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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미약품그룹의 ‘집안싸움’ 결국 임시주총까지 가나

연초 발발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한미그룹 오너가의 모녀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3인 연합을 구축하면서 현재 경영권을 쥐고 있는 형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3인 연합 측은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고 있다. 형제 공동경영체 제안, 연합 법적 대응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달 3인 연합 측이 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자 형제 측은 ‘대주주 경영공동체’를 제안하고 나섰다. 그러나 3인 연합 측은 대주주 경영공동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 이사의 제안에 따르면 대주주 경영공동체는 회사 자본구조의 변경이나 합병, 인수 및 매각, 고위 경영진 임명·해임 등 회사의 중대한 업무 집행에 있어 통일된 의결권 행사가 목적이다. 공동체 내부 의사결정은 주주총회와 동일한 지분율 비례 투표 방식을 제안하고, 디지털 방식 등으로 안건 상정을 5일 내 결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형제 측은 대주주 공동체경영을 통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고위 경영진 인사권 등 중대한 업무 집행을 모두 관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한미그룹에 따르면 대주주들이 임종윤 이사의 경영공동체 제안과 관련된 내용을 아직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이사는 경영공동체 결성 선언 초안을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공동경영체 제안을 대주주를 직접 만나서 한 것이 아니라 언론과 관계자를 통해서 제안했기에 3인 연합 측에서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열린 고 임성기 회장의 추모식도 따로 진행할 만큼 한미그룹 모녀와 형제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임주현 부회장이 임종윤 이사에게 빌려준 266억원 반환 소송에서 법원이 가압류 신청을 인용하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임종윤 이사는 반환 소송 결과가 나올 때가지 가압류 된 한미사이언스 주식과 토지 등의 재산을 처분할 수 없게 됐다. 형제 측이 3인 연합이 제기한 임시주총 소집 청구권을 거부한다면 법적 절차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연합 측은 지난달 정관변경과 신규 이사선임 의결 안건을 상정하는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하면서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5명과 연합 측 4명으로 이뤄졌는데 신규이사 3명을 더 선임해 7대 5로 뒤집겠다는 계산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마음을 모녀 측으로 돌린 신동국 회장은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 종식의 가장 단순한 방법은 형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좋은데 오너가 잡음 성장 걸림돌 현재 지분율 경쟁에서는 3인 연합 측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 7월 초 맺었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6.5% 매매 계약이 완료된다면 신동국 회장의 지분은 18.93%까지 올라간다. 송영숙 회장 6.16%, 임주현 부회장 9.70% 등 3인 연합의 특별관계자 지분 총합은 48.19%에 달한다. 반면 형제 측은 임종윤 이사 10.14%, 임종훈 대표 10.80%를 포함해 특별관계자 지분이 29.07%다. 임시주총이 소집될 경우 정관 변경은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3인 연합과 형제 측은 소액주주를 만나 적극적인 표심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신 회장의 지지를 등에 업은 형제 측이 소액주주의 마음을 붙잡은 바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이 모녀 측으로 돌아선 상황이기 때문에 소액주주의 표심 향방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경영권 분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한미그룹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경영권 분쟁 이슈에도 올해 2분기 매출 3781억원, 영업이익 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7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도 7818억원으로 11.1% 성장하는 등 올해 최대 매출 실적 경신이 전망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개량·복합 신약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로수젯의 상반기 누적 원외처방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당장의 실적은 좋지만 장기적 성장 측면에서 경영권 분쟁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영권 체제가 안정돼야만 장기적인 플랜에 따라 미래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영 분쟁 노이즈가 길어지면 결코 좋을 게 없다. 당장은 실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경영적인 결단이 지체되면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12 07:00
e스포츠(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위기의 엔씨…“결국 극복한다” 이유는

