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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이적, 환상과 감동의 150분…김동률과 9년만의 듀엣까지

명불허전. 이 한 마디로 모든 게 정리가 된다. 가수 이적이 4일에 걸친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종료했다. 이적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총 4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 콘서트 ‘이적의 노래들’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22년 열린 콘서트 ‘흔적’ 이후 약 2년 만의 단독 콘서트로 티켓 오픈과 동시에 1만 2천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9년간 게스트가 출연한 적 없었던 이적의 단독 공연에 동료 가수이자 친구인 김동률의 4회차 전 공연 출연이 성사돼 ‘카니발의 재회’로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적은 150분간 24곡을 열창하며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다행이다’, ‘하늘을 달리다’, ‘달팽이’,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들과 지금껏 드물게 선보였던 ‘숨’, ‘민들레, 민들레’, ‘천천히’ 등의 곡들을 적절히 배합한 세트리스트로 마니아 팬들과 일반 관객 모두를 만족시켰다.공연은 지난 1995년 이적이 데뷔 이후 지금까지 선보여왔던 곡들의 가사가 스크린 속에서 원형을 이루어 교차되며 시작됐다. 깊이 있는 가사로 이뤄진, ‘이적의 노래들’을 상징하는 원형들은 복잡한 도심 속과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등 여러 장소 속에서 유영하다 곧 하나로 합쳐지며 관객들을 무대로 이끌었다. 고요한 푸른 바다 아래 헤엄치는 고래의 모습과 어두스름하게 깔린 잔잔한 조명 속, ‘Whale Song’을 부르며 이적이 등장해 오프닝을 열었다. 단단한 중저음과 어우러진 가사는 관객을 오롯이 무대에 집중케 했다. 담백한 보이스로 높은 몰입도를 선사하며 관객을 숨죽이게 한 그는 ‘반대편’과 ‘빨래’를 이어 불렀다. 이적이 노래를 끝마치고 멘트를 시작하자 뜨거운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이적은 “2024년 저의 유일한 콘서트 ‘이적의 노래들’에 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니 너무 좋다”며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이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했던게 기억이 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저한테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어떤 공연을 만들지 여러 가지로 다양한 준비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적은 지난 2003년 발표한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처음으로 라이브로 선보이는 정규앨범 ‘Trace’의 수록곡 ‘숨’과 ‘민들레, 민들레’를 연달아 부르며 가을 계절에 어울리는 산뜻하고 시원한 멜로디를 선사했다. 이어 이적은 “제가 물을 마실 때마다 관객분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물’이라는 노래를 만들었었다”며 관객들과 함께하는 ‘싱어롱 타임’을 제안했다. 중독적인 가사와 밴드의 락한 리듬이 귀를 사로잡는 ‘물’에 관객 떼창이 더해지며 공연 분위기를 한층 후끈하게 달궜다. 지난 7월 별이 된 선배 가수 고(故) 김민기를 추모하기도 했다. “제가 굉장히 존경하고 사랑하던 뮤지션 한 분이 세상을 떠나셨다”고 운을 띄운 그는 “저를 참 예뻐해 주셨다. 표현은 크게 안 하셨지만 저를 대견해 해주시던 모습에서 힘을 얻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적은 “올해 공연에서 꼭 그분 노래를 한곡 부르고 싶었다. 마지막 가시는 날, 학전 극장 앞을 영구차가 스쳐 지나갈 때 한 연주자가 이 곡을 연주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다음 곡 ‘아름다운 사람’을 소개했다. 그는 직접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차분한 감성으로 한 글자 한 글자 가사를 곱씹으며 곡을 열창했다. 이적은 기타를 잡고 앉은 김에 다음 곡으로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삽입돼 큰 사랑을 받은 ‘걱정말아요 그대’를 불러 공연장 안 모두에게 잔잔한 감동과 위로를 전했다.이번 콘서트에는 이적의 오랜 동료 김동률이 4일 공연 전회차에 게스트로 참석해 함께 무대를 빛냈다. 카니발의 데뷔곡 ‘그땐 그랬지’의 짧은 피아노 전주가 시작되고 전광판 속 노래를 부르는 김동률의 모습이 드러나며 폭발적인 함성이 쏟아졌다. 리프트를 타고 2층에서 김동률이 드라마틱하게 등장하자 환호는 배로 커졌다. 지난 2015년 김동률의 단독 콘서트 '2015 김동률 더 콘서트'에 이적이 게스트로 출연한 이후 9년 만에 함께 호흡을 맞추는 무대였다.