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783건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뻔해도 보게 만드는 정유미와 주지훈의 로맨틱 코미디

“나랑 연애합시다. 라일락 꽃 피면.” 독목고등학교 이사장으로 오게 된 석지원(주지훈)은 술자리에서 윤지원(장유미)과 ‘미친 라일락’이 꽃을 피울지 안 피울지를 갖고 옥신각신하다 이를 두고 내기를 걸게 된다. 라일락 꽃이 피지 않으면 이사장직을 내놓으라는 윤지원의 제안에 그러겠다고 선선히 말한 석지원은 대신 라일락 꽃이 피면 자신과 연애하자고 제안한다. tvN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석지원과 윤지원 사이의 특별하고도 오래된 관계를 드러낸다. 두 사람 집안은 할아버지 대부터 이어진 철천지원수지간이다. 석지원의 아버지 석경태(이병준)는 윤지원의 할아버지 윤재호(김갑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독목고 재단을 사들여 과거 자신의 사업을 어렵게 했던 복수를 하려 한다. 그러니 석지원과 윤지원의 사이가 결코 좋을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내기에서 지면 나랑 연애하자는 말도 ‘딴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윤지원을 석지원이 괴롭히려 하는 말처럼 들린다. 과거 기말고사 성적을 두고 벌인 내기에서 석지원이 윤지원에게 자신이 이기면 사귀자고 하면서 덧붙인 말처럼. “너도 죽어도 하기 싫은 걸 걸어야 내기가 스릴이 있지, 안그래?”하지만 사사건건 부딪치고 아옹다옹하는 그 관계의 과거들을 하나하나 찾아들어가 보면 둘 사이에 있었던 애틋하고 풋풋하며 달달한 진짜 마음들이 발견된다. 겉으로는 티격태격했지만 사실 고교시절부터 석지원은 윤지원을 마음에 두고 있었고 그 마음을 고백한다. “나한테 너는 태어나 보니까 옆에 있었고, 엄마가 놀지 말라는데 놀고 싶었고, 너만 이기면 된다 하는데 져도 상관없었고, 만나면 맨날 싸우기만 하는데 안보면 보고 싶었어.”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헤어진 두 사람은 18년이 지난 후 독목고 이사장과 체육교사로 재회한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대놓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서사를 가져온다. 그러니 그 이야기에서 새로움을 기대하기 어려울 듯싶지만, 의외로 이 서사를 알고 있으면서도 시청자들은 석지원과 윤지원 사이에 벌어지는 밀고 당기는 멜로의 세계 속으로 빠져든다. 그 이유는 한국식의 로맨틱 코미디로 이 뻔한 서사에 긴장감과 설렘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식의 원수 집안 간 대결구도는 교육자로서 학교를 지키려는 윤재호와 사업가로서 그 자리를 밀어내고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석경태로 재해석됐다. 올바름의 관점으로 보면 석경태가 빌런으로 그려져야 하는 게 맞지만,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답게 캐릭터 자체를 희화화시켜 그런 지나친 빌런화를 빗겨나간다. 또 석지원과 윤지원의 멜로 역시 첫눈에 반했다는 식의 사랑이야기 대신, 어려서부터 툭탁거리고 싸우지만 그러면서 발전된 사랑으로 그려낸다. 그래서 석지원의 사랑 표현은 직접적이기보다는 비틀어서 던지는 이른바 ‘츤데레’에 가깝고, 윤지원이 서서히 알게 되는 사랑 역시 이러한 밀당의 반복 속에서 피어난다.최근 들어 다소 복잡하고 심각한 주제의식을 담은 드라마들 대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에 대한 선호가 생겼다. 어찌 보면 익숙한 서사의 틀을 가져오지만, 그걸 세련되게 만들어내는 작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예를 들어 ‘눈물의 여왕’ 같은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에 가족드라마적 서사를 덧붙여, 신데렐라 스토리를 뒤집는 세련된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앞서 말한 대로 ‘로미오와 줄리엣’ 서사를 가져왔는데, 이처럼 집안이 반대하는 사랑의 이야기 역시 이미 그 많은 가족드라마의 틀에서 반복되어온 것들이다. 이른바 ‘혼사장애’라고 부르는 드라마 투르기의 한 방식으로, 남녀가 사랑하는데 집안 차이 등의 반대에 부딪치고 그럼에도 그걸 뛰어넘어 이루는 사랑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익숙한 서사를 새롭게 만드는 건 그래서 참신한 캐릭터와 톡톡 튀는 상황 그리고 대사들을 통해서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같은 이름을 가진 석지원과 윤지원 캐릭터의 매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들이 재회하는 상황과 그래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감정들이 톡톡 튀는 대사를 통해 전해진다. 물론 우리는 이미 이 작품이 어떤 결말을 낼 것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편안함 속에서 그 과정들이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여전하다. 특히 주지훈과 정유미의 연기로 빚어내는 그 티키타카의 로맨스와 코미디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줄 수 있지 않을까.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12.02 05:50
스타

초선, 개명 후 새롭게 태어나.. “가수 인생 2막 시작이죠” [IS인터뷰]

“틀에 박힌 음악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초선으로 인생 제2막을 시작할 거예요.”가수 초선은 10년 넘게 사용했던 활동명 권민정을 최근 ‘초선’으로 개명했다. 마음 한 켠 섭섭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펼쳐갈 새로운 음악 인생에 더 큰 기대감을 걸고 싶다고 했다.지난달 26일 서울에 첫눈이 내리던 날 일간스포츠 사옥에서 초선을 만났다. 초선은 지난 17일 개명한 이름으로 처음 ‘그 시절’이란 노래를 발매했다. 따뜻한 가사와 애틋한 멜로디가 초선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이제는 걱정말아요. 다시 울지 않을게. 기억 속의 그때 그 시절. 아름답던 그때 그 시절’ 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가사는 초선이 직접 작사했다. 본명 권민정으로 활동하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말이다.“‘그 시절’은 발라드 풍의 트롯이에요. 국악 베이스를 섞어서 옛날 느낌이 나는 게 매력이죠. 가사에는 힘든 시절도 시간이 흐르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는 걸 담고 싶었어요. 저 역시 아팠던 기억을 이젠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거든요.”과거 권민정이 톡톡 튀고 밝은 음악만 했다면, 초선은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음악에 도전한다. “예전에 제 인사말이 ‘상큼하고 발랄한 비타민, 하루 한 알 권민정!’