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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타자 2루타 3개 허용→탈삼진으로 제압...13K 후라도, 키움 외인 신기록 경신 [IS 스타]

키움 히어로즈 1선발 아리엘 후라도(28)가 KBO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후라도는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시즌 16번째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 1볼넷 1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회와 4회는 아웃카운트 3개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K-쇼를 펼쳤다. 지난 시즌 데뷔한 후라도가 지난해 7월 6일 NC전에서 남긴 종전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10)을 넘어 새 기록을 경신했다. 키움 외국인 투수 최다 기록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NC전에서 유독 탈삼진 능력이 돋보였다. 후라도는 1회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세 타자를 가볍게 범타 처리했다. 2회 선두 타자 권희동을 상대로 첫 삼진을 기록했고, 후속 김휘집과 박시원도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결정구로 연속 삼진 처리했다. 위기도 삼진으로 돌파했다. 4회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좌중감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맷 데이비슨을 직구-체인지업-직구 조합으로 3구 삼진 처리했다. 5회도 3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며 괴력을 보여준 후라도는 6회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다시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손아섭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한 뒤 피홈런이 있는 박건우를 직구-커브-체인지업 조합을 다시 3구삼진 처리했다. 키움 타선은 후라도가 마운드를 지킨 7회까지 장단 15안타로 10득점하며 넉넉한 리드를 안겼다. 키움은 무난히 승리했고, 후라도는 시즌 8승(4패)째를 거뒀다. 3.65였던 평균자책점은 3.39로 낮췄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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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악몽+팔꿈치 통증 우려 지운 류현진 "김경문 감독님과는 좋은 기억만 있다" [IS 스타]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수원 악몽을 지우고 KBO리그 복귀 4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은 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 타선이 7회 초 공격에서 최인호의 적시타로 1득점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고, 한화가 6-0으로 승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3회까지 큰 위기 없이 이름값을 해냈다. 1회 말, 2사 뒤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4번 타자 문상철을 삼진 처리했고, 2회는 2사 뒤 배정대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역시 오윤석을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3회는 삼자범퇴.위기에선 탈삼진 능력이 빛났다. 4회 초 선두 타자 강백호에게 좌전 안타, 1사 뒤 장성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놓였지만, 후속 타자 황재균을 주 무기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진 처리했다. 후속 타자 배정대는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5회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상수에게 좌익 선상 2루타를 맞았지만, 이어진 멜 로하스 주니어와의 승부에서 3루 땅볼을 유도한 뒤 김민혁을 높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허를 찔러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류현진은 6회도 실점 없이 넘겼다. 투구 수는 99개. 최근 팔꿈치 통증으로 등판 예정이었던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회복세를 지켜봤던 류현진은 지난달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12일 만에 등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7회 말 수비 시작 전에 투수 이민우를 투입, 류현진을 관리했다. 류현진은 지난 4월 24일 수원 원정에서 5이닝 7피안타 2볼넷 7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가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S존)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공을 볼로 판정한 탓에 승부 레퍼토리가 줄었고, 결국 대량 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당시 ABS의 판정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짧은 공백기 뒤 첫 등판, 기억이 좋지 않은 무대(위즈파크)에서 시즌 12번째 등판에 나선 류현진.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뒤 처음 출격하는 경기이기도 했다. 