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64건
프로야구

[IS 잠실] '5월 MVP' 곽빈, 한화 상대 휘청...'5⅓이닝 6실점' 5패 위기

5월 최고의 한 달을 보내며 연전연승을 달리던 곽빈(25·두산 베어스)이 잊었던 '패배'를 다시 당할 위기에 놓였다.곽빈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도안 8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직구는 최고 152㎞/h를 기록했으나 4회와 6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실점이 늘어났다. 1-4로 끌려가는 6회 마운드를 정철원에게 넘겨준 곽빈은 시즌 5패(5승) 위기에 놓였다. 정철원이 연속 볼넷과 적시타를 허용한 탓에 4점이던 곽빈의 자책점도 6점으로 불어났다.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곽빈이 5월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 5월 5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3을 기록하며 에이스 임무를 다했다. 등판할 때마다 승리를 보장하는 에이스였다. 그 결과 MVP 선정 투표에서 기자단 30표 중 24표(80%)를 독식, 팬들이 안긴 7만 6251표(18.1%)와 함께 총점 49.04점을 얻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6월도 좋지 않았나. 지난번(2일 NC 다이노스전 6이닝 2실점)도 좋았다. 두 달 연속으로 받을 수도 있겠다. 지금처럼 던지고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곽빈이 국내 최고 선발 투수가 아닐까"라고 그를 치켜세웠다.공교롭게도 수상 날 패전 위기에 놓였다. 꽤 오랜 기간 잊었던 패배였다. 지난 4월 18일까지 개막 후 5경기에서 4연패를 당했던 곽빈은 4월 30일 첫 승을 시작으로 패배 없이 5승을 추가하던 중이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를 세 타자로 끝냈다. 선두 타자 황영묵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긴 했으나 그의 도루 시도를 배터리가 잡아냈고, 후속 두 타자에겐 강속구로 삼진을 솎아냈다. 2회 1사 후엔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태연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후 최재훈을 뜬공 처리하고 2회도 실점 없이 마쳤다.하지만 조금씩 실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3회는 선두 타자 볼넷이 빌미가 됐다. 이도윤과 만난 그는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직구와 슬라이더가 모두 빗나가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한화는 곽빈에게 적시타를 노리지 않고 차근차근 작전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한화는 황영묵이 번트로 주자들을 옮겼고, 장진혁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짜냈다. 4회엔 장타 3방에 흔들렸다. 한화는 선두 타자 노시환이 잠실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대형 2루타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채은성은 곽빈의 주 무기 커브를 노려 쳤다. 스트라이크존 하단으로 떨어지던 커브를 기다렸다는 듯 걷어 올렸고, 왼쪽 외야에 떨어뜨려 노시환을 불러들이는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한 방이 더 나왔다. 번트로 1사 3루 기회를 만든 한화는 최재훈이 곽빈의 슬라이더를 밀어서 우익수 헨리 로하스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추가했다. 3실점째.결국 곽빈은 6회에도 흔들리며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6회 1사까지 잡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달성을 노렸던 곽빈은 이후 김태연, 이재원에게 연속 안타로 다시 실점 위기에 놓였다. 곽빈은 결국 후속 타자 이도윤에게 1·2루 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허용, 4점째마저 내줬다.한 주의 첫 경기. 에이스를 믿었던 두산 벤치도 99구를 던진 곽빈의 교체를 결정했다. 마운드를 내려간 후 실점도 늘었다. 구원 등판한 정철원은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기록했고, 이어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곽빈의 자책점은 6으로 늘렸다. 패전 위기에 놓인 곽빈은 경기가 이대로 끝날 경우 지난 4월 18일 이후 54일 만에 패배를 기록하게 된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1 20:22
프로야구