“이번에도 극복할겁니다.” 위기의 엔씨소프트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게임업계 맏형 엔씨는 최근 몇 년 간 기존작 성장세가 꺾이고 새로운 동력이 될 신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부진의 터널에 갇혔다. 위기 탈출을 위해 창업주 김택진 대표가 창사 이래 첫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권고사직에 일부 부동산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사내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는 등 시장 반응이 냉담하다. 당장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서다. 그래도 업계는 엔씨가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본다. 엔씨가 창사 이후 27년 간 숱한 위기를 돌파해온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27년간 숱한 위기…그때마다 신작 성공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한 엔씨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가장 직전 위기의 순간은 PC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전환 시기였다. 넷마블이 초기 모바일 게임 시장을 빠르게 개척하며 플랫폼 변화를 주도할 때 엔씨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지켜만 봐야 했다. 엔씨도 회사의 명운이 모바일 신작에 있다고 판단하고 대표작 ‘리니지’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늦어졌다. 외부에서는 새롭게 떠오르는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엔씨의 대응력에 의문을 품으며 위기론을 제기했다. 속을 태우던 엔씨는 2017년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리니지M'을 출시하며 ‘역시 개발명가 엔씨’라는 평가를 받았다. 리니지M은 출시되자마자 공전의 히트를 치며 ‘위기론’을 잠재웠다. 엔씨는 모바일 공백기였던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영업이익이 2402억원이었는데, 2017년에는 리니지M 덕분에 매출 1조7597억원, 영업이익 5850억원을 기록하며 극적인 실적 반등을 이뤘다. 엔씨는 리니지M 이후 2019년 ‘리니지2M’, 2021년 ‘리니지W’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모바일 MMORPG 흥행 시대를 활짝 열었다. 2008년 PC MMORPG 신작인 ‘아이온’이 출시되기 전 엔씨의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이용자 대상으로 진행된 테스트에서 평가는 예상을 밑돌았으며 당시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가는 최저가를 찍었다. 하지만 아이온은 PC방 인기순위 160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엔씨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2년 공개된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도 마찬가지다. 동양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무협 액션 MMORPG로 출시된 블소는 당시 약해져 가던 국내 게임의 불씨를 되살리며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뛰어난 그래픽과 액션, 아름다운 OST가 접목된 블소는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며 e스포츠 대회까지 개최, 업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는 늘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보다 해법을 찾아 극복했다”며 “이번에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돌파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저런 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엔씨에게는 ‘리니지’라는 최고의 IP와 뛰어난 개발자들이 있다”며 “여기에 결국에는 올바른 방향으로 선택하는 김택진 대표도 있다. 김 대표가 박병무 공동 대표를 세운 것도 굿초이스 중 하나다”고 했다. 이번 승부수는 신작 10종…글로벌 공략도 가속화 엔씨는 위기 때마다 히트작을 내며 정면돌파했다. ‘잔재주’나 ‘꼼수’가 아닌 본업인 게임개발 경쟁력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온 것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신작 게임을 통해 또 한 번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엔씨는 이달 난투형 대전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의 글로벌 출시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10종에 달하는 신작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신작 출시가 본격화될 예정인데, 최근 트렌드로 손꼽히는 수집형 RPG 장르의 ‘프로젝트 BSS’가 그 중에 하나다. 인기 IP ‘블레이드앤소울’을 계승한 신작 BSS는 짜임새 있는 전투와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앞세워 작년 ‘지스타 2023’에서 주목받은 기대작이다. 내년에는 ‘아이온2’ ‘프로젝트G(택탄: 나이츠오브더가즈)’ ‘LLL’ 등 AAA급 신작 3종이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엔씨가 보유한 레거시 IP를 활용한 새로운 장르의 게임 2종과 캐주얼 게임 2종도 개발 중이다. 엔씨 관계자는 “국내 주요 게임사 중 유일하게 본사 중심의 인하우스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해온 만큼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에 대해 업계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엔씨는 다양한 신작을 준비하는 동시에 공략 지역을 넓히고 있다. 김택진 대표는 공동경영 체제 이후 줄곧 글로벌 빅테크 및 굴지의 게임사들과 협업을 이어가며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구글·소니·텐센트·아마존게임즈를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작을 내놓는 것이 목표다. 엔씨는 글로벌 게임전시회를 통해 해외 무대를 공략할 신작들도 미리 선보인다. 아마존게임즈과 함께 오는 7일 개막하는 북미 게임전시회 ‘서머 게임 페스트(SGF)’에서 서구 시장에 도전장을 내는 ‘쓰론 앤 리버티(TL)’와 글로벌 출시를 앞둔 배틀크러쉬, BSS 등을 공개할 전망이다. 엔씨 박병무 공동대표는 위기 탈출을 이끌 이들 신작이 계획대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작 배틀크러쉬, BSS, 글로벌 TL은 올해 예정대로 출시할 것을 약속한다”며 “내년에는 아이온2, LLL, 프로젝트G를 론칭할 것을 확약한다”고 말했다. 게임사 관계자는 “엔씨가 결국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신작 출시가 본격화되는 올 하반기가 주목된다”고 했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6.05 07:00
산업