이었어요. 팬들 애칭도 비타 민정이었죠. 지금은 초선 시대로 바뀌었어요. 팬들이 조금은 어색해하는 것 같지만, 금새 적응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웃음)”초선은 2012년 트롯 그룹 오로라로 처음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캐스팅됐다. 그리고 경험 삼아 시작했던 일이 본업이 됐다. ‘트롯’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것. “트롯은 감정의 갭이 크다는 게 참 매력적이었어요. 구슬픈 노래는 한없이 슬프고, 신나는 노래는 미친 듯이 신나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운 초선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가 됐다. 부모님 몰래 아르바이트하며 돈을 벌어 학원비에 투자했다. 그러던 중 학교 축제에서 노래를 부를 기회가 왔는데, 이를 본 담임선생님이 부모님을 대신 설득해 줬다. “그때 담임선생님께 참 고마워요. 덕분에 학원비도 부모님께 지원하고 대학교도 실용음악과를 전공할 수 있었죠. (웃음)” 올해로 데뷔 12년 차가 된 초선은 후배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노래하라”는 조언을 자주 한다고 했다. 지난해 갑상샘항진증에 걸려 건강 상태가 최악이 되었을 때 초선 역시 ‘비워내기’를 연습했다.“정말 지난 3월까지 계속 아팠던 것 같아요. 원인 모를 고열에 시달렸는데 그게 갑상샘 때문인지는 몰랐죠. 지금은 약도 꾸준히 먹고, 수치도 아주 좋아졌어요. 한창 아팠을 때는 노래할 때 숨도 잘 안 쉬어지고 심장도 빨리 뛰어서 힘들었어요. 심지어 갑상샘에 걸리고 독감에 다리까지 부러졌죠. 뭐든 악재는 한 번에 오니까요. 이젠 좋은 일들만 가득 할 것 같아요.”초선의 2025년 목표는 딱 3개다. 음원차트 상위권, 축제에서 본인 노래만으로 무대 꽉 채우기, 타 아티스트가 초선 노래로 메들리 하기다. “여태껏 참아왔던 것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내년은 ‘초선’의 해로 만들겠습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2.02 05:34
드라마

정채연→황인엽, 종영 ‘조립식 가족' 청춘의 에너지로 완성한 가족 이야기

배우 정채연, 황인엽, 배현성 주연의 ‘조립식 가족’이 호평 속에 막을 내린다. 세 청춘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얻었다.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 윤주원(정채연), 김산하(황인엽), 강해준(배현성)의 로맨스를 담았다. 한 빌라에 사는 세 사람이 혈육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한 가족처럼 성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조립식 가족’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1회 2.1%로 출발해 반환점인 8회는 최고 시청률인 3.4%를 기록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세 청춘의 풋풋한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며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다.시청자를 사로잡은 요인은 ‘가족’이란 주제를 청춘의 이야기를 통해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솔하게 다뤘단 점이다. ‘조립식 가족’에 등장하는 세 청춘은 모두 진짜 가족에게 상처를 입은 과거를 가졌다. 윤주원과 김산하는 한부모 가족으로 아빠 윤정재(최원영), 김대욱(최무성) 손에 자랐고 강해준은 하나뿐인 가족인 엄마 강서현(백은혜)에게 버림받았다.주인공들의 설정 자체가 가진 어둠을 밝히는 건 청춘의 에너지다. 세 청춘이 한 가족처럼 살게 된 전사와 고교 시절을 보여주는 전반부 회차는 시골 학교를 배경으로 찬란하게 펼쳐지며 청춘 드라마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를 입혔다. 반면 내용은 편부가정이라는 이유로 주인공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는 에피소드가 나오거나 가족 문제로 갈등하는 등 10대가 가질 만한 고민을 현실적으로 다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 청춘은 자신들의 상처를 서로 위로하고 보듬으면서 성장한다. 진짜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이들의 모습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을 만든다. 후반부 회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세 사람이 헤어진 후 10년이 지나 각자 직업을 갖고 재회하는 모습이 펼쳐지는데 더 성숙해진 비주얼과 로맨스 서사로 극의 재미와 풍부함을 더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들어 가족 드라마가 거의 사라지는 상황이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족관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드라마가 필요한 시점에서 ‘조립식 가족’은 그런 역할을 해준 작품”이라며 “후반부엔 가족 이야기에서 멜로 이야기가 짙어지는데 시대에 맞는 주제와 이야기를 다루면서 텐션도 놓치지 않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고 짚었다. 배우들의 호연도 호평을 얻었다. 정채연, 황인엽, 배현성은 모두 고등학생과 성인을 넘나드는 폭넓은 소화력을 보여주며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정채연은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청춘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 역할을 탁월하게 소화했고 황인엽은 외적으론 차가운 느낌이지만 내면은 따뜻하고 다정한 캐릭터를 진중한 눈빛 연기로 선보였다.배현성은 평소엔 능청스럽고 장난꾸러기 같으면서도 감정 신에선 돌변하는 섬세한 연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아버지 역으로 등장하는 최원영과 최무성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이다. 최원영은 극 중 세 자식들의 끼니를 챙기는 다정하고 온화한 인물로 ‘워너비 아빠’라는 별명을 얻었고, 최무성은 마치 아내처럼 최원영의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버팀목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정 평론가는 “정채연, 황인엽, 배현성은 청춘 드라마에 어울리는 역할을 잘 소화했고, 세 사람이 만들어가는 앙상블이 좋았다”며 “특히 이 작품은 아빠 둘이 한 가족을 만들어가는 구성이 흥미로운 지점인데 최원영, 최무성 두 배우의 능숙한 연기를 보는 재미도 높았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1.27 05:39
