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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미래 먹거리 마땅찮은 GS 허태수, 자나 깨나 "신사업 역량"

정유·유통·건설 등 전통의 사업군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GS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신사업 역량’를 외치며 속도전을 주문하고 있다.15일 GS에 따르면 최근 허태수 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최첨단 기술의 향연을 펼쳐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현장을 찾았다. 또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벤처투자법인(CVC) GS퓨처스를 찾아 등 북미의 신기술 투자와 사업화 동향을 점검했다. 지주사 산하의 GS퓨처스는 지난 2020년 3월 허 회장 취임 직후에 설립된 투자법인이다. 지난 9일 CES를 둘러본 허 회장은 스타트업 전시관에 관심을 보였다. 신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스타트업 기술이야말로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특히 그는 인공지능(AI)와 로봇 등의 기술이 전통의 에너지, 유통, 건설 산업 분야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들여다보기도 했다. 10일 곧바로 GS퓨처스 법인으로 이동한 허 회장은 이곳에서 미래사업에 대해 고민을 하며 두루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회사의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꾸준히 신기술 탐색하고 있는 GS퓨처스는 지금까지 70여건 1500억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주로 산업 바이오와 친환경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과 관련한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텔의 AI 부문이 분사한 아티큘레잇 등에 투자하는 등 생성형 AI를 통한 사업 혁신도 시도하고 있다. 허 회장이 이처럼 ‘자나 깨나’ 신사업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GS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정유·유통·건설 등 주요 사업군들이 침체된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고, 성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그래서 GS그룹에 대한 투자가치도 뒷걸음질 치고 있는 형국이다. 지주사 GS는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중간배당이 없고, 허 회장 취임 이후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2019년 연말 허 회장 취임 직전의 5만2000원대의 주가는 최근 4년 동안 한 차례도 이 고점을 뚫지 못했다. 올해 들어 4만원 선도 위태로운 상황이 지속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에서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허 회장은 GS퓨처스 설립 등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신년 임원모임에서 “경기 침체나 사업 환경의 악화를 방어적으로 대하기보다 미래 신사업 창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자”며 “순조로울 때 보이지 않던 사업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나 새로운 사업 기회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GS가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은 전기차 충전, 폐플라스틱과 배터리 리사이클, 산업 바이오, AI, 헬스케어 등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이차전지 사업 확대를 위해 전기차 충전에 힘을 주고 있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회사인 차지비(ChargEV)는 지난 9일 GS커넥트를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GS차지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GS차지비는 국내 최대 규모인 4만5000기의 충전기를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 1위 업체로 알려졌다. 폐플라스틱과 배터리 리사이클의 경우 포스코그룹과 지난 2021년 신사업 협력 교류회를 갖은 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2년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했고, 2023년 이차전지 재활용 전문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을 준공했다.산업 바이오의 경우 GS칼텍스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바이오원료 정제사업에 합작 투자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과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동맹도 맺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지난 2021년 GS컨소시엄은 1조7000억원을 들여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1위 업체인 휴젤을 인수했다. GS그룹 오너가 4세인 허태홍 GS퓨처스 대표이사가 스타트업 투자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특히 CES 2024 등에서 AI 분야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는 허태수 회장의 형인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의 차남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MBA 과정을 밟았고, 벤처투자팀 소속으로 투자 관련 실무 경험을 쌓은 바 있다. GS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이 최근 줄곧 신사업의 메시지 담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GS가 착실하게 준비해온 신사업들이 본격적으로 ‘큰 걸음 내디뎌야 할 기회의 시간’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6 07:00
산업