OCI 가까워지니 가족이 멀어져...한미약품 ‘하모니 경영’ 균열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고 있다.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가족 공동경영’을 표방하며 하모니를 이루나 했지만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가족 사이가 틀어졌다.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에 반발하면서 둘째인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상속세·경영승계 ‘남매 분쟁’ 촉발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가족 관계가 상속세와 경영승계 문제로 인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실장의 주도로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했지만 임종윤 사장이 반발하면서 경영권 분쟁 비화 조짐이 일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이날 수원지방법원에 OCI와의 통합을 막아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포함해 총 27.03%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여기에 송 회장과 임 실장 등이 OCI 지분 10.4%를 취득하는 통합 내용을 양사의 이사회 결의를 통해 통과시켰다. 양측 발표대로 계약이 이행되면 OCI홀딩스가 27.03% 지분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송 회장과 임 실장이 OCI홀딩스 10.4%를 보유해 역시 OCI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통합 과정에서 배제된 임종윤 사장은 개인회사 코리그룹의 엑스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관련,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가족 간 갈등의 골이 이번 통합 발표로 드러나게 된 셈이다. 상속세와 경영승계로 인해 가족 관계가 틀어졌다. 임성기 창업주 별세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가 1.5대 1대 1대 1 비율로 상속됐다. 송영숙 회장이 11.4% 지분을 물려받아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후계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한 셈이다. 2020년 임성기 창업주의 별세 당시에도 경영 계 분쟁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경영 승계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는데 이번 분쟁으로 인해 우려가 현실이 됐다. 상속세가 5400억원 규모였는데 지금까지 3번을 납부했고,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임종윤 사장이 상속세 등의 자금을 마련한다며 바이오 기업 등에 투자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송 회장과 임 실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320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라데팡스파트너스와 맺었고, OCI와 연결됐다. 만약 통합이 약속대로 이행되면 송 회장과 임 실장 둘은 지분 매각과 우호지분 확보로 상속세와 경영승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임종윤 ‘예술가·외도’, 임주현 ‘경청·애정’2020년에만 해도 후계구도에서 임종윤 사장이 한 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먼저 경영수업을 받았고, 2004년 중국에 진출해 북경 한미약품의 성공에도 기여했기 때문이다. 이후 2009년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맡는 등 경영후계 코스를 밟아왔다. 그러나 바이오 사업 외도와 소통 부재로 리더십에 대한 물음표가 생기기 시작했고, 모친인 송 회장이 대주주가 되면서 ‘능력검증 후 후계자 결정’ 구도가 형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임성기 회장이 살아있을 때는 삼남매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다고 한다”며 “오히려 경영능력을 봤을 때는 자식들이 눈에 차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러나 둘째인 임주현 실장이 임성기 창업주와 함께 다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눈썰미가 좋은 임 실장이 대외 투자자나 주요 행사에 나서면서 후계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에 정통한 관계자는 “임성기 회장과 송영숙 회장이 가장 애정 깊게 바라본 자식은 임주현 실장”이라며 “그렇다 보니 후계구도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이 개인사업으로 ‘외도’를 한 것도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07년 홍콩에 코리그룹이라는 개인회사를 설립하고 백신개발기업 등을 경영해왔다. 또 2021년 당시 상장 폐지 위기였던 바이오기업 캔서롭 지분을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통해 현물출자하면서 잡음이 발생했다. 숙명여대 교육학과 출신이지만 사진작가라고 스스로 밝혀왔던 송 회장은 그동안 한미사진미술관장을 역임하며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에 관심을 드러내며 활발한 외부 활동을 펼쳤다. 이런 과정에서 2022년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무게중심의 추가 임주현 실장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2022년 연말 조직 개편에서 임 실장은 글로벌사업본부와 연구개발 센터, 경영관리본부, 커뮤니케이션팀 등을 총괄하며 보폭을 넓혔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전략기획실장에 오르며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유형인 그는 비만·대사질환 등 한미약품 차세대 신약개발 로드맵 ‘H.O.P 프로젝트’ 수립과 더불어 한미약품 연구개발(R&D) 조직개편을 단행했다.업계 관계자는 “임주현 실장과 셋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이 서로 친하고, 버클리음대 재즈작곡 석사과정까지 밟은 임종윤 사장은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한 자유로운 영혼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8 07:00
산업

'최대 성과급 잔치' 벌인 E1 구자용의 시급한 에너지 사업 전환

