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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도난당했던 ‘신의 손’ 마라도나의 골든볼, 내달 파리 경매에 등장 예정

세상을 떠난 디에고 마라도나의 198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골든볼 트로피가 한 경매에 등장한다.영국 BBC는 8일(한국시간) “마라도나의 도난당했던 1986 월드컵 골든볼 트로피가 경매에 부쳐진다”라고 전했다. 4년 전 별세한 마라도나는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축구 영웅으로 꼽힌다. 당시 8강 잉글랜드 전에서 ‘신의 손’ 득점으로 논란이 된 대회였으며, 그는 월드컵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품은 바 있다.BBC에 따르면 이 골든볼은 그간 도난당해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판매자는 지난 2016년에 골든볼을 구입했다. 그런데 다른 많은 물건과 구입했고, 해당 케이스 안에 트로피가 들어있다는 걸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한 경매 회사가 밝힌 이 골든볼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BBC에 따르면 1986년 잉글랜드전 유니폼이 900만 파운드(약 153억원), 매치볼이 200만 파운드(약 34억원)에 팔렸다. 당시 마라도나는 ‘신의 손’으로 선제골을 넣고, 이후엔 영국 선수 5명을 제치고 골망을 흔든 기억이 있다. 당연히 골든볼은 그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중 기자 2024.05.08 08:46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예약' 오타니가 파손한 전광판, 경매 낙찰가 930만원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승)의 인기는 '파손된 전광판'에서도 엿보인다. MLB닷컴은 지난 6일(한국시간) 오타니가 파손한 전광판을 경매에 부쳤다. 오타니는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1회 처 파울 홈런을 쳤다. 시속 173㎞의 빠른 타구는 리본 보드(띠전광판)를 직격했고, 결국 '검은 홀'이 생겼다. 메츠 구단은 곧 중앙 전광판에 '쇼헤이, 우리가 전광판 파손에 대한 청구서를 보내겠다(We're sending you the bill for that, Shohei)'는 장난스러운 메시지를 송출했다. MLB닷컴은 경매 코너에 오타니가 파손한 띠전광판을 내놓았다. 최초 경매 시작 가격은 260달러. 마감일인 18일까지 총 14건의 입찰이 들어왔고, 최종 7010달러(930만원)에 낙찰됐다. 이 전광판의 패널은 가로 세로 25.4cm에 무게는 454g이다. MLB닷컴은 해당 물건을 경매 사이트에 내놓을 때 오타니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오로지 '시티 필드의 부서진 비디오 패널'이라고만 명시했다. 그러나 다른 어떤 경매 물품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팔렸다. 오타니의 상징성과 인기를 반영한다. 한편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과 옆구리 통증 속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타니는 MLB 사상 최초로 5억달러 이상의 계약이 점쳐졌으나 최근 부상으로 몸값 하락이 불가피하다. 오타니는 올해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투수로는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올렸다. 이형석 기자 2023.09.18 18:36
자동차

전시차 토레스 1440만원 웃돈 붙어…온라인 경매에 25만명 참가

KG모빌리티가 경매에 붙인 오프로드 레이싱 콘셉트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가 웃돈이 붙어 낙찰됐다.10일 KG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8~9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의 KG 모빌리티관에서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을 통해 진행된 'KG 모빌리티 옥션'은 각각 누적 접속자가 총 25만여 명을 기록했다.지난 8일 진행된 첫 경매 물건은 오프로드 레이싱 컨셉트의 토레스였다. 경매는 드레스업을 포함한 차량 가격의 34% 할인된 3180만원으로 시작했다. 이후 최고가 입찰을 거듭하며 1440만원 높은 4620만원을 써낸 '오늘도 스마일'(입찰 닉네임)님이 최종 낙찰됐다.캠핑 콘셉트 드레스업한 토레스는 드레스업 비용을 포함한 차량가격의 23% 할인된 3160만원으로 시작해 640만원 높은 3800만원에 낙찰됐다. 9일 등장한 경매 물건은 뉴 렉스턴 스포츠 칸으로, 오버랜딩을 위한 루프탑 텐트 설치 및 인치업 등 오프로드 아웃도어에 최적화해 풀 드레스업한 모델이다. 이 차의 가격은 총 가격에 33% 할인된 4020만원이었다. 이 차는 경매 시작가보다 1850만원 높은 5870만원으로 낙찰됐다. 두 번째는 드레스업 비용만 무려 2646만원이 소요된 뉴 렉스턴 스포츠 칸으로, 총 가격의 43% 할인된 4040만원으로 경매가 시작됐다. 이 차는 5890만원에 낙찰됐다.이번 경매의 최종 낙찰자(4명)가 개인 사정으로 토레스 및 뉴 렉스턴 스포츠 칸 구매를 포기할 경우 경매 입찰자 중 최종 10명의 상위 입찰순으로 구매기회가 주어진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4.10 14:32
부동산일반

서울 아파트 낙찰률 33%…경매나온 3채 중 1채만 주인 찾아

이달 경매에 나온 아파트 3채 중 2채는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3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 소재 법원에서 이뤄진 아파트 경매는 127건으로 이 중 42건(낙찰률 33.1%)만 낙찰됐다.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올해 1월 44.0%, 지난달 36.1%, 이달 33.1%로 두 달째 하락세다. 이달 서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9%로 4개월 연속 70%대였다. 평균 응찰자는 5.4명이었다.낙찰된 42건 중 낙찰가율이 감정가보다 높은 물건은 2건에 불과했다. 서초구 방배동 윈저빌(건물 면적 235㎡) 낙찰가율이 111.3%로 가장 높았고,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건물 면적 118㎡)가 100.7%로 그 뒤를 이었다.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며 저가 매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이달 서울 아파트 경매에는 수요자 관심을 끌 만한 저가 매물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다만 유찰 횟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통상 2~3회 유찰돼 가격이 대폭 낮아진 물건에 응찰자가 몰렸다면, 이제는 경쟁력이 있는 물건이라면 1회 유찰되는 수준에서 주인을 찾는 것이다.이달 최고 낙찰가율 매물 상위 10개 중 2차례 이상 유찰된 물건은 2개뿐이었다. 나머지는 1회 유찰 후 낙찰됐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3.31 10:31
