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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24개에서 1438개 급등한 홈런과 그 복잡한 배경 [IS 포커스]

KBO리그 홈런이 큰 폭으로 늘어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올 시즌 KBO리그 정규시즌에선 총 1438개의 홈런이 터졌다. 이는 전년 대비 약 56%(514개)가 증가한 것으로 2018시즌(1756홈런) 이후 가장 많았다. KBO리그 홈런은 2020시즌(1363개)을 기점으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 시즌에는 10구단 체제 이후 가장 적은 924개에 불과했는데 1년 만에 홈런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2023시즌 팀 홈런이 88개(8위)였던 삼성 라이온즈는 185개의 홈런을 쏟아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년 연속 팀 홈런 최하위에 머문 키움 히어로즈는 4년 만에 세 자릿수 팀 홈런(104개)을 회복했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도 연일 홈런포(101개→163개)를 가동하는 등 10개 구단 모두 '장타쇼'를 펼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홈런이 증가한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A 구단 단장은 "가장 큰 이유는 공인구(경기사용구)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인구 검사 결과를 두 차례 발표했다. 3월 첫 발표에선 평균 반발계수가 합격기준(0.4034~0.4234)의 최대치에 근접한 0.4208로 측정됐다. 반발계수가 0.4200을 넘은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었다. 보통 반발계수가 0.001 높으면 타구 비거리가 약 20㎝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월 두 번째 발표에선 평균 반발계수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0.4149였다. 이후 추가 발표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는데 현장에서 끊임없이 공인구가 장타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KBO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검사마다 반발계수는 0.4100 전후로 측정된다"라고 말했다. KBO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5월 이후에도 공인구 검사를 비공식적으로 진행, 품질을 꾸준히 추적했다. B 구단 단장은 "검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표본 간의 편차가 생각보다 큰 건 아닐까 한다"라며 "무작위로 뽑아 공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안 뽑힌 공의 반발 계수가 높을 수 있다. 장타가 약한 타자(롯데 자이언츠 황성빈)가 하루에 홈런을 2개 치는 등 결과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KBO는 공인구 제작 업체의 표본 3타를 무작위로 수거한 뒤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용품 시험소에 의뢰, 반발계수와 둘레·무게 등을 측정하고 있다.C 구단 관계자는 "투수와 타자의 수준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것도 느껴진다"며 "타자는 근력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장타력을 키울 수 있지만 투수는 기량을 향상할 방법이 제한적이다. 구속을 늘리는 게 최선이지만 구속 하나로 타자를 막는 것도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D 구단 단장은 "타자에겐 타율도 중요하지만, 장타에 맞는 스윙을 강조하기도 한다. 안타 2개를 치느니 장타로 한 점을 내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이 방향으로 선수를 지도한다"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21 10:53
메이저리그

'노히터'는 끈끈이 덕?...HOU 블랑코, 이물질 사용으로 10G 출장 정지

2024년 첫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던 로넬 블랑코(30·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투구 도중 이물질을 사용한 혐의로 1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6일(한국시간) "블랑코에게 10경기 출장 정지 처분과 함께 제재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벌금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블랑코는 MLB 사무국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출장 정지 처분이 나오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블랑코에게 이물질이 적발된 건 지난 15일 열린 휴스턴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맞대결 도중이었다. 당시 선발 등판한 블랑코는 3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다. 그런데 4회 초 등판 직전 심판진의 글러브 검사에서 이물질이 확인됐다. 심판진은 즉각 그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검사에 참여한 심판 에리히 바커스는 "1회에 블랑코의 글러브를 살펴봤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4회에 블랑코의 글러브 안에서 매우 끈적한 물질을 발견했다"며 "내가 심판을 시작한 뒤 이 정도로 끈적한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블랑코와 조 에스파다 휴스턴 감독은 "로진백을 만지다가 송진 가루가 글러브 안에 들어가 땀과 섞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이를 '이물질'이라고 규정해 퇴장 명령을 내렸다. MLB 사무국도 출장 정지 처분을 했다.MLB 공인구는 전세계 리그 공인구 중에서도 가장 미끄러운 걸로 유명하다. 공이 미끄러우면 투수가 공을 채기 어렵다. 투수들은 로진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여긴 투수들은 지난 몇 년 간 다양한 이물질을 투구 도중 사용했다. 사무국은 이를 방관하다가 결국 2021년 6월부터 로진 외 이물질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경기 도중 심판진이 정기적으로 이물질 검사도 진행 중이다.블랑코가 깜짝 스타였기에 이물질 사용에 대한 시선도 더 곱지 않다. 지난해까지 무명의 투수였던 블랑코는 앞서 4월 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9이닝 동안 안타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고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노히트노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후 노히트 이닝 기록을 추가하기도 했던 그는 초반 상승세를 유지 중이었다. 15일 퇴장 시점 기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9로 휴스턴 마운드를 이끌었다.다만 이물질이 적발되면서 그가 보여준 성적과 가능성에 당분간 '이물질 덕'이라는 꼬리표가 따를 거로 보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6 08:31
프로야구