SK 오너가 3세들 해외 실무경험 쌓기 한창...경영 수업 본격화

SK그룹 오너가 3세들의 경영 승계 수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해외 실무경험 쌓기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 SK E&S 매니저가 올해부터 북미 사업 총괄 조직인 패스키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패스키는 미국 뉴욕에 거점을 둔 SK E&S의 북미 법인이다. 최 매니저는 패스키에서 글로벌 에너지 사업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장남은 2020년 SK E&S 서울 본사 전략기획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바 있다. SK E&S는 에너지 계열사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가장발전소 등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최 매니저는 신재생 등 SK그룹이 힘을 주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키는 SK E&S의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투자회사다. SK그룹 북미 법인의 핵심 중 하나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패스키의 이사회 의장 겸 최고투자책임자여서 조카 최 매니저를 챙기는 등 실무경험을 쌓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세 자녀는 나란히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실무경험을 쌓고 공부를 하며 경영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최 매니저는 2014년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했고, 보스턴컨설팅그룹 인턴십을 거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 팀장도 유학파다. 베이징국제고를 졸업한 그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 학사를 마쳤다.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포드대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복직했다. SK바이오팜의 핵심인 전략투자팀장을 맡은 그는 실질적인 신약 개발 태스크포스(TF)에도 합류했다. SK바이오팜은 지주사 SK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겨냥하며 신약개발 TF를 만들었다. 장동현 SK 부회장이 TF장을 맡았다. 아직 초기 단계라 신약개발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생물학과 생명정보학 등을 전공하며 관련 지식이 풍부한 최 팀장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차녀 차민정 SK하이닉스 팀장은 베이징대 경영대 출신이다. 그는 현재 휴직을 하면서 미국 원격의료 스타트업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그는 창업과 인수합병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는 SK하이닉스를 대표해 연설도 하고 투자자들도 두루 만났다. 3세들이 경영 승계 수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도 세 자녀에게 승계 기회를 주고 있다. 그는 BBC코리아와 인터뷰에서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경영 승계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며 “결국 자녀의 선택”이라며 기회를 줄 것임을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3세 승계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은 자식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유형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3세 경영 여부는 본인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18 06:58
산업

'SK 2인자' 조대식 수펙스 의장 4연임...최성환 사장 승진

'SK그룹의 2인자'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4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1일 2023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는 각 관계사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를 평가해 인사를 하는 두 번째 해였고,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인사를 별도로 발표했다. 지난 2017년부터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조 의장은 이번 인사에서 다시 의장을 맡았다. 이로써 조 의장은 2017년 선임 이후 2년 임기의 의장 자리를 4번째 맡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조 의장은 2019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초로 연임에 성공했고, 계속해서 SK 이사회의 핵심으로 역량을 펼치고 있다. 조 의장은 올해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수장 역할을 맡게 되면서 그룹의 '살림살이'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협의체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조 의장은 SK그룹의 ‘연봉킹’이기도 하다. 그는 2021년 최태원 회장(40억9000만원)보다 많은 62억45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20억원과 상여 42억4500만원이었다. 조 의장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함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처럼 조 의장은 SK 오너가의 손발 역할을 하는 등 그룹의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조 의장은 SK그룹의 지배구조 완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지주회사였던 SK를 전문투자회사로 바꿨고, SK와 SK C&C의 합병을 주도하기도 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올해 경영에 복귀하면서 조 의장의 그룹 서열은 2인자에서 3인자로 내려왔지만 입지만큼은 확고하다. SK그룹 내에서 수펙스추구협회의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임원들이 계열사의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인재육성위원장을 맡은 서진우 사장은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인사에서도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을 맡았던 박성하 사장이 SK C&C에서 SK스퀘어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7개 위원회 중 5개 위원회의 수장이 바뀌었다. 조 의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략위원회가 전략·글로벌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어려운 환경 속에서 관계사의 성장 스토리 실행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글로벌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신원 전 회장의 아들인 오너가 3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업총괄 사장’이 됐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02 07:02
생활/문화

[IT싸를 만나다] 김병기 한컴 실장 "싸이월드 한컴타운, P2E 게임처럼 수익 창출 가능"

