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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인정연수 무려 11년, '4수생' 서건창의 추운 겨울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35)이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웃을 수 있을까.서건창은 올겨울 FA 권리를 행사한 20명(신규 12명, 재자격 4명, 자격유지 4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서건창의 FA 인정연수는 무려 11년으로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 중 최장. 고졸인 그는 인정연수 8년이면 FA 시장에 나올 수 있지만 성적 부진 탓에 거듭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무려 4수 끝에 FA 시장에 뛰어들었다.서건창의 올해 성적은 94경기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이다. 출루율(0.416)과 장타율(0.404)을 합한 OPS가 0.820. 규정타석(446타석)엔 미달했으나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으로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수비에선 백업 내야수로 1루와 2루를 오갔다. FA를 신청한 건 반등한 성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FA C 등급인 서건창은 이적 난관이 높지 않다.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2024시즌 연봉(5000만원)의 150%만 보상하면 된다. A~B 등급과 달리 선수 보상이 없어서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서건창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한 야구 관계자는 "서건창은 롤이 애매하다. 1루수로 쓰기엔 타격이 약하고, 2루수로 쓰기엔 수비가 약하다"며 "FA 계약을 하면 최소 2년을 보장해야 하는데 구단으로선 부담이 따를 거 같다"고 말했다.현실적인 대안은 KIA 타이거즈 잔류이다. 지난겨울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서건창에게 손을 내민 건 고향 팀 KIA였다. 서건창은 넥센 히어로즈에서 뛴 2014년 201안타를 기록, 프로야구 역사상 첫 '시즌 200안타' 금자탑을 세웠다. 그해 정규시즌 MVP,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한 스타 플레이어. 하지만 2022시즌을 기점으로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LG에서 정리된 것도 급격한 기량 하락이 원인이었다. 좋은 궁합을 보여준 KIA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가장 나은 그림일 수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다. KIA는 올겨울 팀 내 3명의 선수(서건창·장현식·임기영)가 FA 시장에 풀렸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 모두 공인대리인이 같다. 이 중 오른손 불펜 장현식이 지난 11일 LG와 계약한 상황. KIA와 서건창 측은 장현식의 거취가 정리될 때까지 협상 테이블을 전혀 차리지 않았다. 백업 내야진이 탄탄한 KIA로선 서건창 잔류가 FA 시장의 우선순위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장현식 이적에서 벌어진 구단과 공인대리인의 협상 간극을 좁히는 것도 관건.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 측 요구 조건이 과하면 협상이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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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로 장현식 떠난 KIA, 임기영과 서건창의 복잡한 FA 실타래 [IS 포커스]

KIA 타이거즈가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을까.KIA는 올겨울 팀 내 3명의 선수가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했다. 필승조 장현식(29)과 스윙맨 임기영(31) 내야수 서건창(35)이 그 주인공. 이 중 장현식이 지난 11일 LG 트윈스와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총연봉 36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KIA도 장현식 잔류에 전력을 다했으나 선수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관심이 쏠리는 건 이제 잔여 FA 2명의 거취이다.KIA는 장현식의 행선지가 결정되기 전까지 임기영·서건창과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못했다. 세 선수의 공인대리인(리코스포츠에이전시)이 같아서 가뜩이나 조심스러운데 선수 측도 별다른 협상 조건을 건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형 FA' 장현식 계약에 집중하는 모습이어서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공인대리인이 같다는 건 협상 내용을 선수들이 공유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KIA도 적극적으로 포문을 열지 않았다. FA 시장 개장 이후 두 선수의 협상 관련 내용이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은 배경이다. 이제 장현식의 거취가 결정됐으니,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을까. 간극을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자원. 지난 시즌에는 불펜으로만 82이닝을 소화하며 개인 한 시즌 최다 16홀드를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 37경기(선발 3경기) 평균자책점이 6.31(45와 3분의 2이닝)에 이른다. 