선발 로테 지키던 '영건' 최준호-조동욱, 10일 1군 말소

1군에 올라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다 전날(9일) 등판에서 흔들렸던 최준호(20·두산 베어스)와 조동욱(19·한화 이글스)이 두 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선수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총 9명이 퓨처스(2군)팀으로 이동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이 최준호다.최준호는 올 시즌 1군 10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2승 2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 중이었다. 첫 경기를 제외한 9경기는 모두 선발 등판이었고, 총 45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탈삼진 35개를 뽑았다. 150㎞/h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자신감 있는 투구를 펼쳐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다만 신인답게 경기마다 기복은 있다. 가장 최근만 살펴봐도 지난달 29일 KT 위즈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3실점을 기록한 그는 이달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그후 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동안 최준호의 호투 덕에 연승을 달렸던 두산이 그에게 휴식을 주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상황인 조동욱도 2군으로 내려간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장충고 동기 황준서(1라운드)와 함께 2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조동욱은 지난달 12일 1군 데뷔전에서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내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후 부진한 경기가 많았고, 9일 NC전에서 4이닝 1실점 호투로 모처럼 활약했으나 한화의 선택도 휴식이었다. 9일 경기에서 피안타율 0.333, 볼넷 3개를 기록하는 등 불안 요소가 있던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두 사람 외에 롯데는 포수 정보근, 오른손 투수 김강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SSG 랜더스는 좌타자 정현승과 오른손 투수 이건욱을, LG 트윈스는 내야수 김민수와 외야수 최명경을 2군으로 보냈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10경기 타율 0.387로 활약하던 내야수 류지혁을 말소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0 17:26
프로야구

[IS 잠실] '최고 154㎞' 이민석, 가능성 남기고 '손가락 멍' 강판...'3⅓이닝 2실점'

이민석(21·롯데 자이언츠)이 복귀전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구위를 선보였다.이민석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독보적 구위가 돋보였다. 지난 2022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던 이민석은 그해 최고 155㎞/h 강속구로 팬들의 시선을 잡았다. 시즌 성적은 1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이었지만 그 이상의 기대감을 팬들에게 안겼다. 그러나 이듬해 단 1경기 등판에 그친 그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19일 두산전은 그의 1군 복귀전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비어있는 5선발 자리에 그를 실험했다. 다만 복귀전인 만큼 건강과 구위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퓨처스 등판 때 150㎞/h가 넘는 공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평균 구속은 140㎞/h 중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민석의 구위는 김태형 감독의 설명 이상이었다. 이날 그는 총 65구 중 직구 31구를 던졌다. 최고 154㎞/h, 평균 150㎞/h에 이를 정도로 구위가 빼어났다. 65구 중 직구와 슬라이더(30구)가 대부분이었으나 두산 타자들이 좀처럼 공략해내지 못했다. 이민석은 1회부터 삼자 범퇴를 뽑아냈다. 첫 두 타자를 뜬공 처리한 그는 두산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강승호와도 7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끌어냈다.2회가 옥의 티였다. 선두 타자 양의지를 잡아낸 이민석은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았고, 후속 타자 헨리 라모스에게 3루타로 첫 실점을 내줬다. 높은 존에 다소 몰리게 던진 직구를 공략당했고 타구가 우중간을 가른 게 실점의 빌미가 됐다. 우익수 신윤후가 쫓았으나 높은 궤도로 날아가 담장을 맞히는 바람에 쫓지 못했다. 롯데 야수진이 중계 플레이로 대처했으나 실수가 나오면서 라모스에게 3루를 내줬다.추가 실점도 나왔다. 이민석은 김기연에게도 적시타를 내줘 라모스를 불러들였다. 이번에도 직구였다.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직구를 노리고 덤벼드는 두산 타선을 잡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실점 상황 후 이민석은 차분함을 되찾았다. 김재호에게 148㎞/h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그는 3회에도 삼자 범퇴를 이끌었다. 직구만 노릴 전민재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4구 연속 던져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고, 2사 후 조수행을 상대로는 147㎞/h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추가했다. 다만 호투에도 5이닝 소화에는 실패했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민석은 첫 아웃 카운트도 쉽게 잡았으나 두 번째 타자인 양의지를 상대하던 도중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미 경기 전부터 이민석이 무너질 경우를 대비했던 롯데는 한현희로 빠르게 마운드를 교체했다.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롯데 구단은 "이민석은 손가락에 가벼운 멍이 들었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병원 방문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비록 5이닝 소화엔 실패했지만, 효과적인 투구와 구위를 보여줬고 건강에도 큰 이상이 없는 만큼 향후 기회를 더 얻을 거로 보인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9 15:17
프로야구

[IS 스타] 홈런왕 잡을 자신 있어도...곽빈은 초조했다 "작년 연승 끊은 게 나"