내려간 반발계수, 'ERA 4.83' 역대급 타고투저 바람 잡히나 [IS 포커스]

KBO리그 공인구(경기사용구) 반발계수가 하향 조정됐다. 프로야구 '타고투저' 기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흥미롭다.지난달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4년 공인구 2차 수시검사 결과 평균 반발계수는 0.4149였다. 단일 공인구(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를 무작위로 수거, 샘플 3개를 검사했는데 반발계수가 모두 0.4200 미만이었다. 개막에 앞서 발표한 1차 수시검사와 비교하면 작지 않은 차이가 났다.지난 3월 22일 발표된 1차 수시검사에선 공인구 평균 반발계수가 0.4208이었다. 샘플 3개 모두 반발계수 0.4200을 넘겼다. 한 샘플에선 최대 0.4212가 측정되기도 했다. 반발계수가 0.4200을 넘은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0.4175)와 비교해 반발계수가 0.0033 상향됐는데 KBO 합격기준 (0.4034~0.4234)의 최대치에 근접,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컸다. 보통 반발계수가 0.001 높으면 타구 비거리가 약 20㎝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수는 울고 타자는 웃었다. 개막 후 4월까지 KBO리그 팀 평균자책점은 2018년 이후 최고인 4.83(2023시즌 4.14)이었다. 팀 타율은 전년 대비 0.011 오른 0.274. 특히 경기당 홈런이 1.91개(2023시즌 1.28개)에 이르렀다.최근 두 시즌 홈런이 각각 1개였던 홍창기(LG 트윈스)는 벌써 두 번이나 손맛을 봤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1개인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은 지난달 21일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서건창(KIA 타이거즈)도 560일 만에 홈런을 터트리는 등 리그 전반적으로 홈런이 늘었다. 한 타자는 "타구 비거리는 물론이고 타구 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다. 라인드라이브로 타구가 잘 날아간다"고 말했다.현장에선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하면서 의도적으로 반발계수를 상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많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KBO는 "인위적인 조정은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반발계수 상향은 우연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연내 2차 공인구 수시검사에선 반발계수가 일제히 내려갔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KBO가 의도한 결과가 아니라고 해도 반발계수가 하향 조정됐으니, 경기력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거다. (공인구를 검사한) 4월 말부터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어느 정도 줄어들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반발계수의 변동이 크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02 10:12
프로야구

공인구 반발계수 0.4208→0.4149, '타고투저' KBO 공인구 2차 수시검사 통과

KBO리그 공인구가 2차 수시검사를 통과했다. KBO는 30일 "2024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단일 경기 사용구(공인구)가 2차 수시검사를 통과했다. 검사 결과 모든 샘플이 합격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KBO는 리그 단일 경기 사용구인 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의 샘플 3타(36개)를 무작위로 수거한 뒤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용품 시험소에 의뢰해 반발계수와 둘레, 무게, 솔기 폭 등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결과 평균 반발계수는 0.4149로 합격 기준(0.4034~0.4234)을 통과했다. 지난달 시행한 1차 시험결과(0.4208)보다도 더 낮아졌다. 지난해 마지막 검사 당시 평균 반발계수(0.4175)보다도 더 낮아졌다. 보통 반발계수가 0.001 높으면 타구 비거리가 약 20㎝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이 확실히 잘 날아간다"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올 시즌 경기 당 홈런은 1.90개로 지난해(1.28개)보다 크게 늘었다.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의 높은 존 스트라이크 판정과 함께 공인구 반발계수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2차 시험결과는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측정됐다. 윤승재 기자 2024.04.30 15:08
프로야구