피출루율(0.366)과 피장타율(0.497)을 합한 피OPS는 0.863.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선 이름이 빠졌다.A 구단 관계자는 "구승민(롯데 자이언츠 잔류)과 함께 FA 신청을 한 선수 중 의외였던 게 임기영이었다. 시즌 성적을 고려하면 1년 재수를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시장에 나와 놀랐다"라고 말했다. 임기영의 FA 등급은 B. KBO리그 FA 시장에서 B 등급을 영입하면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를 건네야 한다. 임기영의 올해 연봉은 2억5000만원이다. 베테랑 서건창은 FA 등급이 C(전년 연봉의 150%만 보상)여서 운신의 폭이 그나마 넓다. 연봉은 5000만원. 2014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리그 사상 첫 200안타 금자탑을 쌓기도 한 그는 최근 몇 년 극심한 부진 탓에 FA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다. 지난겨울 LG 트윈스에서 방출, 재기의 손을 내민 구단이 바로 고향 팀 KIA였다. 시즌 타격 성적은 94경기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 규정타석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출루율이 0.416으로 수준급이었다. 다만 팀 내 내야 유망주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KIA가 거액을 투자할지는 미지수. 1989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도 평가 대상이다. 협상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1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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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FA 선수-공인대리인이 누구인지 '투명하게' 공개하자

'스토브리그의 꽃'이라고 불리는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일 2025년 FA 자격 선수 명단(30명)을 공시한 뒤 5일 FA 승인 선수 명단(20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6일부터 협상 창구(해외 구단 포함)를 열고 교섭을 시작한다.흥미로운 건 시장의 반응이다. 4일 밤 본지와 연락이 닿은 A 구단 단장은 "이번 FA 시장은 장기전이 될 거 같다. 특정 에이전시에 (FA) 선수들이 쏠려 있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B 구단 단장도 "여러 이해관계가 상당히 얽혀 있어서 빠르게 계약이 진행될 거 같지 않다"라고 동조했다. 실제 이번에 발표된 FA 승인 선수 명단에선 특정 에이전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KIA 타이거즈만 하더라도 내부 FA 3명(장현식·서건창·임기영) 모두 리코스포츠에이전시 홈페이지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현행 KBO리그 선수대리인(공인대리인) 규정에는 '공인대리인 1명(법인 포함)이 보유할 수 있는 인원을 최대 15명(구단당 3명)으로 제한한다'는 이른바 '독과점 방지법'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매니지먼트 계약을 활용, 문어발식 확장으로 대형 선수를 싹쓸이한다. FA 계약 협상 직전 공인대리인으로 신고한 뒤 바로 이를 철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원 제한을 피하려는 갖은 방법이 동원되는데 이를 관리·감독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별다른 견제를 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원 제한이 무의미하다"는 푸념이 매년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공인대리인 계약을 모두 오픈했으면 한다. 구단이야 계약 자료가 넘어오니 확인할 수 있지만 이를 모두에게 공개하면 거기서 발생하는 자정 작용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현재 선수협은 선수의 공인대리인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는다. 구단 운영팀을 통해 우회적으로 명단을 파악하거나 공인대리인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의지해야 한다.한 공인대리인은 "KBO리그는 다른 리그, 종목과 비교해 정보 공개 범위가 넓은 편이다. 선수 에이전트가 누군지 공개하는 건 팬들의 관심을 증폭하면서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며 "(관련 정보를) 비공개하려면 철저하게 비공개해야 하는데 일부 공인대리인은 공개하지 않나, 단순 계약 관계라는 게 비공개할 정보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제도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면 선수의 공인대리인이 누군지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 폐쇄성을 이용, 빈틈을 파고드는 케이스가 늘어날수록 제도의 파행 운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FA 선수의 공인대리인 명단 공개가 필요한 이유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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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대어 맞나요' 반전 없는 가을, 엄상백·최원태 모두 '울상' [IS 포커스]

