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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워크 애니웨어' SKT 일문화 혁신에 회사도 직원도 웃었다

SK텔레콤이 전임 대표 때부터 도전적으로 추진한 일문화 혁신이 점차 빛을 보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일상 전환을 앞두고 근무 정책을 원복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히려 '업무에 전혀 영향이 없다'며 새로운 실험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전면 재택근무부터 공식 거점오피스 '스피어' 운영까지 SK텔레콤은 젊은 사내문화를 추구하는 IT 업계에서도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덕분에 임직원 만족도는 올라가고 회사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직장인이 부러워하는 K기업문화의 벤치마킹 사례를 써내려가고 있다. 전원 재택·거점오피스 '파격 실험'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20년 당시 대표이사 사장이었던 박정호 부회장이 서울·부산·해외 직원도 한 팀으로 근무할 수 있는 '워크 애니웨어'의 추진을 공식화했다. 박 부회장은 "내일 당장 코로나가 없어지더라도 전 직원이 집·회사·거점오피스 등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대기업 최초로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일정 비율을 정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일부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나 박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중요 업무를 진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출퇴근 시간을 아끼고 원격지에서도 본사와 협업할 수 있도록 2년 동안 차곡차곡 거점오피스를 구축했다. 수도권은 물론 대전·부산·대구·광주·제주에도 뒀다. 최근 공유오피스 형태가 아닌 아예 회사만을 위한 공간을 직접 이름(스피어)까지 붙여 신도림·일산·분당에 마련했다. 스피어는 공처럼 둥근 모양을 의미한다. 공간과 사람을 연결해 경계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하며, 이용률 최대 70%가 목표다. 오는 7월에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 콘셉트의 스피어도 공개한다. 지난 12일 직접 방문한 스피어 신도림에서는 SK텔레콤의 일문화 혁신 의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서울 교통 중심지로 알려진 신도림역 코앞의 거점오피스에는 탁 트인 전망은 물론, 협업 또는 집중 가운데 원하는 스타일의 업무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별도로 준비돼 있다. 170석 규모의 이 사무실에 모션형 데스크와 고가의 허먼 밀러 의자, 개인 캐비닛, 화상회의 전용 공간은 기본 옵션이다. 처음 선보인 지난 7일에는 징검다리 휴일(창립기념일)에도 60%의 이용률을 자랑했다. SK텔레콤 경영전략팀의 문성영 씨는 "사람이 붐비는 지옥철을 타지 않고 걸어서 10분 거리의 스피어 신도림으로 출근할 수 있어 정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직원 호응에 실적에도 긍정적 이런 호응은 코로나 시대 훨씬 전부터 구성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향상을 위해 회사가 연구한 결과다. 지난해 1월 수도권 사옥 근무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절반 이상인 60%가 거점 또는 재택근무를 원했다. 거점오피스 희망 지역은 일산·분당·판교·노원·영등포·강남·잠실로 나타났다. SK텔레콤에는 온양온천역을 시작으로 편도로만 2시간 26분을 출근하는 데 쓰는 직원도 있었다. 직원 1인당 평균 출퇴근 시간은 70분이다. 워크 애니웨어의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재택근무가 인기였지만, 거점오피스의 선호도가 점차 높아졌다. 코로나19 2차 확산 전후 시점의 재택근무 직원의 행복도는 0.64(최저 -3점·최고 3점)로 다른 유형에 비해 가장 높았지만, 2021년 초 0.39로 뚝 떨어졌다. 이에 반해 기타 장소(거점오피스 등)는 같은 기간 0.53에서 0.61로 유일하게 올랐다. 사내 근무는 변함이 없었다. 또 구성원 42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평균 행복도는 0.82로 준수하게 나왔다. 평온하거나 즐겁다는 긍정적인 감정이 88%로 집계됐다. 임직원을 배려한 근무환경의 변화가 기업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부가 초강력 방역 조치를 적용한 2021년 SK텔레콤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1%, 11.1% 증가했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에도 회사가 매출 한 자릿수, 영업이익 두 자릿수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고의 인재가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는 환경 조성을 위해 일문화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4.15 07:00
생활/문화