KBO 공인구, 1차 수시검사 합격 기준 충족

2023년 KBO리그 단일 경기사용구(공인구)가 1차 수시 검사에서 합격 기준을 충족했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검사 결과 모든 샘플이 합격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이번 검사는 KBO리그 단일 경기사용구인 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의 샘플 3타를 무작위로 수거한 뒤 9~13일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용품 시험소에 의뢰해 진행됐다.이형석 기자 2023.03.17 19:32
프로야구

[로드 투 WBC] 롤링스를 지배할 투수 누구인가

오는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인구는 롤링스사(社) 제품이다.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여서 1회 대회부터 MLB 공인구인 롤링스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야구 국제대회마다 공인구가 다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에선 대만 아마야구 공인구 브렛(BRETT),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는 일본 사사키(SSK) 제품이 공인구로 쓰였다. SSK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의미하는 OEM 방식으로 공을 제작, 프로야구 공인구 공급업체 스카이라인이 운영하는 스리랑카 공장에서 공을 만들고 표면에 SSK 로고를 찍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2019 프리미어 때와 마찬가지로 SSK사의 OEM 제작공이 공인구였다.사연이 각기 다른 만큼 공인구 제원도 각양각색이다. 그래서 국제대회를 앞둔 선수들은 적지 않은 시간을 '공인구 적응'에 할애한다. 손가락 감각이 예민한 투수들은 차이에 더 민감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WBC는 공인구 적응이 특히 강조되는 대회다.롤링스사 공인구를 잡아본 투수들은 한결같이 "크고 미끄럽다"고 말한다. "미끄럽다"는 표현은 솔기(실밥) 높이와 연관 있다. 지난해 3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수기검사에 따르면 스카이라인의 무게는 144.3g, 둘레는 233㎜ 안팎이다. 롤링스사 공인구는 무게나 둘레도 약간 다른데 스카이라인보다 솔기 높이가 낮다는 게 정설이다. 스카이라인의 솔기는 보통 1.01~1.14㎜다.왼손 투수 구창모(NC 다이노스)는 "(롤링스사 공인구는) 솔기가 두꺼운데 튀어나오지 않아서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솔기도 미끄러워 공이 손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잡아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오른손 투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도 "확실히 공이 크고 미끄럽다. 대회 전까지 적응이 필요한 것 같다"며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투구 시 솔기를 강하게 채야 하는 커브나 슬라이더는 구종 구사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주 무기가 슬라이더인 왼손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은 "KBO 공인구가 실밥도 얇고 (공의) 크기도 작다. 반대로 롤링스는 (공의) 크기가 크고 실밥도 무딘 편이어서 차이가 있다"며 "나 또한 (빅리그) 초반엔 공인구가 어색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엔 회전이 덜 먹는 감이 있었고 공의 무브먼트에도 영향이 있었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김광현은 KBO리그 공인구와 MLB 공인구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선수 중 하나다. 대표팀은 WBC 최종 엔트리에 포함한 15명의 투수 중 빅리거 경험이 있는 선수가 김광현과 양현종(KIA 타이거즈) 둘뿐이다.롤링스사 공인구가 생소한 건 일본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WBC 일본 대표로 나서는 오른손 투수 우다가와 유키(오릭스 버펄로스)는 WBC 공인구와 일본 프로야구(NPB) 공인구를 번갈아가면서 던졌다. 불펜에서 첫 20구를 롤링스사 공인구로 시작했지만 원하는 코스로 제구가 되지 않자 이를 지켜보던 코치 지시로 '교차 투구'를 진행한 것이다. 지난해 NPB에 데뷔한 우다가와는 19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0.81을 기록한 전문 불펜 자원. 160㎞/h에 이르는 빠른 공에 낙차 큰 포크볼을 주 무기로 사용한다.고전하는 건 지난해 NPB 센트럴리그 최우수 불펜 유아사 아쓰키(한신 타이거즈)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스프링캠프 첫 실전 등판을 마친 유아사는 155㎞/h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제구가 흔들렸다. 오카다 아키노부 한신 감독은 "공인구의 영향 탓인지 포크볼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상하던 공이 아니었다"고 우려했다.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4 08:00
프로야구