여기서 진가를 보여줬다. 경기 뒤 류현진은 "김경문 감독이 부임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집중해야겠다', '분위기 잘 잡아야겠다'라고 생각한 것 같다. 감독님이 오시고 처음 등판한 경기에서 잘 던져서 기쁘다. 감독님과는 좋은 기억뿐이다"라며 웃었다. 최근 팔꿈치 통증으로 한차례 등판을 걸렀던 점에 대해서는 "뻣뻣한 게 있었다. 참을 수 있었지만 오늘처럼 잘 던지려고 쉬었다"라고 전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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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탈출' LG 엔스, 위력 발휘한 체인지업···무엇이 달라졌길래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가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았다. 체인지업이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엔스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LG는 에이스 엔스의 모처럼 호투 덕에 9-1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엔스는 4경기 만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KBO리그 데뷔 9경기 만에 개인 최다 이닝(종전 6이닝)을 투구했다. LG는 2년 연속 '가을'만 되면 속 썩인 아담 플럿코를 대신해 엔스를 영입했다. 새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디트릭 엔스는 직전 등판까지 8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했다. 엔스의 등판일에 LG 승률이 0.750(6승 2패)으로 높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투구로 평균 5이닝 소화에 그쳐 불펜진 부담이 크다. 엔스가 4이닝 투구에 그친 경기가 두 차례나 된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는 외국인들이 연승을 다 끊어버린다. 1선발(엔스)이 나선 3일 두산 베어스전은 상대 5선발과 붙은 만큼 무조건 이겨야 했는데 졌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경기에서 엔스는 5이닝 5실점(2자책)에 그쳤다. 엔스는 '위기'에 몰렸다. 염경엽 감독은 "고민이 많다. 지금 시기는 (외국인 투수 교체를) 결정하기 애매모호하다"며 "구단은 일단 대비하고 있을 거고, (현장에서는) 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이 개막 전에 꼽은 엔스의 성공 조건 중 하나는 체인지업의 완성도였다. 체인지업의 뒷받침되면 "15승 이상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엔스는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을 갖췄으나, 직구 계열의 비중이 높아 상대가 커트하면 투구 수가 많이 늘어난다. 여기에 체인지업을 추가하면 구종 효과가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무산됐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체인지업을 버리기로 했다. (체인지업과) 직구의 구속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체인지업을 던져도 상대 타자가 직구를 노린 스윙에 커트 된다는 뜻이었다. 엔스는 스플리터 장착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팔 각도가 낮아진 것을 파악, 다시 커터의 구종 가치를 높이기 위해 팔 높이를 예전처럼 올리도록 했다. 다음 등판이 더욱 주목됐던 이유다. 엔스는 10일 롯데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날 총 103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체인지업 비중은 21%(22개)였다. 종전 10%대 초반에서 크게 올랐다.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67이었는데 10일 경기에선 단 하나의 피안타도 맞지 않았다. 엔스는 2-0으로 앞선 3회 말 안타-2루타-내야 실책으로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2-1로 쫓겼다. 이어진 3회 말 1사 2, 3루에서 4번 타자 전준우를 6구째 시속 133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전준우를 상대로 직구 2개, 체인지업 4개를 던졌다. 후속 정훈에게는 초구 커브(121km/h), 2구째 체인지업(131km/h)을 던져 2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시속 148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감했다. 이후 체인지업을 범타를 유도하는 결정구로 자주 위력을 발휘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전력분석에서 피칭 디자인을 바꿔줘 박동원이 좋은 리드를 할 수 있었다. 또한 투수 코치가 투수 플레이트를 밟는 위치를 3루로 조정해 체인지업의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여줬다. 또 팔의 각도를 높여준 점 등이 주효하며 엔스가 좋은 투구를 하는 발판이 됐다"고 반겼다.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게된 염경엽 감독은 "엔스의 다음 등판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5.1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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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43K...'탈삼진 머신' 롯데 반즈 "2S 이후 결정구 활용 덕분" [IS 스타]