연예일반

몬스타엑스 민혁, 입대 전 훈훈한 행보… “소중한 물건 나누고 기부”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의 민혁이 입대를 앞두고 팬들과 함께하는 특별하고 유의미한 자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민혁은 오는 다음 달 4일 군 입대를 앞두고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뜻깊은 이벤트를 진행한다. 입대 전 선행은 물론,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전시회도 개최할 계획이다.민혁은 그간 미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꾸준히 표현해 왔다. 그림과 캘리그래피로 의상과 소품을 직접 커스텀하는 것은 물론이고 매주 그림을 그리고 게스트와 소통하는 네이버 NOW. ‘보그싶쇼’를 시즌2까지 단독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선행과 전시회는 모두 그의 남다른 미술적 감각과 연관이 있다는 게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설명이다.16일 몬스타엑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영상에 따르면 민혁은 입대 전 몬베베(공식 팬클럽명)와 함께 특별한 선행을 진행한다. 그는 “군대에 가기 전 몬베베와 함께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나한테 정말 소중한 물건들인데,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이 물건을 받게 되면 더 소중하게 간직해 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혁은 자신의 애장품을 경매로 나눌 계획이다. 그는 “소중한 물건을 나누면서 수익금을 전부 기부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영상에서 민혁은 옷, 가방, 그림 등에 친필 사인을 하고 있따. 그가 처음으로 그린 고래 그림, 직접 디자인하고 무릎에 타투로 새기기도 한 고래 그림의 반지, 월드투어 당시 신었던 커스텀 스니커즈, 그림을 쓸 때 써온 팔레트 등이 등장해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앞서 민혁은 지난달 14일 팬카페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 중 하나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것을 갖고 싶느냐는 질문을 팬들에게 남겼고, 팬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그 결과 민혁이 선행으로 나눌 물품들이 하나둘씩 마련됐다는 설명이다.선행에 이어 민혁이 마련한 전시회는 스트릿 아티스트 더즈니(Doezny), 탄산음료 브랜드 마운틴 듀와 함께 진행된다. 더즈니는 다양한 방식의 거리 예술 작업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아티스트다. 민혁은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K팝과 스트릿 문화가 담긴 다양한 작품을 마련했다.민혁과 몬베베가 함께하는 선행 이벤트는 20일 오전 10시부터 오는 27일 오후 4시까지 블랙랏 홈페이지에서 실시된다. 참여자 가운데 113명을 추첨해 민혁이 직접 그린 ‘고래 그림 포토카드’를 증정한다.협업 전시회 ‘몬스타엑스 민혁 & 더즈니 위드 마운틴 듀’는 오는 22일부터 양일간 서울 성수동 프로젝트 렌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3.18 16:18
부동산일반

23억 사채에 경매 파기까지....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급매물' 사연을 아시나요

금리가 치솟고 부동산 매매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급매'보다 더 빠른 처분을 원하는 '급급매' 물건이 흔하게 나오고 있다. 급급매 물건은 집주인의 개인 사정으로 실거래가는 물론 경매 호가보다도 적게는 1억원, 많게는 5억원까지 낮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가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무조건 급급매 물건을 잡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일선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급급매 물건은 각종 권리관계가 얽혀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A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김 모 씨는 최근 동네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급급매' 전단지를 보고 크게 놀랐다. 호가가 20억원대에 달하고, 실거래가도 18억원을 훌쩍 넘겼던 호실의 매매 가격이 14억원에 나와서다. 김 씨는 "급급매라고 써붙여져 있어 유심히 봤는데 너무 쌌다. 심지어 139.85㎡(43평), 로열동이었다"며 "개인적으로 정말 싼 좋은 기회라고 보고 욕심이 생겨 부동산에 해당 매물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했다. 상담을 받은 김 씨는 해당 호실의 매수를 포기했다. 그는 "(근저당권과 대출 등) 설정만 17억원이 넘었다“며 ”계약과 동시에 14억원을 모두 내야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매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본지 확인에 따르면 해당 호실은 경매도 파기될 정도로 복잡한 권리관계를 안고 있었다. 김 씨는 "이런 집은 사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을 지키고 투자금 손실 위험을 줄이는 길"이라고 했다. 용산만이 아니다. 22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아이파크 삼성동 145㎡(44평)이 감정가 50억원에서 한 차례 유찰 끝에 51억원에 매각됐다.집주인 B 씨는 2019년 8월 35억원 상당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면서 1금융권에서 16억2800만원을 대출 받은 뒤 두 달 후에 대부업체에서 23억2700만원을 또 대출받았다. 이후 C 씨 등 2명에게 9억1000만원을 빌렸고, 대출금 상환에 허덕이다 지난해 8월 경매 시장에 넘겨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총 40억원가량의 대출을 통한 '영끌' 매수로, 감당이 안돼 경매로 넘어온 것"이라고 했다.심지어 집값의 90%를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받아 산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있다.집주인 D 씨는 지난해 9월 집값 27억원의 88%인 24억원을 대부업체에서 빌려 매입했다. 결국 경매에 붙여진 이 호실의 감정가는 반복된 유찰 끝에 17억8560만원으로 결정됐다. 처음 매입할 때 수준인 27억9000만원에서 10억원 가까이 추락한 셈이다. 대치동 부동산 업자는 "대부업계 연평균 이자가 10%대"라며 "D 씨가 매달 내야 하는 이자만 2000만원에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무척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매를 통해 최저가에 주인을 찾더라도 대부업체가 6억원 가량을 밑지게 된다. 