프로야구 예비 자유계약선수(FA) 사이드암스로 엄상백(28·KT 위즈)과 오른손 투수 최원태(27·LG 트윈스)가 가을야구 부진에 울상이다.엄상백과 최원태는 올 시즌 뒤 개장할 2025 KBO리그 FA 시장의 대어급으로 분류된다. 그도 그럴 것이 수요와 공급이 계약 규모를 결정하는 FA 시장에서 20대 선발 투수는 매년 희귀 매물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근엔 구단마다 토종 선발 자원을 비FA 다년계약으로 묶어 시장에 풀리는 자원이 더욱 줄었다.하지만 두 선수를 향한 평가가 마냥 긍정적인 건 아니다. 엄상백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4.88로 높다.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운 20명의 선발 투수 중 19위. 커리어 통틀어 규정이닝을 넘긴 게 올해뿐이다. 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기록한 퀄리티 스타트가 9회(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공동 27위에 머문다. 최원태는 흐름이 좋지 않다. 2020년 이후 규정이닝 소화가 2023년 한 번 뿐이다. 올 시즌엔 잔부상까지 겹쳐 130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2019년 이후 시즌 두 자릿수 승리가 없는 상황. 무엇보다 가을야구에 유독 약하다는 꼬리표가 달리기도 했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으로선 무시하기 어려운 약점인 셈이다.엄상백과 최원태에게 이번 포스트시즌(PS)은 FA 시장이 개장하기 전 물음표를 떼어낼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결과적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엄상백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2경기에 등판, 2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선 5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으나, 2이닝 4피안타 3실점 부진했다. 2차전 4이닝 6피안타 4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조기 강판으로 고개 숙였다. KT는 엄상백의 2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준PO에서 탈락했다.최원태의 상황도 비슷하다. 최원태는 KT와의 준PO 3차전에서 2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3실점했다. 13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3이닝 5실점하며 2경기 연속 일찌감치 교체됐다. 이로써 최원태의 개인 통산 PS 성적은 17경기 평균자책점 11.16(25이닝 31자책점)까지 악화했다. 본지와 연락이 닿은 한 공인대리인은 "가을야구 성적이 몸값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만 지난 시즌 김재윤(현 삼성)이 한국시리즈(KS)에서 크게 부진했지만, 기대 이상의 계약을 따내지 않았나"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재윤은 지난해 열린 KS 3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15.00(3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다. FA 시장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과 4년 최대 58억원에 계약했다.그만큼 FA 시장의 분위기는 예측 불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이번 PS 부진이 영향을 줄 거라고 본다. 두 선수의 미래 가치를 높게 보진 않는다"라며 "다만 경쟁 구도가 중요하다. 무조건 FA는 경쟁이 붙으면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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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아마추어 선수 대리인 입도선매, '경고'가 필요하다 [IS 시선]

2025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날짜(9월 11일)가 다가오면서 현장에선 여러 뒷 말이 나오고 있다. 상위 지명 후보의 학교 폭력 논란부터 특정 선수의 해외 진출 여부. 여기에 아마추어 선수의 대리인 계약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한 선수가 특정 에이전시(공인대리인)와 계약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이를 두고 "문제가 있다. 선수 한 명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현행 프로야구에선 아마추어 선수와 공인대리인의 계약은 '불법'이다. KBO리그 선수대리인(공인대리인) 규정 제21조 항목에는 '아마추어 선수와 선수 대리인 업무 계약을 하거나 아마추어 선수를 위해 선수 대리인 업무를 하는 행위'라고 명시돼 있다. 이를 어기면 공인대리인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 아마추어 선수와 계약할 수 있는 건 매니지먼트 계약이라는 우회 경로가 있기 때문이다. '꼼수'에 가까운 매니지먼트 계약으로 선수를 포섭, 프로 입단 후 공인대리인으로 역할을 바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두고 한 공인대리인은 '입도선매'라는 표현을 썼다. 제도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선수협)은 2018년 1월 제도를 처음 시행하며 규제 행위 중 하나로 아마추어 대리 금지 등을 강조했다. 공인대리인 규정이 정식으로 적용되기 전에는 아마추어 선수를 후원하고 지원하는 회사도 있었지만 이를 막으면서 한때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인대리인 사업을 철수한 업체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 아마추어 현장은 무법지대에 가깝다. 감시와 견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편법을 자행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이를 처벌한 사례도 물론 없다.매니지먼트 계약은 프로야구 공인대리인 제도를 혼탁하게 만드는 '난제'이다. 