스포츠일반

'당구 여제' 김가영 "3쿠션 선수의 길, 이제 시작일 뿐…조금씩 더 성장하고 있다" [IS 인터뷰]

“제 나이에 ‘시작’이라는 말,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당구 여제’ 김가영(41·하나카드)은 자신의 3쿠션 커리어를 ‘시작’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프로당구 남·여 최초의 4회 연속 우승에 최다 우승(11회), 그리고 최다 연승(24연승) 신기록까지. 2019년 프로당구 출범 이후 그야말로 새 역사를 거듭 써 내려가고 있는데도, 3쿠션 선수로는 스스로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최근 경기도 고양시의 개인 연습실에서 만난 김가영은 “3쿠션 선수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3쿠션을 제대로 친 지 이제 3~4년 정도밖에 안 됐다. 그래서 사실 아직 목표도 없다. 포켓볼은 너무 잘 아는 종목이니까 계획이 그려졌다면, 3쿠션은 아직 청사진을 못 그리겠다. 그저 선수로서 올인할 뿐”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김가영은 “이 나이에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좀 그렇지만, 3쿠션 선수로 조금씩, 또 한 스텝씩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김가영 천하’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의 프로당구 3쿠션 무대에서 눈부신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정점에 오른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써 내려가고 있는 프로당구 3쿠션 대기록들은 그래서 더 대단하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4구 2000점' 목표로 시작된 김가영의 당구 인생실제 30년 가까운 김가영의 당구 인생에 3쿠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던 당구장에서 자연스럽게 당구를 접했다. 처음 접한 건 4구였다. 김가영은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다. 아버지께 매일 1~2시간씩 레슨을 받았다. 400~500점을 치면서 2000점을 목표로 삼았다. 특기 정도로 만들어놓으려 했는데, 중학교 1학년 때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당시 한국계 미국인 포켓볼 선수 자넷 리(미국)의 방한이 화제가 되고, TV 광고도 찍는 걸 보면서 자연스레 김가영의 시선이 쏠렸다. 공부보다 당구에 더 흥미를 느끼며 당구 선수의 길을 고심하던 그는 4구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포켓볼 선수로 전향을 결심했다. 그리고는 포켓볼 선수로 정식 등록해 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김가영은 “사실 당구 재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비교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 처음 선수로 등록했을 때 바로 윗 선배도 20대 중반이었다”며 “자넷 리를 보면서 미국에서 프로 하면 되게 좋은가 보다라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4구 2000점에서 포켓볼 세계 챔피언으로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걸으면서 혹독한 훈련도 받았다.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일반 남자 운동부처럼 매일 훈련했다. 오전에는 유산소 운동을 하고 낮에는 수업을 받았다. 오후에 당구 훈련을 하다 훈련이 끝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여중생인 김가영에게는 특히나 힘든 시간들이었다.김가영은 “제 인생에서 제일 고통스러웠던 5년이었다. 훈련을 혼자 다 버텨내야 하니까 기댈 곳도 없었다”며 “남자 선수들도 그렇게 안 하는데, 매일 아침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거나 사이클을 타야 했다. 꾀를 부리거나 성실하지 않으면 혼도 났다. 당시엔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매일이 괴로웠다”고 돌아봤다.그러면서 김가영은 “다들 1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절대 아니다.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결과적으로 당시 경험들은 뒤에 있었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발판이자 밑거름이 됐다.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때보다는 고통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켓볼 세계 챔피언에게 찾아온 첫 번째 시련혹독한 훈련 속 김가영은 각종 대회를 휩쓸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만 국적이던 아시아당구연맹 회장의 권유로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만 무대로 향했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만행을 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김가영은 “(처음 제안을 받고)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 고된 훈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하나, 그리고 또 하나는 류신메이(대만)라는 선수의 존재였다”며 “유일하게 테크닉에 반했던 선수이자 우상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쯤 만났을 때, 단 한 번의 실수로 역전패를 당했던 적이 있다. 한국에 있으면 1년에 한 번을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랐다. 그래서 대만에 가서 다시 붙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안 갈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언어도 통하지 않는 혹독한 환경 속 김가영은 오롯이 포켓볼로 승부했다. 남다른 승부욕 속 류신메이에게는 설욕도 성공했다. 대만 진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류신메이를 이겼고, 1년 정도 지난 뒤엔 승률이 비슷해졌다. 2년 가까이 된 시점엔 오히려 류신메이보다 승률이 더 높은 선수가 됐다. 세계 챔피언의 영예도 안았다. 2004년과 2006년 잇따라 우승해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올랐다. 세계 최초로 포켓볼 그랜드슬램의 역사도 썼다.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도 나섰다. 2006 도하(카타르) 아시안게임에 나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가영은 “아시안게임 전에 한 나라에서 귀화 제의도 받았다. 