[IS 포커스]해프닝? 오해? 스탁은 '왜' 부정 투구를 의심받을까

로버트 스탁(33·두산 베어스)의 투구 준비 동작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일 두산과 한화 이글스가 맞붙은 서울 잠실구장.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회 초가 종료된 후 3루심에게 다가가 두산 선발 투수 스탁에 대해 뭔가를 문의했다. 이어 3회 초를 마친 후에는 김정국 주심이 스탁의 몸을 검사했다. 8일 잠실구장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김정국 심판은 "스탁이 (손을) 자꾸 글러브에 넣는다고 3루심을 통해 항의가 들어왔다. 3루심이 검사를 원하는지 한화 측에게 물었고, 스탁이 손을 닦아줬으면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이후 내가 다시 확인했으나 이상이 없어서 넘어갔다. 선수들의 손이 많이 닿는 모자, 벨트, 글러브 등을 검사했다"고 답했다. 하루가 지났지만 수베로 감독의 불편한 심기는 여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8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스탁이 손을 만지고 곧바로 공을 잡는 걸 목격했다. 규정 위반이다. 땀이든 침이든 유니폼에 닦아낸 후 공을 만져야 한다. 이 부분을 봐달라고 심판진에게 요청했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스탁의 동작을 따라 글러브 입구에 손을 넣고 두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행동을 취했다. 야구규칙 6.02 투수 반칙행위에 따르면 투수는 공이나 손·글러브에 침을 바르는 것, 공을 글러브·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 공에 이물질을 바르는 것, 공을 어떠한 형태로든 훼손하는 것 등이 금지돼 있다. 설령 이물질을 쓰지 않았더라도 공을 만지기 전 손을 유니폼에 닦고 던져야 한다는 게 수베로 감독의 주장이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스탁은 "이전부터 가지고 있는 투구 동작의 일부"라고 해명했다. 반면 수베로 감독은 “미국에서 스탁의 투구 영상을 찾아봤으나 그런 모습은 전혀 없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저렇게 행동한다. 항의 후에도 조금 바뀌었을 뿐 비슷한 동작을 했다”며 “절대 이 때문에 졌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게 공정성에 위반된다는 뜻이다. 정말 그의 습관이라면 최대한 안 하는 게 좋지 않나"고 전했다. 현재까지 스탁은 '무죄'다. 그의 7일 경기는 증거가 없어 해프닝으로 끝났다. 다만 스탁에 관해 이야기가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여러 구단이 스탁의 투구를 관찰하고 있고, 일부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5월 20일 잠실 두산전 2회 초 수베로 감독과 같은 이유로 스탁에 대해 항의했으나, 역시 '문제없음'으로 마무리됐다. 부정 투구는 한국보다 지난해 미국에서 더 화제였다. 메이저리그(MLB) 공인구가 미끄러운 탓에 투수들은 수년간 타르·선크림 등 이물질을 공에 발라 던졌다. 결국 지난해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됐다. 이제 MLB 투수들은 경기 중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MLB 단속 결과 '물증'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심증'은 나왔다. 단속이 시작된 후 게릿 콜, 트레버 바우어, 워커 뷸러 등 내로라하는 에이스들의 회전수가 대폭 감소했다. 스탁 역시 당시 미국에서 뛰었다. 미국에서 스탁은 '심증'을 남겼다. MLB 투구 데이터를 제공하는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스탁의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는 2020년(평균 2218회)에 비해 2021년(평균 2033회) 200회가량 감소했다. 마이너리그 성적으로 비교하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A구단 전력 분석원은 "스탁의 작년 마이너리그 투구를 살펴보면 6월부터 직구 계열 평균 분당 회전수가 5월 이전보다 500회 정도 감소했다. 공교롭게도 6월은 MLB 사무국이 대대적으로 이물질 단속이 이뤄진 시점"이라고 했다. B 구단 전력 분석원은 "스탁은 KBO리그에 와서도 이닝 별 직구 회전수 차이가 심한 편이다. 검사에서 (부정행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의심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며 "한국 공인구는 MLB 공인구보다 손에 잘 붙고 질도 정말 좋다. 미끄러운 MLB 공인구와 달라서 이물질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정말 사용했다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공의 회전수 감소는 '심증'에 불과하다. 이물질이 아니어도 회전수는 경기 중 변할 수 있다. 로진이나 침이 묻어서 나오는 효과도 MLB 공인구와 KBO리그 공인구가 다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C 구단 전력 분석원은 “스탁에 대한 의심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한국 공인구는 미국보다 손에 잘 붙어서 같은 투수여도 공에 따라 회전수가 다르다. 로진 등의 효과도 어느 정도인지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다. 단순히 회전 수만으로 스탁이 ‘이물질을 발랐다’고 말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6.09 15:07
프로야구

