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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고 싶게 하는 예능”…11년 장수 예능 ‘슈돌’ 시청률 5% 목표 [종합]

최지우와 안영미가 ‘슈돌’ 새 MC로 합류해 육아가 주는 행복을 전파한다.14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11주년 기념 리뉴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영민 PD와 배우 최지우, 코미디언 안영미, 전 펜싱 국가대표 김준호, 방송인 제이쓴이 참석했다.‘슈돌’은 2013년 처음 방송된 이후 지금까지 10년간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KBS의 장수 예능으로 거듭났다. 추성훈과 추사랑, 송일국과 삼둥이, 이동국과 오남매 등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스타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리며 숱한 아기 스타를 배출했다.오는 16일 방송부터 소유진에 이은 ‘슈돌 안방마님’ 새 MC로 최지우와 안영미가 합류한다. 이날 최지우는 “슈돌이 지난 11년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장수 프로인데, 함께할 수 있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 재밌게 보던 방송에 MC가 된 것은 아무래도 제가 아이를 낳고 나니까 따뜻한 시선으로 보게 되더라. 육아와 관련해 저도 과거에 우왕좌왕했던 경험담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지우는 안영미와의 MC 호흡에 대해선 “안영미와 같이해서 너무 안심됐다. 녹화를 해보니, 활기가 되어 주고 너무 밝은 에너지 준다. 저는 MC 새내기니까 도움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직은 너무 긴장된다. 현장에서 아이들이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같이 지켜보면서 의미있는 일이야. 저희 아이의 그때 시절도 추억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녹화 소감을 전했다.안영미는 역시 최지우에 대해 “최지우 언니가 한다고 했을 때 얼른 OK 했다. 언니가 신동엽 씨의 ‘짠한형’에 출연했을 때 모습 보니까 남 같지 않고 공통점이 많더라. ‘나밖에 몰랐고 개인주의 였는데 아이를 낳고 모든 걸 내려놨다’고 말하는 언니 모습이 나 같았다”고 전했다. 11개월 아들이 있는 안영미는 “아이를 낳고 나니 그냥 다 감사하다. 나 한사람이 방송에 나올 수 있게끔 많은 제작진과 팬이 만들어 주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나밖에 몰랐던 시선이 넓어졌다. 일하는 것도 더 즐거워졌다”며 아이를 낳은 후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험을 5000만 국민이 다 알았으면 좋겠다. 모르는 분들은 맞다이로 들어오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슈돌’이 기존 내레이션 진행 형식에서 스튜디오 토크로 형식에 변화를 줬다. 또 김준호와 은우-정우 형제, 제이쓴과 준범, 최민환과 재율-아윤-아린 삼남매, 허니제이와 러브, 비와이와 시하, 딘딘과 니꼴로, 장동민과 지우, 바다와 루아 등 변화한 가족의 형태를 반영해 워킹맘에서 다둥이 가족까지 다양한 육아의 형태를 보여줄 예정이다.이에 대해 이날 ‘슈퍼맨’ 대표로 참석한 제이쓴은 “스튜디오 촬영도 함께 하면서 이해도 올라가는 거 같다. 제가 육아를 하면서 의문이 남았던 부분들을 스튜디오에서 얘기하면서 이해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제이쓴은 21개월 준범의 아빠로 출연 중이다.은우, 정우의 슈퍼맨으로 출연 중인 김준호도 “(스튜디오 촬영을 하면서) 육아를 하며 놓치는 부분을 한번 더 볼 수 있어 좋다. 그리고 VCR을 함께 보면서 당시 상황과 감정에 대해 저도 부연설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공감했다. 연출은 맡은 김영민 PD는 포맷에 변화를 준 이유에 대해 “시청자 입장에서 아빠들이 VCR에 머무는게 아니라 스튜디오에 나와서 함께 얘기 나누는 모습 보고싶었다. 육아의 비하인드나 아이들이 어떻게 크는지 얘기 나누는 걸 더 듣고 싶더라”고 부연했다.최지우, 안영미를 MC로 섭외한 이유는 “가장 결혼 잘하고 훌륭하게 아이를 잘 키우고 행복하게 사는 육아 선배들을 찾았다. 저희가 찾았다기보다는, 두 분이 우릴 선택해 준거라고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표했다.시청률 5%를 목표로 제시했다. 김 PD는 “육아에 대한 관심 자체가 떨어졌고, 아이를 좋아하는 게 소수 취향이 된 것 같아서 걱정이다. 그러나 이런 시대의 흐름을 극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저희가 이 프로그램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기 키우고 사는 것 똑같고 아이 낳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프로가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한편 ‘슈돌’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에 방송된다. 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6.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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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아이 낳고 달라져…‘이제 인간됐다’ 느껴” (‘짠한형’)

배우 최지우가 출산 후 달라졌다고 고백했다.27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는 ‘최지우 EP. 43 ‘그만 좀 속여라 이 방송국 놈들아!!!’’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영상에는 최지우가 출연해 출산 후 근황에 대해 이야기 했다.해당 영상에서 최지우는 “아기를 낳고 공백기가 길었다. 아기 준비하는 기간도 있었고 생각했던 것만큼 빨리 생기지도 않았다. 사람이 작아졌다. 약간 힘들어지고 위축되기도 했다”며 “화면에서 동시대에 같이 활동했던 그런 분들을 보면 되게 위안이 된다. 응원하게 되고 벌써부터 내려놔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이 달라졌다. 아기 낳고 결혼하고 그 전과 후가 달라졌다. 아기도 키우니까 모범적인 부모가 돼야 하고 엄마가 돼야 하고 좀 더 덕을 쌓아야 할 것 같았다. 조금 더 어른이 됐다. ‘이제 최지우 인간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지우는 “예전에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다. 남한테 피해는 안줬지만 피해 받기도 싫어하고 도움도 안 주고 도움 받기도 싫어했다”고 말하자 신동엽은 “그게 왜 그런지 아냐. 몰래 카메라를 하도 많이 당해서 그렇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최지우는 “내 사람들을 내가 챙겨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아기와 같이 성장하고 있다. 인간 됐다”고 말하자 신동엽은 “아기를 낳는 순간 아기로 인해 깨닫게 되는 것이 너무 많아서 그때 효도를 다 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최지우는 영화 ‘슈가’로 스크린에 복귀할 예정이다.이수진 인턴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5.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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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창작과 날조 사이" 이준익 감독 밝힌 역사물의 가치