최근 기업들의 2022년 실적이 공개되면서 정유사와 가스사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고유가 수혜로 인해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쓰며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기존에는 삼성과 SK 임직원들이 최고 수혜를 받았다면, 이번에는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E1의 직원들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14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LPG(액화석유가스) 수입·유통 판매자인 E1은 수소와 전기차 충전사업 경쟁에 뛰어드는 등 미래를 위한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평균 연봉 1억 이상·성과급 1500% ‘신의 직장’ 고물가와 고금리 등이 겹치며 불어 닥친 ‘경기 한파’에 성과급은 직장인들의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E1은 기본급의 1500%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부러움을 사고 있다. 9일 E1에 따르면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따라 직원 전체에 성과급을 지급했다. 직급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급 1500% 지급에 대해 크게 부인하지 않았다. E1은 지난해 LPG 제품 수요 증가와 고유가에 따른 트레이딩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2022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5조99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7% 늘고, 영업이익은 194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영업손실 187억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4분기 실적 발표 이전이지만 동종업계의 SK가스가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만큼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연간 영업이익이 2008년(332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임직원의 기본급 1500% 성과급은 파격적인 '당근'이다. 매년 이 시점이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보다 많은 수치다. 반도체 한파가 시작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대 성과급이 50%와 41%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임직원만 연봉의 50% 성과급을 받았다. 생활가전사업부의 경우 7%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기본급을 연봉의 20분의 1로 본다. 따라서 기본급 1500%면 연봉의 75% 수준으로 볼 수 있다. E1 직원들은 대체로 연봉의 75%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고 사기 충전을 제대로 한 셈이다. CJ올리브영도 올해 성과급과 관련해 주목을 끌었다. 연봉의 160%까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상품기획자(MD) 부문만 직무에 따라 연봉의 80~160% 차등 지급됐다. 일반 직원의 경우 성과급 규모는 연봉의 20~40% 수준이었다. 높은 연봉과 성과급에 E1은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2022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E1의 평균 연봉은 상위 15위 안에 들었다. E1의 평균 연봉은 1억800만원으로 대기업 전체 순위에서 14위를 차지했다. 지주사 SK와 롯데케미칼 등의 대기업보다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좋은 처우 조건 때문에 E1의 경우 주로 ‘SKY 출신대’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잡음도 크게 없다. 지난 1월 E1 노동조합은 2023년 임금과 관련해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했다. 이로써 E1은 1996년부터 28년 연속으로 임금 협상 무교섭 타결에 성공했다. 구자용 E1 회장은 “28년 연속 임금 무교섭 위임으로 미래 지향적인 노경 관계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회사를 믿고 맡겨준 노동조합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신뢰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랑스러운 노경 문화를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 LPG 2위 구자용, E1는 3대 대주주 E1은 LPG 수입업체 중 업계 2위다. 한국석유공사 국내석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SK가스가 30%대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E1은 LPG 점유율 22~23%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정유사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이 점유율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E1은 360여 개의 LPG 충전소에서 가정용, 상업용, 차량용 LPG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업계 1위 SK가스 480여 개의 LPG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E1은 LPG 부문 매출이 전체 98%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또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더 높다. 2020년과 2021년 상품 수출의 비중이 각 52.3%, 53.2%로 내수보다 높게 나타났다. 수출은 LPG 수입을 한 뒤 직수출을 하거나 중개 무역을 통해 판매하는 구조다. 국제 시장에서 LPG를 저가로 구매해 해외에 수출해 수익을 남기고 있다. E1 관계자는 “LPG 사업의 국내 시장이 정체됐고,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의 경우 석유 화학 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26.4%를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등 가장 규모가 크다. 다음으로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순이다. 싱가포르에는 LPG 거래 시장이 커서 E1은 현지 지사를 두고 거래를 중점적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국내 LPG 시장 규모 2위인 E1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구자용 회장이다. E1의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개인 최대주주는 따로 있다.LG그룹의 초대회장은 고 구인회의 동생인 구평회 전 E1 명예회장이 E1을 물려받았다. 구평회의 첫째 아들인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이 12.78% 지분을 보유한 E1의 최대주주다. 이어 구평회의 차남인 구자용 회장은 9.77%를 가진 3대 최대주주다. 구평회의 삼남인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10.14%의 지분으로 2대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원래 구자용 회장의 지분이 구자균 회장보다 더 많았지만 딸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줄었다. 