"사실 작년 연승을 끊은 게 저였잖아요." 곽빈(26)은 명실상부한 두산 베어스의 국내 에이스다. 지난해 12승 9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세 차례 국제 대회 대표팀에도 모두 승선했다.올 시즌 초반 0승 4패로 출발했다고 자신감이 흔들릴 투수도 아니다. 12일 경기 전까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2연승을 달리기도 했다.자신감이 붙으니 공격적인 투구도 이어졌다. 곽빈은 12일 KT 위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와 개인 3연승을 달렸다.이날의 백미는 곽빈과 강백호의 승부였다. 동갑내기였고, 각각 서울고와 배명고 간판 스타로 자주 만났다. 청소년 대표팀에선 배터리까지 맞췄다. 친구라 더 거침없다. 곽빈은 3월 26일 시즌 첫 등판에서 KT와 만났는데, 당시 강백호를 상대로 체인지업만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기도 했다. 곽빈의 강속구를 대비했던 강백호는 끝까지 직구를 노렸으나 끝내 노림수가 빗나갔다. 당시 강백호는 곽빈 상대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시 만난 12일 경기. 이번에도 곽빈의 판정승이었다. 앞서 더블헤더 1차전 시즌 12호 홈런을 쳐 공동 선두에 오른 강백호였지만, 곽빈의 구위엔 당해내지 못했다. 첫 타석 강백호에게 152㎞/h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끈 곽빈은 다음 타석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했다.세 번째 타석, 강백호는 2사 만루 기회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곽빈이 이겼다. 강백호는 곽빈의 직구를 다시 공략했으나 2루수 뜬공에 그쳤다. 이날 KT가 곽빈을 상대로 얻은 유일한 득점 기회였으나 살리지 못했다.경기 후 만난 곽빈에게 "강백호 상대로 유독 구속이 높아진다"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곽빈은 웃으면서 "5회 때 상대가 하위 타순이라 너무 쉽게 승부하려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 내가 좀 혼나야 할 부분"이라며 "백호 타석 때 투구 밸런스가 돌아와 잘 막은 것"이라고 돌아봤다.곽빈은 "어제(11일) 경기 우천 순연 후 백호와 잠깐 만났다. '지난 경기(3월 26일)처럼 체인지업만 계속 던질 거다'라고 하니 백호도 '계속 헛스윙 해줄게' 하더라"며 "힘 대 힘으로 한 번 해보고 싶어 그렇게 세게 던졌다. 백호도 레벨이 워낙 높은 선수라 조심스럽게 던졌다"고 설명했다.거침없이 홈런왕을 잡아내지만, 정작 곽빈의 걱정거리는 따로 있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찍은 곽빈이지만, 정작 팀 연승이 필요할 때 잇지 못한 기억이 있다. 당시 두산은 7월 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5일 잠실 롯데전까지 11연승을 질주했다. 곽빈이 출격하는 26일 잠실 롯데전도 승리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곽빈이 5이닝 4실점 패전 투수가 되면서 연승이 끊겼다.곽빈은 "내가 연승을 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형들이 도와준 덕분에 연승을 이어갔다"며 "이제 나만 연승을 끊지 않으면 된다. 사실 작년 연승을 끊었던 게 나"라고 웃었다.우천 순연이나 다른 변수가 없다면, 곽빈의 다음 등판까지 연승이 이어지면 그는 12연승 도전의 바통을 받게 된다. 공교롭게도 지난해와 같은 숫자다. 곽빈은 "당연히 그런 상황이 된다면 부담은 있겠지만,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3 07:39
프로야구