'명장' 이준익 감독이 돌아왔다. 줄줄이 컴백을 준비 중인 1000만 감독 중 가장 먼저, 믿고보는 사극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2021년 극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게 될 한국영화 '자산어보'다. '동주'에 이어 흑백의 미(美)를 담아냈고, 잔잔하면서 강단있는 힘으로 시대를 넘어서도 통용될 이야기를 펼쳐냈다. 그 어느 때보다 역사물에 대한 예민함과 민감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시기. 애초 창작의 범위와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짓는 것은 물론, 가르칠 수 있는 이준익 감독 입장에서는 날조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고증과 수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당연한 과정이 당연하지 않을 때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자산어보'는 영화적 창작물이라는 정체성 아래 교과서에도 담지 못한 역사물의 가치까지 충분히 이행한다. -정약용과 정약전은 '건강한 사회'를 같은 목표로 다른 뜻을 펼쳤다. 영화에서는 그 중심에 창대가 놓여있고. "창대라는 인물은 성리학의 집단, 공용체라 표현할 수 있다. 정약용이 '목민심서'로 건강한 수직사회를 염원했다면 정약전은 수평사회를 지향했다. 그 무엇도 나쁘지는 않다. 수직사회도 좋은 사회다. 각 집단의 힘이 있다. 다만 현실에서는 집단의 명분을 위해 개인이 희생당하는 이슈들이 있어 문제인 것이다. 수직사회의 건강함 속에서 수평사회 개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 창대의 여정을 통해 조선사회를 관통하고자 했다. 서학은 사실 핑계다.(웃음)"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는 숙제다.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엄~청 좋아진거지. 집단사회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독재, 공산주의는 사실상 없어지지 않았나. 대한민국은 개인주의 사회가 보편화 됐다. 지금은 더 나은 수평사회를 위해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이건 건강한 몸살이다. 이 정도의 몸살도 앓지 않고 어떻게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겠나. 난 좋다고 본다." -창대는 '자산어보'의 서문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본문에서도 언급은 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그럼에도 정약전과 나란히 등장시켰다. "내가 이야기를 짜는 방식 중 하나다. 윤동주를 드러내려면 윤동준의 위인전을 그려서는 윤동주가 선명해지지 않는다. 추상적으로 표상화 될 뿐이다. 송몽규라는 인물이 있어야만 그 안에서 비교 가치가 생긴다. 송몽규가 뚜렷할 때 윤동주도 선명해진다. 가네코 후미코를 다뤄야 박열이 보이는 것처럼, 창대를 그려야만 정약전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정약용의 '목민심서' 가치관을 무엇과 비교해야 하는데, ''목민심서'는 무조건 좋은 책이야!'라고 하는건 막연하지 않나. 상대 가치를 대입함으로서 진짜 가치가 보이는 것이다. 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라고 하면 대부분이 '들어봤어!'라면서 익숙해 할 것이다. 그럼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은 어떤가. 낯설지. 사실 삼강령·팔조목이라고 이 여덟조목이 한 문장인데 우리는 반만 보고 살았다. 그건 조선의 성리학이 그 쪽으로 집중했기 때문이다. '목민심서'는 그 반만 다뤘다. 하지만 가장 앞의 격물이 중요하다. 물건에 격을 부여한다. 영화로 따지면 짱뚱어에 격을 부여한다,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다. 팔조목의 단계이자 성리학의 기초다. '목민심서'도 성리학, '자산어보'도 성리학이다. 결국 같이 배워야 하는 것이다. '서학과 성리학은 벗이 되어야 한다'는 뜻도 다르지 않다. 그것이 약전의 근대성이다. 약용은 수원화성을 지으면서 수학적인 부분을 발휘하며 실천적 근대성을 보여줬다. '목민심서'와 '자산어보' 둘을 놓고 이야기 하자면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으로 비교해볼 수 있다. 대칭을 통해 상대를 드러내는 방식이 이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드러내기에는 가장 좋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보고, 습득하고, 현실로 나서는 것이 창대다. 무엇보다 창대라는 인물은 수평사회를 지향하는 정약전의 세계를 소개하기 최적의 인물이다. 엄청난 신분 사회에서 일개 어부가 한 말을 이름까지 서문과 본문에 넣을 정도면 정약전이 어떤 수평사회를 바랐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정약전은 '창대가 말하였다'고 꼬박꼬박 꼭 넣었다. 그 이름을 안 넣는다고 문제가 될까? 서문에서까지 언급했다는건 그야말로 공동저자라는 뜻이다." -역사물을 다룰 땐 왜곡과 창작의 경계를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따져야 한다. 왜곡이 되는 순간 어떤 의미를 담았든 작품은 작품성을 잃기 마련이다. 준비 과정에서 많은 자문을 구했을 것 같은데. "'자산어보'를 번역한 정명현이라는 저자에게 시나리오를 줘 고증과 관련된 50 몇 군데를 지적받아 수정했다. 또 '현산어보' 이태원 작가에게도 시나리오를 보내 수 십군데를 지적 받았고 수정했다. 물론 고증의 뜻을 100% 수용하지는 않았다. 영화적 허용이라는 절충점이 있으니까. 대표적인 예가 짱뚱어다. 짱뚱어는 사실 흑산도에는 없는 어류다. 뻘에 사니까. 이태원 작가는 '흑산도에는 짱뚱어가 없으니까 쓰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알겠다'고 하면서도 영화적 허용치로 쓰여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작명을 다룸에 있어 짱뚱어보다 멋진 어류는 없더라. '흑산도에는 없으나 '자산어보'에는 있다. '자산어보'는 근해 생물을 모두 다뤘으니 영화적 허용치로 쓰겠다'고 말했다. 학자는 사실에 입각한 자문을 해주는 것이 당연하고, 영화를 찍는 사람은 의도적으로 고증에서 빗겨가지 않는 선에서는 합리성을 따질 수 있다. 창대도 이름만 있는 인물이다. 적절하게 다루면 시비를 걸 수 없다. 창작으로 허용이 되는 인물이자 창작의 권리인 것이다. 정약전이 유배 생활동안 흑산도에서 어떤 여인과 살림을 차려 아들 둘을 낳았다는 것은 팩트다. 하지만 그 여인이 가거댁으로 불린다는건 내가 붙였다. 기록에는 이름이 없다. 가거댁의 뜻에 대해 주루룩 말하는데 그럴 듯 하더라. 창작의 여지는 딱 거기까지, 비워진 지점에서만 채워야 한다." -왜곡과 날조에 몸살을 앓은 사극들이 그간 상당히 많았다. 실시간으로 나오는 이슈들도 있다. "창작의 범위에서 역사를 고증할 땐 두 가지 길이 있다. 왜곡과 날조. 왜곡은 경계가 있다. 원래 있는 것을 없는 면으로 조금 틀어보는 것이다. 창대는 엄밀히 따지면 왜곡이다. 하지만 날조는 아니다. 날조는 허용의 모든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하면 안된다. 관객들이 알아채 준다면 더욱 반가울 장면이 있다. ''목민심서'의 길을 가겠다'고 외친 창대가 전혀 다른 현실을 눈 앞에서 맞닥뜨리는 순간이다. 한 집안의 가장이 말도 안되는 세금 핍박으로 자신의 양물을 거세하는 신. 정약용이 직접 쓴 실제 시 '애절양'을 장면으로 바꾼 것이다. 그건 창작이 아니라 차용이다. 