토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싸이월드가 조만간 부활한다는 소식에 30·40세대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번에는 메타버스(확장 가상현실)를 입고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 싸이월드의 '미니룸'은 2차원의 정적인 공간이 아니라 부캐(보조 캐릭터)인 '미니미'로 사람들과 만나는 소통의 장이 된다. 직접 만든 아이템을 팔아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놀랍게도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오피스 소프트웨어 명가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있다. B2B(기업 간 거래) 전문 기업이 어쩌다 싸이월드와 손잡고 메타버스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됐을까. 지난달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컴타운에서 만난 김병기(42) 한컴 서비스전략실장은 이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니미·미니룸 아이템, NFT로 사고 판다 한컴은 지난달 17일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월드 한컴타운'(이하 한컴타운)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대 10명을 초대할 수 있는 '마이룸'과 최대 500명이 접속해 대규모 행사를 열 수 있는 '스퀘어'로 구성했다. 공개 당일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싸이월드 신규 웹·앱이 출시하면 미니룸과 연동해 정식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김병기 실장은 "아바타와 공간을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는 아이템·템플릿·음원을 지원하고, NFT(대체불가토큰)를 발행해 디지털 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일명 돈 버는 게임인 P2E(플레이 투 언) 게임처럼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이용자를 위한 저작도구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게임의 경우 앱을 한컴타운 안에서 다운로드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퍼블리싱 수수료 매출을 올리는 방향도 구상 중이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공간 대여 서비스도 출시한다. 브랜드가 반영구적으로 소유하는 스퀘어를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이미 IBK기업은행과 같은 굵직한 기업들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김 실장은 "금융권은 점포를 줄여가면서도 고객들에게 심리스(끊김 없는)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은 니즈가 있다"며 "입점 요청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신제품 홍보를 비롯해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는 단계다"고 말했다. 당초 한컴타운은 2.5D 그래픽의 메타버스 서비스 '게더타운'을 벤치마킹해 기업 특화형으로 나올 예정이었다. 간결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에 한컴의 무기인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붙여 원격근무 환경을 지원하려 했다. 그런데 싸이월드와 손잡게 되면서 정체성이 확 바뀌었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싸이월드와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11월부터 개발을 본격화해 6~7주 만에 서비스를 내놨다. 김 실장은 "주요 타깃은 20~40대다. 30대와 40대는 메타버스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다. 익숙한 서비스 안에 녹이면 네이버의 '제페토'처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컴타운은 싸이월드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 서비스를 지향한다. 향후 파트너십을 맺는 다양한 브랜드 명칭이 앞에 붙을 것이라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재미보다 소통…"메타버스, 언젠가 터진다" 이미 국내 메타버스 시장에서 제페토는 글로벌 가입자 2억명 이상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위 MNO(이동통신) 사업자 SK텔레콤도 '이프랜드'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컴은 이들과 차별화한 매력으로 영토를 넓힌다. 김병기 실장은 "제페토와 이프랜드는 '재미'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한컴타운은 이용자 간 '소통'에 더 치중돼 있다"며 "이를테면 조별과제 같은 것을 할 때 'OO 방으로 모여'라고 전달하면 비대면 트렌드에 맞춘 모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과거 싸이월드는 미니룸 주인이 온라인 상태인지 알 수 없었다. 일촌평을 남기거나 방명록을 작성해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용자의 접속상태를 확인하고 곧바로 대화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제공 중인 음성·영상 송출 기능으로 1인 방송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인기 아이돌 BTS의 미니룸을 가정하면, 수많은 이용자가 별다른 활동 없이 장시간 머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최대 수백억의 트래픽 비용이 나갈 수 있어 하루에 제한시간을 두거나 시간별로 과금하는 모델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커뮤니케이션에 기반을 둔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B2B 사업을 주로 전개해온 한컴에게는 다소 도전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회사는 10년 가까이 SK 계열사에서 신사업에 매진한 플랫폼 전문가 김 실장을 영입해 선봉에 세웠다. 전자과를 졸업한 김 실장은 SK텔레콤 입사 후 모바일 네트워크 운영 업무를 맡다 SK플래닛으로 자원해서 이동했다. 안정적인 근무환경보다 플랫폼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본 것이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로 통합된 미디어 서비스 '옥수수'를 론칭하고, 국산 앱마켓 '원스토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둘 다 SK의 신설투자회사 SK스퀘어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이렇게 남다른 인사이트를 보유한 김 실장에게도 고민은 있다. 메타버스가 허상이라는 업계 일부의 비관적인 시선이 그것이다. 김 실장은 "PC의 키보드, 마우스를 거쳐 스마트폰 터치로 인터페이스는 혁신했다. 메타버스는 무엇을 활용해야 하는지가 과제다"며 "VR(가상현실) 기기가 아직 무겁고 불편하지만, 허들 하나만 넘으면 분명히 메타버스는 터질 것이다. 거품이라고 해도 준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한컴은 메타버스로 고객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간다. 기업용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해 일상에 녹아드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선보일 방침이다. 해외 진출도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다. 김병기 실장은 "한컴은 B2B·B2G(정부 거래) 서비스로 성장해온 회사다. '한글'은 많은 효율을 제공했지만 즐거움은 주지 못했다"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 개개인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1.04 09:26
생활/문화