롯데 자이언츠 좌완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2024시즌 가장 빼어난 투구를 선보이며 소속팀 4연승을 이끌었다. 반즈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과 3분의 1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롯데의 6-1 승리를 이끌고 올 시즌 2승(2패) 째를 거뒀다. 6회까지 노히트 투구를 해냈을 만큼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반즈는 평균자책점도 종전 4.65에서 4.13으로 낮췄다. 이날 반즈는 상대 선발 투수를 의식한 것처럼 집중력이 돋보였다. 한화는 '몬스터' 류현진이 마운드에 섰다. 반즈는 1회 초부터 삼진쇼를 펼쳤다. 선두 타자 최인호를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진 처리했고, 후속 안치홍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3번 타자 요나단 페라자까지 풀카운트에서 포심 패스트볼(직구) 승부로 삼진을 솎아냈다. 2회는 타점의 1득점을 지원 받고 마운드에 섰다. 삼진 3개를 솎아냈다. 선두 타자 노시환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후속 채은성도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포수가 잡지 못해 낫아웃 폭투 출루를 허용했지만, 이어 상대한 정은원까지 삼진 처리하며 2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문현빈은 1볼-1스트라이크에서 땅볼 처리. 무실점, 노히트 행진은 계속 이어졌다. 3회도 최재훈과 최인호를 상대로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는 안치홍과 페라자를 각각 3루와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노시환과는 8구 승부 끝에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5회도 채은성과 정은원, 문현식을 각각 연속 땅볼과 뜬공으로 잡아냈다. 롯데 타선은 5회 말 공격에서 류현진 상대로 4점 더 뽑았다. 힘을 얻은 반즈는 6회 상대한 최재훈, 이도윤, 최인호까지 모두 삼진 처리하며 괴력투를 이어갔다. 노히트노런 기대감을 높인 7회. 반즈는 끈질긴 승부를 보여준 선두 타자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대기록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하지만 이어진 페라자와의 승부에서 초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반즈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진 노시환과의 승부에서 삼진을 잡아내며, KBO리그 개인 최다 탈삼진 신기록(12개)을 세웠고, 이어진 채은성과의 승부에서도 바깥쪽 변화구 승부로 배트를 끌어내며 추가 삼진을 잡았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댄 스트레일리가 함께 보유한 역대 롯데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12개)을 넘어섰다. 반즈는 8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정은원에게 좌전 안타, 후속 문현빈에게 우전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놓였고, 최재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그사이 3루 주자 정은원의 홈 득점을 허용했다. 첫 실점이었다. 반즈는 이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롯데 1루 쪽 홈 팬들이 뜨거운 박수로 반겼다. 롯데는 불펜 총력전으로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반즈는 경기 뒤 "평소와 다른 무언가 있었다기보다는 실행력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다. 팀 외국인 선수 최다 탈삼진을 경신한지 몰랐는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 탈삼진 43개를 잡아내며 '탈삼진 머신' 면모를 보여준 그는 시즌 63개를 기록, 이 부문 리그 투수 1위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반즈는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 결정과 활용에 더 신경 썼다. 오늘(8일 한화전)은 슬라이더가 워낙 좋았다"라며 웃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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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체인지업 달고 '커브 피장타율 0.808'...문동주, 결국 '2군행'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스리런 홈런을 두 개나 맞는 등 9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9실점은 프로 데뷔 후 첫 기록이다.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8.78까지 치솟았다. 결국 29일 2군행을 통보 받았다.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 151㎞/h를 기록했던 문동주는 올해 평균 149㎞/h를 찍고 있다. 다소 느려지긴 했으나, 그의 공은 여전히 빠르다. 올 시즌 그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리그 4위다.구종은 지난해보다 다양해졌다. 겨우내 체인지업 장착에 도전했던 그는 '은사'를 만났다. KBO리그 역사상 최강의 체인지업을 구사한 류현진으로부터 그립 등 투구 방식을 배웠다. 이에 따라 문동주의 체인지업 구사율이 지난해 4.4%에서 9.8%로 늘었고,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67에서 0.100으로 줄었다. 2스트라이크 후 체인지업 구사율도 17.9%(2023년 5.6%)로 증가했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만드는 과정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른 구종이다. 