영끌족이 무너진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급급매 살 땐 꼼꼼히 따져야 영끌족의 비명은 대부업체들이 취급한 담보대출 연체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2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형 대부업체 25개사가 취급한 담보대출 연체율은 종전 6~7%에서 10.2%로 상승했다. 대부업체의 주택담보대출은 담보물이 된 주택 가격이 하락했을 때 더 취약하다. 선순위권자에 밀려 주도적으로 담보물을 경매에 넘길 권한도 없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연간 22.09%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연간 20% 넘게 떨어진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2008년 -10.21%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하락이다. 집값이 떨어질수록 영끌족의 고통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급매물에 관심이 있다면 꼼꼼한 분석과 공부,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특히 급매물을 사들일 때는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가압류와 가처분 상태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용산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묻지 마 급매물 투자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지만, 잘 알아보지 않으면 자칫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다"며 "복잡한 사연과 권리 관계를 따져보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2.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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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포트] 경쟁 격화되는 중고 거래 삼국지, 비장의 무기는

"당근이세요?"중고 거래 시장은 아쉬운 주머니 사정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합리적 거래의 장을 넘어 젊은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대변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이커머스 시장 역시 온라인 쇼핑몰과 오픈마켓을 거쳐 이용자가 판매·구매의 주체가 되는 형태(C2C)로 진화하고 있다.올해도 짠테크(짠돌이와 재태크의 합성어)·체리슈머(합리적 소비자) 등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중고 거래 시장은 홀로 불황이 무색한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3대 플랫폼(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의 '넥스트 스텝'에 쏠린다.이용자 기반을 확고히 다진 각 플랫폼은 서로 다른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리더십 선점에 나선다. 이 상황에서 건강한 시장 조성을 위한 신뢰도 제고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도 참전한 중고 거래…절약 넘어 놀이 문화로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은 유통 대기업까지 참전하며 제대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롯데쇼핑이 2021년 3월 300억원을 쏟아 중고나라의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지난해 1월 820억원 규모의 번개장터 투자에 참여했다.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막연하게 지출을 줄였던 과거와 달리 경기 불황에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만족을 얻는 가치 소비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본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대세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중고 거래를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며 "내년 경기가 회복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중고 거래를 두고 "요즘은 그냥 절약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하나의 투자가 되고, 놀이가 되고, 공동체가 되고 있다"고 했다.이를 반영하듯 KB증권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2년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2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2008년 4조원대 대비 6배 이상 커진 셈이다. 올해는 3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여전히 낮은 중고 거래 침투율을 고려하면 향후 연간 15~20%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측이다.지역 밀착 서비스를 표방하는 당근마켓이 이용률로 경쟁 플랫폼을 압도하고 있지만 아직 절대 강자는 가려지지 않았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당근마켓은 1800만명, 번개장터는 650만명이다.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중고나라는 2021년 기준 1220만명으로 전해졌다.그런데 연간 거래액을 보면 순위가 바뀐다. 번개장터가 지난해 약 2조5000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근마켓은 1조원대로 추정된다. 중고나라는 2020년 기준 5조원이었다.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중고 거래 시장에서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3대 플랫폼은 완전히 다른 방향성으로 영토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당근마켓, 로컬 비즈니스로 흑자 전환 앞당긴다당근마켓은 수익성 제고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거래 수수료 0원' 정책을 유지하면서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앞세워 누적 가입자 3300만명을 품에 안았지만 막상 돈을 벌지는 못했다.2021년 연간 매출은 2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올랐지만, 영업손실도 352억원으로 164% 늘었다. 오는 4월에 2022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데, 적자 폭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관건이다.