'탈통신' 외친 이통사들…SKT 주가만 승승장구, KT·LGU+는

올해 '탈통신'을 가속하며 신시장 개척을 선언한 이동통신 3사가 명암이 엇갈린 주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설립 37년 만에 회사를 쪼개며 정체성을 명확히 한 SK텔레콤은 1위 MNO(무선통신) 사업자답게 안정적으로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KT와 LG유플러스는 상반기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하반기에는 영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이통 3사 모두 내년에는 새롭게 진출한 시장에서 성과를 내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SKT, 배당수익률 6%…구독·메타버스 확장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주가는 2021년 첫 거래일인 1월 4일 23만7000원에서 기업 분할 직전인 10월 25일 30만9500원으로 약 30% 올랐다. 변경상장한 11월 29일 5만7900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이날 변동 없이 횡보 흐름을 이어갔다. SK텔레콤은 2021년 신축년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달 출범한 신설 투자회사 SK스퀘어가 반도체·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영역 확장 특명을 넘겨받았다. 덕분에 3대 핵심 사업인 통신·인공지능(AI)·인프라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본지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갈 구독 서비스, 메타버스(확장 가상현실) 등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기업가치도 올라가는 잠재력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주가가 매력적인 이유는 배당수익률이다. 6대 4(SK스퀘어) 비율로 인적분할하면서 발행주식이 줄었지만 배당총액을 7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이 경우 투자자의 배당수익률이 4%대에서 6%대로 상승한다. 싹 뜯어고친 KT, 내실 다진 LGU+ KT는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역량을 앞세워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전환하기 위해 계속 힘을 쏟고 있다. 2020년에는 디지코 브랜드 이미지 확립과 LG전자·현대중공업그룹 등 의미 있는 파트너십 확장에 열을 올렸다면, 올해는 과감하게 그룹을 재편하며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콘텐트 핵심 계열사 KT 스튜디오지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케이티시즌을 비롯해 웹툰·웹소설 법인 스토리위즈, 유통 채널 현대미디어·스카이라이프TV 등을 지원군으로 배치했다. 또 디지털 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T커머스 사업자 KTH와 모바일 쿠폰 사업자 KT엠하우스가 뭉친 KT알파의 돛을 올렸다. 이런 변화 노력에 KT 주가는 연초 2만원 초·중반대에서 7~8월 한때 3만원 중반 때까지 치솟으며 약 40%의 가파른 상승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열기가 식으면서 다시 2만원대로 주저앉기 직전이다. 통신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더는 찾기 힘든 상황에서 신사업의 매출 증대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0~11월에는 전국적으로 발생한 통신 장애 대응에 정신이 없었다. 당시 주가도 출렁거렸는데, 보상안 발표 이후 다행히 안정을 찾았다. LG유플러스도 KT와 마찬가지로 상반기에는 선전했지만 하반기에는 주춤한 분위기다. 1~2월 1만2000원대에서 6월 1만5000원대까지 약 30% 올랐다가 7월을 기점으로 1만3000~1만4000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대대적으로 새판 짜기에 돌입한 경쟁사와 달리 무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추진했다. M&A(인수·합병)보다 제휴·파트너십에 공을 들였다. IPTV 독점 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OTT '디즈니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경영진 차원에서 '찐팬' 고객 확보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B2C(소비자 거래) 영역에서 이미 강점을 보인 키즈·아이돌 콘텐트 및 스포츠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은 2025년까지 전체의 30% 수준으로 넓히기 위해 달리고 있다. 제조·SI(시스템통합)에 강한 LG 그룹사와 협업해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 경험치를 쌓고 있는 이유다. 다른 회사에 비해 뚜렷하지 않은 경영색채는 투자자들이 매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B2B 솔루션 매출이 20% 넘게 오른 것은 고무적이다. 한 자릿수라 아쉽지만 모바일·IPTV·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요지부동인 것은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지 의문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인 경영의 유연성이 필요한데, 수익구조와 콘텐트의 전략적 제휴에서 보여줬듯 충분히 대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2.31 07:00
경제