[IS 포커스] 반발계수 '상향', 5월 타자들이 기지개를 켠다

프로야구 공인구 반발계수가 '상향'됐다. 움츠렸던 타자들이 5월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는 '투고타저'로 시작했다. 스트라이크존(S존)을 일정 부분 확대, 적용하면서 투수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공인구(경기사용구) 반발계수까지 줄어 타자들의 입지가 더 좁아졌다. 타점 1, 2위를 다투는 한유섬(SSG 랜더스)은 "(반발계수가) 낮아진 게 체감된다. (배트의) 정확한 스폿에 맞지 않으면 작년보다 비거리가 짧게 나오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5월 들어 리그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리그 팀 타율이 4월 0.243에서 5월 0.262로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장타율(0.342→0.388)과 출루율(0.316→0.335)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상승했다. 홈런 비거리도 4월 117.3m에서 5월 118.2m(지난해 평균 116.6m)로 늘었다. S존 확대가 유지되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공인구 반발계수 변화가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KBO리그 공인구 반발계수가 5월 일정 부분 상향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4월과 비교하면) 반발계수가 조금 올라가긴 했다"고 말했다. KBO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발표한 단일 공인구 수시검사 결과에 따르면 스카이라인스포츠가 제조한 AAK-100의 평균 반발계수는 0.4061이었다. 합격 기준(0.4034~0.4234) 안에 들었지만, 2021년 4월(0.4190)과 10월(0.4108)에 이어 수치가 또 한 번 떨어져 타자에게 불리할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예상대로 4월 타자들의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한 선수는 "힘이 (타구에) 확실히 실렸음에도 예상보다 뻗질 않고 잡히는 타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KBO는 5월 공인구 반발계수 상향이 "인위적인 변화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현지에서 만들어진 공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보관이나 습도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인구 반발계수의 (합격 기준) 오차를 두고 있는 것"이라며 "업체에 '반발계수가 낮으니까 0.001만 올려달라'고 해도 (요구한 대로) 맞추기가 어렵다. 2019년에 반발계수를 낮추면서 작업 기간을 최소 6개월 정도 줬지만, 초반에 (반발계수가) 균일하지 않아 벌금도 부과했다. (KBO는 공인구 공급 업체에) 너무 높거나 너무 낮으면 문제 될 수 있으니까 중간 정도로 유지해달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현재 KBO리그 1군에서 사용하는 공인구는 스카이라인스포츠의 스리랑카 공장에서 전량 만들어진다. KBO는 매월 제조업체로부터 정기적인 검사 보고를 받고 비정기적인 수시 검사 결과를 언론에 발표한다. 5월 공인구 반발계수가 상향되면서 투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타자들 성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투수들의 성적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리그 평균자책점이 4월 3.41에서 5월 4.18까지 올랐다. 피출루율(0.316→0.335)과 피장타율(0.342→0.388)을 합한 피OPS(0.658→0.723)도 달라졌다. 4월 평균자책점 0.65를 기록한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는 5월 평균자책점이 4.87까지 치솟았다. 4월이 '투수의 시간'이었다면 5월은 '타자의 시간'으로 전개되고 있다. 성적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구단마다 처한 상황도 다르다. KBO 관계자는 "올 시즌 초반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가 많았다. 그 선수들이 복귀했고 적응하는 과정"이라며 "날씨가 따뜻해져도 (보통) 타자들의 성적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인구 반발계수도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A 구단 단장은 "개인적으로는 4월과 비교했을 때 타구가 죽지 않고 살아서 날아간다는 느낌이다. 4월이면 잡혔을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현장에서 (공인구 반발계수와 관련한) 얘기가 나온 건 아니지만, 경기를 보면 체감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20 10:15
야구