지난해 주 무기였던 커브, 그리고 그다음으로 많이 던졌던 슬라이더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377, 슬라이더 0.533, 커브 0.385)이 모두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해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258, 슬라이더 0.264, 커브 0.226)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장타 허용은 더 심각하다. 2023년(피장타율 0.417)에도 효과적이지 못했던 문동주의 슬라이더 피장타율은 올해 0.933에 달한다. 지난해 0.261이던 커브 피장타율도 올해는 0.808까지 치솟았다. 체인지업을 제외하면 문동주를 '구원'할 공이 없는 형국이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구종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보다 문동주의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치상 차이가 크진 않다. 지난해 25%였던 커브 구사율은 올해 21.4% 기록 중이다. 구사율보단 제구와 구위, 무브먼트 등이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28일 허용한 홈런 2개도 한 가운데 실투로 들어간 커브와 슬라이더가 공략당한 결과였다. 문동주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도 스스로 아쉬워했다. 스스로 "아직 내가 어떤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스위퍼 구사를 묻기도 했다. 체인지업이 문동주의 새 결정구가 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수가 구종 레퍼토리를 늘리는 건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투수마다, 구종마다 적합한 투구 밸런스가 달라서다. 변화구를 추가하고, 기존 구종과 공존하도록 하는 건 베테랑 투수들도 어려워하는 작업이다. 이는 류현진도 겪었던 시행착오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 데뷔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던 류현진은 매년 새 구종을 실험했다. 2014년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 2017년 커터(컷패스트볼), 2019년 투심 패스트볼을 끝없이 장착했다.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문동주에겐 구종 추가는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강속구 투수' 이상이 되려면 꼭 관문이기도 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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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정우주? 정현우? 드래프트 '전체 1번' 노리는 BIG 5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지난 22일 덕수고의 2년 연속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본격적인 고교야구 시즌이 시작하면서 올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영광을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 시점에선 5명의 투수 유망주가 물망에 오른다.1순위는 전주고 오른손 투수 정우주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5㎞/h, 초구부터 45구까지 평균 150㎞/h를 기록할 정도로 어깨가 강하다. 60구까지도 구속이 145㎞/h 이하로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수직 무브먼트가 좋을 때는 60㎝를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수직 무브먼트가 뛰어나면 공의 궤적이 덜 떨어져 타자 입장에선 공이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헛스윙 비율이 높아지고 정타가 나올 확률은 낮아진다.변화구의 일관성은 숙제다.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구사하지만 경기마다 기복이 있다. 신세계 이마트배 결승에서도 덕수고 상대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5실점하며 고전했다. 결정구로 삼을 변화구 완성도를 높이는 게 과제다.덕수고 왼손 투수 정현우도 주목해 보자. 지난해보다 직구 구속이 향상돼 최고 152㎞/h 빠른 공을 던진다. 여기에 130㎞/h 초·중반대 슬라이더와 120㎞/h 후반대 체인지업, 120㎞/h 초반대 커브까지 투구 레퍼토리가 다채롭다. 구속이 조금씩 차이 나는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니 타자로선 현혹될 수밖에 없다. A 구단 스카우트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황준서(한화 이글스)와 정현우를 비교하기도 한다. 이 스카우트는 "황준서는 장충고 2학년 때가 가장 좋았다"며 "구속은 더 빠른 그때의 황준서 공을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우주와 정현우의 아성에 도전하는 선수는 덕수고 오른손 투수 김태형과 서울고 오른손 투수 김영우, 대구고 왼손 투수 배찬승이다. 김태형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0㎞/h인데 130㎞/h대 중후반대 슬라이더의 각이 날카롭다. 여기에 120㎞/h 중후반대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유도한다.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재활 치료 후 복귀한 김영우도 '복병'이다. 김영우는 최근 주말리그에서 156㎞/h의 강속구를 꽂아서 화제였다. 130㎞/h 초·중반대 슬라이더와 포크볼이 예리하고 120㎞/h 초반대 너클 커브의 각도 크다. 