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치고 화음을 쌓아 올리는 모습은 카니발의 모습과 음악을 추억하는 관객들에게 짜릿한 전율과 벅찬 감정을 안겼다. 이적은 “이번 공연에 ‘동률이와 함께 두 번 정도 무대를 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레 전화를 했더니 김동률이 ‘그러면 누구는 카니발을 보고, 누구는 다른 회차에 오면 못 보는거 아니냐’고 말을 하더라. 흔쾌히 전회차에 출연해 주겠다고 얘기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동률은 “우리가 아직도 각자 이렇게 음악을 하면서 한 무대에 모였을 때 뜨거운 박수를 받는 게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말해 훈훈함을 안겼다. 특히 김동률은 이날 깜짝 신곡 발표 소식을 알리며 관객들을 기대케 했다. 이후 두 사람은 ‘벗’과 ‘거위의 꿈’ 두 곡을 더 선보이며 역사적인 듀엣 무대를 선사했다. 많은 리스너들을 위로한 곡 ‘나침반’이 잔잔히 흐르면서 반짝이는 서울의 야경 속 한강 다리를 걷는 이적의 모습이 영화처럼 펼쳐지는 VCR과 함께 공연의 2부가 막을 열었다. 이적은 ‘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부르며 무대를 이어갔다. 더불어 자신의 노래들이 알려지는 전환점이 된 곡이라고 소개한 ‘다행이다’와 가수 정인에게 선물했던 곡 ‘미워요’를 자신만의 색으로 재해석해 색다르게 선보였다. 이어서 드라마 ‘장미맨션’ OST ‘천천히’와 ‘Rain’, 히트곡 ‘달팽이’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곡들로 관객의 귀를 호강시키는 풍성한 무대를 지루할 틈 없이 꾸몄다.이적은 또 “이번 공연을 잡아놓고 공연의 레퍼토리가 너무 비슷하기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신곡 ‘술이 싫다’를 내기로 결정했다. 제가 기존에 썼던 노래들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조금 통속적인, 노래방에서 취해서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써보고 싶었다”며 “저희끼리는 만들면서 이적의 색이 들어 있는 ‘적색 뽕’을 만들자고 이야기했다. 다른 ‘이적의 노래들’처럼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는다면 또 저의 노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신곡 ’술이 싫다‘를 소개했다. 그는 추억을 회상시키는 진득한 ‘어른의 감성’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이적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곡을 내고 공연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즐겁고, 뜨겁게 노래하도록 하겠다. 오늘 공연에 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곡으로 ‘그대랑’과 ‘하늘을 달리다’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다 함께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마지막 무대를 함께 꾸몄다. 절정을 향해 가는 밴드의 웅장한 사운드와 이적의 시원시원한 가창력이 어우러져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의 열띤 앵콜 요청이 쏟아졌다. 이적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유쾌한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올라 ‘압구정 날라리’를 열창했다. 퍼포먼스를 곁들인 재미있는 무대로 관객들의 떼창을 이끌었다. 이어 두 번째 앵콜곡인 ‘왼손잡이’를 끝으로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한 상태에서 150분간의 공연 막을 내렸다.이번 ‘이적의 노래들’에는 △밴드(김호윤, 권한얼, 이수형, 임주찬, 남메아리, 양시온) △스트링(윤종수, 민차미, 박용은, 주지현) △브라스(조정현, 송하철) △코러스(김미영, 권은진, 정현모) 15인의 실력파 멤버들이 참여해 고퀄리티의 풍성한 음악을 선보였다. 또한 △연출 김다옴 △음향 윤청현 △조명 김지훈 등 공연계 최고의 스태프들이 이적과 호흡을 맞춰 관객을 압도하는 높은 몰입도의 무대를 완성했다.이적은 국내를 대표하는 페스티벌과 대극장, 소극장 공연을 오가며 역동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을 펼쳐오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뮤지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공연 역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관람객들은 세심한 음향, 곡 몰입도를 높인 조명 등 무대 연출, 스토리가 있는 세트리스트 등 이적의 많은 공연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 ‘웰메이드 공연’에 호평을 쏟아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0.21 11:05
프로야구

