수인 마우리시오 로베라, 내야수 닉 매이튼을 트리플A에서 빅리그로 콜업했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7.12 10:20
연예

[74회 칸] "다시 선 무대"…'칸 재회' 봉준호X송강호 감동 투샷

2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 넘었지만 그날의 영광은 고스란히 남았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칸영화제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6일 오후 7시25분(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에서 제74회 칸국제영화제(Festival de Cannes·이하 칸영화제) 개막식이 치러진 가운데,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나란히 2년 전 그 무대에 다시 섰다. 송강호는 올해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전 일정을 함께 한다. 봉준호 감독은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주인공으로 2년 2개월만에 다시 개최되는 올해 칸영화제 오프닝을 선언했다. 봉준호 감독이 무대에 오르자 칸영화제 공식 카메라는 여러 번 심사위원석에 앉아있는 송강호와 투샷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공백의 연결고리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던 '기생충' 주역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한 것은 칸영화제의 준비된 '계획'이었다. 칸영화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칸2020 오피셜 셀렉션(Official Selection)'이라는 명칭을 달고 공식 초청작 56편을 발표했을 뿐,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행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개막식 전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송강호는 "팬데믹이 너무나 위협적이어서 '올해도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적과 같이 이렇게 모여 인사드리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레드카펫 입성 전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고 밝힌 봉준호 감독은 오프닝 무대에서 "영화제는 멈췄었지만 시네마는 한번도 멈춘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자리에 모이신 위대한 영화인 분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74회 칸영화제는 6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펼쳐진다. 한국 영화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이 비경쟁 부문에, '당신 얼굴 앞에서(홍상수 감독)'가 칸 프리미어 부문에 공식 초청돼 후반부 공식 프리미어 행사를 진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07.07 07:00
야구

[피플 IS] '국제대회 사냥꾼' 황재균, 이번엔 '올림픽' 메달이다

국제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던 KT 황재균(34)이 개인 첫 올림픽 메달까지 노린다. 황재균은 지난 16일 발표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24명)에 이름을 올렸다. 3루수 자원으로는 두산 허경민과 함께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당초 SSG 간판타자 최정의 발탁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는 "국가대표는 항상 가고 싶고, 갈 때마다 영광스럽다. 이번에도 함께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출전이다. 그동안 황재균은 꽤 탄탄한 대표 경력을 쌓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듬해 열린 프리미어12에서도 우승을 맛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대체 선수로 발탁돼 개인 두 번째 아시안게임 우승을 경험했다. 출전한 국제대회마다 최소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결과가 괜찮았다. 올림픽은 이번이 처음. 그는 "대표팀이라는 건 똑같지만, (대회 특성상)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차이가 있다. 이번에도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 선배와 후배의 연결고리가 돼야 하는 중고참이다. 황재균은 "국제대회에 많이 나가본 선수들은 대표팀에 가서 처음 온 선수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을 거다. 내 나이 또래가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할 것 같다"며 "김현수(LG)가 워낙 이런 걸 잘하니까 난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다.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해 걱정 되는 부분도 있는데, 일단 가서 현지 분위기를 봐야 알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황재균은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 발표 뒤 'KT의 성장'을 느꼈다. 2018년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KT 선수 중에서 그가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9년 프리미어12 때는 강백호와 함께 출전했다. 이번 도쿄올림픽 때는 강백호에 투수 고영표까지 더해 총 3명(황재균·강백호·고영표)이 국가대표로 차출됐다.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팀 성적만큼 개인 기량도 인정받은 셈이다. 아쉽게 탈락한 유격수 심우준, 투수 배제성의 존재감을 고려하면 팀 전력이 한층 탄탄해졌다. 황재균은 "그게 KT 위즈라는 팀이 더 높게 올라갔다는 증거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다른 선수들도 (KT가) 강팀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는 '아시아 라이벌' 대만이 불참한다. 대만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야구 대표팀의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아마 최강' 쿠바는 미주예선에서 탈락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야구 대표팀의 메달 가능성이 어느 대회보다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재균은 "두 팀(대만·쿠바)이 안 나오니 가능성은 높지만, 국제대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당연히 메달을 딸 거라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면 안 된다"며 "메달을 쉽게 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야구는 꼴찌가 1등을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무조건 딴다는 건 없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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