규정상 '대리인 1명(법인 포함)이 보유할 수 있는 인원을 최대 15명(구단당 3명)으로 제한한다'는 이른바 '독과점 방지법'이 적용되지만,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매니지먼트 계약을 활용, 문어발식 확장으로 대형 선수를 싹쓸이한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점점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 문제가 아마추어 무대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선수협 관계자는 "(아마야구를 관리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차원의 조치도 필요하다"며 "연말에 공인대리인 제도와 관련해 논의할 때 보완 등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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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민식 계약 후폭풍…에이전트, 선수협에 진상 파악 요청

SSG 랜더스에 잔류한 자유계약선수(FA) 포수 김민식을 둘러싸고 공인대리인(에이전트)과 구단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김민식의 계약을 대리한 브리온 컴퍼니 측에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진상 파악을 요청했다. 에이전트가 선수협에 선수 계약 관련 이의를 제기한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김민식은 지난 16일 SSG와 2년, 최대 5억원(총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에 계약했다. FA 시장이 개장했을 때 예상가를 훨씬 밑도는 조건이었다. 이는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그의 잔류가 어렵다고 판단한 SSG가 차선책으로 지난 12일 FA 포수 이지영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로 영입, 김민식의 선택지가 줄어든 탓이었다. SSG 잔류 이외 다른 방법이 없던 김민식으로선 축소된 계약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논란의 불씨가 된 건 15일 SSG 구단 관계자와 김민식의 만남이다. 브리온 컴퍼니 측에선 구단이 의도적으로 공인대리인을 배제한 채 선수와 직접 협상했다고 주장한다. 이지영 영입에 따라 수세에 몰린 선수를 구단 관계자가 직접 접촉, 만남 하루 만에 계약을 완료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이에 공인대리인 제도를 주관하는 선수협 쪽에 진상 파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브리온 컴퍼니 관계자는 "선수협에 문제를 제기했다"며 "왜 이렇게 했는지 설명을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구단은 정면 반박했다. SSG 관계자는 "선수의 의견을 직접 들으려고 연락했다"고 말했다. 공인대리인을 빼고 만나자고 했냐는 질문에는 "한 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식의 FA 협상은 장기전이었다.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해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계약 논의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선수의 의사를 직접 듣지 못해 관련한 사항에 대해 확인이 필요했다는 게 구단의 설명. 15일 만남에서 구단이 계약 조건을 건네지 않았고 오히려 선수가 의견을 물었다고 부연했다. 상황을 체크한 뒤 16일 오전 계약 조건을 제시한 뒤 협상이 완료,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게 SSG의 주장이다.브리온 컴퍼니의 요청을 들은 선수협은 SSG에 유선상 1차 확인을 거쳤다. 이에 SSG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선수협은 장동철 사무총장이 금명간 인천으로 넘어가 구단 협상 관계자를 만나 관련 사안을 재확인할 계획이다. 다만 현행 KBO리그 선수대리인 규정에선 공인대리인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해서 이를 제재할 징계 조항은 따로 없다. 선수협 관계자는 "만약 (브리온 컴퍼니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자칫 대리인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며 "우선 진위 파악을 하고 사후 조치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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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대표팀의 불청객…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 관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 불필요한 오해살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이 훈련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는 예상하지 못한 손님이 한 명 있다.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대형 에이전시 대표 A다. A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선수들의 훈련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 이튿날 열린 KIA 타이거즈와 연습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를 일찍 마쳤거나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관중석으로 올라오자 그 사이에서 사담을 나누는 장면이 보이기도 했다. 아무리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연습 경기였지만 대표팀의 실전 감각을 테스트하는 말 그대로 '경기 중'이었다.A는 대표팀의 B 숙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숙소는 대표팀의 스프링캠프지인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까지 약 16마일(25.7㎞), 차량으로 30분 거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수개월 동안 여러 요인을 체크해 B 숙소를 결정했다. 