최초·최초 또 최초? '탈락 확률 100%'에도 주눅들지 않는 KT, "우리는 0%를 100%로 만드는 팀"

"우리는 0%를 100%로 만든 팀이잖아요."올가을 내내 '지면 탈락'이라는 벼랑 끝에 몰렸지만, 포스트시즌(PS)을 치르는 KT 위즈 선수들은 담담했다. KT 에이스 투수 고영표는 "우리 팀에 확률은 의미 없다"라고 말했다. 선수들 모두 PS에서 쉽게 탈락하지 않을 믿음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KT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시리즈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9일 열린 4차전 연장 끝내기 내야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 원점으로 만들면서 최종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하지만 KT는 여전히 불리한 확률과 싸운다.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하고도 2~3차전에서 내리 패한 KT는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 100%를 LG 트윈스에 넘겨주고 말았다. 역대 33번의 준PO에서 3차전 패배 팀은 모두 PO 진출에 실패했다. KT로선 달갑지 않은 확률이다. KT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0%의 기적'을 한 차례 쓴 바 있다.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친 KT는 지난 WC 결정전에서 4위 두산 베어스에 2연승 하며 준PO에 올랐다. 2015년 WC 결정전 제도가 신설된 이후 5위 팀이 준PO 무대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 KT가 최초의 팀이 됐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범위를 넓히면 KT의 마법은 더 극적이다. KT는 정규시즌 막판 3경기를 남겨두고 SSG 랜더스와 치열한 5위 경쟁을 펼쳤고, KBO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 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며 가을야구 무대에 올랐다. WC 결정전 1~2차전에서 승리한 KT는 준PO에 오르기까지 무려 6연승을 달렸다. 모두 패하면 탈락하는 '단두대 매치'였는데 연달아 승리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벼랑 끝에서 탈출한 기적을 경험했기에 선수들의 자신감도 충만하다. 3차전 패배 후에도 KT 선수들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4차전에서 힘을 냈다. 치명적인 실책으로 패했던 2~3차전과는 달리 4차전에서는 깔끔한 호수비와 집념의 집중타로 역전승을 일궜다. 내야수 오윤석은 "확실히 우리 팀은 저력이 있어서 쉽게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팀에 이런 힘이 있다는 걸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서로) 믿으면서 거짓말처럼 잘 이겨내고 있다"라며 활짝 웃었다. KT가 5차전에서 승리하면 PO 진출은 물론, 0%의 확률을 극복한 최초의 팀이 된다. 마무리 투수 박영현은 "우리는 이미 (WC 결정전 승리로) 0%를 100%로 만든 팀이다. 이번에도 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라며 "5차전 전까지 몸 관리를 잘해서 이번에도 0%의 확률을 깨보겠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팀은 벼랑 끝에 몰려야 잘 하나 보다"라며 헛웃음을 지으면서도 "우리 팀 이름이 '마법사(위즈)' 아닌가, 팀 이름을 잘 지은 것 같다. 준PO에서도 최초의 기록을 이어가 보겠다"라며 다짐했다.윤승재 기자 2024.10.10 15:34
프로야구

김상수 메우고 박경수 잡았다, '살림꾼' 오윤석 덕분에 [준PO]

정규시즌 막판 3연승과 5위 결정전 승리, 와일드카드(WC) 결정전 2연승에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승리까지. KT 위즈가 마법의 7연승을 거두는 동안 야수진은 사실 완전체가 아니었다. 주전 내야수 김상수가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공백이 있었다. 하지만 이 공백을 잘 메워낸 선수가 있다. 바로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오윤석(32)이다. 오윤석은 시즌 막판 김상수가 빠진 주전 2루수를 도맡으면서 탄탄한 수비로 공백을 잘 메웠다. 아쉬웠던 타격도 지난 9일 열린 준PO 4차전에선 추격의 적시타 포함 2안타로 훌훌 날려 보냈다. 이후 연장 승부에서도 오윤석은 2루수와 1루수를 오가며 제 역할을 다했다. KT가 4차전 승리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데엔 오윤석의 활약을 빼놓고는 다 설명할 순 없다. 경기 후 만난 오윤석은 "일단 이겨서 기쁘고, (더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어 더욱 기쁘다. 선수들끼리 '한번 (승리를) 잘 만들어보자' 이야기했는데 다같이 좋은 경기를 해서 더더욱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상대 선발 디트릭 엔스의 빠른 볼에 많이 약했다. 변화구를 노리고 치자고 했고, 잘 안 맞았지만 안타로 이어져서 기뻤다"면서 "(1루수든 2루수든) 어느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 내 임무만 생각하고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좋아했다. 본인의 활약과 함께 팀의 저력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벼랑 끝에서 6연승을 하며 준PO 무대에 올랐고, 준PO 탈락의 위기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재역전승을 하며 승부를 끝까지(5차전) 끌고갔다. 2021년 이적 후 4년 연속으로 팀의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오윤석으로선 익숙하면서도 놀라운 장면들이다. 오윤석은 "확실히 우리 팀은 저력이 있고, 쉽게 끝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이런 힘이 있다고 믿었지만 거짓말처럼 잘 이겨내고 있다"라며 신기해 했다. 본인이 그 마법의 일원이라는 점도 자랑스러워 했다.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오윤석은 '2루수 선배'로서 좋은 영향력을 선사해준 박경수를 위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다. 가을야구가 길어질수록 박경수의 은퇴 시간도 함께 늦춰지고 있다. 오윤석은 "(박)경수 형이 팀에 주는 영향력이 정말 크다. '내가 은퇴할 때까지 못 가신다'라고 말씀 드릴 정도로 존경하는 선배라 쉽게 보내고 싶지 않다"며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하루라도 더 시기를 늦추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목표는 역시 '광주'다. 준PO의 잠실과 PO의 대구를 넘어 정규시즌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라 '오래' 야구하는 게 오윤석과 KT 선수들의 목표다. 오윤석은 "당연히 광주까지 경기를 하고 싶다"면서도 "일단 지금은 눈앞의 경기부터 잘 해내고 싶다. 모레(11일) 잠실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이기는 데 더 집중하고 그 다음은 다음에 생각하겠다"라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10.10 11:04
드라마

