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서 열린 K리그×산리오캐릭터즈 팝업스토어.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FC서울의 헬로키티 굿즈를 구입한 여성팬.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산리오캐릭터즈 팝업스토어 서울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4일부터 5월 8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대림창고에서 K리그×산리오캐릭터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자신이 응원하는 K리그 팀의 유니폼을 입은 채 성수동을 찾은 젊은 축구팬들은 산리오 캐릭터가 담긴 굿즈를 사면서 마치 ‘K리그 테마파크’에서 노는 듯한 또다른 놀이문화를 만들어내고 즐겼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처음 K리그 구단별로 산리오 캐릭터를 매칭해서 제작한 굿즈를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해 축구팬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몰에서 진행했던 팝업스토어는 운영 첫날 전국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 단일 팝업스토어 중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7월 19일부터 8월 11일까지 팝업스토어 기간 중 총 오픈런(개업 전 대기) 인원이 약 1만 명에 이를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축구팬은 대다수가 남성팬이며, 여성적인 캐릭터 상품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보기 좋게 깨고 다양한 연령의 남녀 팬들이 모두 K리그×산리오캐릭터즈의 상품을 구매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올해 이를 보완하고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에는 K리그1의 12개 구단과 K리그2 일부 구단에 한해서만 산리오 캐릭터가 출시됐는데, 올해는 이를 확대해 K리그1, 2의 26개 전구단 캐릭터 상품을 내놓았다. 여기에 K리그 대표 캐릭터까지 더해 총 27종의 K리그×산리오캐릭터즈가 탄생했다.
연맹이 세심한 피드백을 취합해 상품에 반영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캐릭터 상품이 출시되지 않았던 K리그2 구단의 팬들이 ‘우리 팀도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냈던 걸 받아들여 전구단으로 확대했다.
또한 지난해 팝업스토어 최고 인기상품이었던 봉제인형 키링은 ‘가방에 달고 다니기에는 크기가 좀 크다’, ‘캐릭터가 입고 있는 유니폼을 바꿔입히고 싶다’는 팬들의 구체적인 피드백을 듣고 반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출시한 인형 키링은 지난해보다 크기가 조금 더 작아졌고, 인형 제품 안에는 원정 유니폼이 별도로 들어있어서 원정 응원을 갈 때 인형 키링의 유니폼도 원정으로 바꿔 입힐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더해졌다.
전북 현대의 포챠코 캐릭터.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산리오 캐릭터가 담긴 구단별 응원 머플러.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창훈 한국프로축구연맹 IP사업팀장은 “지난해 팝업스토어에 거의 살다시피 상주했다. 그때 굿즈를 구매하러 온 팬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취합했다. 또 젊은 고객의 행동분석을 통해서 인형의 유니폼을 그 자리에서 리폼하는 등 변화를 주는 고객이 많다는 걸 보고 ‘원정 유니폼’ 아이디어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또 달라진 점은 무신사와 협업해 무신사 블록코어 티셔츠 등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이창훈 팀장은 “지난해 K리그와 산리오의 협업은 화제성 컸고, 매출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실제로 연맹이 얻는 수익을 더 늘리기 위한 방법을 더 고민했다. 올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무신사와 협업하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직접 물건을 팔 수 있는 길도 열었다”고 했다.
K리그×산리오캐릭터즈 팝업스토어가 주목을 받는 건 개별 구단이 아닌 프로연맹의 주도로 전구단이 참여하는 마케팅 성공사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는 타 프로스포츠에서도 찾기 힘든 사례이며, 이번 팝업스토어 행사에 타 종목의 프로연맹이 견학을 하기도 했다.
이창훈 팀장은 “일본 J리그가 우리 쪽에 연락을 해서 프로젝트에 대해 묻기도 했다. J리그가 향후 추춘제 전환을 할 때 리그 일정에 공백이 생기면, 그때 산리오 협업 프로젝트 같은 리그 단위의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는 비하인드도 밝혔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천 상무 마케팅팀의 김경빈 사원은 “산리오의 턱시도샘 캐릭터 덕분에 고정적인 제품군에서 벗어난 새로운 MD사업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반겼다. 광주FC의 홈경기 담당자인 최주훈 프로는 “선수들이 착용한 폼폼푸린 패치 유니폼을 경매로 판매해 지역 어린이병동에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나눔까지 이어지는 결과물을 소개했다.
이창훈 팀장은 “산리오 협업 프로젝트는 K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프로축구도 팔릴 수 있다’는 시장성을 입증하고자 기획했다”면서 “향후 캐릭터 외에도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영상, 지역 연고지와 연계한 게임 등 마케팅 영역을 더 확장할 계획이 있다. 카테고리를 더 넓혀서 K리그가 365일 축구와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K리그는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대구 동성로의 무신사스토어 대구에서 2차 팝업스토어를 연다. 서울 외 지역에서 열리는 첫 팝업스토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