구자용 회장의 장녀와 차녀인 구희나·희연이 각 1.07%의 E1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E1은 구자열 회장의 장남인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구동휘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E1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다 올해부터 LS일렉트릭의 수소·전기차 충전사업을 이끌고 있다. 구동휘 부사장은 E1 지분 5.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LS그룹 사촌공동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LS는 구자홍, 구자열에 이어 구자은 회장이 수장직을 맡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사촌 경영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에너지 대전환 중…E1, 수소·전기차 충전 사활 탄소중립 물결로 인해 가스·정유사들도 에너지 전환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LS그룹은 신사업 전환을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신사업 중 핵심은 전기차 관련 분야다. LS는 2030년까지 신사업 분야에서 매출 점유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한 상황이다. E1도 LPG 충전소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소·전기차 충전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미 LPG, 수소, 전기 충전이 결합된 미래형 복합충전소 브랜드 ‘오렌지플러스’를 런칭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서, 경기 고양, 경기 과천 등 수도권 LPG 충전소 3개소에 수소충전 시설을 구축한 복합충전소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수소충전 시설만 갖춘 초기 단계다. E1 측은 “앞으로도 LPG 사업 역량 및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소 신사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고 밝혔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E1은 지난 2020년 강원도 정선에 8MW급 태양광 발전 단지를 준공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에 진출했다. 또 LPG 저장기지 및 충전소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사업을 확대했다. 46MW급 영월 풍력 발전단지도 준공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투자 규모는 경쟁사인 SK가스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업계 1위 SK가스는 E1과는 달리 장기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2021년 말에 LNG와 수소 중심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기도 했다. 2025년까지 2조1000억원을 투자해 LNG·LPG 복합화력발전소인 울산GPS와 LNG·석유제품 탱크터미널 코리아에너지터미널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SK가스는 신사업과 관련해 이미 실적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동서발전과 2045년까지 액화가스 터미널 이용 장기 계약 체결을 맺었고, 규모가 1조700억원에 달한다. 액화가스 터미널은 코리아에너지터미널 바로 뒤에 위치하며 2024년 10월 완공될 전망이다. SK가스는 LNG터미널이 완공되면 LNG 추진선을 위한 LNG 벙커링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가스는 수소 사업 분야에서도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에어리퀴드코리아와 함께 부생수소 기반 발전사업과 수송용 수소 사업 등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 기업결합승인을 마치고 사명이 롯데SK에너루트로 정해졌다. E1 측은 “SK가스와 비교한다면 신사업 준비는 아직 더딘 게 사실이다. SK가스처럼 큰 규모의 투자는 결정된 게 없다”며 “태양광과 풍력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10 06:59
무비위크

인간 노무현 이야기 '하로동선' 3월 30일 개봉

인간 노무현을 만나는 기회다. 영화 '하로동선(김시우 감독)'이 30일 개봉을 확정짓고 메인 포스터 공개했다. 또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특별한 시사회도 예고했다. '하로동선'은 사람사는 세상을 위하여 정치 민주화를 외치던 정치인 노무현의 또 다른 삶이 식당 운영자 노무현을 통해 인간 노무현을 발견하는 휴먼 드라마다. 항일음악가 정율성의 일대기 영화 '경계인'과 장편 뮤지컬 영화 '투란도트'를 연출한 김시우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았다. 주인공 경백 역은 서진원이 맡아 진솔한 인간 노무현을 담담하게 그렸고, 나혜진, 황석정도 합을 맞춰 열연했다. 또 주효경, 명계남, 이윤희, 지대한, 임춘길, 정동화, 이세창 등 다양한 배우들이 힘을 더했다. ‘하로동선’은 여름 화로, 겨울 부채라는 뜻으로, 여름에 화로와 겨울에 부채는 철에 맞지 않으므로 쓸모 없는 사물을 비유하여 쓰는 말이기도 하지만 여름이 지나면 겨울이 오고, 겨울이 지나면 여름이 오듯이 여름에 화로를 잘 관리하고, 겨울에 부채를 잘 챙 겨 두어야 다음에 오는 무더위와 추운 겨울을 견디어 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치 초년생 노무현의 삶도 하로동선처럼 이어졌다.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의 3당 합당 반대, 지역주의 타파, 민주주의 확대, 3김 청산을 주장하다 도리어 청산 당하듯 여의도에서 밀려난 노무현과 전직 의원들은 공동출자, 공동경영을 내걸고 식당을 창업하기로 뜻을 모으고 노무현과 전직 의원들은 자신들이 처한 신세와 훗날을 기약하는 의미로 하로동선을 식당 이름으로 선택했다. 함께 공개된 '하로동선' 메인 포스터는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 주인공 경백이 한 길가에 서서 하늘을 쳐다보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의 눈은 하늘을 향해 있지만 어쩐지 마음은 이 땅에 대한 애정 어린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보인다. ‘그 해 겨울, 참 외롭고 쓸쓸하였다’라는 카피가 그의 시선과 어우러진다. '하로동선'은 개봉 확정과 동시에 고 노무현 묘역 특별 시사회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 시사회는 5일 오후 3시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잔디동산 묘역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페이스북 특별 시사회란에 댓글을 남기면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으며 시사회는 제한된 인원만 참석 가능하므로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배포할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3.02 17:42