다만 실전 경험이 부족해 제구가 흔들릴 때도 있다. 게다가 서울 목동구장에서 던진 게 아니라서 그의 최고 구속을 판단 유보하는 스카우트도 있다. B 구단 스카우트는 "목동구장에서 나온 구속은 프로에서 기록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학교 운동장이나 지방 구장에서 기록한 구속은 참조 자료로 가치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청소년 대표에 뽑혀 U-18 야구월드컵 일본전에서 호투를 펼친 배찬승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0㎞/h다. 60구까지는 평균 145㎞/h가 찍힐 정도로 스태미너가 준수하다. 여기에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스플리터, 커브 등 다채로운 변화구를 섞어 던진다. 신인 드래프트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현재 평가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이른바 'BIG 5'에 도전하는 새로운 선수가 나올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요소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4.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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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패 끊은 한화, 문동주 나선다...'버티는 법' 넘어 에이스가 필요하다

"예전 같으면 1회에 와르르였잖아요."6연패를 끊은 한화 이글스가 문동주(21)로 연승에 도전한다.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10-5로 대승을 거뒀다. 모처럼 터진 타선의 힘이 컸다. 1회부터 대량 득점을 터뜨렸다. 요나단 페라자가 2안타 1홈런 3타점, 노시환이 3안타 3타점, 채은성이 1안타 3타점, 황영묵과 안치홍도 멀티 히트를 치는 등 상위 타선이 고루 활약했다.좋은 경기였으나 6연패의 흐름을 끊어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연패의 요인이었던 선발진은 안정화됐다고 볼 수 없었다. 그나마 가장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던 리카르도 산체스는 이날 4와 3분의 1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불펜진의 무실점 호투로 승리는 챙겼으나 7연승 기간 보여준 선발진 안정화 재현은 요원하다. 연패를 끊어도 다시 패하면 상승세를 되찾기 어렵다. 중요한 길목에서 선발로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가 나선다. 문동주 역시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 신인왕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56에 그친다. 퀄리티스타트가 없고, 4실점 이상 경기가 세 번이나 있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에 대해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지난 24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예전 같으면 1회에 와르르 였는데, 그래도 노아웃 만루 위기에서 2점으로 잘 틀어 막았다. 어제는 안 좋은 날씨 속에서도 꾸역꾸역 던졌다. 제구가 심각하게 안 된 건 아니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의 말처럼 선발 투수의 덕목은 꾸준함이다. 컨디션 기복이 있어도 경기를 운영할 줄 알아야 풀시즌 동안 경기를 책임질 수 있다. 문동주의 강속구는 1년 차 때나 지난해나 똑같았지만, 그 기복이 찾아오는 날에는 강속구를 던져도 상대를 잡아내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 기복을 줄이는 게 '에이스'가 되는 길이다. 최 감독의 말은 전체적인 성적표는 아쉽더라도 문동주가 그 계단을 밟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평균 151㎞/h를 기록했던 직구 구속이 올해 149.5㎞/h를 기록 중이다. 낮아졌긴 했지만, 구속을 부진 원인이라 보기엔 여전히 빠르다. 올해도 최고 158㎞/h 안팎까지 구속이 측정된다.눈에 띄는 건 구종이다. 지난해 문동주의 주 구종은 커브(25%) 슬라이더(16.3%)였다. 지난해 커브 피안타율이 0.226,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0.264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두 구종이 말을 듣지 않는다. 슬라이더는 던지기조차 두려운 구종이 됐다. 피안타율이 0.500에 달한다. 커브도 피안타율이 0.348까지 치솟았다. 대신 눈에 띄는 게 체인지업이다. 지난해 피안타율 0.267을 기록했던 체인지업을 올해 피안타율이 0.100에 불과하다. 새로운 결정구로 삼을만큼 성과가 좋다. 구사율도 4.4%에서 10.8%까지 늘렸다.다만 최원호 감독은 다른 구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작년보다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그의 커브 구사율은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22.7%다.지난해 최원호 감독은 시즌 마지막까지 기용 욕심을 뿌리치고 문동주의 이닝 관리를 철저하게 지켰다. 올해는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는다. 최 감독은 "규정 이닝을 목표로 가고 있다. 우리가 판단했을 때 동주가 구위가 조금 떨어지고, 한 텀 쉬는 게 좋다고 판단되면 엔트리에서 한 번 빼고 쉬게 할 계획은 있다"고 설명했다.그만큼 다른 변수 없이 오롯이 문동주의 성장과 호투를 기대해야 할 때다. 믿었던 류현진이 흔들리고 외국인 투수 두 명도 기복을 보인다. 바통은 문동주에게 넘어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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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업 구속 상승 '효과 만점'...단숨에 통산 100승 겨냥하는 류현진