박신혜, 인간 쓰레기 지옥 특급 배송 성공... 최고 13% (지옥에서 온 판사)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가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7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4회는 전국 기준 9.8%, 수도권 기준 9.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이는 토요일 방송된 모든 미니시리즈 중 1위, 주간 미니시리즈 1위에 해당한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무려 13.1%까지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2049 시청률 역시 3.3%로 토요일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 중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지옥에서 온 판사’의 심상치 않은 상승세가 입증된 것이다.이날 방송에서는 악마 강빛나(박신혜)의 눈눈이이(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응징이 제대로 터졌다. 강빛나가 보험살인으로 남편 2명을 죽인 것도 모자라 아동학대까지 저지른 죄인 배자영(임세주) 처단에 나선 것. 상상 초월 짜릿하고 통쾌하게 터진 사이다에 안방극장도 끓어올랐다.이날 강빛나는 죄인 배자영을 불러냈다. 이에 앞서 배자영은 자신이 죽인 남편의 어머니 장순희(남능미 분)가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게 만든 뒤, 남편의 아들 유지호(양희상)를 데려왔다. 이어 유지호를 협박하고 잔혹한 학대를 저지른 데 이어, 집에 가두기까지 했다. 이렇게 극악무도한 배자영은 강빛나 앞에서도 뻔뻔하게 거짓말만 늘어놨다.분개한 강빛나는 “나쁜 어른은 벌 받아야 돼”라고 일갈했다. 이어 강빛나의 본격적인 눈눈이이 처단이 시작됐다. 먼저 무력으로 배자영을 제압한 강빛나는 환상을 통해 배자영이 남편을 죽였던 그대로, 그녀에게 돌려줬다. 배자영을 물에 빠트려 질식사하기 직전까지 몰고 갔다.극한의 공포를 맛본 배자영은 다 말하면 보내주겠다는 강빛나의 말에 자신의 과거 잘못을 털어놨다. 하지만 강빛나의 ‘보내주겠다’는 말은 ‘지옥으로 보내주겠다’는 뜻이었다. 강빛나는 배자영이 첫 남편을 죽게 했던 것과 같이 그녀를 절벽에서 밀었고, 어린아이가 되어 배자영이 유지호에게 저지른 학대를 되갚아줬다. 그렇게 강빛나는 배자영을 처단, 지옥으로 특급 배송해 버렸다. 또 한 명의 인간쓰레기 처단을 마친 강빛나. 그에게 심상치 않은 변화가 찾아왔다. 더 이상 자신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겠다며 돌아선 한다온(김재영)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 것. 이에 강빛나는 배자영의 시신을 한다온이 근무하는 경찰서 앞에 유기했다. 한다온이 자신을 의심해 찾아올 수밖에 없기 만들기 위해.한편 인간쓰레기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한다온의 의심도 커져갔다. 죽은 두 사람 모두 강빛나의 재판과 관련된 가해자였기 때문. 뿐만 아니라 강빛나가 악마라는 것까지 알고 있는 한다온은 더욱 강빛나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한다온은 사건 현장에서 과거 강빛나가 했던 것처럼 독특한 방법으로 접힌 콜라캔을 발견, 깊은 고민에 빠졌다.결국 한다온은 강빛나의 앞집으로 이사 왔다. 이어 강빛나에게 “다시 궁금해졌다. 강빛나 당신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강빛나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고, 곧바로 강빛나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인간 한다온을 보며 뛰어 버린 악마 강빛나의 심장. 과연 둘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9.29 07:29
뮤직

이적, 4년 만에 새 앨범 컴백…‘술이 싫다’

가수 이적이 4년 만의 신보로 돌아온다.소속사 뮤직팜에 따르면 이적은 오는 9월 말 새 앨범 ‘술이 싫다’를 발매한다. 지난 2020년 발매된 정규앨범 ‘트레스’ 이후 4년 만의 신보다.신곡 ‘술이 싫다’는 이적 특유의 짙은 감성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노래로, 다가오는 신선한 가을과 잘 어울리는 발라드 곡이다.신보로 돌아오는 이적은 10월엔 단독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다. 오는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2024 이적 콘서트 〈이적의 노래들>’이라는 타이틀로 개최되는 이번 공연에는 과거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로 함께 활동하기도 했던 동료 가수 김동률이 4회차 전 공연에 게스트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적은 ‘달팽이’,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거위의 꿈’, ‘하늘을 달리다’,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다행이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등 수많은 히트곡을 통해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8.26 09:22
연예일반