도탄에 빠진 민생 폭도를 개선하고자 하기 위해 쓴 것이 '목민심서'인데, 관리의 삶, 백성의 진짜 삶은 달랐다. '어머, 그게 시였어?' 하는 순간 평생 정약용의 '애절양'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역사물에서는 그런 것들을 알려줘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n차 관람을 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뭐 의도하지는 않았다만…. 하하. 한번 보면 30%, 두번 보면 60%, 세번 보면 90% 알게 되는 영화라고 하더라. 어떤 이들은 '애절양' 장면을 보면서 '뭐야, 왜 갑자기 저 이야기가 클라이막스처럼 나와. 이준익 감독은 꼭 저렇게 한번씩 삐끗하더라' 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든 상관은 없다. 관람은 오로지 관객의 몫이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내가 얼마나 보고싶은대로 봤나, 보여지는대로 보지 못하는 탁한 눈을 가졌나'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영화에는 정약용이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가거댁이 하는 장면도 있다. 그건 초등학교 만화 참고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그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숨은 표현들이 꽤 많다. 이것저것 재미있게 즐겨 준다면 창작자로서는 더는 바랄 것이 없다." -정약전은 초반 어류도감을 쓰겠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글로 풀어냈다. "'해족도설로 하려다 자산어보라 이름 지었네'라고 한다. 해족도설. 그림 도(圖) 자가 쓰이니 그림이 있어야 마땅하다. 원래 그리는 장면도 있었고 찍었는데 편집 과정에서 삭제했다. 창대가 '물고기입니까, 머슴입니까!' 할 때 정약전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이었는데, 그것까지 넣으면 너무 TMI에 방해가 될까 빼버렸다. 달시 파켓이 연기한 그라몽 신부 장면도 통편집 됐다. 이승훈이 북경 북성단에서 그라몽 신부에게 한국인 최초로 세례를 받는 장면도 찍었는데 잘라냈다. 달시 파켓에게 전화해 '미안하다'고 했다.(웃음) 여건이 되면 따로 공개할 생각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021.03.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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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관객의 벗이 될 흑백 걸작 '자산어보'

'명장' 이준익 감독이 돌아왔다. 줄줄이 컴백을 준비 중인 1000만 감독 중 가장 먼저, 믿고보는 사극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2021년 극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게 될 한국영화 '자산어보'다. '동주'에 이어 흑백의 미(美)를 담아냈고, 잔잔하면서 강단있는 힘으로 시대를 넘어서도 통용될 이야기를 펼쳐냈다. 그 어느 때보다 역사물에 대한 예민함과 민감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시기. 애초 창작의 범위와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짓는 것은 물론, 가르칠 수 있는 이준익 감독 입장에서는 날조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고증과 수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당연한 과정이 당연하지 않을 때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자산어보'는 영화적 창작물이라는 정체성 아래 교과서에도 담지 못한 역사물의 가치까지 충분히 이행한다. -시사회 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의미있는 반응도 다양하다. "이 영화는 결과에 대해 예측하기 힘든 영화다. 만들어 놓고도 나 역시 '어떻게 봐주실까' 싶더라. 공식 언론시사회는 잘 넘겼고, 개봉하면 이제 일반 관객 분들이 봐 주실텐데, 사전 시사로 살짝 지켜본 바로는 생각보다 아주 쉽게 영화를 보더라. '만드는 사람은 어렵게 공부해서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하는게 최고구나' 싶었다. 일단 다행이다. 한시름 놨다." -사실 인물, 소재, 이야기 등을 놓고 보면 접근이 쉬운 영화는 아니다. "맞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인간의 관계성에서 나오는 여러 감정과 여정을 통해 쉽게 읽히지만, '진짜 제대로 이해했나? 다 알아 들었나?' 생각하면 물음표가 뜰 것이다. 영화는 신분 사회에서 개인적인 처지, 그로 인해 내제된 욕망, 이탈된 가치관 이런 것들이 두루두루 여기저기 막 퍼진데 있어 그걸 하나씩 주워 먹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창대 대사 중에 '자산어보의 길을 가지 않고, 목민심서의 길을 가겠다'는 말이 있다. 들리기는 잘 들리는데 사실 그 유명한 '목민심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본 사람? 몇 없다. 이상한 책이다.(웃음) '자산어보'? 더 모른다. 근데 설명까지는 못해도 대충은 알겠는 것이다. 그렇게 감정에 동화돼 흘러가듯 봐 주시기를 바랐다." -언제부터, 어떻게 생긴 호기심인가. "과정을 설명하자면 꽤 긴데, 동기는 '조선의 근대'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조선의 근대를 설명해봐라. 조선은 언제부터 근대적 시점이었냐'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는 '갑오개혁이다', 누구는 '동학혁명 아니냐', 최근에는 식민지 시절을 근대화라고 꼽기도 한다. 개인의 입장과 관점에 따라 다르고 어느 것 하나 정확하지 않다. 그리고 그건 집단 주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21세기에 와서는 틀린 관점이다. 21세기는 개인주의 시대다. 그럼 개인주의 시대에서 근대에 접근하는 관점은 어떻게 따져냐 하냐. 말 그대로 개인에서 찾는 것이다. 개인의 근대성을 찾아가다 보니 동학이 보였다. 가장 많은 개인들이 개인들의 의견을 결집한 것이 동학이다. 권력이 모인 것이 아니니까. 프랑스 혁명처럼 성공했으면 됐을텐데 그렇지는 못했다. 동학을 파헤치다보니 '동학이 왜 동학이지?'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쫓아가니까 앞에 서학이 있었다. 그리고 더 앞으로 가면 북학이 있다. 청나라 학술과 문물, 기술을 배우려고 한 학풍이다. 정약용·정약전의 선배격이다. '그 찰나의 시절에도 역동적인 근대의 이동이 있었겠구나' 나도 찾아가 대충 추측한 것이지 정확하지는 않다.(웃음) 다만 접근해 볼 수 는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약용이 아닌 정약전을 주목했다. "아주 초창기에는 정약전도 아닌 조카사위 황서영에게 관심이 갔다. 그가 쓴 백서를 읽으면 피가 끓는다. 만 몇 자 되는데 폐부를 찌르는 글이다. 그 글을 쓰다 잡힌 곳이 충북 제천의 황서영 토굴이다. 실제로 찾아갔다. 그 곳에 계신 신부님에게 황서영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자세히 들을 수 있었고, 당시에는 다른 작가님과 줄거리를 잡아갔다. 근데 내가 아직 그것들을 다루기에는 준비가 안 됐더라. 옆으로 내버려두고 '사도' 찍고 '동주' 찍고 뭐 찍고 하다가 '변산'에서 미끄러지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 싶어 접어뒀던 인물을 꺼내들었다." -최초의 기획은 '사도' 이전이었던 것인가. "그렇다. '사도' 전에 준비를 하다가 '사도'를 먼저 찍게됐고 '사도' 후반작업을 하면서 '동주'를 찍었다. 