당근마켓에게 중고 거래는 이용자 저변 확대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여기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붙여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기는 게 중장기 목표다. "우리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하이퍼 로컬 서비스"라고 줄곧 외치는 이유다.대표적인 서비스가 지역 소상공인을 겨냥해 지난해 8월 내놓은 마케팅 지원 서비스 '당근비즈니스'다. 비즈프로필 관리부터 광고까지 원스톱으로 뒷받침해 주변 단골과 보다 수월하게 연결한다. 2022년 비즈프로필 누적 이용 횟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7억건을 나타냈다. 지역 타깃 마케팅의 효과를 보고 비즈프로필에 가입한 가게 수도 62만곳으로 80%가량 뛰었다.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인 당근알바를 비롯해 고객 비용 부담을 줄이고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는 부동산·중고차 직거래도 차세대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당근마켓 관계자는 "중고 거래로 시작해 현재는 동네 정보를 얻고 지역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런 지역 커뮤니티적인 속성이나 효용 가치들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당근마켓은 당근과외·당근레슨·당근선생 등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암시하는 상표도 다수 출원한 상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상표권 출원이 사업으로 무조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브랜딩 과정에서 이름이 바뀌는 등 유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패션', 중고나라는 '비대면 픽업' 전면에번개장터는 국내 대표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의 입지를 착실히 다지고 있다.누적 가입자 2000만명을 넘어선 번개장터에서 지난해 약 2100만건의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 중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78%를 차지했다.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만 9700억원으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중고 거래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번개장터 브랜드관 팔로우 순위에서 나이키·아디다스는 물론 구찌·샤넬·디올 등 명품까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인당 연간 평균 거래액은 49만원이다.이에 번개장터는 패션·명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정체성을 가져가기 위해 시계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모자라 검수 센터까지 구축했다.지난해 7월 합류한 김한뫼 고문은 롤렉스·파텍필립·IWC 등 유명 브랜드의 직원을 교육한 이력이 있으며, 세계적인 경매 회사 필립스의 투자 자문으로 활약하는 워치 메이커다. 특수 기법 기반 정밀 감정법과 수리·장비 관련 노하우를 전수해 검수팀의 역량을 강화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서울 성동구 성수동에는 연면적 530평 규모의 '정품 검수 센터'를 열었다. 4개 층 중 2개 층은 물류 입·출고와 촬영을 담당하는 솔루션센터로 운영하고, 나머지 층은 보안 시스템 아래 전문 인력이 명품·스니커즈뿐만 아니라 중고 스마트폰 감정을 진행한다. 검수 가능 품목은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38개 브랜드로,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오프라인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2021년 더현대서울에 이어 코엑스몰에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랩'을, 역삼 센터필드에는 명품 편집숍 '브그즈트 컬렉션'을 오픈했다. 코엑스몰에 전시한 '조던1 OG 시카고 1985' 운동화는 최고 판매가가 5500만원에 달한다.번개장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쉽고 빠르고 안전한 중고 거래 환경을 조성해 이용자들에게 보다 완성도 높은 브랜드 중고 거래 경험을 제공하고, 패션 중고 트렌드를 제시하는 업계 1위 플랫폼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고나라는 중고 거래의 본질에 집중한다. 2003년 네이버 카페를 시작으로 시장을 선도한 정통 플랫폼의 입지를 계속해서 가져가겠다는 포부다.중고나라 관계자는 "취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거나 지역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반적인 중고 거래 환경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첫 시작으로 고객 페인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사인 롯데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론칭한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이날부터 전국 6000여 개 점포로 확대한다.해당 서비스는 택배와 직거래의 장점을 합한 것이 특징이다. 채팅으로 약속을 정해 판매자가 가까운 세븐일레븐에 상품을 맡기면 구매자가 편한 시간에 수령할 수 있다. 교환권 바코드를 계산대에 스캔하면 거래가 완료된다.대면이 불편한 구매자는 판매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하자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환불할 수도 있다. 택배와 달리 직접 수령하는 방식이라 별도의 서비스 비용은 들지 않는다. 편의점은 중고나라 이용 고객의 방문을 유도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이처럼 중고나라는 당분간 중고 거래 서비스 고도화에 힘을 쏟는다. 롯데 온·오프라인 매장 입점 등은 아직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투자사의 사업 의사결정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회원이 자산, 알아서 자정 노력해야"3대 플랫폼이 각자의 목적지를 설정해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다른 유통 채널과 비교해 취약한 신뢰도를 끌어올려야 한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참살구를 기대한 소비자들이 개살구 시장을 마주하면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다"며 "역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업계가 알아서 자정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용자가 거래의 주체라고 해도 플랫폼은 하나의 장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려는 노력 없이는 어렵게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다만 과도한 규제는 중고 거래 플랫폼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어 시장에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을 해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급적 자율로 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라며 "플랫폼 기업 회원 1명의 가치는 10만원 정도다. 회원 자체가 큰 자산이라는 인식을 기업들이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1.31 07:00