생활/문화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 참여 않는다"…신세계 단독 진행

네이버가 매물로 나온 이커머스 대어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박상진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2일 공시에서 "당사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네이버와 신세계의 이마트 컨소시엄이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가 희망하는 5조원보다 낮은 4조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와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각각 80%, 20%를 나눠 갖고 공동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지만 무산됐다. 만약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를 흡수한다면 국내 온라인 쇼핑 점유율이 30%로 올라 2위 쿠팡을 크게 따돌릴 수 있었다. 네이버가 빠지면서 신세계가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서게 됐다. 네이버는 인수에 참여하지 않더라고 신세계와의 협력 관계는 계속 가져갈 예정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6.22 14:42
경제

KT, 구현모·강국현·박종욱 사장단 중심 ‘공동경영’

KT는 2021년 정기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KT는 디지털 플랫폼기업(Digico)으로의 변신에 초점을 맞춘 2021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KT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업 및 공공고객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11월 선보인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에 걸맞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기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재편했다. 또 IT전문가인 신수정 부사장을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보임했다. 신수정 부사장은 IT부문장 및 KT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역임한 만큼 KT가 B2B 고객에게 창의적인 디지털혁신(DX) 방안을 제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AI/DX융합사업부문도 강화됐다.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이었던 송재호 전무를 AI/DX융합사업부문장 및 올초 신설된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AI/DX융합사업부문 산하에 KT랩스를 새롭게 선보인다. KT랩스는 ‘통신’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KT가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개척자 역할을 맡는다. 또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AI컨택센터(AICC) 사업 활성화를 위해 AI/빅데이터사업본부 산하에 AICC사업담당을 신설했다. 그동안 KT그룹의 혁신을 주도했던 미래가치TF는 ‘미래가치추진실’로 격상했다. KT가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기반이 되는 ABC(AI, BigData, Cloud)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김채희 상무를 KT그룹의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으로 중용했다. KT는 광역본부의 자율권과 책임경영에 힘을 싣는 등 광역본부 체계를 강화했다. 광역본부 임원은 16명에서 21명으로 늘렸다. 이번 인사에서 KT 전체 임원 수가 줄어든 반면 지역 임원은 30% 넘게 늘었다. 광역본부장 6명 중 5명을 전무급으로 배치했다. KT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사장단 중심의 ‘공동경영’을 지속하고 40대 젊은 인재와 여성 인재를 중용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KT 임원 전체 수는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든 87명이 됐다. 이번에 KT그룹은 사장 2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이 승진했으며, 상무 23명이 새로 임원이 됐다. 특히 KT 신규 임원(상무) 20명 중 50%인 10명이 50세 미만으로, KT 전체 임원의 28.7%가 40대로 조직의 활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이번 인사에서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2명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강국현, 박종욱 사장은 구현모 대표이사와 함께 사장단(총 3명)을 이루게 됐다. 이로써 구현모 대표이사 취임 이후 시작된 ‘공동경영’이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강국현 신임 사장은 고객중심 경영 강화를 책임지고, 박종욱 사장은 KT가 그룹 차원에서 ABC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 또한 송재호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김형욱 미래가치TF장, 정기호 나스미디어 대표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송재호 신임 부사장은 IPTV(올레TV)를 중심으로 KT가 국내 대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심이 됐다. 이번 임원인사의 최연소 임원인 최준기 상무(1974년생)는 상무보 2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성을 중용했다는 점이다. 전년 여성임원 승진자가 1명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3명의 여성이 새롭게 임원(상무)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KT 여성임원의 비율은 8.1%에서 10.3%(9명)로 두 자릿수가 됐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12.11 15:01
경제