증가하는 총수들의 'M&A 리스트'···기업쇼핑에 진심인 SK·카카오

대기업 총수들의 ‘기업 쇼핑’이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신사업 확대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총수들의 ‘쇼핑 리스트’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계열사 최대 SK, M&A 투자도 으뜸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 계열사가 가장 많은 SK그룹(144개)이 M&A 시장에서도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SK는 상장 계열사 역시 19개로 가장 많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500대 기업이 M&A 시장에서 사용한 금액이 28조8228억원으로 지난해 12조6099억원을 2배 이상 상회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미래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M&A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10조3104억원을 투자했던 게 가장 큰 규모였다. 유일하게 10조원 이상의 규모이기도 했다. SK그룹은 M&A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는 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 외에도 SK에코플랜트가 10건의 M&A를 기록했다. 규모도 8274억원으로 컸다. 지주사 SK도 4건의 인수합병을 통해 7120억원 이상을 썼고, SK텔레콤도 M&A 4건에 131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3분기까지 진행된 인수 건이 126건으로 조사되었는데 SK그룹에서만 19건 이상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M&A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과감한 베팅을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 인텔의 메모리 사업 낸드 부문을 인수는 2016년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할 때 썼던 80억 달러(약 9조원)를 뛰어넘는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2012년 3조4000억원으로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했던 최 회장은 8년 만에 3배 이상 규모를 베팅하며 세계 반도체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텔을 품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1위 삼성전자의 추격에도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 부문도 삼성전자에 이어 단숨에 글로벌 2위로 뛰어오르게 됐다. 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는 중국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 영역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를 2021년 26조원에서 2025년 75조원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동현 SK 부회장도 파이낸셜 스토리 설명회에서 “지주사 SK를 2025년 시가총액 140조 규모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예고했다. IT뿐 아니라 유통에서의 M&A 경쟁이 뜨거웠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이마트와 롯데 등 ‘유통 공룡’들이 참여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결국 이마트가 3조5591억원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고, 이는 올해 두 번째로 큰 M&A 규모가 됐다. 게임업체 넷마블이 소셜 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를 2조6260억원에 인수한 게 세 번째로 큰 금액이다. 확장세 카카오, 스타트업 투자 가속도 카카오도 올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 중 하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카카오의 성장 방정식’이 스타트업 M&A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23곳을 인수한 카카오는 1조1462억원을 투자하며 확장세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3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카카오가 51건의 인수합병으로 넷마블(15건)을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카카오는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업체인 타파스미디어(4730억원), 래디쉬미디어(3789억원), 세나테크놀로지(952억원) 등을 인수했다. 2019년(15건, 1685억원)과 2020년(13건, 3646억원)과 비교해서도 카카오의 올해 인수건과 인수금액 모두 크게 증가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M&A의 문어발식 확장’ 지적하자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엄청난 규모와 인력에 저희가 유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한국의 열정 있는 스타트업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스타트업이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없는 영역은 투자를 받아 헤쳐 나갈 수 있다. 이로 인해 단순한 문어발식 확장과는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카카오처럼 최근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각 기업은 스타트업 지원을 늘리거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스타트업 육성·투자회사인 롯데벤처스를 통해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롯데벤처스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고, 지난달 베트남 법인까지 설립했다.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는 “베트남 최초의 외국계 벤처투자법인으로서 펀드 조성과 투자에 앞장서고 국내 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인수는 직접 사업을 하지 않고도 그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시간과 돈, 노력에 비하면 M&A가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신사업 진출에 용이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확대로 지배력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향후 M&A를 고려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시장에 괜찮은 매물이 나오면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17 07:01
경제