[IS 잠실] '4연속 QS' 곽빈, 에이스 본색...개인 3연승, 팀 8연승 보인다

불운에 울던 에이스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곽빈(25·두산 베어스)이 4경기 연속 호투 행진을 이어가며 개인 3연승을 눈앞에 뒀다.곽빈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직구 최고 156㎞/h를 기록한 가운데 총 22구를 던진 평균 122㎞/h 느린 커브가 결정구로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달 24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어가며 개인 3승(4패) 요건을 채웠다.이날 경기 곽빈은 시종일관 KT 타선을 압도했다. 1회 선두 타자 천성호와 11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을 끌어낸 곽빈은 강백호에겐 152㎞/h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고, 멜 로하스 주니어에겐 122㎞/h 커브로 연속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2회, 3회 단타 하나씩만 허용하고 무실점을 이어간 그는 4회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선두 타자 로하스에게 다시 한 번 120㎞/h 느린 커브로 루킹 삼진을 기록한 그는 후속 타자 문상철에게도 다시 한 번 같은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추가했다.장성우를 잡고 4회를 삼자 범퇴로 마친 곽빈은 5회 유일하게 실점 위기를 맞았다. 역시 황재균과 김건형에게 연속 삼진을 기록했던 그는 신본기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다. 이어 김병준에겐 안타를, 오윤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위기에서 맞이한 건 동갑내기 강타자, 강백호였다. 앞서 1차전서 시즌 12호포로 홈런 공동 선두에 오른 강백호였지만, 이날 기세 오른 곽빈이 한 수 위였다. 곽빈은 앞서 삼진을 잡은 것과 같은 152㎞/h 강속구를 투구, 강백호를 2루수 뜬공으로 묶고 위기에서 탈출했다.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끝까지 호투를 이어갔다. 여전히 결정구로 커브를 쓴 그는 로하스와 문상철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장성우에게도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 6이닝 소화를 마무리했다.시즌 초 승리 없이 4패만 당했던 불운을 말끔히 씻어내는 모양새다. 곽빈은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2연승을 달렸다. 두산 역시 곽빈과 함께 기세를 탔고, 12일 1차전까지 7연승을 달렸다.풍족한 득점 지원으로 승리 투수 자격도 여유롭게 충족했다. 두산은 1회 석 점, 3회 넉 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곽빈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게 점수를 지원했다. 경기가 두산의 승리로 마무리된다면 곽빈 개인도 시즌 3연승, 팀도 8연승을 달릴 수 있게 된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2 19:39
프로야구

[IS 잠실] '백투백' 맞고도 쑥쑥 큰다...최준호 '첫 QS'로 첫 승 기회 생겼다

최준호(20·두산 베어스)가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고도 씩씩한 투구로 첫 승 기회를 마련했다.최준호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9㎞/h를 찍었다. 1군 데뷔 후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루며 임무를 120% 해냈다.최준호는 천안북일고를 졸업 후 지난해 두산에 입단한 2년 차 영건이다. 지난해 2군에서 성장에 집중했으나 지난달 17일 1군 첫 등판을 이뤘고,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선발 기회도 받았다. 1군 고정 선발 투수로 뛰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그동안 기복도 심했다. 그러나 주눅들지 않고 강속구를 뿌리는 투구 덕에 꾸준히 기회를 받았고, 12일 드디어 최고 투구를 남겼다. 1회만 해도 최준호는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선두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최준호는 후속 타자 강백호와 문상철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았다. 그가 자랑하는 147㎞/h 직구가 치기 좋은 높이로 들어오자 KT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연달은 피홈런에 그대로 무너질 수 있엇지만, 최준호는 꿋꿋이 투구를 계속했다. 최준호는 1회 조용호와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강속구를 경계하는 타자들에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삼진을 솎아냈다.위기를 넘은 후 쾌진격했다. 2회에도 헛스윙 삼진 2개로 삼자 범퇴를 기록한 최준호는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에도 로하스에게만 안타를 맞았을 뿐 후속 타자 세 명을 모두 범타로 잡아냈다. 4회와 5회 역시 삼자범퇴가 계속됐다.앞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는 최준호는 이날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6회 역시 위기는 없었다. 선두 타자 강백호에게 안타를 맞은 그는 후속 타자 문상철에게 포크볼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 주자를 지워냈다. 그는 4번 타자 장성우를 이어 상대했고, 10구 승부 끝에 147㎞/h 강속구로 루킹 삼진을 얻어 6이닝 소화를 마무리했다. 최준호가 호투하는 사이 타선은 무려 여덟 점을 지원했다. 두산은 KT 선발 웨스 벤자민이 2회 팔꿈치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틈을 타 볼넷 4개와 2루타 2개 등을 엮어 대거 다섯 점을 뽑아 역전을 이뤘다. 두산은 3회 말에도 헨리 라모스의 2루타, 김대한의 희생 플라이로 두 점을 더 달아났고, 5회 김재호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추가했다.최준호가 85구를 던지며 호투했고, 넉넉한 점수 차를 만들어 불펜 운용에 숨통이 트인 두산은 7회 박치국을 올려 본격적으로 구원진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산이 리드를 지키고 승리할 경우, 최준호는 데뷔 첫 승을 거두게 된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2 16:08
프로야구

[IS 잠실] '2승'은 실패, 그래도 3이닝 씩씩하게 던진 김유성 'ERA '3.38'