훨씬 좋은 조건이었는데 한 마디로 잘랐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딸 기회 역시 신청조차 안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고 했다.그러나 대만에서 김가영은 결국 외국인 선수였다. 김가영의 실력이 급증한 건 곧 대만 당구계의 시기와 질투로 이어졌다. 특히 도하 아시안게임 직후엔 황당한 이유로 대만당구협회로부터 자격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대만과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단의 요청으로 잠시 통역을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김가영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아시안게임 때 통역이 따로 없었다. 한국과 대만의 경기 도중 한국 남자 선수들이 판정과 관련해 나에게 통역을 요청해 한국 선수들의 입장을 대신 통역해 준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심판 판정은 대만 선수에게 유리하게 나왔다”며 “그런데 그 판정 이후 승부가 뒤집혔다. 경기가 끝난 뒤 대만 당구계의 모든 화살이 돌연 나한테 돌아왔다. 결국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이어 김가영은 “대만에서 함께 활동했던 선수들이 누구도 나를 돕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지 기자들도 내가 말한 것과는 다르게 보도했고, 인격모독성 내용까지 담겼다. 대만당구협회장에게 항의했지만, 결국 화살을 나한테 돌려야 자기들이 산다고 했다. 심지어 해외에서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대한당구연맹에서도 도와주지 않았다. 양쪽에 다 배신감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자격정지는 6개월 만에 풀리긴 했지만, 마음의 상처는 깊었다. 포켓볼 선수에게 내려진 사실상 사형선고대만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한 뒤 김가영은 미국과 한국 등을 오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포켓볼 세계 최정상의 자리도 굳게 지켰다. 그러다 지난 2019년, 또 한 번의 시련이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대한당구연맹의 ‘영구 제명’ 징계였다. 당시 새로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의 초청을 받아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는 게 중징계의 이유였다.김가영은 “당시 와일드카드를 통해 단 한 번 PBA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 그렇다고 PBA에 정식 가입한 것도 아니어서 서류상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대한당구연맹에서는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음주운전을 해서 사고를 낸 것도, 당구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그런 중징계를 내려진 것”이라고 했다.당시 새로 출범한 PBA와 대한당구연맹 간 ‘대립’의 본보기 징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김가영도 “‘PBA로 가면 김가영조차 제명’이라는 걸 보여줌으로써 선수들이 PBA로 가지 못하도록 내린 징계였다고 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몇 번 우승을 했든, 국위선양을 얼마나 했든 본보기로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특히 당시 PBA 3쿠션 대회에 참가한 것 역시도 그저 포켓볼과 나아가 한국 당구의 발전을 위한 결정이었던 터라, 김가영이 느낄 배신감과 허탈감은 더 컸다.김가영은 “포켓볼을 더 부흥시키고 발전시키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쫓겨난 셈이다. 그때 대회에 참가한 것도 3쿠션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직 ‘당구 선수들을 위해서는 프로가 생겨야 한다’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며 “프로가 생겨야 당구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고, 그래야 선수들이 갈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한당구연맹은 아마추어 단체라 (선수들의 생활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이어 김가영은 “그동안 프로당구를 만들겠다는 단체들이 몇 번 있었지만 미심쩍었다. 하지만 PBA는 준비 과정이 믿을 만했다. 첫 대회인 만큼 대회 인지도가 있는 내가 참가해 힘을 실어주자는 생각이었다”며 “PBA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켓볼 역시 프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프로가 생겨야 당구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나중에 포켓볼 종목에도 나쁜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참가하게 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그런데도 돌아온 건 ‘영구 제명’이었다. 이 징계로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로서 국내 대회 참가는 물론 국제 대회 참가의 길까지 모두 막혔다. 평생을 포켓볼만 해온 김가영에겐 사실상 사형선고였다. 김가영의 등록 말소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만큼 이슈가 됐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김가영으로선 자신의 선수 생활의 위기만큼이나 후배 선수 등 포켓볼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 안타까웠다.그는 “후배 등 포켓볼에 종사하고 계시는 선수분들이나 관계자분들에게는 마음 한편에 미안한 감정이 있다. 내가 배신한 것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면서도 “언젠가는 돌아갈 거다. 포켓볼 선수로 돌아간다거나 대한당구연맹에 가겠다는 게 아니라, 포켓볼을 위해 내가 뭔가 할 일이 있을 때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포켓볼 쪽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은퇴 기로에서 결심한 3쿠션 선수의 길대한당구연맹의 영구 제명 징계는 김가영의 인생 계획도 바꿔놨다. 사실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 이후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던 참이었다. 