부동산

[2023 부동산 전망] 주택 가격 하락은 '대세' 그래도 집을 사야 겠다면?

2022년 국내 부동산 시장은 혼란기였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던 주택 매매 가격이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및 각종 규제와 맞물리면서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고점'에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영끌러'들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신음하고 있고, 무주택자는 내 집 마련의 꿈이 더 멀어지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과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교수·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등 부동산 전문가 4명에게 '계묘년'을 맞아 새해 주택 매매 시장 전망 및 무주택자와 투자자들의 전략에 관해 물었다. 올해도 하락은 '계속' 1일 한국부동산원의 지난해 마지막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71.0)보다 낮은 70.2로 조사됐다. 부동산원이 2012년 7월 매매수급지수를 조사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가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99.2) 이래 1년째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3.1으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6대 광역시는 67.4, 지방은 74.9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 대부분은 2023년에도 국내 주택 시장이 고금리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 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새해에도 주택 매매 가격이 서울 3~4%, 수도권 4~5%, 지방 3~4% 하락으로 전국에서 3~4%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와 전세 모두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하락장은 지역과 관계없이 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비슷했다. 그는 "쉽게 예단할 수 없으나 23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경기 위축 우려가 겹쳐, 주택 가격 하락이 지속할 것"이라며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만 연결되며 평년보다 저조한 주택 거래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을 더 어둡게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으나, 향후 3여 년간 수도권은 고점 대비 10~30% 수준에서 하락할 것이란 예상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대중의 집값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전반적인 하락장은 이어지겠으나, 하락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전년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도 있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한 해로 따진다면 하락세지만,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하면서 올해보다 거래 자체는 살아날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에는 급매물 위주로 시세보다 하락 거래가 되고, 하반기에는 바닥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연구기관들도 올해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3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실거래가 기준)은 8.5%, 수도권 아파트값은 1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올해 전국 주택 가격 변동률을 2.5%로 전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3~4%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침체·규제 완화 '변수'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 시장의 하락세 속에서도 변수가 존재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글로벌 전체에 드리운 경기 침체 그림자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부동산 시장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함영진 랩장은 "올해는 1%대의 저조한 경제성장률이 전망된다. 물가에 연동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고,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2년보다 증가하기 때문에 주택 수요 부재를 단기적으로 타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위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경기 침체가 아닌가 싶다.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박스권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상수나 고정 변수에 더 가깝다"며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일부에서 1%대 성장을 예상하지만, 역성장 전망도 있어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넓은 보폭일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14일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제는 금리 인상 속도가 아니라 최종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를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5.1%로 제시했다. 