‘푸르덴셜’ 품었지만…앞서가는 신한금융, 뒤쫓는 KB금융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을 2조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했다. 이로써 KB금융이 보험업계에서 몸집을 키우고, 신한금융지주로부터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아올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신한금융도 보고만 있지 않다. 신한금융은 조만간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을 통합한다고 발표, 단숨에 보험업계 3위로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이번에는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할지, 그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최종 의사결정을 마무리했다. 인수가는 약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KB금융이 무리하게 ‘오버페이’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KB금융 측은 “오버페이가 아니다. 금액을 더 제시한 곳도 있었다”고 일축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이 고성장 또는 고수익 산업은 아니지만, 종신 형태의 연금 비즈니스가 유일하게 가능한 업종이라는 점에서 금융그룹 차원의 연금시장 확대 전략과 일치한다”며 “단기 수익성보다는 장기 포트폴리오 관점으로 봐야한다는 점에서 KB금융의 이번 인수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400억원의 순이익을 낸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업계에서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반응이다. 두 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분에서 뚜렷한 경쟁 구도를 그리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 KB금융은 2017년 순이익 3조원을 돌파하며 신한금융을 제치고 1등 금융그룹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다시 밀려나게 됐다. 이때 오렌지라이프 당기순이익 중 신한금융 보유 지분만큼 반영된 1606억원이 주효했다. 지난해에도 역시 리딩금융지주 자리는 신한금융에 돌아갔다. 신한금융 순이익은 3조4035억원, 그 뒤를 뒤쫓았던 KB금융은 3조3118억원이었다. 두 금융지주의 차이는 불과 917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보험업 경쟁에서 이긴 금융지주가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불과 900억원대의 순이익 차로 1위 자리를 빼앗긴 KB금융이 1400억원대의 순이익을 낸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으니, 리딩뱅크의 자리는 KB금융에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신한금융은 아니다. 당장 올해 실적에 오렌지라이프 당기순이익 전액이 반영되고, 오는 7월 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을 앞둔 신한금융이 시너지 확대 등을 위해 착실히 제반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측은 “지난 1년간 공동경영위원회를 통해 통합 관련 주요 사항을 논의해 왔으며, TF를 진행해 양사의 시너지 제고 방안을 철저하게 분석해 왔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통합이 완성되면 업계 탑티어 보험사로 재탄생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에 힘을 싣기도 했다. 생보업계는 현재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삼성생명(28조2484억원), 한화생명(14조137억원), 교보생명(12조4356억원)이 빅3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되면 9조4415억원으로 4위에 오른다. 반면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션생명은 합쳐 3조8914억원으로 10위권에 불과하다. 당기순이익을 놓고 봤을 때는 삼성생명이 8338억원, 교보생명 5212억원에 이어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가 합쳐져 3954억원으로 3위권이다. KB금융과 푸르덴셜생명은 합쳐 1549억원으로 라이나생명(3510억원)에 이어 5위로, 신한금융에 밀린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은 종신, 연금부문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푸르덴셜생명 상품 포트폴리오를 접목하고 우량 고객 확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4.13 07:00
연예

현대차그룹, 미래차 개발에 가속페달…미 앱티브사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설립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사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를 설립하고 글로벌 자율주행 분야에서 ‘톱 플레이어’ 위상을 노린다.현대차그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앱티브와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을 위한 JV 설립 관련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업계에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유력 자율주행 기업이 별도의 JV를 설립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모델은 이례적이다.단순 협업의 틀을 넘어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최적의 공동개발 방식을 택한 현대차그룹의 ‘정공법’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IT 기업이 주축이 된 자율주행 업계에 커다란 지각변동과 반향을 예고하고 있다.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특히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업체 중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보스톤에 위치한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설립을 통해 전세계에서 운행이 가능한 레벨 4 및 5 수준의 가장 안전하고, 최고 성능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은 보다 안전한 이동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시키게 된다. 현재 북미의 연간 교통사고 비용은 8,360억 달러에 달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840억 달러로 90% 가까이 비용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또한 교통체증에 따른 도로에서 낭비되는 시간과 연료비용도 크게 저감될 수 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앱티브 케빈 클락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ADAS를 비롯한 차량 커넥티비티 솔루션, 스마트카 아키텍처 분야 앱티브의 시장 선도 역량을 보다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상용화를 앞당기기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언급했다.