그리고 바로 '박열'로 넘어갔다. '자산어보'가 나오기까지 시간은 꽤 걸렸지만 그 또한 시기에 따른 영화의 운명이 아닐까 싶다." -결국에는 황서영이 아닌 정약전이 주인공이 됐다. "황서영이 너무 빨리 돌아가셔서. 하하. 황서영 옆에 정약전이 있더라. 그리고 '자산어보'를 보며 창대를 발견했다. 그것이 긴 여정의 끝이었다. 창대가 존재했기에 이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약용을 다룬 것이 아니니까 특히 더. 정약용은 또 너무 오래 살았다. 18년 유배 생활이 끝난 후에도 18년을 더 살았으니까. 정약용은 대하 사극 드라마로 만들어야 한다. 영화적으로 표현하기에는 정약전과 창대의 관계가 적합할 것이라 판단했다. '목민심서'와 '자산어보'를 쓴 정약용과 정약전의 가치관, 그 사이에서 창대가 성장하면서 부딪치는 이야기가 이 시나리오의 시작이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021.03.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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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배우들 울린 '자산어보' 벗이 된 설경구X변요한 흑백우정(종합)

"제가 연기한 영화를 보고 제가 우네요" 시사회가 끝난 직후 변요한이 전한 소감이다. '자산어보'가 선사한 깊은 여운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건 배우 뿐만 아니라 영화를 관람한 현장의 모든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18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익 감독과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준익 감독의 14번째 작품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에 이어 '자산어보'를 흑백 영화로 연출한데 대해 "같은 흑백이지만 '자산어보'는 어둠보다는 밝음, 흑보다는 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동주' 때나 '자산어보'나 모든 인간과 개인은 시대와의 불화를 겪고 있다. 이겨내는 방식은 훨씬 더 다양한데 '자산어보'에는 가거댁이 선물한 애정어린 미소도 있고, 조우진 씨의 그런 캐릭터는 어떻게 나왔나 몰라"라며 "삶을 재미지고 아름답게 이어가는 모습 안에서 흑보다는 백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극 거장'으로 꼽히기도 하는 이준익 감독은 실화와 허구를 적절히 섞은 역사적 관점에 대해서도 "역사를 공부하거나 정리할 때 근대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한다. 사극을 여러 번 찍으면서 궁극에는 '근대성이라는 것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고민했고, 과거의 동학, 서학 심지어 일제강점기도 있었지만 '큰 사건이나 정치, 전쟁사로 시대를 규정짓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오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럼 어디서 찾느냐. 개인이다. 개인을 하나씩 찾아내다 보면 집단이 갖고 있는 집단 근대성의 씨앗이 크게 보일 것이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자산어보'는 실존인물 정약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창대의 설정은 허구로 꾸몄다. "창대는 이름만 있고 행적이 없는 인물이다"고 언급한 이준익 감독은 "역사물을 찍을 땐 두 가지 선택이 있다. 기록을 통해 진실에 도전하는 것이 학자의 길이라면 창작자는 사실과 진실을 통해 허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다만 '합당한 허구를 붙였느냐, 날조를 했느냐'의 차이가 창작물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그것에 따라 개봉 이후 몇 년간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경우가 있고 찾지 못한 채 흩어져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난 두 가지 다 있다"며 웃더니 "'자산어보'는 10년 뒤쯤 자기 자리를 찾는 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생애 첫 사극 장르에 도전한 설경구는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호기심 많은 학자 정약전을 연기했다. 정약전은 성리학 사상을 고수하는 다른 양반들과 달리 열린 사상을 지닌 인물. 민중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어류학서를 집필하기 위해 글 공부를 좋아하는 청년 어부 창대에게 서로가 가진 지식을 거래하자고 제안하는 정약전은 여타 사극에서 표현되는 학자 캐릭터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이에 설경구는 천하제일의 인재로 불리던 명망 높은 학자의 진중한 모습과 얼굴에 먹물을 묻힌 채 바다 생물을 탐구하는 소탈한 모습을 넘나들며 그 시대를 고스란히 옮긴 듯 싱크로율 높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다. 수염, 상투와 갓, 다양한 소재로 만든 한복 등 외적 비주얼은 물론, 내적 감정까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배우 설경구의 새로운 매력을 확인하기에도 충분하다. "정약전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다"고 말한 설경구는 "사극도 처음이라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잘 어울린다'고 용기를 주셔서 그 말을 믿고 했다. 주어진 모든 것을 믿었던 것 같다"며 "섬에 들어갈 땐 '놀자'는 마음이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첫 사극을 '자산어보'로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 시상식에서 감독님을 만나게 됐는데 다짜고짜 '책을 달라'고 했다. 사극을 준비하신다기에 '사극은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했고 '아직 쓰고 있는 과정이라 답은 못 하겠다'고 하시면서 가셨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가 책을 보내주셨다"며 "이준익 감독님이라 선택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전에도 사극 장르는 몇 번 제의가 있었을텐데, 사극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랬는지 겁이 나서 그랬는지 미루다 미루다 이제 하게 됐다"며 "나이를 좀 더 먹고 하니까 나름 더 괜찮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자산어보'는 다른 사극과 달리 섬 안에서 촬영을 해 모두가 똘똘 뭉칠 수도 있었다. 재미있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한번 더 해도 될 것 같다"고 진심을 표했다. '자산어보'로 인생작, 대표작의 한 획을 긋게 될 변요한은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 공부에 몰두하는 청년 어부 창대 역을 맡았다. 창대는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한다. 유배지 흑산도에 도착한 사학죄인인 정약전을 멀리하려는 고지식한 면모를 보이던 창대는 결국 서로가 가진 지식을 나누자는 ‘정약전’의 제안을 따르게 되면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나간다. 