외부와 차단되고 주변에 별다른 시설이 없어 선수들이 대회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기자들도 선수들을 더 가깝게 취재하려면 B 숙소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현장이 어수선해진다. '선수들의 대회 집중이 우선'이라는 단일대오가 깨질 수 있다. 취재진은 선수들이 숙소에 도착한 첫날 이후 대표팀 숙소를 가지 않는다. 첫날 공식 인터뷰도 호텔 밖에서 짧게 진행됐다. 이건 암묵적인 약속이자 기본적인 룰이다. 그런데 선수단이 묵는 숙소에 머무는 공인대리인이 있으니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A는 KBO리그의 '큰 손'이다. 굵직한 선수를 꽤 많이 보유하고 있다. 대표팀에도 여러 주전급 선수가 그의 고객이다. B 숙소 투숙을 두고 "고객을 가까이에서 관리한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A와의 관계가 매끄러운 게 아니다. 실제 대표팀에 포함한 C 선수는 A의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새로운 대리인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여러 불협화음이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했다. C 선수가 숙소에서 A를 봤을 때 반가워하면서 대회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까. 현장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선택"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A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BO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기 전 인원 제한 규정을 저촉할 가능성이 크자 법적 다툼을 벌인 것이다. 프로야구에선 '대리인 1명(법인 포함)이 보유할 수 있는 인원을 최대 15명(구단당 3명)으로 제한한다'는 이른바 ‘독과점 방지법’이 적용된다. 대부분의 공인대리인은 이 조항이 큰 의미 없다. 선수를 고객으로 모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A는 인원 제한을 피하는 매니지먼트 계약을 혼용, 몸집을 불렸다. 그리고 FA 시장에서 이 부분이 문제 될 것을 예상해 법원으로 사안을 끌고 갔다. 당시 한 공인대리인은 "A가 대표성을 띄는 것도 아니다. 명분도 없다"고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결과는 절반의 수용이었다. 가처분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예상된 FA 선수의 소속 관련 부분만 A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프로야구 선수 계약이 당해 연도 11월 30일까지라는 걸 고려, FA 선수에 한해 인원 제한을 적용받지 않게 됐다. 하지만 FA가 아닌 경우 인원 제한이 유지된다.A의 WBC 대표팀 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의 몇몇 공인대리인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의도했든 아니든 자신의 선수가 다른 공인대리인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진다는 건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A가 반갑지 않은 건 불과 몇 달 전까지 법적 다툼을 벌인 KBO도 마찬가지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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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프로야구 연봉 협상, 드러나지 않은 갈등

연봉 계약을 둘러싼 드러나지 않은 갈등이 여전하다.2023년 프로야구 연봉 중재(조정) 신청은 '0건'으로 마감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제75조 에는 '중재를 신청하는 구단 또는 선수는 매년 1월 10일 오후 6시까지 중재신청서를 총재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신청서가 제출되면 선수 및 구단은 중재신청 마감일로부터 닷새가 되기 전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연봉 산출 근거를 KBO에 내야 하고 이후 중재위원회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연봉 협상이 평행선을 달릴 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제도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누구도 활용하지 않았다.중재 신청이 없다고 해서 협상이 원활한 건 아니다. 현재 KBO리그 몇몇 구단에서는 연봉 협상에서 발생한 파열음이 밖으로 새어 나온다. 수도권 A 구단에선 베테랑 선수가 좀처럼 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방 B 구단도 연봉 미계약 선수가 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연봉 중재 신청 마감일 기준 2023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을 완료한 구단이 단 하나도 없다. 그만큼 특정 구단을 가릴 것 없이 곳곳에서 연봉 협상이 난항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로야구 안팎에선 "연봉 중재를 신청할 선수가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까지 흘러나왔다.연봉 중재 신청은 한때 사문화된 규정이었다. 1984년부터 2001년까지 총 14번의 중재 신청에서 모두 구단 요구액이 수용됐다. 2002년 류지현(당시 LG 트윈스)이 사상 첫 선수 요구액을 받아냈지만, 이후 빗장이 굳게 닫혔다.