지난달 26일 데뷔 첫 승을 거뒀던 김유성(22·두산 베어스)이 통산 2승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깔끔한 투구로 제 몫은 다 했다.김유성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에 다섯 점 지원을 받았으나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승리 투수 요건 달성엔 실패했다. 하지만 실점은 최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을 3.60에서 3.38로 낮췄다.김유성은 지난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김해고 시절 학교폭력 논란으로 1차 지명 철회를 당했던 그는 고려대학교 재학 중 드래프트에 재도전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입단 후에도 피해자 측과 합의를 마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이를 마무리한 후에야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다만 기대에 비해 첫 해 성적은 평균자책점 9.95로 부진했다. 첫 승도 이루지 못하고 2년 차를 맞았다. 대신 겨울 동안 교육 리그에 참가했고, 일본 투수들을 참고하고 코치진의 가르침을 적극 받아들이며 성장을 노렸다.올 시즌 그 성과를 보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 김유성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하고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거뒀다.그 기세는 3일 LG전에도 이어졌다. 이날 김유성은 직구 최고 149㎞/h를 기록, 힘으로 LG 강타선을 압도하며 호투했다.1회 초 한 점 선취점을 지원받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준족' 박해민이 1사 상황에서 2루타를 쳤으나 김유성은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후 오스틴 딘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박해민이 3루를 훔쳤지만, 문보경은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문보경을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경기 전 "제구와 각이 좋아졌다"고 이승엽 감독이 칭찬한 슬라이더로 끌어낸 범타였다.2회 첫 실점이 나왔다. 김유성은 1사 후 구본혁과 박동원에게 연속 장타를 허용하고 1-1 동점을 내줬다. 앞서 통했던 슬라이더가 이번엔 두 타자 연속 통타를 당했다.지난해만 해도 이럴 때 흔들렸던 김유성이다. 올해는 달랐다. 그는 무너지지 않고 신민재에게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홍창기에게도 직구로 붙어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3회에도 등판한 김유성은 1피안타에도 뜬공 2개, 땅볼 1개로 무실점을 기록했다.다만 5이닝은 채우지 못했다. 3회까지 투구 수가 72개로 다소 많았다. 앞서 한화전에서도 투구 수가 많아지자 구위가 떨어졌던 그를 두산은 길게 쓰지 않고 불펜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두산은 4회 박치국과 이병헌을 올렸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3 20:12
프로야구

[IS 잠실] '최고 151㎞' 최준호, 씩씩하게 '5이닝 1실점', 거침없이 공룡 막았다

신인 지명 1라운드로 프로에 입단했던 최준호(20·두산 베어스)가 첫 1군 선발 등판에서 더할 나위 없는 깔끔한 호투로 임무를 120% 완수했다.최준호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67구를 던지면서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첫 1군 선발 등판인데도 주눅든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고, 최고 151㎞/h 강속구를 씩씩하게 던졌다. 피홈런 한 방으로 실점은 있었으나 NC가 자랑하는 강타선을 압도했다.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최준호는 지난해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부터 강속구 잠재력은 인정 받았지만, 그해 상위 순번 지명자인 윤영철(KIA 타이거즈) 김서현(한화 이글스)에 비해 존재감은 약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목받은 동기들과 달리 그는 1군 데뷔 대신 2군에서 실력을 연마했다. 이어 지난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야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드디어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당시엔 4와 3분의 1이닝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하지만 1군 마운드를 경험해본 후였기 때문일까. 선발로 나선 23일 경기에서는 달랐다. 최준호는 1회부터 5회까지 씩씩한 모습을 잃지 않고 시종일관 공격적 투구를 펼쳤다. NC가 자랑하는 '3할 타율 보증수표' 박민우, 손아섭, 박건우를 상대로 강속구를 뿌렸다.1회부터 구위가 통했다.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강속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그는 포크볼을 존 안에 던져 루킹 삼진으로 출발했다. 이어 권희동을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한 그는 손아섭을 상대로 강속구만 3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뿌리는 하이 패스트볼은 가히 '일품'이었다. 2회 박건우에겐 일격을 허용했다. 첫 타자 맷 데이비슨에게도 몸쪽 포크볼로 루킹 삼진을 잡은 그는 박건우에게 한가운데 148㎞/h 직구를 던졌으나 초구를 바로 공략당해 홈런을 허용했다. 잠실 구장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홈런이었다.홈런을 내주고 흔들릴 법 했지만, 최준호는 변함없이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후속 타자 김성욱을 상대로도 1회 상대 타자들처럼 삼진을 뽑아냈고, 서호철에겐 안타성 타구를 맞았으나 중견수 정수빈의 호수비로 이를 지워냈다.삼진쇼는 매 이닝 이어졌다. 3회 초에는 9번 타자 김주원을 상대로 루킹 삼진을 추가했고, 4회 다시 만난 데이비슨에게는 몸쪽에서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끄는 등 삼자범퇴 이닝을 추가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기세를 탄 최준호에게 5회까지 경기를 맡겼다. 최준호는 이번에도 흔들림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김성욱과 서호철에게 연속 뜬공을 이끌었고, 김형준에겐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으나 김주원을 2구 만에 뜬공 처리하고 5이닝 소화를 마쳤다.패전 위기는 있었으나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 간신히 이를 지워냈다. 4회 말까지 0점으로 묶였던 두산 타선은 5회 말 집중력을 보여 동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박준영이 담장 위를 맞히는 2루타로 출루한 두산은 정수빈의 안타, 허경민의 희생 플라이를 엮어 한 점을 만들었다. 비록 역전으로 최준호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기진 못했으나 패전은 지워냈다.두산 벤치는 첫 선발 등판인 최준호에게 지나치게 긴 이닝은 맡기지 않았다. 투구 수는 67구로 적었으나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해 왼손 이병헌에게 마운드를 잇게 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3 20:11
프로야구