변요한 역시 내외적으로 창대의 모든 것을 습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촬영내내 창대의 변화하는 감정선을 온전히 이해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변요한은 직접 전라도 사람들을 만나며 사투리 연습에 매진하고, 수영과 생선 손질 교육을 받는 등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색 없는 흑백 영상 속 변요한만의 색이 빛나는 창대를 완성했다. 시사회가 끝난 후에도 작품에 푹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인 변요한은 "내가 연기를 한 작품인데, 내가 울었다"고 토로해 미소를 자아내는가 하면 "배를 타는 것은 수조 세트장에서 촬영했고 뒤가 CG라 멀미는 없었다. 홍어 해체 등 생선을 만지는 것도 (이)정은 선생님과 훈련, 교육을 미리 받아서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촬영 전후 준비 과정을 담담히 회상하기도 했다. 다만 변요한은 "마을 사람들과 약전 선생님을 바라보는 시선, 그로 인해 변화하는 창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촬영내내 숙제였다"며 "촬영 전 흑산도 유배지를 직접 다녀왔다. 공부하고 (정약전 선생님을) 뵈려고 미리 갔다 왔었는데, 거기 가는 배가 진짜 힘들다. 영화를 보니까 그 배에 탄 모습이 쓸쓸해 보이더라. 흑산도에 갈 때 내 마음도 진짜 그랬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설경구와 변요한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호흡을 맞춘 소감도 표했다. 설경구는 "정약전과 창대는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었다. 창대도 나의 스승이자 벗이었고, 약전 역시 마찬가지다"며 "현장에서도 멘티 멘토 같은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섬에서 똘똘 뭉쳐 촬영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이정은 씨가 해주는 밥 얻어 먹으면서 잘 놀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변요한은 "선배님은 이렇게 말씀 하셨지만 나는 정말 내가 사랑하는 선배이고, (이번 기회로) 더 사랑하게 됐다. 내가 빈말을 못한다. 진심이다"며 "여러가지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았다. 인생을 아직 덜 산 동생이자 후배로서 보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 많았다. 설명을 하려면 밤 샐 것 같다"고 귀띔해 또 한번 좌중을 폭소케 했다. '자산어보'의 히든카드이자 분위기 메이커는 단연 믿고보는 일당백 이정은이다. 이정은은 유배 온 정약전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지낼 곳을 내어주는 가거댁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따뜻한 성품과 솔직한 면모는 실제 이정은과도 꼭 어울린다. 정약전 앞에서 수줍은 듯 하지만 해야 할 말은 참지 않고 하는 가거댁은 때때로 당시의 시대적 관점을 벗어난 일침을 던지며 정약전의 유배 생활을 심심할 틈 없게 만든다. '자산어보'와 가거댁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던 이정은은 촬영 중 대본에 없던 대사까지 제안하며 열의를 보였다는 후문. 뿐만 아니라 이정은은 차진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기 위해 목포와 신안 지역을 자주 방문하고, 전문가에게 직접 어류 손질법까지 배우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이정은이 아니면 상상이 안되는 흑산도 주민 가거댁으로 완벽히 녹아들었다. 이정은은 "역할이 주는 책임감을 알면 연기는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것 같다. '자산어보'는 특히 흑백 영상이라 얼굴 표정이 더욱 정확하게 드러난다. 조금만 과하면 이야기를 지나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이야기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맡고 있는 역할이 어떤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워낙 좋은 영화라 더 마음이 쓰였고, 나는 나보다 정약전과 창대의 관계를 보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알렸다. 극중 정약전과 가거댁은 깜짝 로맨스 아닌 로맨스도 펼친다. 설경구와 이정은은 대학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로 인연이 남다르기도 하다. "설경구 씨가 군 제대하고 나와 같이 학교를 다녔다. 그땐 이런 관계로 발전할 줄 몰랐다"며 센스 넘치는 입담을 뽐낸 이정은은 "너무 친하니까 '연인 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오히려 친하니까 무엇이든 해보게 되더라. 오붓하게 앉아 기대는 신은 감독님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스스럼없이 여러 것을 해봐서 생각보다 좋은 장면을 얻었다"고 흡족해 했다. 설경구는 "담백하고 깔끔했던 것 같다"고 마무리 해 웃음을 더했다. '자산어보'의 또 다른 자랑은 수도 없이 등장하는 역대급 우정출연이다. 류승룡을 비롯해 조우진 최원영 강기영 정진영 김의성 김준한 명계남 등 단 한 신도 그냥 지나칠 수 없도록 익숙하고 또 익숙한 배우들이 끝도없이 줄줄이 등장한다. 이는 설경구의 요청이자 아이디어였다고. 이준익 감독은 "원래는 계획에 없었는데 우리 설경구 배우께서 '잠깐 나오는 역할이라도 관객들이 익숙하고 친숙한 배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더라. 단순히 유명한 배우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이준익 감독은 "소재가 상업적이지도 않고, 자산어보 잘 모르겟고, 정약전은 더 모르겠고. 흑산도에서 뭐를 한다는데, 이야기는 좋은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관객이 조금 더 쉽게 이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은 배우라는 것이었다. 연출자 입장에서는 '아니 한 신, 두 신 정도 나오고 1회, 2회차 정도 찍어야 하는데 어떤 배우를 써~'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근데 설경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누구 줘봐요. 누구 줘봐요' 하더라. 실제로 시나리오를 건넸더니 놀랍게도 거절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마음이 닿지 않겠느냐'는 마음이 진짜 통했다"며 "나는 대한민국 배우의 수준을 다시금 확인했다. 연기 실력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이 검증 됐는데 '선택의 수준도 증명된 것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모든 배우들이 그런 작은 역할을 함께 해줬다. 말 그대로 우정출연이다. 조우진 같은 경우는 드문 드문 계속 나와서 조연처럼 보이지 4회 밖에 촬영을 안했다. 모든 배우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거듭 고마움을 어필했다. 마지막으로 이준익 감독은 "정약전과 정약용은 대립이 아닌 차이를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창대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 200년 전 일이지만 지금이라고 다른가? 2000년 전이라고 달랐을까? 현대사회 개인주의까지도 자산어보라는 책과, 정약전이라는 인물을 통해 찾아가려고 했다"며 "흑백이지만 나에게는 컬러보다 더 많은 색이 보인다. 색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색을 담고 있는 '자색같은' 영화다"라고 '자산어보'의 정체성과 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섬, 사람, 정치, 경제, 산, 바다, 물고기 등 스승과 제자를 넘어 벗이 된 두 남자를 통해 이 시대에서도 관통될만한 이야기를 담아낸 '자산어보'는 31일 관객과 만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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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하지원 "진한 가족애 눈물, 이 시대 필요한 영화"