점도표란 연준 위원들이 각자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표다. 이는 올해에 기준금리를 5.00~5.25%까지, 전년보다 0.75%포인트 더 올리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한문도 교수는 "글로벌은 물론 우리나라도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고,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 인상 기조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집값이 추락하면서 고점에 매물을 사들인 영끌족이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고, 전국 각지에 미분양 신축 주택이 쌓이고 있다.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점진적으로 규제를 풀던 정부가 경착륙 우려가 커지자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책 대응이 굉장히 선제적"이라며 "규제 완화 속도와 정책 의지를 봤을 땐 연착륙으로 막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무주택자, 집 사려면 하반기에 전문가들은 새해에는 가급적 집을 급하게 사기보다는 추이를 살펴볼 것을 권유했다. 만약 집을 사야 한다면, 하반기 이후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이나 신축 분양을 권했다. 그래야 실패도 적다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새해에 꼭 집을 장만해야겠다면 고점 대비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급급매물이나 분양, 법원 경매까지 어떻게든 시세 대비 저렴하게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 개인이 저점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싸게 사야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만약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면 V자형 반등이 어려우므로 시간을 두고 바닥을 확인하고 매입해도 좋을 것이다. 어차피 타이밍은 잘 맞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싼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무주택자라면 시세보다 20~30% 낮은 수준의 신축을 분양받거나, 시장 급매물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며 "주택 자산은 매입 뒤 2~3년 뒤 가치가 높아질 것인지를 봐야 한다. 현재 구축 급매와 시세가 비슷할지라도 신축 아파트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유주택자보다는 무주택자 또는 실수요 위주로 주택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무주택자는 분양시장 청약이 유효하다. 하지만 시중의 급매물 및 경매 등과 비교해 가성비를 따져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주택 매매 시 주목해야 할 단지 특징을 꼽기도 했다. 기왕이면 전고점이었던 2021년 대비 하락 폭이 큰 곳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갭투자를 하고, 영끌 수요가 몰렸던 대단지 랜드마크와 신축, 중소형이 낙폭이 크다"며 "소규모 단지는 가격 착시 현상이 생길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 단독주택 토지 상가 등 비아파트는 이번 하락장에서는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비교적 가격 하락이 큰 상급지는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에도 매력적인 곳으로 보고 있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유주택자 중 상급지로 갈아타려고 한다면, 조정기에 비교적 가격 하락세가 큰 송파와 강동 지역을 살펴볼 만하다. 고가 아파트 가격이 더 많이 내리기 때문이다"며 "다주택자나 임대 사업자는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대략적인 조언은 힘들다. 다만, 다주택자라면 그중에 미래 가치가 비교적 낮은 물건 일부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면서 절세 전략을 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적어도 2023년 하반기까지 시장을 지켜볼 필요 있다. 고금리 및 경기 침체 시기에는 주택가격대비 자기 자금 비율 및 상환 가능한 수준에서의 여신(대출)비율이 더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02 07:00
부동산

어느 영끌러의 하소연…"우리 집 가격 결정하는 '그 집'이 두렵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영끌러'들의 마음고생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 급등기였던 최근 1~2년 사이에 주택을 매수했는데 실거래가를 밑도는 거래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급매' '급급매' 매물이 종전 실거래가 보다 수 억원 이상 떨어진 호가를 부르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영끌러도 늘어나고 있다. 잠 못 드는 영끌러들 "뚝뚝 떨어지는 호가만 보면 밥맛도 뚝뚝 떨어져요." 40대 회사원 A 씨는 요즘 들어 주기적으로 포털사이트 부동산 카테고리를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 18억5000만원대에 장만한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A 씨는 "사실 내가 아파트를 산 뒤 약 1억원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몇천만 원씩 야금야금 떨어지더니 내가 산 가격대까지 내려왔다"며 씁쓸해했다. A 씨를 더 속상하게 하는 건 더 있었다. 실거래가를 크게 밑도는 호가다. 그는 "단지가 커서 매물도 많다. 그중에는 '급급매'를 달고 호가가 17억원 수준인 것도 있다. 이 가격에 실거래가 된다면, 아직 입주도 못 했는데 손해를 봤다는 생각에 멘탈 관리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A 씨처럼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불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소위 말하는 다주택자도 아니라 '평생을 살 자가'라면서 마련한 1가구 1주택자인데도, '내가 최고점에서 집을 샀다'는 허탈감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런 세태를 반영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유머도 돌고 있다. '내 아파트값은 내가 산 가격도 아니고, 내가 부르는 호가도 아니고, 우리 단지에서 제일 빚 많은 세대의 이자 지불 능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A 씨는 "이 글을 읽고 '현타'가 왔다. 