또 낮아진 공인구 반발계수, 직격탄 맞은 타자들

프로야구 타자들이 공인구(경기사용구) 반발계수 조정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규시즌을 앞두고 발표한 단일 공인구 수시검사 결과에 따르면 스카이라인스포츠가 제조한 AAK-100의 평균 반발계수는 0.4061로 합격 기준(0.4034~0.4234)을 통과했다. 2021년 4월(0.4190)과 10월(0.4108)에 이어 다시 한번 공인구의 평균 반발계수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무작위로 수거한 샘플 반발계수는 0.4053으로 측정되기도 했다. KBO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공인구 규격이나 검사 방법은 일본과 동일하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건) 의도한 변화가 아니다"라고 했다. KBO리그는 2018년 12월 규칙위원회에서 공인구 반발계수 합격 기준을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하향 조정했다. 보통 반발계수가 0.001 높으면 플라이볼의 비거리가 약 20㎝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발계수 조정은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는데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8년 34명이었던 리그 3할 타자가 2019년 18명에 그쳤다. 반면 2018년 1명밖에 없던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7명으로 늘었다. 올 시즌에는 수치를 조정한 2019년 이후 공인구 반발계수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져 타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선 벌써부터 "타구가 잘 날아가지 않는다" "잘 맞은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힌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지난해 31홈런을 기록한 한유섬(SSG 랜더스)은 "(반발계수가) 낮아진 게 체감된다. (배트의) 정확한 스폿에 맞지 않으면 작년보다 비거리가 짧게 나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8홈런을 때려낸 양석환(두산 베어스)도 "지난 시즌에도 예년보다 공이 잘 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확연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안 나가는 느낌"이라며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맞물려 타자들에게 쉽지 않은 환경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KBO는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일정 부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투수들은 하나같이 "공을 던지기 편안해졌다"고 말한다. 반면 타자들은 혼란스럽다. 지난 5일에는 이용규(키움 히어로즈)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 퇴장당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인구 반발계수까지 떨어져 타자들의 입지가 더 좁아진 모양새다. 기록에서도 증명된다. 지난 11일까지 경기당 리그 평균 홈런이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39개)보다 0.39개가 줄었다. 장타율(0.365→0.321) 부문,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0.710→0.623)도 크게 하락해 '투고타저' 흐름을 보인다. 손아섭(NC 다이노스)은 "올해 (반발계수가) 또 줄었다고 체감하기보다 2019년부터 지속해서 느끼고 있다. 방망이에 공이 맞았을 때 먹히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안재석(두산)은 "타격 메커니즘상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고 힘이 (타구에) 확실히 실렸음에도 예상보다 뻗질 않고 잡히는 타구가 있었다. 수치를 조정한 부분은 모르고 있었는데 타석에서 체감은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한 타자도 적지 않다. 최정(SSG)은 "조금 더 경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박준영(NC)은 "아직 체감하지 않는다. 반발력이 줄었다고 해도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은 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러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각 구단은 넓어진 스트라이크존과 반발계수 하향 조정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노심초사다. 팀 성적과 직결될 수 있는 변수다. A 구단 타격코치는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 상태에서 반발계수도 낮아지니 타자들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리그 전체 장타율이 낮아지는데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반발계수 하향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경기를 치르면서 적응해 나가야 할 문제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공격적인 야구를 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4.13 06:30
야구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이물질 규제, 커미셔너가 나와 설명해라”

자신의 고객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아 구단으로부터 ‘악마의 에이전트’라 불리는 스캇 보라스(69)가 이물질 사용과 관련해 역정을 냈다. 보라스는 17일(한국시간) ‘USA 투데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왜 갑자기 불법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며 선수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MLB 사무국은 16일 심판이 경기 중 검사를 해 이물질 사용을 하다 적발된 선수에 대해서는 10경기 출장정지를 내리겠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보라스가 이물질 사용과 관련해 MLB 사무국에 비판적인 의견을 낸 건 자신의 고객을 위해서다. 최근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이 현지 매체 인터뷰 중 이물질인 ‘스파이더 택’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보라스는 ‘USA 투데이’를 비롯한 각 언론사에 성명을 보내 MLB 사무국의 이물질 제재 방침에 반대하는 성명을 보냈다. 그는 “MLB 팀들의 관습과 관행이었다. 그립감을 높여주는 물질을 활용해 공을 던지라고 각 구단이 투수들을 가르쳐왔다”라고 전했다. 그는 단속 시기가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보라스는 “최근의 이물질 사용은 투수들이 공을 컨트롤하는데 성능을 향상해준다. 이물질 사용에 대한 제한적인 입법은 사무국이 수년전에 행동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견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투수 타일러 글라스노우의 주장과 일치한다. 글라스노우는 최근 오른쪽 팔꿈치 내측인대(UCL) 부분 파열 및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았다. 글라스노우는 이물질 사용 금지 때문에 부상이 생겼다면서 “이물질 사용을 규제하려면 오프시즌에 하라”며 “투수들에게 적응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라스노우는 공인구가 미끄러워 송진과 자외선 차단제를 섞은 이물질을 사용해왔음을 고백했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6.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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