'담보'가 전하는 가족의 의미가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영화 '담보(강대규 감독)'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과 그의 후배 종배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 '공조' '히말라야' '국제시장' 등 다채로운 히트작을 통해 폭넓은 관객층의 사랑을 받았던 휴먼 드라마 명가 JK필름의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강대규 감독은 빚을 받으러 갔던 사채업자 두석과 종배가 우연히 한 아이를 담보로 맡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되는 '담보'에 대해 “악연으로 만난 이들이 천륜이 되어 가는 과정이 전 세대에게 감동과 공감을 전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는 예상치 못한 인연으로 얽히게 된 두석, 종배와 승이가 서로 간의 거리를 좁혀가며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관객들의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전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 말로 '담보'가 참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임을 예고한 것. 극중 담보에서 보물로 잘 자란 어른 승이 역을 맡은 하지원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느 가족보다 진한 가족애를 보여주는 세 사람의 모습이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났다. 사랑의 위대함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진심을 표했다. 매사 구시렁거려도 속정 깊은 두석의 후배 종배 역을 맡은 김희원은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시 느끼게 하는 가족에 대한 재해석 같은 영화다", 또한 까칠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채업자 두석 역을 맡은 성동일 역시 "'담보'는 요즘처럼 개인주의가 강한 사회에서 한 번쯤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게끔 만들어주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고 강조했다. 힐링 무비 '담보'는 29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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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나 혼자 산다' 돌아온 허지웅, DM 일일이 답장하는 이유

혈액암을 이겨낸 허지웅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화 평론가로서 또 방송인으로서 시니컬하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줬지만, 삶의 고비를 견뎌낸 허지웅은 자신과 같은 병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됐고 자신도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18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혈액암을 완치한 허지웅이 일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허지웅은 "살았다. 건강하게 잘 돌아왔다"고 인사했다. 암 투병 전에는 실비보험조차 없어 항암치료를 받으며 '가계가 기울었다'고 한 허지웅은 이제 매일 아침 영양제 7개를 챙겨 먹는 사람이 됐다. 또 '무성욕자' 발언으로 화제가 됐고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하며 결혼과 거리가 먼 삶을 보여준 덕에 어머니의 걱정을 사기도 했던 그가 이젠 결혼도 하고 싶고 2세도 원한다고 했다.무엇보다도 자신의 SNS로 오는 다이렉트 메시지(DM)에 일일이 답장하는 게 무지개 회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은 허지웅을 통해 희망을 봤고 용기를 얻으려 했다. 허지웅은 자신과 같은 병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하라' 등 정성껏 답을 보냈다.허지웅은 "항암치료는 고통이 동반한다. 그걸 견딜 수 있게 하는 건 병원 지시대로 하면 낫는다는 믿음이고 실제 사례다. 그것만큼 용기가 되는 게 없다"고 DM에 답장하는 이유를 밝혔다. 허지웅 역시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항암치료를 하는 친구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싶다는 사람의 메시지를 받은 허지웅은 생각에 잠겼다. 허지웅은 "투병 중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무균실에 입원할 때도 혼자 갔다. 지금까지 뭐든 혼자 힘으로 해냈다는 게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남한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건 용기이자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조건이다"고 달라진 가치관을 설명했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10.1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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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바로 세운 장씨의 역사 ‘옥산실록(장씨천년대동사)’…50년 동안 7천여 명의 장씨 역사 고증