나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금리 인상 부담이 큰데, 나 혼자 허리띠 졸라매고 이자 내면 뭐하나 싶다"며 "우리 단지 사는 누군가가 빚 감당 못 하고 싼 가격에 던지면 그게 내 집 가격이 되는 판"이라고 했다. 그는 이 유머가 인터넷상에 떠도는 명언을 뜻하는 '띵언'이라면서 친구들 사이에 돌려봤다고도 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종전 최고가를 크게 밑도는 실거래가 속출하는 데 이어 이 가격이 해당 단지의 평균 호가가 되는 상황이 적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대표 아파트인 '잠실엘스'는 이달 초 전용면적 84.8㎡가 19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이 27억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7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23억1000만원에 거래된 지난 8월과 비교해도 3억6000만원이 하락했다. 실거래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이 단지의 호가도 더 떨어지는 모양새다. 매물로 나온 전용면적 84.8㎡ 중에는 최저가인 19억5000만원에 나온 세대도 있다. 잠실엘스는 '리센츠' '트리지움'과 함께 송파구를 대표하는 아파트다. 그러나 잠실 일대에서는 이러다가 '엘리트'로 불렸던 잠실엘스의 30평대 가격이 20억원 선도 지키지 못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자리 잡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급매' 호가가 우리 집 시세 전문가들은 영끌러들의 이런 자조의 목소리가 현실을 일부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우리 단지에서 제일 빚 많은 세대의 이자 지급능력에 우리 집값이 달렸다'는 말들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급매 가격이 우리 집 시세인 것은 맞다"라고 했다. 다만 윤 수석연구원은 '묻지마식' 문어발 투자로 대출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주택자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봤다. 1주택자의 경우 대출 금리 인상이 부담돼 매도를 택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시스템적인 위기로 1주택자보다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던지는 사례가 많다"며 "만약 1주택자가 이자 부담 때문에 하락기에 급매를 선택한다면 그건 애초부터 본인의 소득 수준을 넘는 집을 샀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날마다 집값 하락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공포에 떠는 1주택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른바 '영끌' '빚투' '패닉바잉'으로 집을 무리하게 사들였지만, 집값이 급락하면서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집을 새로 사기는커녕 트라우마와 싸우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이어 "금리 충격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공포 심리가 스마트폰을 타고 급속히 전염되고 있다. 모두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69%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보다 3%포인트 오른 것으로 이 업체가 2013년 9월부터 조사한 이래 가장 높다.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6월 조사에서 44%로 역대 최고치를 깬 후 5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12%로 역대 최소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내리는 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이달 19일 기준 555건으로 지난해 9월(2691건)의 약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북이 가장 먼저 떨어진다. 구별로 노원구(-0.41%)와 도봉구(-0.42%)가 0.4% 이상 떨어졌고, 성북구(-0.37%)·서대문구(-0.31%)·금천구(-0.30%) 등도 낙폭이 컸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지난주 -0.31%에서 금주 -0.38%로 낙폭이 커졌고, 강남구(-0.20%)·서초구(-0.16%)도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3%대의 하락률을 보인 것은 한국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서울에 있는 아파트 단지마다 급매가 없는 경우는 드물다"며 "사정이 급하다 보니 '급급매', '초급매'에 '초초급매'까지 써 붙이고, 경매 직전 단계로 보일 정도의 제2금융권 대출승계를 내거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24 07:00
부동산

거래 '단절'·금리 폭등 시대…그래도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당신에게

부동산 '불장'의 시대가 끝나고 거래 '단절'의 시기가 시작됐다. 한때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수천만 원씩 치솟던 호가는 온데간데없고, 종전 실거래가 보다 가격을 끌어내린 급매물만 쌓이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도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일간스포츠는 창간 53주년을 맞아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교수·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등 4명의 부동산 전문가에게 향후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 및 투자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암울…올해 전망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적어도 내년까지 시장 침체 속에 가격 하락세 또는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주택 시장이 금리 쇼크로 더욱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며 "금리 충격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가 빠르게 전염되면서 모두 두려움에 떨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교수는 집값 폭락 추세가 훨씬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문도 교수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버블 사태 등으로 인한 영향이 미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본격적 하락은 시작도 안 했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주택 시장을 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문도 교수는 2006년부터 지난 6월까지 월평균 6000건에 달했던 거래가 9월 들어 600건으로 줄었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그는 "거래 절벽이 아닌 멸종 수준"이라면서 "현 정부 초반 민간의 활성화와 시장 안정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지만 잘못된 판단이다. 