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 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 50%를 동일하게 갖게 된다.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금 16억 달러(약 1조9100억원) 및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약 4800억원) 가치를 포함 총 20억 달러(약 2조3900억원) 규모를 출자하며,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 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JV에 출자한다.합작법인은 이사회 동수 구성 등 양측 공동경영 체계를 갖추게 된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 경쟁은 누가 우군을 더 많이 확보해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신설법인과의 우선적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19.09.23 18:30
경제

두산그룹, 4세경영시대 막 올라…박정원 회장 체제로

두산그룹이 '4세 경영시대'를 맞이한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61)이 큰 조카 박정원 두산 회장(54)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긴다. 박정원 회장은 고 박두병 회장의 장남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국내 주요 그룹에서 4세 경영시대를 연 것은 두산그룹이 처음이다. 박용만, 큰 조카에 그룹 경영권 넘겨 두산은 2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건설 회장을 겸하고 있는 박정원 회장이 두산 이사회 의장을 맡는 안건을 오는 25일 주총 결의 안건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두산에서는 그동안 지주사인 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회장직을 수행해왔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은 오는 25일 두산 정기주총에 이은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정원 회장이 이사회 의장과 그룹 회장을 맡으면 두산그룹은 4세 경영 시대을 맞게 된다.박용만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그룹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천거했다.박 회장은 "오래 전부터 그룹회장직 승계를 생각해 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생각으로 지난 몇년 간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말했다.이로써 형제의 난까지 겪었던 두산그룹의 3세 경영은 막을 내리게 됐다. 형제의 난은 2005년 장남인 박용곤 명예회장이 차남인 박용오 회장에게 그룹 회장 자리를 삼남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에게 넘길 것을 요구하자 박용오 회장이 그룹의 편법 경영에 대한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이 일로 박용오 회장은 4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공동경영 원칙이 부활하면서 형제들이 돌아가며 경영을 했다.박용만 회장은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뒤를 이어 2012년 4월부터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단 박용만 회장의 동생 박용욱씨는 두산그룹과 별도로 이생그룹을 이끌고 있어 두산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현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회장박용만 회장은 향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서 두산인프라코어 턴어라운드에 힘을 보태고, 두산 인재양성 강화 등을 위해 설립된 DLI(두산 리더십 인스티튜트)의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박정원 회장은 '승부사'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으며 두산그룹 4세 경영 신호탄을 쏜 박정원 회장은 30년 동안 두산에서 근무하며 그룹의 변화와 성장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는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에 사원으로 입사해 뉴욕·도쿄지사를 거쳐 OB맥주의 전신이었던 동양맥주에서 이사로 승진했다. 이후 두산 관리본부에서 상무와 전무를 거친 뒤 두산건설 부회장, 두산모터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박정원 회장은 결정적인 순간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왔다. 특히 2007년 두산 부회장, 2012년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으면서 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 결정에 참여해왔다. 또 1999년 두산 부사장으로 상사BG를 맡은 뒤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 사업 위주로 과감히 정리하기도 했다. 2012년부턴 두산 회장직을 맡으며 2014년 연료전지 사업, 지난해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 및 사업 추진에 핵심 역할을 했다. 두산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2년 만에 수주 5870여억원을 올리는 등 두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두산건설 회장, 두산베어스 구단주를 겸임하고 있다.박정원 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은 현재 구단주를 맡고 있는 두산베어스의 선수 육성 시스템에서 잘 나타났다. 역량있는 무명 선수를 발굴해 육성시키는,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베어스의 전통에는 인재 발굴과 육성을 중요시하는 박정원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재계 관계자는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개선, 밥캣 국내 상장,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 등 계열사 재무관리를 비롯,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신임 회장에 취임하는 박정원 회장이 돌파구를 마련할 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2016.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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