[RE스타] 등장하는 장면마다 긴장감 폭발, ‘커넥션’ 정재광

배우 정재광이 ‘커넥션’을 통해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지난 6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친구의 죽음을 단서로 20년간 이어진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 드라마다. ‘커넥션’은 최종회인 14회에서 14.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정재광은 극 중 안현경찰서 마약범죄수사팀 반장 장재경(지성) 휘하에 있는 경위인 김창수 역을 맡았다. 정재광은 등장할 때마다 반전을 주며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커넥션’의 신스틸러 역할을 했다.4회에 경찰서에서 신종 마약인 ‘레몬뽕’ 금단 현상이 오면서 혼절했던 장재경은 화장실에서 정신을 차린 후 자신이 약을 먹었다고 생각해 좌절했지만 사무실 CCTV에 기록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했다. 하지만 장재경은 김창수가 사무실 CCTV와 자신이 난동 부린 응급실 CCTV를 봤다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김창수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시작한다. 시청자들도 그저 경찰서 후배 역할이라고 생각한 김창수가 숨겨진 역할을 맡고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을 키우며 극을 반전시켰다. 7회에서는 김창수가 지성이 마약에 중독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6회에서 김창수는 지성이 마약 투여 받았던 주사기를 증거로 줍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고, 지성에게 마약 중독이 됐다는 사실을 원래 알고 있었다고 밝히며 충격을 자아냈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김창수가 그저 착한 형사 후배가 아닌, 반전된 캐릭터임을 보여줬다.10회에서는 김창수가 증인으로 호송하던 윤사장 부하에게 윤사장에게 매수됐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고 일부러 사고를 내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후 김창수는 범인이 운전을 방해해 사고가 났다고 장재경과 정연주(윤사봉)에게 거짓 진술을 했다. 하지만 장재경은 운전석 창문을 보고 김창수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돼 이후 스토리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14회 최종회에서는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장재경을 위해 자신이 장재경을 중독시켰다고 말하며 장재경의 편에 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정재광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015년 영화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데뷔한 후 드라마 ‘알고 있지만’, ‘사이코지만 괜찮아’, 영화 ‘범죄도시2’, ‘화란’ 등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천천히 연기 실력을 쌓아왔다. ‘커넥션’을 통해 악과 선을 넘나드는 연기를 보여주며 폭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준 정재광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이 모인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보통 형사인 것처럼 등장했다. ‘커넥션’ 중반에는 지성이 마약 중독을 의심하면서 견제하는 역할로 나오며 극에 긴장감을 부여했다”며 “후반부에 윤사장과 뒷돈을 주고 받으며 거래를 하는 모습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며 재미를 선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극에 몰입도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7.08 05:46
메이저리그

안타 치면 다저스 23승 무패…역대급 '승리 파랑새'가 떠올랐다

그가 치면 이긴다. 미겔 로하스(35)가 LA 다저스의 '승리 파랑새'로 떠올랐다.로하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게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 원정 경기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득점하며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이날 1회 첫 타석 2루 땅볼로 물러난 로하스는 4회 중전 안타에 이어 7회 결정적인 선두타자 2루타를 터트렸다. 다저스는 후속 가빈 럭스의 1루 땅볼로 로하스가 3루까지 진루한 뒤 키케 에르난데스가 결승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계속된 1사 2루에선 상대 유격수 폴 데용의 1루 송구 실책을 틈타 쐐기 득점을 뽑는 등 로하스의 2루타가 승리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흥미로운 건 다저스의 승리 공식이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화이트삭스는 로하스가 안타를 한 개 이상 기록한 경기에서 23승 무패를 질주 중이다. MLB 기록 전문가인 사라 랭스는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로하스의 활약을 조명하며 '이는 1900년 이후 특정 선수의 안타 때 팀이 거둔 최장 연승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0년 카를로스 페냐(당시 탬파베이 레이스)가 해낸 20연승이었다.로하스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타석에서 안타를 치려고 노력하는 게 내 일부다. 팀이 매번 승리를 거둬 기쁘다"고 몸을 낮췄다. 팀 동료 에르난데스는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로하스가 안타를 치면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다. 로하스는 최근 간판 유격수 무키 베츠가 왼손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팀 내 비중이 커졌다. 베츠의 부상 이후 7경기 중 6경기에 선발 라인업에 올렸는데 경기마다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 상승세에 한몫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 로하스는 주 포지션이 유격수지만 내야 전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전천후 자원. 빅리그 11년 차 베테랑으로 올 시즌 타격 성적은 49경기 타율 0.284(134타수 38안타) 3홈런 15타점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25 17:16
연예일반

정려원 “최선 다해 사랑해”…위하준, 눈물 쏟았다 (‘졸업’)