족보는 가문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국사(國事)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가문의 역사는 국사의 일부분이며, 과거와 현재는 밀접한 개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족보에는 사실만 기록돼야 함이 마땅하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않다. 족보는 역사적 사실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실과 왜곡이 반복돼 후손들 사이에 분쟁과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옥산실록(장씨천년대동사)’은 족보를 통해 흩어진 가문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왜곡된 가문의 근간을 찾고자 한 저자의 의지가 담긴 책이다. 저자 장석진은 조선조 중종반정 당시 개국공신인 영산군-장한공(張漢公)의 직계 후손으로 장씨 대종회 서울중앙회 종사연구위원장 및 상임고문으로 다양한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인 인물이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꾸준히 사책과 문헌을 추적하여 장씨 인물 7천여명의 역사와 업적을 모아 족보와 대조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날조된 조상을 가려냄으로써 장씨 역사를 바르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그 결과를 옥산실록(장씨천년대동사)라는 이름 하에 인명편과 종합편으로 나눠 발간키로 했으며 이번에 먼저 나온 책은 저작권 등록을 마친 옥산실록(장씨천년대동사) 인명편이다. 종합편은 2018년 내 출간될 예정이며, 현재 영산장씨족보를 편찬 중이라 전국에 있는 영산장씨의 고언과 참여를 요망하고 있다. 후손의 가문에 대한 집념이 담긴 옥산실록(장씨천년대동사)에서는 우리나라 역사의 기초인 성씨의 역사는 임진왜란을 계기로 단절됐으며 장씨의 역사 또한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 장씨 역사의 기초인 장씨 족보를 두루 조사했지만 저자의 직계 선조인 영산장씨 장한공 마저도 구례장씨, 안동장씨로 위조되고 고려 때 결정인 장하(張夏) 단양, 예산 장씨 등으로 조작돼 있는 등 족보를 연구할수록 더욱 큰 혼란에 빠져 방황을 거듭했다. 14~15세기 족보가 양반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가승, 파보, 족보, 대동보로 장사판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족보의 미화와 조상 날조가 판을 쳤다. 그러한 부조리는 지금가지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러한 것을 모르는 후생들이 다툼을 지속하고 있다고 저자는 밝혔다. 책에 따르면 장성(張姓)은 중국에서 창씨돼 송나라 때 98대에 이르렀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고려 태조 때 공신 70여명에게 내린 사성 사관(식읍)에서 정착됐다. 이때 포함된 공신 장길(정필)의 후손이 현 장씨의 대부분이며 덕수장씨 장순용과 절강장씨 장해빈 후손으로 크게 구별된다. 족보가 내려오는 과정에서 대성 인동장씨 시조인 장장길(정필) 대신 가공인물 장금용이 제1세조로 둔갑되기도 했으며 그 상태로 장씨대종회가 대동보를 후손에게 판매까지 한 일도 거론된다. 하지만 저자는 사료에 근거해 시조 8대손까지 실제 조상을 찾아 내 바로 잡았다. 역사적 인물들도 책에는 등장한다. 신라와 고려 초기 한림, 태사, 학사를 배출하는데 공을 세운 장문(張門)은 물론이고 대도 장길산, 장희빈, 장희재 등의 인물을 균형 있게 다뤘다. 장씨 인물들을 하나하나 다룬 책을 읽어가다 보면 조상과 가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개인주의 팽배한 요즘 사회에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8.02 16:21
스포츠일반

대한민국은 왜 김보름에게 분노하는가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에 출전한 김보름·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고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해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는 정부가 답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청원은 23일 현재 58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현재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9월 제기된 아동성폭행범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이다. 3개월에 걸쳐 61만명 5354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빙상연맹과 선수들에 대한 청원이 19일 저녁부터 시작됐고 마감까지 아직 3주 이상이 남은 점을 감안하면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 규모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국민 청원이 민심을 가늠하는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 사태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 만은 분명하다. 정준영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는 "조두순의 석방을 반대하는 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그 배경이다. 이번 사건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공감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고강석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폭발적인 국민 청원은 '정치적 효능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본인들이 목격한 불의에 대해 온라인으로 모이다가 오프라인에서 응축돼 폭발했다. 본인들의 행동을 통해서 설정해둔 목적을 달성한 것을 지난해 '촛불시위'를 통해 느끼게 됐다"며 "'내가 뭔가를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이전에 비해 강해진 것이다. 또 공정과 정의에 대한 기준이 더욱 더 까다로워졌다. 최근의 '미투(me too) 운동'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적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차별·불공정·부정부패...응축된 사회문제 폭발 김보름(25·강원도청)-박지우(20·한국체대)-노선영(29·콜핑)이 호흡을 맞춘 여자 팀 추월 대표팀은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7위에 그쳤다. 레이스 막판 노선영이 김보름·박지우와 간격이 크게 벌어진 채로 골인했다. 팀 추월에서는 가장 늦게 들어온 선수의 기록이 팀 기록이 되는데, 앞선 두 선수가 노선영을 뒤에 두고 먼저 들어온 것이다. 급기야 ‘왕따 논란’으로 번졌다. 레이스를 마친 뒤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 태도도 논란이 됐다. 준결승 진출 실패를 노선영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번 사건을 스포츠에서 흔히 일어날 수도 있는 일로 치부하긴 어렵다. 우리 사회에 쌓인 차별·불공정·부정부패·갑질 등에 대한 분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다. 분노의 역린을 건드렸고, 겉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에서 일어난 일이라 확산 속도도 빨랐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사회적으로 볼 때도 낙오자, 즉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사실에 국민들이 화가 난 것 같다"며 "마치 노선영을 따돌리는 듯한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가 분노를 촉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선수가 힘을 합쳐 한 선수를 따돌린 것에 국민들이 분노를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USA투데이는 "왕따(bullying) 스캔들이 평창올림픽을 강타했다"고 평했고, 캐나다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정희준 교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행사에서 선수들이 나라망신을 시켰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18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이상화와 고다리아가 멋진 레이스를 펼친 뒤 서로를 위로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봤다. 