체인지업은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을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만든 구종이다. KBO리그 신인이었던 2006년, 선배였던 구대성(은퇴)으로부터 배운 뒤 완벽하게 자신의 무기로 만들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한 첫 시즌(2013)도 체인지업을 앞세워 14승을 거뒀다. 당시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68이었다. 류현진은 KBO리그에 복귀한 뒤 무뎌진 체인지업 탓에 고전했다.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지난달 29일 KT 위즈전에선 1회 말에만 안타 2개를 맞는 등 구종 피안타율 0.333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한 경기 최다 실점(9점)을 내주며 무너진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5회만 결정구로 구사한 체인지업 3개가 피안타로 이어졌다.KBO리그 복귀 뒤 치른 첫 3경기에서 류현진이 남긴 피안타율은 무려 0.359였다. 어느덧 서른일곱 살. 포심 패스트볼(직구) 평균 구속이 141~3㎞/h에 불과한 상황에서 체인지업까지 말을 듣지 않다 보니,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류현진이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몬스터' 본능을 되찾았다. 6이닝 동안 피안타 1개만 허용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의 3-0 승리를 이끌며 4번째 도전만에 복귀 첫 승을 거뒀다. 더불어 KBO리그 개인 통산 99승(54패)째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경기 뒤 "첫 승이 너무 늦어져서 죄송했다. (5일 키움전에서 부진한) 나 때문에 이후 팀이 5연패에 빠졌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정경배 수석코치님에게 '나로 시작된 연패를 꼭 끊겠다'라고 말했는데, 다행히 팀이 이겼다"라며 웃었다. 류현진의 반등 원동력은 체인지업이다. 그는 "한국에 온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는데, 이전보다 팔 스 로잉을 조금 빠르게 하고, 직구와 비슷한 각도로 던질 수 있도록 자세를 교정해 (문제점을) 잡은 것 같다. 구속도 조금 더 나오면서 범타와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두산전에서 기록한 탈삼진 8개 중 4개의 결정구가 체인지업이었다. 직구나 커브를 보여준 뒤 타이밍을 뺏으려는 의도로 이 공을 자주 구사했다. 체인지업 투구 수는 31개. 2회 말 2사 1루에서 상대한 박준영에게는 공 7개 모두 체인지업을 뿌렸다. 평균 구속도 125.2㎞/h였던 키움전보다 훨씬 빠른 131.8㎞/h였다. 최고 구속은 136㎞/h까지 찍혔다. MLB 커리어 기준으로 류현진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가장 낮았던 시즌(0.161)은 평균 구속 81.1마일(130.5㎞/h)을 기록한 2018시즌이었다. 류현진은 11일 두산전을 이틀 앞두고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선발 투수들은 등판 2~3일 전 어깨를 예열하고 구종을 점검한 게 일반적이지만, 류현진은 MLB에서도 불펜 피칭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충격적인 9실점 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가다듬었다. 앞으로도 체인지업 활용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2024시즌 5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 KBO리그 역대 33번째 개인 통산 100승을 노린다. 주 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을 회복한 만큼 연승이 기대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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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첫 승+ERA 2.88' 켈리, 비결은 '스플리터+스위퍼'

"5년 동안 커브를 결정구로 삼아 먹고 살았다. 타자들이 다 알고 기다렸고, 그래서 타자의 시각을 다른 방법으로 교란시키고 싶었다."KBO리그 6년 차. 케이시 켈리(35·LG 트윈스)의 변신은 과연 통할까.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켈리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올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눈에 띄는 건 구위다. 켈리는 지난해 10승(7패)은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3.83으로 전년(2022년 2.54) 대비 치솟았다. 153개였던 탈삼진도 129개로 줄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에 도전했던 만큼 그를 교체해야 우승할 수 있다는 여론까지 나왔다. 염경엽 감독은 그를 믿고, 대신 신 구종 장착에 도전하자고 켈리를 독려했다. 그 결과 켈리는 한국시리즈(KS)에 두 차례 등판, 완벽한 호투로 통합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변신했다. 어렵게 보였던 재계약도 성공해 한국 생활 6년 차를 맞이했다.아직 시즌 초지만, 올해는 4월 기세가 나쁘지 않다. 3월만 해도 주춤했으나 4월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12일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켈리에게 그 비결을 묻자 구종을 들었다. 