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마저 패하면서 제도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실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단 한 건의 연봉 중재 신청도 없었다.그런데 2021년 주권(KT 위즈)이 류지현 이후 19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연봉 중재 신청에 승리하면서 제도 활성화 조짐이 보였다. 당시 주권은 1억5000만원에서 1억원 인상된 2억5000만원을 요구, 2억2000만원을 제시한 구단과 팽팽하게 맞섰다. 중재위원회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최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했다"며 주권의 손을 들어줬다.2018년 공인대리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선수들은 협상의 부담을 덜었다. 선수 요구액의 근거를 공인대리인이 산출·제시하면서 논리적인 싸움이 가능해졌다. 주권도 KBO 공인대리인 강우준 변호사가 연봉 중재 모든 과정에 관여했다.1992년 연봉 중재 신청에서 패한 바 있는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옛날엔 마땅히 제시할 자료도 부족했다. (세부) 데이터도, 에이전트(대리인)도 없었다. 지금 상황은 아주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봉 중재 신청은 부담스럽다. 구단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에 선수가 느끼는 부담이 작지 않다. 공인대리인이 연봉 중재 신청을 원하더라도 대부분 선수 쪽에서 원만한 합의를 바란다.한 구단 관계자는 "연봉 중재는 구단이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다. 선수도 비슷할 거"라고 말했다. 올해는 선수단 총 연봉을 제한하는 샐러리캡이 시행되는 첫 시즌이라 구단마다 신중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023년부터 3년 동안 구단마다 연봉 총액 114억 2638만원을 넘기면 제재를 받기 때문에 섣불리 선수 측 요구액을 받기 어렵다. 예년보다 연봉 협상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연봉 중재 신청은 피했지만, 갈등이 봉합된 건 아니다. 구단마다 최대한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 협상을 완료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ㅇ 2023.0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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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절반만 수용된 리코의 가처분, 인원 제한 유지

리코스포츠에이전시(리코)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사실상 KBO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원소속구단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 FA(자유계약선수) 선수의 경우 채권자(리코)가 KBO 규약 제42조 제2항 규정 중 '구단당 선수 3명' 부분의 적용을 받지 않고 이를 초과하여 채무자(KBO)의 회원인 야구단들과 사이에 야구선수 계약을 교섭하거나 체결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고 지난 28일 결정했다. 이로써 리코는 FA 외야수 이명기(NC 다이노스) 계약에 관여할 수 있게 됐다. 올겨울 프로야구 FA 시장의 최대 화두는 리코였다. 고객인 NC 선수 중 4명(양의지·노진혁·이재학·이명기)이 FA 권리를 행사, 자칫 대리인 인원 제한 규정을 저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년째 매니지먼트 계약과 공인대리인 계약을 혼용해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지만, KBO리그가 규정하는 공인대리인 1명(법인 포함)이 보유할 수 있는 구단당 선수는 최대 3명(전체 최대 15명). 인원 제한을 피하는 '꼼수' 매니지먼트 계약을 공인대리인 계약으로 전환하면 규정 위반이었다. 리코는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10월 말 대리인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기 전 양의지(NC→두산 베어스)와 노진혁(NC→롯데 자이언츠), 이재학(미계약)의 공인대리인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등록해 협상을 진행했다. 이명기는 공인대리인 미등록 상태로 FA 시장이 개장한 뒤 발만 동동 굴렀다. 리코는 인원 제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상호 합의를 거쳐 2018년 2월 1일부터 시행됐고 이 사건 인원제한규정은 선수대리인 제도 최초 시행일로부터 현재까지 4년 이상 그대로 효력을 유지했기 때문에 그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리코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프로야구 공인대리인 제도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가깝다. 특정 에이전시가 시장을 쥐락펴락하며 흐름을 좌우한다. 공인대리인 자격을 취득하고도 선수와 계약하지 못한 사례가 부지기수. 인원 제한을 풀어달라는 리코에 대해 '배부른 욕심'이라는 지적이 따르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리코는 2020년 12월 FA 투수 우규민(삼성 라이온즈) 계약에 미등록 상태로 관여하다 적발된 전적이 있다. 올겨울 가처분 신청을 넣은 것에 대해 저의를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한 공인대리인은 가처분 신청 소식이 전해진 뒤 "NC 선수들과 계약을 그렇게 해놓고 (가처분 신청을) 하는 건데 누가 지지하나. 동료 에이전트의 존경이나 호응도 없다. 편법을 하다가 그것마저 폭발해버린 거"라며 "리코가 대표성을 띄는 것도 아니다. 