‘졸업’ 위하준이 애틋한 눈물을 쏟아냈다.2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졸업’ 14회에서는 대치동을 휩쓴 사제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서혜진(정려원)과 이준호(위하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14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5.2%를 기록했다.이날 이준호는 서혜진의 고백에 미안함만 커져갔다. 하지만 서혜진은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날 사랑해. 그거면 돼”라고 자신의 선택에 그 어떤 후회도 없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다음날 윤지석(장인섭 분)은 예고한 대로 서혜진과 이준호를 제외한 대치체이스 강사들을 불러들였다. 갑작스러운 서혜진의 등장에 강사들 분위기는 한층 더 가라앉았다. 우승희(김정영 분)의 사람인 이명준(이시훈)은 그에게 들으라는 듯 “학원 대표 강사라는 사람이 자기 위력을 행사해서 신임 강사한테 온갖 특권, 특혜를 몰아준 게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야”라며 목소리를 높이며 분위기를 호도하려 했다.그때 이준호까지 나타나면서 교무실의 공기는 한층 험악해졌다. 다른 강사들이 두 사람의 몸싸움을 말리는 지경까지 되고 만 것. 하지만 진짜 문제는 내부보다도 외부였다. 소문을 들은 학부모들은 즉시 동요했고,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져 퍼져갔다. 물론 다른 학원 강사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승과 제자의 스캔들은 빠른 속도로 대치동을 뒤흔들기 시작했다.궁지에 몰린 김현탁(김종태)은 우승희를 찾아갔다. 그러나 우승희는 “전부를 다 주신대도 모자라요. 제가 원하는 건 예전의 제 학원이에요”라며 타협의 여지조차 주지 않고 되레 그를 비웃었다. 한편, 서혜진 역시 모든 것을 잃을 김현탁을 걱정해 사건을 주도하고 있는 윤지석을 설득하려 했다. 한번 돌아선 윤지석은 차가웠다. 터질 듯이 밀려드는 학부모들의 전화와 민원으로 대치체이스는 하루아침에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위기는 그뿐만 아니었다. 성하율(김나연)의 엄마를 필두로 한 학부모들이 찾아온 것. 그들이 먼저 지적한 것은 뒤바뀐 수업 방식이었다. 이에 서혜진은 차분히 설명했지만, 전과 달리 거짓말로도 1등급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학부모들의 신경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결국 성하율의 엄마는 사생활 때문에 연구도, 애들 관리도 하기 싫어진 것을 자신들 탓으로 돌린다면서 힐난했다.반면 이준호는 오히려 더 당당하게 굴었다. 학생들의 짓궂은 물음에도 당황하는 대신 솔직하게 대응하는가 하면, 보란 듯이 사랑한다는 쪽지를 서혜진의 자리에 남겨두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이준호를 따로 불러낸 김현탁은 학원을 그만둘 것을 어렵사리 전했다. 강사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서혜진 대신 어디든 갈 수 있는 이준호가 움직이는 것이 낫다는 것이 그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준호는 사방에서 난도질당하는 서혜진을 두고 떠나고 싶지 않았다.애써 억눌러왔던 두려움이 터진 순간, 결국 이준호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는 “살면서 오늘처럼 무서운 적이 없었는데요. 선생님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졌어요. 모교처럼 생각했던 학원은 잿더미가 되게 생겼는데. 내가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나, 주변 사람들한테 더 친절했어야 했나”라며 흐느꼈다. 우는 이준호를 보고 철렁 가슴이 내려앉고 마는 서혜진의 얼굴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한편, 폭풍 속에서도 두 사람의 편은 있었다. 사회과 팀장 민희주(양조아)는 윤지석의 공론화가 우승희와도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를 비난했다. 서혜진이 받을 상처를 생각해 바로 잡아 보자고 힘을 불어넣는 민희주. 그리고 남청미(소주연) 역시 야망 대신 의리를 선택했다. 도망치라고 하는 서혜진에게 “저 그 패거리 안 끼려고요. 같이 놀아 드릴게요”라면서 서혜진을 응원해 뭉클함을 더했다. 그뿐 아니라 서혜진과 이준호를 통해 최승규(신주협)와의 사이에 확신을 얻으며 새로운 관계로 나아간 이들의 모습은 또 다른 설렘을 안겼다.tvN 토일드라마 ‘졸업’은 매주 토, 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6.24 08:08
해외축구