켈리는 "지난 시즌 KBO리그 온 후 가장 어려운 해를 보냈다"고 돌아보면서 "그래서 비시즌 동안 새로운 구종을 연마했다. 스위퍼를 익혔고, (KS를 앞두고 장착한) 스플리터도 더 가다듬었다"고 소개했다. 12일 경기에서 켈리의 투구 분석표에는 총 29구의 커브, 3구의 스플리터, 8구의 체인지업, 11구의 슬라이더, 7구의 커터(컷패스트볼)가 잡혔다. LG 구단은 이 구종들 중 슬라이더가 스위퍼라고 소개했다.KBO리그는 현재 스위퍼 천하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를 탄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스위퍼로 리그를 평정했다. 대체 외인으로 2년 연속 찾았지만 180도 달라진 성적으로 올해 3년 차 재계약에 성공한 브랜든 와델(두산 베어스) 역시 스위퍼에 가까운 횡슬라이더를 구사한다. KIA 타이거즈가 새로 영입해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 중인 제임스 네일의 무기도 역시 스위퍼다.켈리 역시 레퍼토리에 스위퍼를 넣었다고 했다. 다른 투수들과 달리 신무기 하나로 리그를 평정하는 게 목표는 아니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5년이나 뛰다 보니 타자들이 내 성향을 잘 안다. 타자들은 내가 뭘 던질지 어느 정도 계산을 하고 나온다. 그래서 새롭게 타자들을 요리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를 위해 비시즌 동안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전했다.켈리는 "알다시피 내 결정구는 커브였다. 그걸로 5년 동안 먹고 살았다. 그러니 타자들도 아무래도 '켈리는 커브볼이지'라고 알고 들어온다. 그래서 타자의 시각을 다른 방법으로 교란시키고자 했다"며 "내가 생각했던 건 직구를 몸쪽에 심어놓고, 직구와 똑같은 궤적에서 움직이는 스위퍼를 던지는 것이었다. 스위퍼로 타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만 6년 차. 한국 야구는 이제 켈리의 직장을 넘어 삶 그 자체로 느껴졌다. 켈리에게 신입 디트릭 엔스(LG)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그는 웃으면서 "별 얘기는 안 한다. 어떤 곳이 맛집인지, 키즈 카페는 어디가 좋은지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그는 "엔스는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뛴 선수다. 투구에 대해서는 내가 이야기해줄 게 없다. 또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야구 참 볼 만한 걸. 재밌네'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룬 직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올해지만 LG는 출발이 다소 더디다. 12일 승리로 9승 1무 8패. 5할 승률에서 겨우 +1을 맞췄다.하지만 켈리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야구라는 게 쉽지 않다. 실패할 확률이 성공할 확률보다 굉장히 높다"면서도 "우리 팀은 베테랑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이들이 해결책을 찾을 거고, 팀도 정상 궤도로 올라올 거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켈리는 "분명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야구를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열심히 하고 있고,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선수들이 이 어려움을 타개하고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낼 거로 믿는다"고 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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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초구 커브 7개+3구 삼진 3개...진격의 몬스터, 아트 피칭에 공격성을 더하다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돌아왔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원정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2점을 지원했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가 3-0으로 승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일 만에 KBO리그에서 승수를 추가했다. 복귀 첫 승이자, 개인 통산 99승째다. 류현진은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프로 데뷔 한 경기 최다 실점(9)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개막 첫 10경기에서 8승(2패)를 거뒀던 한화는 이 경기 패전 뒤 내리 4연패를 당했다. 에이스 난조가 팀 분위기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류현진의 결자해지가 필요했던 상황. 그는 이전 세 차례 등판보다 강력한 구위를 뽐냈고, 현란한 공 배합과 완벽한 제구력을 보여주며 이름값에 걸맞은 투구를 해냈다. 류현진은 1회부터 '완급 조절'의 진수를 보여줬다. 5일 키움전에선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이 144㎞/h에 불과했지만, 이날 두산전에서는 146㎞/h까지 찍었다. 여기에 오른쪽 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컷 패스트볼(커터)를 가미하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공격적이었다. 1회 상대한 세 타자(김태근-허경민-양의지)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2번 허경민과 3번 양의지를 상대로는 2구 연속 스트라이크존(S존)을 공략했다. 허경민은 직구와 커터, 양의지는 직구와 커브였다. 