집값 하락 추세는 최소 2년에서 4년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세종시 등 지방 대부분의 조정 대상 지역을 해제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노리는 정책을 내놨다. 그러나 박 위원은 이번 조치가 극도의 침체를 보이는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박원갑 위원은 "금리 인상 등 주택 시장을 누르고 있는 요인이 너무 강해 이번 규제 해제 정책이 시장 분위기를 상승시키거나 반전시키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 해제도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보다는 시장을 정상화하는데 취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지방 중심 조정 대상 지역 해제는 가격 상승이 아니라 하방을 방어하는 수준에서 거래량 증가가 있을 것"이라며 "서울은 규제에서 빠진 지역이 없다. 올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지금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며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거래 침체와 가격 하향 조정이 지속되는 현재 주택시장의 상황이 단기간에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랩장은 "연내 가격 하락세가 뚜렷한 시장 상황이다. 향후 경기 위축, 수요 부재로 집값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지방과 수도권 외곽에 규제지역 해제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시장 침체에 돌입한 지방에서 규제지역 해제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함 랩장은 "매수자 입장에서 이번에 해제된 지역의 주택을 매입하려는 의지는 높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단기 거래 증가나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매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문도 교수는 "지방 중심 조정 대상 지역 해제는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부도 기본적인 기조는 추가 주택 가격 상승, 경착륙될 수도 있는 환경이다"고 했다. 그래도 투자를 원한다면…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황은 아니라는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투자에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집값이 하락한다고 해서 무리하게 매수를 하거나, 매도를 선택할 경우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급매물이 나오고는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 '묻지 마 식' 상급지 옮겨타기는 위험하다. 또 1주택자들이 무주택으로 가는 것도 반대"라고 잘라 말했다. 시장은 언제나 나의 결정보다 빠르고 더 영리하기 때문에 주택을 가지고 섣부른 재태크를 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자신이 대단한 '마켓 타이머(시장을 읽는 사람)'가 될 자신이 있다면 집 가지고 재주를 부려도 된다. 그렇지 않다면 1주택자는 집의 가격보다는 가치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무주택자 중 내 집 마련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적절한 시점이 왔을 때 매수를 하는 것은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보는 전문가도 더러 있었다. 박원갑 위원은 "무주택자라면 시세 대비 20~30% 저렴한 분양 물건을 노려야 한다"며 "요즘은 급매물도 경매도 매력적이지 않은 시기다. 다주택자의 경우 헐값에 나온 물건을 사들이고 싶으면 수도권 조정 대상 지역이 풀리거나, 내년 하반기에나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언제가 저점인지 가늠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다만, 주택 매수를 원하는데 하락기가 끝난 뒤 매수에 들어간다면 이미 늦은 것일 수도 있다. 원하는 주택이 있다면 시점을 잘 살피고 진입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미 집이 있다면 자금이 풍부하다는 전제 아래 상업용 부동산이나 토지에 관심을 둘 필요는 있으나, 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자금과 목적을 두루 따지고 결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토지는 환금성이 떨어져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저렴하게 사거나, 상급지로 갈아탄다고 하면 급매나 경매 분양이 답이 될 수는 있지만, 대출을 받아서 투자할 때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함 랩장은 이어 "다만 무주택자이나 언젠가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전세 자금의 60%를 확보한 상황이라면 원하는 주택의 가격이 적절한 수준까지 내려왔을 때 매수를 하는 것은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에서 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로 고점에 매수했는데, 하락할 경우 심리적으로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집이 삶에 주는 가치적인 측면에 무게를 둬야지, 가격의 노예가 되면 하락기에 인생이 무너지기에 십상이다. 이미 고점에 사들였다면 내 집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야 현재와 같은 어려운 시기를 살아갈 수 있다. 버블이 형성되면 고점 회복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는 회복된다"고 말했다. 한문도 교수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세상을 살 수 있는 날은 언제는 존재한다"며 "다만 집은 형태의 차이일 뿐 언제나 필요한 것이다. 무주택자라면, 하락기에 주저하다가 못 사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해서 매수를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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