덩치 키우는 카카오, 최근 3개월 신규 계열사 증가 수 1위

카카오가 최근 3개월간 가장 많은 계열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공개한 '2021년 5∼7월 대규모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카카오는 13개사로 신규 편입 계열사가 많은 집단으로 꼽혔다. 카카오는 안테나, 예원북스, 스튜디오하바나, 엔플라이스튜디오, 파이디지털헬스케어 등을 계열사로 추가했다. 장금상선도 흥아해운을 인수하면서 흥아지엘에스 등 12개사가 동반 편입됐다. 공정위는 71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소속 회사는 7월 말 현재 2653개로 4월 말 기준치보다 41개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회사설립, 지분취득 등으로 106개 회사가 계열사로 편입된 동시에 흡수합병, 지분매각 등으로 65개 회사가 그룹에서 제외됐다. SK도 디디아이와이에스832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 계열사 11개를 늘렸다. SK는 부동산 빅데이터기업 한국거래소시스템즈 및 부동산 정보공개회사 더비즈를 인수하고, 화물운송 빅데이터기업 와이엘피의 지분을 매입했다. 공정위는 이번 변동의 특징으로 미래 성장동력 선점·확보를 위한 신기술 사업 분야 진출을 꼽았다. 한화와 효성은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하는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 갤럭시아메타버스를 각각 신규 설립했다. 한국타이어는 신기술사업 관련 투자·지원 사업을 위해 엠더블유홀딩 및 엠더블유앤컴퍼니를 설립했다. 유진은 계열 사모펀드를 통해 중고나라의 지분을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됐고, 쿠팡은 쿠팡이츠의 전국적 확대에 따른 고객, 상점, 배달업 종사자의 응대·지원을 위해 쿠팡이츠서비스를 만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부진한 분야를 정리하고 고유 사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도 특징으로 나타났다. 한화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식음료 사업 부분을 분할해 더테이스터블을 설립했고, SK는 태양전지 관련 사업을 하는 SKC에코솔루션과 전기통신공사업을 하는 SK TNS의 지분을 전부 매각했다. KT는 IT 통신사업 및 신사업분야 집중을 위해 무전기를 제조·판매하던 KT파워텔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LG 계열사의 친족분리 사전작업도 진행됐다. 지난 5월 지주회사인 LX홀딩스가 LG로부터 분할 설립됐고, 6월에는 계열분리 예정인 5개사의 사명이 바뀌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03 12:32
경제