그는 “원래 마흔 살 정도까지만 선수 생활에 집중하고, 40대 초반부터는 지도자를 할 생각이었다.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님께서도 ‘경기력도, 이론도 잘 돼 있는 사람이 체육계에서 인정받는다, 너는 가능하지 않느냐’고 해주셨다. 지도자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도 포켓볼 강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지도자를 준비하려다 제명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김가영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계획보다 더 이른 포켓볼 지도자의 길, 그리고 3쿠션 선수로의 전향이었다. 포켓볼과 3쿠션은 엄연히 다른 종목인 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종목으로 전향한다는 것 그야말로 큰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오랜 고민이 필요했던 이유였다.김가영은 “결정하는 데까지 정말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고민이 많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뭘 다시 시작한다는 건 상상도 안 해본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될까’ 싶기도 했다. 초보자 때의 기억과 느낌도 없었다. 포켓볼과 3쿠션은 큐 길이나 굵기, 공 크기, 당구대 높이 등 모든 게 다르다. 포켓볼을 칠 땐 최소한 내 실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게 나를 지탱해 줬다면, 3쿠션은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한 번 해보자’라는 결심이 섰다. 생판 모르는 걸 새로 시작하는 거니까 지도자와 병행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학원을 그만두고, 3쿠션 선수의 길을 걷기로 했다”고 말했다.3쿠션 전향 첫 시즌 6차 대회부터 첫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가 됐다. 다만 두 번째 시즌엔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첫 시즌 우승 역시 ‘반짝 우승’으로 비쳤다. 김가영은 “첫 시즌에 왜 우승했는지도 모르고, 사실은 할 실력도 아니었다. (초창기다 보니)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수준이 높지 않았고 운도 좋았다”면서 “두 번째 시즌에 혼란기가 왔다. 처음엔 그냥 열심히나 치자고 했다면, 3쿠션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더 어렵게 느껴지고 혼란이 오면서 여러 가지를 바꿨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초반에 운이 좋게 포켓볼 스타일로 성적을 냈다면, 두 번째 시즌이 진짜 내 실력이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그래도 ‘선수로서의 경험’이 많은 게 큰 도움이 됐다. 김가영은 세 번째 시즌부터는 매 시즌 2회씩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3쿠션에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무려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당구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24연승을 달성하며 프레데리크 쿠드롱의 기록을 넘어 프로당구 남·여 투어 최다연승 신기록까지 썼다. 평생을 포켓볼을 치다 3쿠션에 전향한 지 5년도 채 안 돼 이뤄낸 눈부신 성과들이었다.김가영은 “선수 경험이 많았던 게 컸던 거 같다. 3쿠션에 대한 경험은 적어도, 승부사나 경기인으로서의 경험은 남녀 통틀어도 손가락 안에 들 거다. 곧 있으면 선수 생활만 30년 차가 되는데, 그 경험을 완전히 무시는 못 하는 거 같다. 공의 원리에 대한 이해도나 공을 다루는 건 아무래도 습득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이어 “4회 연속 우승 등 이번 시즌 성적이 좋은 이유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3쿠션에 올인한다고 했을 때나 지금이나 훈련량이나 루틴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수정하거나 뒤집어엎은 것도 없다. 조금씩 루틴을 수정하고 조절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처음 3쿠션을 시작할 때와 똑같다”며 “그저 한 스텝씩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웃어 보였다.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김가영이 따라 걷는 레전드의 길지도자까지 준비하며 청사진을 그려가던 포켓볼과 달리, 김가영은 아직 3쿠션 선수로서 목표나 향후 미래를 그리지는 못했다. 김가영은 “포켓볼은 너무 잘 아는 종목이니까 전체적인 계획이 그려지는데, 3쿠션은 아직 안 그려진다. 사실 몇 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포켓볼과 달리 3쿠션은 선수 생명이 길다.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계속 올인할 뿐”이라고 했다.그래서 더더욱 체력 등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오프시즌 때는 당구 훈련보다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가영은 “오프시즌 때는 한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체력 훈련에 신경을 쓴다. 당구 연습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할 정도다. 그때 몸을 만들어놓고, 시즌이 시작되면 몸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운동을 한다. 오프시즌 때는 필라테스와 웨이트를 많이 한다”고 했다.여기에 틈틈이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 생활도 잊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다이빙’에 빠졌다. 김가영은 “동호회는 처음 가입해 봤다. 경기 때 다이버 분들이 응원 피켓을 들고 경기장에 와주신다. 사회 생활하면서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지 싶을 정도로 좋은 분들을 만났다.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다. 당구장 평생 안 가보신 분들이 이제는 당구룰을 꿰고 계신다. 반대로 당구 선수들은 저 때문에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이어 “프리다이빙에 당구에 도움이 되는지 결론은 못 냈다. 다만 확실히 느끼는 건 있다. 열이 받거나 하던 게 잘 될 때, 긴장될 때 숨이 가빠지지 않나. 당구칠 때 역시도 호흡이 가빠지거나 흥분하면 안 된다. 