벌써부터 자리 경쟁 '후끈'…일 문화 혁신장 SKT 거점오피스 가보니

서울 사당에 거주하는 SK텔레콤 그래픽 디자이너 A 씨는 최근 출퇴근 시간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확 줄었다. 을지로 본사 대신 신도림에 마련된 거점오피스 '스피어'를 이용하면서부터다. 매일 아침 근무시간과 출근지만 등록하면 된다. 사내망이 연결된 PC도 준비돼 있어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A 씨는 "집도, 사무실도 아닌데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재택보다 훨씬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IT 업계 중 일하는 문화 혁신에 가장 적극적인 SK텔레콤이 이달부터 신도림·일산·분당에 거점오피스 '스피어'를 운영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근무 방식 변화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12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2개 층에 조성한 스피어를 직접 들러봤다. 재택과 출근의 장점을 결합해 업무 집중도를 극대화하고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인상적이다. 스피어는 별도의 출입카드 없이 얼굴 인식만 하면 0.2초 만에 문이 열린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창문 너머로 탁 트인 도시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앱으로 오전 7시부터 예약할 수 있는데, 창가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허먼 밀러 의자에 앉아보니 몸이 호사를 누리는 느낌이다. 레어템(구하기 힘든 물건)인 화이트 색상을 어렵게 공수했다. 스피어에는 두 가지 종류의 좌석이 존재한다. 협업에 특화한 '빅테이블'과 개인 몰입형 업무 공간 '아일랜드'다. 빅테이블 좌석은 파티션 없이 여러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환경을 제공한다. 각 자리에는 USB 케이블이 있어 노트북 하나만 들고 오면 곧바로 연결할 수 있다. 아일랜드 좌석은 마치 섬처럼 다른 자리와 서로 떨어져 있다. 곳곳에 방음막을 설치해 비대면 회의나 통화를 할 때 방해를 받지 않는다. 회의가 생길 때마다 자리를 옮겨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반투명 파티션은 코딩처럼 집중력을 요구하는 업무에 도움을 준다. 이곳에서는 개인 노트북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 와도 일을 할 수 있다. 클라우드 PC 시스템 '마이데스크' 덕이다. 새로운 업무 공간에 가면 노트북과 케이블 등 번거로운 세팅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마이데스크는 얼굴 인증을 한 뒤 계정 정보만 입력하면 사내망과 연결된 개인 업무용 PC를 불러온다. 책상 위 태블릿에는 앱으로 자신이 지정한 가족사진 등을 띄울 수 있다. '나만의 공간'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한 회사의 배려다. 사무실 곳곳에는 무선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가 있다. 개방된 공간에서 편하게 화상회의를 하거나 자료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다인용 회의 공간에는 스마트 카메라를 비치했다. 말하는 사람을 자동으로 인식해 화면과 소리를 키운다. SK텔레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구성원의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최우선으로 하고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요 조사 결과 직원 500명가량이 거점오피스 활용 의사를 밝혔다. 거점오피스를 기획한 윤태하 SK텔레콤 리더는 "본사 수준인 거점오피스의 공간을 60~70% 채우는 것이 목표다. 이용률은 주 2~3회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남과 노원 등으로의 확장은 아직 검토 중이다. '직딩(직장인)들의 로망'인 SK텔레콤 거점오피스에도 과제는 있다. 찾는 직원들이 많을수록 높은 임대료의 본사에 유휴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윤태하 리더는 "조직이 모이는 공간으로 어떻게 바꿀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4.14 09:00
생활/문화

엔데믹 준비하는 IT 기업들…부분적 일상 회복 '시동'

정부가 점진적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단계적 일상 회복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출퇴근 정책을 조율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완화한 방역 지침을 사내에 공지했다. 그동안 자제를 권고한 국내외 출장은 다시 허용한다. 아예 금지했던 행사도 299명 이내로 열 수 있다. 회식은 보직장 주관 아래 10명 안으로 가능하다. 다만 마스크 착용·밀집도(50%) 관리·사업장 기본 방역 등 지침은 유지한다. 재택근무 비중도 최대 50%로 변함이 없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부분적으로 완화한 방역 지침을 계속해서 가져간다. 당분간은 계획 변경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식은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정부의 지침에 맞춰 독립된 공간에서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회의는 가급적 비대면으로 하되,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20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단체 행사 최대 인원은 50명이다. 재택 비중은 마찬가지로 50%다. 이동통신 3사는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신 거점오피스처럼 재택과 출근의 장점을 결합한 근무 환경을 뒷받침한다. SK텔레콤은 출퇴근 시간 소모 없이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거점오피스인 '스피어'를 운영한다. 신도림 170개, 분당 150개, 일산 100개의 자리를 준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나도 예전의 모습으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 동안 건축가 조언을 받고 공간 설계·디자인 등을 고민한 끝에 완성한 것이 거점오피스다"고 말했다. KT도 근무지가 먼 직원들을 위해 광화문과 분당 등에 공유오피스를 마련했다. 다른 곳처럼 최소 재택 비중을 두고 있으며, 특성에 따라 50%까지 높여 관리하는 부서도 있다. LG유플러스는 70% 수준으로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팀원은 주 4회, 팀장은 주 2회, 임원 이상은 주 1회 집에서 일한다. 회식·대면 회의는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초에 밝힌 것처럼 오는 6월까지 전원 재택 체제를 이어간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식과 회의는 자제하는 등 다른 지침도 기준을 보수적으로 맞췄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4.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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