SK건설, 사우디서 초대형 PDH 플랜트 FEED 수주

SK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서 초대형 PDH(Propane Dehydrogenation) 플랜트의 FEED(기본설계) 수주에 성공했다. SK건설은 SK가스∙사우디 AGIC(Advanced Global Investment Company)사(社)의합작투자회사(JV)가 발주한 PDH 플랜트 및 유틸리티 기반시설(Utility & Offsite)의 FEED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수주금액은 755만 달러(약 92억원) 규모다. PDH는 프로판가스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생산된 프로필렌은 공정을 통해 고분자 소재인 폴리프로필렌으로 중합돼 각종 파이프와 자동차 내∙외장재 등 산업용 소재에서부터 주방용기, 위생용품 등 일상생활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프로필렌은 에틸렌과 함께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서 석유화학산업의 근간이 된다. 양사는 계약식 행사를 따로 진행하지 않고, 서명된 계약서만 우편으로 교환하며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북동쪽으로 600km 떨어진 주바일 산업단지에 연산 84만3000톤 규모의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초대형 PDH 플랜트와 유틸리티 기반시설의 FEED를 약 6개월 동안 수행하는 사업이다. 이번 FEED 프로젝트는 SK건설과 호흡을 맞춰왔던 SK그룹 계열사인 SK가스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양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동률을 자랑하는 울산 PDH 플랜트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했고, 지난해에는 협업을 통해 벨기에 PDH 플랜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국내 최초로 서유럽 PDH 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SK가스는 AGIC와 함께 설립한 합작투자회사에 지분을 투자했으며, SK건설은 PDH 플랜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 역시 성공적으로 FEED를 수행할 계획이다. AGIC는 APC(Advanced Petrochemical Company)의 100% 자회사인 석유화학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계약 주체다. 모회사인 APC는 2005년 설립된 사우디 상장회사로, 사우디에 연산 45만5000톤 규모 PDH 플랜트와 연산 45만톤 규모 폴리프로필렌 플랜트를 소유하고 있다. 2014년에는 SK가스, 쿠웨이트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와 합작으로 SK어드밴스드를 설립했으며, 2016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울산 PDH 공장도 함께 소유하고 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이번 수주는 지난해 벨기에 PDH 프로젝트 FEED 수주에 연이은 성과로 글로벌 시장에서 SK건설의 PDH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이번 FEED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글로벌 PDH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5.19 10:09
경제

YG, 개미들 몰렸지만…670억 상환 임박해 '설상가상'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이후 연일 내리막길을 걷던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13일 반등했다. 승리의 계약해지 소식과 함께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생각한 개인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5.15% 반등한 3만77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를 신중히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박연미 경제평론가는 13일 YTN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YG 주식이 이틀 동안 17% 빠지고 오늘 5% 정도 반등 소폭했다" 며 "투자 주체를 보니 개인이 너무 많다, 이 회사 캐시카우는 빅뱅이다. 그런 빅뱅에 큰 균열이 생겼고, 회사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한동안 외부 투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캐시카우 빅뱅에 큰 균열…YG도 의혹 남아있어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26일(25일 종가 4만7500원)부터 12일 장 마감(3만5900원)까지 24.4%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2109억원이 증발했다. YG엔터테인먼트 해외 공연 수익의 50%를 차지하는 그룹 빅뱅에 큰 타격이 갔기 때문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 제기된 의혹들이 승리와의 이별로 마무리될 지도 미지수다 승리가 직접 운영한다고 밝힌 또 다른 클럽 '러브시그널'의 실소유주가 양현석 대표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곳에서도 탈세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해당 클럽을 운영 중인 A법인의 지분 70%는 양현석 대표가, 30%는 양 대표 동생인 양민석 대표이사가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한 의혹에 YG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 주가 떨어졌는데…LVMH 상환전환우선주 기한 임박 5년 전 루이비통모에네시(LVMH) 그룹에게 받은 투자금 610억원 상환도 임박한 상태다. 2014년 LVMH는 계열 투자회사를 통해 YG엔터테인먼트에 상환전환우선주로 610억원을 투자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약속한 기간이 되면 투자자에게 상환을 하거나나 보통주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말한다. LVMH는 투자 당시 주가를 감안해 4만3574원(4만4900원으로 조정)을 보통주 전환 조건 가격으로 정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해당 조건보다 떨어지면 '상환' 옵션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상환을 결정할 경우 추가로 연복리 2% 이자가 가산돼 약 670억원 을 돌려줘야 한다. 약속한 기한은 2019년 10월이다. ━ '개미' 몰리고 기관·외국인 빠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YG엔터테인먼트의 주식 661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 종목 가운데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다. 반면 기관은 605억원 어치를 팔아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순매도 상위권에 YG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승리가 회사를 떠났지만 승리에 대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YG의 브랜드 가치 하락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며 "이렇게 생긴 엔터테인먼트 업계 순위 변동이 향후 고착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3.14 10:03
경제