저항의 상징, 우크라이나 축구. 82년 만에 다시 한번 꽃피우길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벌어진 전쟁이 3년째에 접어들었다. 전쟁의 여파로 우크라이나는 파괴됐고, 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은 전쟁의 고통에 빠진 자국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전쟁 발발 이후 홈경기를 조국에서 할 수 없는 이들은 이웃나라인 폴란드, 독일, 체코 등에서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유로)의 예선전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속한 그룹 C에는 전 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한 이탈리아와 잉글랜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가 승점 20으로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가 치열하게 대결했다. 두 나라는 각각 4승 2무 2패를 기록해 승점 14점으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대 전적에서 1무 1패로 뒤진 우크라이나는 3위가 되며 이탈리아에 본선 진출권을 내줬다.우크라이나는 본선에 나가기 위해 플레이오프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홈구장의 이점도 없이 떠도는 우크라이나였지만 결국 그들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아이슬란드를 각각 2-1로 꺾으며 유로 2024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82년 만에 다시 한번 축구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다면 82년 전인 1942년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2차 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42년 ‘데스 매치(The Death Match, 죽음의 경기)’라고도 불리는 축구 경기가 열린 적이 있다. 사실 이 경기는 한국인들에게도 꽤 많이 알려져 있다. 국내 학습만화의 대가가 이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각하게 왜곡된 사실이 전파됐다는 것이다.1942년에 독일군팀이 축구 경기를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대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폴란드가 아니다. 독일군팀과 경기를 한 팀은 우크라이나였다. 나치 독일군에 이겼다는 이유로 선수들이 총살을 당했다는 얘기 역시 사실과 거리가 멀다.소비에트 연방(소련)은 1922년 우크라이나를 점령했고,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와 많은 지식인을 처형했다. 소련의 스탈린은 집단농장화 정책을 도입해, 우크라이나 농가의 식량을 모조리 뺏어갔다. 이 결과 농업에 최적화된 토지를 가진 우크라이나가 1932~33년 ‘홀로도모르’라는 대기근을 겪게 된다. 3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했다.나치 독일은 1941년 6월 소련과 맺은 불가침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소련을 침공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독일이 소련으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나, 나치에게 슬라브인들은 ‘운테르멘셴(Untermenschen, 열등 인종)’에 불과했다. 나치는 독립을 꿈꿨던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들을 악명 높은 수용소인 아우슈비츠로 보냈다.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한 나치 독일은 축구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언론인 게오르기 슈베초프는 ‘루흐(Rukh)’를 창단했고, 우크라이나 최고의 팀인 FC 디나모 키이우 출신 선수들을 클럽에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루흐는 친 나치 단체였기에 디나모 선수들은 합류하지 않았다. 한편 디나모 출신의 골키퍼 니콜라이 트루세비치와 동료들은 그들의 새 직장인 빵 공장에서 FC ‘스타트(Start)’를 만들었다. 이렇게 루흐와 스타트는 각각 나치 동조자와 애국자를 상징하게 된다.스타트는 첫 경기에서 루흐를 7-2로 완파했다. 이후 스타트는 헝가리 군인 팀, 독일 포병 팀 등을 상대로 6차례 대결을 벌여 모두 승리했다. 스타트는 7경기 동안 무려 37골을 기록했고, 실점은 8골에 불과했다. 이들의 뛰어난 성적이 거슬렸던 나치는 아리안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하기 위해 독일 축구 최고의 재능이 모인 군인팀 ‘플라켈프(Flakelf)’와 스타트의 경기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나치의 희망과 반대로 스타트가 5-1 완승을 거뒀다.나치는 화가 났다. 이념적 라이벌이자 열등 민족에게 졌기 때문이다. 전력을 보강한 플라켈프는 스타트와의 첫 대결에서 패배한지 3일 후인 1942년 8월 9일 재경기를 벌인다. 경기 전 나치 장교는 스타트 선수들에게 “오늘은 독일만이 이길 수 있다”라는 오싹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스타트는 전반전에 3-1로 리드했으나, 후반전에 플라켈프는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경기는 스타트의 5-3 승리로 끝났다. 우크라이나가 점령군 독일의 파시즘에 다시 한번 이긴 것이다. 경기 후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여러 설이 존재한다. 승리에 고무된 우크라이나 관중들이 반 나치 구호를 외치며 열광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두려움에 떨었다는 상반된 얘기도 있다. 보복에 나선 나치가 선수들을 즉시 총살했다는 극단적인 설까지 나왔다. 한편 소련 정부는 이 경기를 파시즘에 맞서 싸워 이긴 인민들의 영웅적인 행위라며 대대적인 선전에 이용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자 우크라이나는 데스 매치를 중립적 입장에서 조사했다. 나치는 경기 후 9일이 지나 스타트 선수 9명을 체포했고, 이 중 5명이 나치 친위대 SS에 의해 살해된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의 처형은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맞대결에서 벌어진 비극이지, 경기 패배에 대한 복수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사실 스타트 선수들은 처음부터 이 경기에 대해 언급하길 망설였다. 증언을 번복한 적도 있다. 겁이 났기 때문이다. “나치의 동조자로 보일까”, “어려운 시대에 남들보다 편하게 살았다는 비난을 받을까”, “소련의 영웅주의 선전은 모순이다” 등의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소련 정부가 주는 훈장을 거절한 한 스타트 선수는 훗날 “거짓말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 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하지만 전쟁 중 점령군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이 축구 경기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우크라이나는 유로 2024 E조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게 일격을 당했으나, 2차전에서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현재 E조는 4팀이 각각 승점 3을 얻어, 어느 나라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축구를 통해 저항했던 우크라이나가 82년 만에 다시 한번 축구로 자국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주길 기원한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6.21 13:00
프로야구