호흡을 가라앉히는 게 좋은데, 프리다이빙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기분 탓일 수도 있다”며 “취미 생활을 할 땐 갈 때부터 기분이 좋다. 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당구를 치거나 훈련할 땐 ‘늘 잘해야 돼, 실수하면 안 돼’ 이런 마음이라면, 취미를 할 때는 ‘재미있게 놀자, 못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간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다칠 일도 없다. 나쁠 게 없는 거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면 자기 관리는 끝”이라고 웃어 보였다.이처럼 김가영이 당구 실력뿐만 아니라 체력 등 자기 관리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지만, 결국은 오랫동안 꾸준히 잘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에서다. 여기에는 김가영이 유독 마음속에 담고 있는 레전드의 조언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포켓볼 레전드 앨리슨 피셔(영국)가 김가영에게 직접 건넸던 조언이다.김가영은 “예전에 피셔에게 ‘나도 당신처럼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 잠깐 잘하면 그건 반짝 스타’라고 답해줬다. 그게 되게 기억에 많이 남았고, 지금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오랫동안 잘하는 게 결코 쉽지가 않다. 다행히도 선수 생활을 하는 28년 동안 우승을 못한 해는 1~2년 정도밖에 안 된다. 그건 운이 아니라 제 노력의 결과였다.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노력하고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구 여제' 김가영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고양=김명석 기자 2024.11.22 16:22
드라마

정유미·서현진·공효진, 멜로+α로 대거 복귀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배우 정유미, 서현진, 공효진이 잇따라 복귀한다. 로맨틱 코미디, 미스터리 멜로, SF 로코 등 각기 다른 장르로 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들 작품 모두 로맨스적 요소가 바탕에 깔린 이야기로, 그동안 멜로·로코 장르에서 고유의 매력으로 사랑받은 세 배우의 복귀는 자체로 기대감을 높인다.가장 먼저 돌아오는 건 정유미다. 정유미는 23일 첫 방송하는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에서 주지훈과 로코 호흡을 맞춘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원수의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남자 석지원(주지훈)과 여자 윤지원(정유미)이 18년 만에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린다. 정유미가 연기하는 윤지원은 고등학교 시절 ‘독목고 미친개’로 불리던 창의체험부 소속 체육 교사로, 독목고 이사장인 석지원 역의 주지훈과 혐관 로맨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앞서 정유미는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 ‘연애의 발견’ 등 로코 장르에서 남다른 존재감으로 ‘윰블리’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 있다. 근래엔 넷플릭스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영화 ‘82년생 김지영’, ‘잠’ 등 장르물 또는 진중한 분위기의 작품에서 활약했는데, 이번엔 오랜만에 전문 분야인 로코 연기를 볼 수 있어 벌써 관심이 뜨겁다. 이전 로코 작품과 다른 모습도 예고했다. 정유미는 제작발표회에서 “주열매(로맨스가 필요해 2012)와 한여름(연애의 발견)은 연애 경험이 많았지만 윤지원은 연애 경험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아직 로맨스 코미디로 보여드릴 게 많이 남았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서현진은 오는 2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로 복귀한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진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다. 서현진은 기간제 결혼을 매칭해주는 회사 NM의 소속 직원 노인지를 연기한다. 서현진은 공유와 메뉴얼과 계약으로 맺어진 ‘기간제 부부’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특히 ‘트렁크’는 계약으로 얽힌 두 주인공의 사랑, 연민, 구원, 집착, 욕망 등 감정과 관계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서현진의 섬세한 멜로연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작 ‘또 오해영’에서 서현진은 사랑에 상처받은 인물의 내면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특유의 도시적이면서도 처연한 느낌이 이번 작품의 미스터리하고 쓸쓸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기대감을 자아낸다.공효진은 결혼 후 첫 복귀작으로 내년 1월 방영하는 tvN 새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를 선보인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공효진)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 공룡(이민호)의 지구 밖 생활기를 그린다. 국내 최초로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한 SF 로코다. 극중 이브는 한국계 미국인, 최고의 우주비행사,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로, 공효진은 전문 직업인의 철저함을 연기할 예정이다. 아직 작품의 구체적인 정보가 알려지진 않았으나 그간 수많은 로코 작품에서 사랑스럽고 인간적인 에너지를 보여줘 온 공효진이 우주라는 낯선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해 낼지 궁금증을 높인다.세 배우귀는 멜로·로코 장르에서 남다른 활약을 보이며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20, 30대를 넘어 40대에 접어든 현재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와 달리 중년 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의 폭이 넓어졌다. 시청자 역시 꼭 젊은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만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세 배우 모두 수많은 경험을 통해 연기적으로도 내적으로 성숙해진 상태고 작품을 보는 눈도 정점에 도달해 있다.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각자의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는 배우들이기 때문에 동시기에 복귀하더라도 서로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짚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멜로나 로맨스 장르는 그 자체만으로는 시청자들이 챙겨보고 싶어지는 작품이 되긴 어렵다. 그걸 보완하는 데 있어서 캐스팅이 굉장히 중요하다. 흔히 말하는 ‘믿고 보는 배우’들을 캐스팅했기에 기본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작품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1.22 05:35