모두 범타 처리. 2회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홈런 4개 치며 '거포' 본능을 회복한 김재환을 상대로 초구부터 커브를 S존에 넣었다. 결과는 중견수 뜬공. 홈런 5개를 치며 두산 팀 내 1위를 지키고 있는 강승호를 상대로도 초구 직구로 루킹 스트라이크, 2구째 커터로 파울을 유도하며 승부를 주도했고, 커터 2개를 보여준 뒤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최근 3시즌(2021~2023) 연속 20홈런 이상 때려낸 장타자 양석환을 상대로도 초구부터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 승부에선 볼넷을 내줬지만, 이어진 박준영은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박준영에겐 7타자 만에 초구에 볼을 던졌지만, 불리한 볼카운트(2볼-0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 2개로 연속 헛스윙을 끌어내는 등 5구 연속 체인지업을 구사해 결국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현란한 공 배합과 정확한 제구는 3회도 이어졌다. 선두 타자 장승현을 3구 삼진 처리했다. 커브-체인지업-직구 조합. 핵심은 2스트라이크 이후 높은 직구를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한 점이다. 류현진은 후속 김대한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2번째 상대하는 1번 타자 김태근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코스 직구를 꽂아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하위 타선과 경험이 적은 타자들을 상대로 12구 만에 이닝을 끝냈다. 중심 타선 타자들을 2번째 상대한 4회는 고비였다. 위기는 없었다. 선두 타자 허경민은 유리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체인지업을 구사해 가장 정석적인 삼진 패턴을 실현했고, 후속 양의지는 커브를 2개 연속 구사해 루킹 스트라이크와 파울을 유도한 뒤 체인지업으로 히팅 포인트를 빼앗아 2루 땅볼 처리했다. 김재환에겐 볼넷을 내줬지만, 강승호는 체인지업-커브-체인지업 조합으로 3구 삼진 처리했다. 우타자 강승호에게 '제구가 되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마구였다. 피안타 없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류현진. 5회 선두 타자 양석환까지 3구 삼진 처리했다. 체인지업을 S존에 넣고, 직구 2개로 헛스윙과 루킹 스트라이크를 빼앗았다. 타이밍 싸움에서 허를 찌른 것. 이 경기 3번째 3구 삼진이었다. 류현진은 후속 타자 박준영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16타자 연속 범타였다. 첫 안타는 포수 대수비로 나선 김기연에게 허용했다. 낮은 체인지업이 빗맞아 가운데 외야에 떨어졌다. 류현진은 이어진 김대한과의 9구 승부에서 다시 불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 놓였지만, 체인지업을 S존에 넣는 과감한 투구로 다시 한번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고, 이후 3구 연속 파울을 유도한 뒤 커브를 결정구로 헛스윙을 잡아냈다. 지난 5일 키움전에서 악몽을 안긴 5회를 잘 넘겼다. 류현진은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 나온 상황에서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허경민에게 평범한 뜬공을 유도했지만,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가 놓치고 말았다. 이어진 양의지와의 승부에선 포일이나 다름 없는 폭투가 나왔다. 이 경기 처음으로 주자를 등 뒤(2루)에 두고 상대한 양의지. 다시 이겼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직구로 파울을 유도한 뒤 다시 직구를 구사해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김재환과의 3번째 승부에서도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직구를 구사해 우중간에서 잡히는 범타를 유도했다. 6이닝 무실점. 류현진은 7회 한화의 수비 시작 전, 마운드를 장시환에게 넘기며 임무를 마쳤다. 한화는 3-0으로 승리하며 5연패를 끊었고, 류현진은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자신이 왜 시대를 대표하는 투수인지 증명했다. 충격적인 9실점 경기 뒤 부담을 털어냈고, 올 시즌 장타 페이스가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배포로 수 싸움을 주도했다. KBO리그에서도 주 무기였던 체인지업은 이전보다 빨라진 직구·커터와 조화를 이루며 연신 헛스윙을 끌어냈다.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오늘은 류현진이 컨디션이 좋다고 하더라"라고 귀띔했다. 컨디션이 좋은 류현진은 야구팬들이 알던 모습 그대로였다. 류현진은 경기 뒤 "한국 무대에서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는데 스로잉을 조금 빠르게 하는 등 다른 접근으로 (문제점을) 잡았다"라고 했다. 몸 상태는 개막전부터 큰 문제가 없었다며, 의식적으로 더 빠른 공을 던진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그저 제구력에 더 신경 썼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류현진은 13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초구 커브는 7개 구사했다. 3구 삼진만 3개였다. 정확한 제구를 동반하면서도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기에 가능한 공격적 투구였다. 류현진은 "특별히 준비한 공 배합이라기 보다는, 커브 구사 컨디션이 좋아서 (경기 중) 포수와 합의 하에 많이 구사한 것"이라고 역시 담담하게 말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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