명분도 없다"고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재판부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등 사회 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규정 또는 그 효력을 부정해야 할 정도로 부당하게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규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KBO 손을 들어줬다. 리코의 주장이 수용된 건 가처분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예상된 FA 선수 소속 관련 부분이다. 프로야구 선수 계약은 규약상 당해 연도 11월 30일까지다. 재판부는 "FA의 경우 원소속구단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그 후에는 소속 구단이 없는 것으로 해석될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며 "소속 구단이 없는 FA 선수를 (인원 제한인) '구단당 3명'에 포함하는 것은 규약 해석에 관한 채무자의 재량을 넘어선 불공정한 업무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결론 내렸다. 이로 인해 FA 선수는 '12월 이후 계약'에 한해 공인대리인 인원 규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FA가 아닌 경우 인원 제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재판부는 본안 판결 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우려, 리코의 임시 지위(주문 내용)를 인정했다. 가처분은 본안 소송(정식 재판)에 앞서 진행하는 법적 절차다. KBO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본안 소송 여부는 검토를 해봐야 할 거 같다. (KBO가 요구한) 법인 대리인도 개인과 똑같이 인원 제한을 둔다는 대원칙은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선수협 관계자는 "FA가 무소속이라는 건 당연한 생각이다. 그게 받아들여진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1.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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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영향' 이재학·이명기, FA 잔류 협상 '개점휴업'

사이드암스로 이재학(32)과 외야수 이명기(35·이상 NC 다이노스)가 FA(자유계약선수) 협상을 시작조차 못 했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리코)가 '인원 제한'을 피하기 위해 공인대리인 등록을 하지 않은 탓이다. 임선남 NC 단장은 23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아직 (이재학·이명기의 FA 계약과 관련해) 한마디도 안 했다"고 말했다. FA 시장이 개장한 지난 17일 이후 선수들의 거취가 속속 결정되고 있다. FA 승인 선수 명단에 7명(총 21명)이 이름을 올린 NC도 마찬가지다. 지난 19일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한 불펜 원종현(4년, 최대 25억원)을 신호탄으로 22일 포수 양의지(4+2년, 최대 152억원)가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23일에는 내야수 노진혁(4년, 최대 50억원)이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2루수 박민우가 5+3년 최대 140억원에 팀 잔류를 선택했다. NC는 23일 기준 미계약 FA가 3명(권희동·이명기·이재학)으로 줄었다. 그런데 세 선수의 거취가 결정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리코 고객인 이명기와 이재학은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이유가 있다. 리코는 올겨울 FA 시장에서 NC 소속 선수 중 4명(양의지·노진혁·이명기·이재학)을 고객으로 뒀다. 이는 프로야구 공인대리인 규정 위반이다. KBO리그에선 대리인 1명(법인 포함)이 보유할 수 있는 인원을 최대 15명, 구단당 3명으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우려한 리코는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인원 제한을 풀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FA 시장이 개장하기 전까지 가처분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양의지와 노진혁의 공인대리인 등록만 하고 움직였다. 가처분 결론이 수일 내 나오지 않으면 이명기와 이재학의 FA 협상은 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두 선수 중 한 명의 공인대리인만 등록하고 한 명은 개인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난감한 건 NC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내부 FA 계약을 진행하려고 해도 공인대리인 등록이 미뤄지면 원만한 협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재학은 NC 구단에서 상징적인 선수다. 구단 역사상 최다승(77승) 투수이자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이명기는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 외야수. 큰 출혈 없이 영입할 수 있는 FA C 등급이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부진했지만, FA 개장 후 원소속팀과 협상하지 못한 건 의외일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관계자는 "만약 선수가 이 문제가 불편하다, 잘못됐다고 선수협에 의견을 내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하긴 어렵다"며 "만약 등록 인원이 초과되면 전례가 있기 때문에 대응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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