예능

유재석 “‘지금 거신 전화는’ 동 시간대가 ‘열혈사제2’ 였지?”…유연석 도발 (틈만 나면,)

‘틈만 나면,’에서 유재석, 유연석, 지창욱이 대학로 추억으로 하나 된 ‘삼형제 케미’를 선보이며 왁자지껄한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12일 방송된 SBS ‘틈만 나면,’ 12회는 유재석, 유연석과 ‘틈 친구’ 지창욱이 ‘틈 주인’ 도예공방, 뮤지컬 공연장을 방문해 뜻깊은 추억 공유로 안방극장에 따스한 웃음을 선사했다.유재석은 유연석의 질투를 부르는 ‘톰과 제리’ 티키타카로 떠들썩한 오프닝을 열었다. 유연석이 “드라마 촬영할 때 패딩 입고 찍었다”며 근황을 밝히자, 유재석은 “지금 촬영 중인 ’지금 거신 전화는’ 동 시간대가 ‘열혈사제2’ 였지?”라며 잠들어 있던 유연석의 경쟁심에 불을 지폈다. 이에 유연석이 “형은 그 시간대에 어떤 걸 보실거냐”라고 넌지시 묻자, 유재석은 “다음 날 녹화 있으면 잠을 자야지. 우리 집에는 수신기 없어서 시청률하고 상관없어”라며 밀당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그 사이 오늘의 틈 친구 지창욱이 등장해 반가움을 더했다. 지창욱은 “제가 처음 데뷔했던 공연이 21살 때 대학로에서 한 ‘불과 얼음’이었다”고 대학로에 얽힌 옛 기억을 떠올렸고, 유재석은 “저도 처음으로 태어나서 밖에서 밤을 샌 게 바로 대학로다. 밤새 노래 부르면서 놀았다”고 덧붙여 오랜 시간 청춘들의 놀이터였던 대학로의 추억을 나눴다. 지창욱은 ‘틈만 나면,’ 사상 최초로 보너스 쿠폰 3장을 획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유재석, 유연석, 지창욱이 찾아간 첫 번째 틈 주인은 도예공방이었다. 틈 주인이 평소 빈티지와 중고거래를 좋아한다고 밝히자, 지창욱은 “저도 중고거래 자주 한다. 얼마 전에 포켓몬 띠부띠부씰 컬렉션을 26만 원에 샀다. 집 곳곳에 스티커를 붙여놨다”라고 숨겨둔 취미를 고백했다. 이어 유재석, 유연석, 지창욱이 도전하게 된 게임은 ‘물레 위 과녁판에 공 맞히기’였다. 1단계는 색상을 뽑아 과녁판 위 지정된 색상에 3명 모두 공을 맞히면 성공. 유연석은 칸이 넓은 색상을 향해 “오늘의 운이 여기 달린 거야. 난 노랑 아니면 빨강이지”라고 자신만만하게 빨강을 뽑았지만, 하필 맞추기 힘든 초록에 공을 맞혀 웃음보를 자극했다.이어 ‘자타공인 똥손’ 유재석이 파란색을 뽑고, 첫 번째 보너스 쿠폰을 사용했지만 틈 주인의 공이 빗겨 맞아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4번째 도전에서 지창욱이 빨강을 뽑고, 모두가 심호흡 끝에 1단계 성공을 획득하며 틈 주인을 환호성 치게 했다. 2단계는 과녁판 색 배열이 한층 더 좁아진 상황. 지창욱은 실패할 때마다 머쓱한 정적이 이어지자 “원래 분위기가 이렇게 숙연해지나요?”라며 걱정했다. 심지어 7번째 도전에서는 지창욱의 공에 유재석의 공이 튕겨 나가는 사태가 벌어지자, 지창욱은 “선 안 넘고 점프해서 해도 되지 않아요?”라며 물레판을 향해 온몸을 내던져 제작진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하지만 마지막 도전까지 아쉽게 실패로 돌아가자, 지창욱은 “이게 사람의 사행성을 건드린다. 사람의 욕망으로 좌절하게 한다”고 말하더니 “생각해보면 이게 교훈적인 거다”고 자기 타협에 나서 모두를 폭소케 했다.세 사람은 다음 도착지까지의 틈새 시간을 점심시간으로 활용했다. 지창욱은 “얼마 전에 팝업 스토어에서 5만 원 이상 사면 주는 게임 캐릭터 스킨을 12만 원에 거래했다”라며 ‘덕후 모멘트’를 드러내 놀라움을 사는가 하면, “중고거래는 직거래로 해야 만나는 맛이 있고, 사기 당할 확률이 적다”라고 전문가 면모까지 빛내는 활약을 보였다.이어진 커피 타임에서는 유재석이 대학로 학생들의 에너지를 보며 “학교 다닐 때 개그맨이 일찍 돼서 내 앞길이 열릴 거라 생각했는데, TV에는 안 나오고 그러면서 스스로 자괴감이 들더라”라며 과거를 회상하자, 지창욱은 “저도 인문계 고등학교 나와서 공부만 하다가 얼결에 연극 영화과에 붙게 됐는데, 1학년 내내 학사 경고를 받았다. 안 되겠다 싶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다가 대학로에 오고, 독립영화 하고 지금까지왔다”라며 험난했던 데뷔기를 고백해 모두의 공감을 샀다.이어 유재석, 유연석, 지창욱이 찾은 두 번째 틈 주인과는 뮤지컬 공연장에서 만났다. 이번 틈 주인은 지창욱이 과거 공연했던 ‘쓰릴미’의 피아니스트로 뮤지컬 경력직인 유연석과 지창욱의 반가움을 샀다. 유연석은 “‘헤드윅’ 때 생각난다. 첫 공연 날에 떨고 있는데, 마침 승우 형이 전화해서 ‘연석아 너무 떨리면 정수기 옆에 조금씩 키워드를 적어 놔’”라고 조언해 줬다”라며 생생한 비하인드를 고백했다.세 사람이 도전하게 된 게임은 바로 ‘컵 차기’였다. 종이컵을 세 사람이 발로 10번 이어 차면 1단계 성공. 유연석이 “뮤지컬에서 많이 해 봤다. 제가 골 결정력이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과 달리 거듭 실패하자, 유재석은 “FC 개발 진짜~”라며 아우성쳐 지창욱을 배꼽 잡게 했다. 이에 세 사람은 긴급 보너스 쿠폰으로 수습하려 했지만, 틈 주인까지 러시아 댄스를 방불케 하는 헛발 차기로 좌절에 빠졌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8번째 도전에서 세 사람은 온 몸을 내던졌고, 떨어질 듯 말 듯한 릴레이 끝에 지창욱의 마무리 드리블로 1단계 성공의 쾌거를 거뒀다.단 두 번의 시도 만을 남겨두고 더 작아진 컵과 함께 2단계에 도전, 유연석은 연습이 생각만큼 되지 않자 “컵이 브랜드가 달라~”라고 우겼고, 지창욱마저 “이게 종이컵이 얇아요. 친환경인데요?”라며 거들더니 “연습을 내일 아침까지 해서 내일 성공시키자”라고 각오를 다져 제작진을 파안대소하게 했다. 결국 고전 끝에 9번째 도전에 들어가고, 지창욱과 유재석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쫄깃한 주고받기를 이어간 데 더해 ‘FC개발’ 유연석이 깔끔한 두 번 차기로 마무리를 결정지으며 기적적인 2단계 성공을 완성시켰다. 유재석은 “야 여기도 FC개발이 마지막에 성공시키네~”라며 인정했다. 지창욱은 “마지막에 미션을 성공할 수 있어서 오늘 잠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하며 반전의 성공이 남긴 진한 여운을 더했다.‘틈만 나면,’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에 SBS에서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1.13 08:07
프로야구