9G 72득점 OPS 0.928...'감독 사퇴' 한화 타선, 이 악물고 더 독해졌다

최근 한화 이글스 타선이 이름값을 하고 있다. 4월 이후 실종됐던 파괴력이 되살아났다. 팀도 덩달아 9경기 8승 1패로 상승세 중이다. 최원호 전 감독이 자진사퇴하면서 흐름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깨끗이 씻어냈다.한화는 지난 30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5-0, 완벽한 승리를 수확했다. 선발 김기중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비롯한 마운드 활약도 컸으나 대폭발한 타선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일찌감치 4회에만 7득점을 몰아쳤다. 부활이 필요했던 노시환은 멀티 홈런을 때렸고 안치홍과 김강민도 한 방씩을 더했다.타선이 타오른 건 한 경기만의 일이 아니다. 한화는 최근 9경기에서 8승 1패를 거뒀다. 수직으로 비상하면서 5월 중순까지 이어지던 부진을 거짓말처럼 탈출했다. 기나긴 타선 침묵 끝에 19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12득점을 얻었던 게 출발점이었다.그후 9경기 동안 한화는 타율 0.321 104안타 18홈런 72득점, OPS 0.928을 기록했다. 모두 1위다. 한화를 제외하면 이 기간 팀 타율 3할이 넘는 곳도, 100안타를 넘는 곳도 없다. 득점도 LG 트윈스(10경기 70득점)를 제외하면 60점을 기록한 곳도 없다.그 전까진 달랐다. 한화는 4월부터 5월 18일까지 37경기에서 타율 0.246 162득점 26홈런 OPS 0.689에 그쳤다. 최근 한화와 반대로 타율도, 득점도, 홈런도 OPS도 모두 독보적 최하위였다. 1위로 3월을 마쳤는데 4월 부진이 계속되면서 순위가 끝없이 낮아졌다. 결국 이달 23일 하루지만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한화는 타선이 해줘야 하는 팀이었다. 류현진을 영입해 선발진 기대를 모았으나 어린 투수들이 중심이라 마운드에 변수가 많았다. 지난해 홈런·타점 2관왕인 노시환을 중심으로 고액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채은성과 안치홍이 있는 타선이 몫을 해야 했다. 그런데 세 사람이 4월 이후 점차 부진하면서 타선이 완전히 꼬였다. 설상가상 채은성은 부상으로 잠시 1군을 떠났다. 가벼워진 타선이 마운드 기복을 이겨내지 못한 게 하락세 이유였다.그 노시환, 채은성과 안치홍이 최근 모두 상승세다. 9경기 기간 채은성은 타율 0.345 OPS 0.912, 안치홍은 타율 0.417 4홈런 OPS 1.266으로 활약 중이다. 조금 늦게 불이 붙던 노시환도 타율 0.300 4홈런 OPS 1.014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가장 의미를 부여할만한 건 최원호 감독 사퇴 후에도 좋았던 기세가 이어졌단 거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5월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감독을 선임했다. 감독 경질 전 5승 1패를 달리던 한화는 감독 교체 후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다. 여름 들어 연승을 달리기도 했으나 결국 경질 전과 다를 것 없는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는 감독 교체 후 첫 3연전을 스윕승으로 끝내고 출발한다. 시리즈 전 동요하지 않고, 감독 교체를 자신들의 책임으로 돌린 선수들이 더 독하게 뛴 결과다. 상대가 리그 최하위 롯데긴 하지만, 롯데는 이미 한화를 상대로 지난 8~9일 2승 무패를 거둬 본 팀이다. 당시 2경기 각 팀의 득점은 24-6. 롯데가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때였다. 선수단이 동요하는 모습 없이 그 상대를 꺾고 중위권 경쟁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에서 의미가 크다.마침 중위권 싸움이 혼전인 것도 한화엔 호재다. 주중 3연전을 쓸어담아 7위에 오른 한화는 6위 SSG 랜더스와 승차가 1.5경기에 불과하다. 이어 5위 NC 다이노스, 4위 삼성 라이온즈도 그보다 1경기, 2경기 위에 있다.물론 좋은 타격 사이클은 영원할 수 없다. 하지만 한화는 새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가 내달 초 등판하고, 리카르도 산체스도 복귀를 준비 중이다. 선발진만 재편한다면 다시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제 막 5월이 마무리되고 있을 뿐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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