'26년 만의 6승 1패' 우리 한화가 달라졌어요, '정말로'

리빌딩은 끝났다. 그들이 말한 그대로다.한화 이글스가 파죽의 6연승을 질주하며 10년 만에 정규시즌 단독 선두에 올랐다.한화는 지난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지난 24일 개막 시리즈 2차전을 시작으로 6연승을 이어갔다. 개막 후 4연승을 이어가던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에 패해 단독 선두에 올랐다.한화가 단독 선두에 오른 건 10년 만이다. 사실 10년 전 1위는 큰 의미가 없었다. 2014년 3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승리했는데, 앞서 개막전이 취소된 터라 다른 팀들과 달리 1승 1패가 아닌 1승이라 1위에 올랐다. 7경기를 치르고 오른 1위라 의미가 다르다.6승 1패도 드문 일이다. 한화는 앞서 구단 유일 우승을 거둔 1999년 개막 후 5승 2패를 거둔 바 있고, 그보다 1년 전인 1998년 개막 7경기에서 승패승승승승승을 기록한 바 있다. 무려 26년 만에 맛본 호성적이다.연승 기간 내내 그랬듯 30일 KT전에서도 투·타의 조화가 빛을 발했다. 선발 투수 펠릭스 페냐는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2경기 만에 2승을 가져왔다. 타선에서는 요나단 페라자와 안치홍이 홈런포를 터뜨렸고, 리드오프 문현빈은 4타수 1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3번 타자 채은성, 4번 타자 노시환 등 상위 타자들이 고른 활약으로 타선의 연쇄 폭발을 이끌었다. 한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 이즈 오버'를 외쳤다. 지난해까지 하위권에 머물면서 유망주들을 키웠으나 선수 육성이 진행됐고 외부 보강이 탄탄해진 올해는 가을야구를 노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문구였다.'아직 이르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일단 시즌 초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단순 승률의 문제는 아니다. 한화는 30일 기준 OPS(출루율+장타율) 0.802(3위) 평균자책점 3.19(3위)로 공수 조화가 뛰어나다. 득점(40점)과 실점(22점)의 차이도 LG 트윈스에 이어 2위다. 6연승 기간 한 점 차 접전이 29일 KT전이 전부였다.연승 기간 불안 요소가 적다는 것도 기대요소다. 개막전 부진(5실점)했던 류현진은 29일 6이닝 2실점 9탈삼진 호투로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시범경기 구속이 떨어져 우려를 샀던 문동주는 28일 첫 등판에서 최고 158.8㎞/h(트랙맨 기준) 강속구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해 후반기 부진했던 리카르도 산체스도 27일 등판서 호투했다. 김민우가 31일 등판을 걸러 신인 황준서가 데뷔하는 게 변수라면 유일한 변수다.불펜진에 검증된 투수는 적으나 구위는 다른 9개 팀 누구도 부럽지 않다. 박상원, 주현상, 한승혁, 김범수 등 강속구 투수들을 다수 배치한 결과다.타선 역시 깜짝 활약이라고 할만한 건 페라자의 활약 정도다. 페라자는 7경기 동안 타율 0.520 3홈런 5타점 8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타율 2위, 홈런 공동 3위, 득점 2위, 출루율 2위, 장타율 1위 등 시즌 초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페라자의 페이스는 떨어지겠지만, 행운의 활약이 아니라 빼어난 타구 질을 바탕으로 한 맹타라 기대를 모은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31 08:20
프로야구