신동빈, 순환출자 고리 끊었지만…롯데, 일본 기업 꼬리표 여전

오는 4월 75만 개에 달하던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0개로 완전 해소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여전히 버티고 있어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딱지는 떼지 못했다. 4월 롯데 순환출자 고리 75만 개→0개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 및 6개 비상장 계열사는 오는 2월 27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롯데지주와 롯데지알에스ㆍ한국후지필름ㆍ롯데로지스틱스ㆍ롯데상사ㆍ대홍기획ㆍ롯데아이티테크는 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6개 비상장사 투자사업 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기로 하는 분할합병을 결의했다.이번 결정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5년 6월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겠다고 공표한 데 따른 것이다.롯데는 지금까지 75만 개에 달하는 복잡한 순환ㆍ상호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다. 이 사실은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5년 7월 신 회장과 그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에서 터진 경영권 분쟁인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만천하에 알려졌다. 경영권을 두고 형제끼리 싸우다가 아이러니하게도 그룹 최대의 치부가 드러난 것이다.이에 신 회장은 2015년 8월 순환출자 해소를 처음 언급했다. 당시 신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순환출자도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롯데쇼핑ㆍ롯데칠성음료ㆍ롯데푸드 등 4개 상장사를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분리하고 투자 부문을 합병해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지금까지 롯데는 2014년 416개였던 순환출자 고리를 13개로 줄였고, 작년 11월 롯데칠성ㆍ롯데푸드가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지분을 추가 처분해 순환출자 고리를 11개로 대폭 줄였다.롯데는 내달 주총에서 이번 분할합병 결의안이 통과되면 분할합병 기일인 4월 1일부터 순환출자 고리가 0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계열사는 자회사 24개와 손자회사 27개로 총 51개가 된다. 일본 롯데 지배에선 못 벗어나그러나 여전히 롯데그룹은 ‘일본 기업’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관통하는 일본 롯데와 복잡한 연결 고리는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함께 광윤사ㆍL투자회사 등 일본 소재 계열사들이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어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딱지는 그대로다. 신 회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도 1.4%로 적다.신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인 광윤사(28.1%)와 종업원지주회(27.8%)·일본 관계사(13.9%)·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10.7%) 등이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이들이 신 회장에게 등을 돌리면 롯데 지배구조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신 회장에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롯데그룹이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를 바꾸려고 호텔롯데 상장 등을 내놨지만 이를 완성하지 못했다”며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가 일본 측 지분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신 회장은 “2019년쯤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롯데지주 관계자는 “일본 롯데와 지배구조 해소를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할 계획이었고 지난해 착수도 했지만 검찰 조사 때문에 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신 회장이 일본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 왔고 일본 주주들도 이를 받아들인 상황”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단계적으로 국내에서도 투자를 공모할 수 있어 일본 측 지분을 줄여 나가 소유 구조가 바뀌게 된다”며 “현재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호텔 매출의 대부분인 롯데면세점의 운영이 좋지 않아 이 부분이 먼저 정상화돼야 한다”고 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8.0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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