다음날 이 선수들이 멋진 올림픽을 망쳐 놓은 것에 대한 괘씸함이 분노로 표출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노선영은 평창올림픽을 코 앞에 두고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노선영은 선수촌에서 퇴촌당한 뒤 "다시는 국가대표가 되지 않겠다. 빙상연맹이 날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훈련장이 달라 팀 추월 훈련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노선영은 출전 선수 가운데 2명이 불참하면서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 멋진 올림픽 망친 것에 대한 분노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에이스로 키우려고 하는 선수와 에이스를 보필하는 선수 사이에서 오는 균열에 대한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며 "스타를 만들고 성적을 내서 메달을 따야 하는데, 그러려면 희생하는 선수가 나올 수밖에 없은 구조다. 이번 사건은 그것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정준영 교수는 "좁게 보면 빙상연맹이 과거부터 아마추어적인 모습들을 보였고, 그게 곪아 터져나왔다"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문제와도 연관이 된다. 공정성의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이다. 부당하게 배제되고, 정당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는 점이 분노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보름과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지난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레이스 막판 노선영이 뒤로 빠진 건 사전 약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선영은 인터뷰를 통해 "뒤로 처지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백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냐"고 재반박했다. 그의 말대로 노선영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 '버릇없는 여성' 선입견은 부당 정준영 교수는 "진실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마녀사냥이 될 수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안은 빙상연맹에 뿌리깊은 불신이 배경이다.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택광 교수는 "협회나 체육행정에 대한 문제제기,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행동에 대한 문제제기로 가야하는데 그저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몰고 가고 있다. 그저 인터뷰에서 보인 버릇없는 말투나 표정에 지나치게 주목하고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선수 개인에 대해 분노가 쏠리는 것이 심히 부당하다. 김보름, 박지우가 남성이었다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버릇없는 여성'이라는 캐릭터의 선입견에 부합하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서희진 건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시대가 바뀌었고, 1020 선수들의 인식도 과거하고 완전히 다르다. 선수들에게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심기에는 개인주의가 심화됐다"며 "다만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대표로서의 책임감은 확실히 있어야 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대회에 출전시키는 대한체육회에서 새로운 세대에 맞는 의식, 행동 양식을 가르치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금 많이 느슨한데, 촘촘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준 교수는 "평소 문제가 제기됐을 때 여론이 관심을 갖고 뒷받침해줬다면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2.24 09:48
연예

지일주, 4장르 4캐릭터…이유있는 열일 행보

배우 지일주가 올해도 장르를 불문하고 열일행보를 선보이고 있다지일주는 지난해 SBS '대박'을 시작으로 JTBC '청춘시대', MBC '역도요정 김복주' 등 사극과 청춘물을 넘나들었다. 맡은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팔색조 매력을 선보인 그가 2017년에는 더 다양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지일주는 SBS '수상한 파트너'에서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두 얼굴의 스토커 전성호 역으로 출연, 소름 돋는 미소와 섬뜩한 대사로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tvN '아르곤'에서 까칠하고 솔직한 기자 박남규 역으로 변신해 사이다 멘트를 날리며 때로는 통쾌함을, 때로는 긴장감을 조성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지일주의 행보는 장르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KBS2 2부작 '개인주의자 지영씨'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끊고 완벽하게 개인주의자로 사는 민효린(나지영)의 연인 연석역으로 등장, 성격차이로 인한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공감을 샀다. 또한 JTBC '청춘시대 시즌2'에 깜짝 출연하며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해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더했다. 지일주는 현재 방영중인 SBS '사랑의 온도'에서 밝지만 짠내나는 드라마 PD 김준하역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이초희(황보경)와 함께 '삶은 계란 커플'로 불리며 티격태격 톰과 제리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방송분에서 지일주는 돌직구 고백을 선보여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지일주는 2017년 상반기와 하반기를 장르 불문하고 다채롭게 채우며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호평을 받는 것은 물론, 선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이에 지일주가 보여줄 또 다른 모습들에 기대를 모인다.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2017.11.0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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