모두가 ‘160km’ 황소일 필요 있나…임찬규는 '개구리'답게 최강 타선 잠재웠다

"개구리가 황소처럼 되어보겠다고 몸을 부풀리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난 그냥 개구리처럼 던지려고 했다."임찬규(32·LG 트윈스)는 빠른 공 투수가 아니다. 2011년 데뷔 때만 해도 150㎞/h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졌다. 하지만 그후 구속이 감소했고, 오랜 시간 생존하기 위해 투쟁했다.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은 140.6㎞/h. 평범했다. KBO리그 타자들을 힘으로 잡아내기 어려웠다.하지만 잡아냈다. 지난해 임찬규는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승수였고 평균자책점도 준수했다. 150㎞/h 중반대 강속구를 자랑하는 곽빈(두산 베어스) 문동주(한화 이글스) 이의리(KIA 타이거즈) 등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성적표였다.메이저리그(MLB) 타자들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임찬규는 1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스페셜 매치에서 LG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쟁쟁한 빅리그 타자들에게 임찬규의 공은 '패스트볼'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느렸다. 같은 날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이 139㎞/h로 임찬규 직구 구속에 버금갔다. 시즈가 그날 찍은 직구 최고 구속은 157㎞/h. 임찬규는 단 한 번도 던져보지 못한 속도다. 같은 날 LA 다저스 선발로 나선 바비 밀러는 아예 최고 구속 161㎞/h를 찍었다. 밀러는 체인지업 평균 구속이 142㎞/h에 달했다. 그런 투수들을 상대하던 타자들이 임찬규의 공에 당했다. 난타당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임찬규는 5이닝 동안 2실점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요리했다. 탈삼진이 무려 7개에 달했다. 특히 샌디에이고가 자랑하는 1번 타자 잰더 보가츠, 2번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번 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상대로 3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보가츠와 타티스 주니어는 모두 실버슬러거를 수상해 본 리그 대표 강타자였지만, 임찬규의 체인지업을 공략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돌아갔다.빠른 공을 던질 수 없던 임찬규는 느린 공, 그리고 더 느린 공으로 빅리그 거포들을 잡아냈다. 체인지업은 평균 110㎞/h였고 커브는 최저 94㎞/h까지 기록했다. 임찬규를 선발로 내정한 후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찬규 커브를 보면 (느려서) 미칠 거다. 그러다 직구를 던지면 155㎞/h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하 그대로였다.아무리 타이밍을 뺏을 수 있어도, 느린 투수가 느린 구속만 믿고 던질리 없다. 임찬규는 그 느린 공이 통할 수 있게 한 건 제구였다. 경기 후 임찬규는 "최고 타자들인 만큼 실투를 던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체인지업을 던졌다. 타자들이 내 공이 생소해 잘 못 친 것 같다"고 전했다.임찬규의 유일한 실점은 실투로 나왔다. 그는 "2회 초 김하성에게 홈런을 맞은 건 실투였다. 역시 MLB 타자 상대로는 실투를 조심해야 한다고 새삼 다시 느꼈다"며 "그 이후 더 정교하게 핀포인트로 제구해 던지려고 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임찬규는 "개구리가 황소처럼 되어보겠다고 몸을 부풀리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난 그냥 개구리처럼 던지려고 했다"고 했다. 150㎞/h, 160㎞/h를 던지려는 투수들처럼 똑같이 던져봐야 경쟁력이 없다는 걸, 임찬규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자신을 아는 개구리는 누구보다 무서웠다. 이틀 동안 수많은 한국 강속구 투수들이 등판했다. 신인 김택연(두산 베어스)은 직구 구위로 미국 기자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곽빈은 155㎞/h 강속구로 1년 만에 오타니 상대로 설욕에 성공했다. 모두 한국 야구의 미래를 비췄고, 한국산 '황소'가 될 자질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중 가장 많은 탈삼진을 잡은 건 개구리, 임찬규였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9 11:5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