[한국야구 로컬룰 돋보기] <6-완> 따라갈 건 따라가고, 앞서갈 건 앞서가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에 몰두 중이다. 끝없이 고민하고 룰을 개정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규칙과 달리 KBO의 야구 규칙과 운영은 과거에 머무르곤 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규칙과 운영 측면에서 한국 야구, MLB,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의 야구가 어떻게 다른지 독자들에게 소개한다.야구 규칙은 정적인 존재가 아니다. 정치학의 ‘사회계약론’이 말하듯 규칙 혹은 제도는 사람이 합의해 만들어 낸 소중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이다. 1845년 최초의 성문화된 야구 규칙이 탄생한 이래 한 세기 반이 넘는 기간 동안 경기의 변화에 따라, 공정함에 대한 야구인의 인식에 따라, 그리고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에 따라 규칙이 바뀌면서 현재에 이르렀다.그런데 특이하게도 야구엔 다른 종목과 달리 세계 모두를 통괄하는 규칙이 없다. 세계 야구를 주관하는 WBSC는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농구의 국제농구연맹(FIBA)처럼 구속력 있는 세계 공용의 규칙을 제정하지 않는다. MLB의 규칙인 Official Baseball Rules(OBR)가 세계의 규칙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공식야구규칙의 기본도 OBR이다. WBSC 또한 2023년 이전까지는 OBR에 로컬룰을 몇 개 추가해 운영하다 2023년이 되어서야 자체적인 규칙책을 발행했다. 다만 각 나라 협회가 자국 대회를 운영할 때 OBR 혹은 WBSC 규칙을 따를 의무는 없다. 실제로 OBR에 있는 규정 중 MLB 운영과 관련된 규정들은 한국의 실정과 맞지 않는다. 반대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입이 늦는 대신 전에 없던 룰을 도입해 보는 거다. 필자는 한국 야구가 다른 어떤 리그보다도 공정한 판정을 갈망해 왔다고 본다. 한국 야구는 이 부분에 있어 누구보다도 빠르고 확실하게 움직였다. 야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세계 그 누구보다도 과감하게 기계에 모든 것을 맡겼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범 운영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을 올해 바로 1군 무대에 도입했다. 고교야구에서는 그보다 1년 더 빠른 2023년부터 ABS를 사용했다.비디오 판독 대상이 더 다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BO는 비디오 판독을 더 일찍 도입한 MLB와 다르게 내야 타구의 파울 여부와 파울팁까지 비디오 판독 대상이다. 이와 함께 종종 논란을 일으키는 3피트 레인 수비방해 또한 MLB에서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선 판독 대상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올해 화두에 오른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도 MLB보다 먼저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ABS가 도입되면서 체크 스윙 판독의 여지도 열린 상태다. ABS 도입으로 공식야구규칙 8.02(a)가 완전히 무력화됐기 때문이다.공식야구규칙 8.02(a)는 페어/파울, 스트라이크/볼, 아웃/세이프와 같은 심판원의 판단이 들어가는 재정이 최종이라는 구문이다. KBO리그에서는 챌린지 방식이 아닌 전자동 ABS가 도입되면서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심판에게서 기계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스트라이크/볼 판정 중 하나인 체크 스윙 판정 또한 심판 재정이라는 이유로 최종 결정이 되기 어렵다. 문제는 규정상 기준이다. 프로 단계에서 체크 스윙이 무엇인지 한 번도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야구(NCAA)에서만 체크 스윙이 무엇인지를 정의한 바 있다. 타자의 손목이 틀어졌는지, 배트와 공이 교차했는지, 파울선의 연장선을 배트가 넘었는지 여부가 거론되지만 모두 하나의 이론에 불과하다. 정확한 기준이 없다면 판독을 진행할 수 없다. 없으면 만들면 된다. 이제 규칙을 잘 만들고 적용해 지금까지와 반대로 규칙을 '수출'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갈망해 온 한국 야구계의 생각이 하나로 모일 때다. 물론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체크 스윙 정의가 무엇인지 이전에 프로와 아마추어가 같은 규칙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 규정이 저마다 다른 미국과 달리 한국은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공동으로 공식야구규칙을 발행한다. 만약 중계 카메라 등 프로야구에만 있는 인프라만 고려해 규정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아마추어 야구에서 체크 스윙 규정은 책에만 있고, 실행은 불가능한 죽은 규칙에 그치게 될 것이다.실례로 NCAA는 체크 스윙 규정 도입 당시 현장 심판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준 하나를 탈락시켰다. 2010년까지 NCAA의 체크 스윙 기준은 ① 배트의 배럴 끝이 타자의 골반 앞을 통과한다, ② 배트의 배럴 끝이 홈플레이트의 앞쪽 변을 통과한다 두 가지였다. 문제는 ②의 경우다. 타자를 측면에서 촬영했다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파울선 위에 선 1루와 3루심이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웠다. 결국 2011년부터 이 기준은 사라졌다.KBO리그에서 활동하는 심판은 상당한 시간 전문교육을 받은 고급 인력이다. 설사 이들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정확하게 판정하지 못했더라도, 프로 리그인 만큼 판정을 보조하기 위해 카메라로 다시 판정할 기회가 있다. 반면 아마추어에선 프로와 동일한 환경을 갖추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프로와 아마추어가 각기 다른 규칙에 근거해 경기한다면 이상적이겠지만, 단기간에 아마추어를 위한 규칙을 신설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로 보인다.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야구가 먼저 체크 스윙을 규정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한다면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분명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도 여러 차례 봉착하겠지만, 이를 잘 견디고 이겨낸다면 한국야구 로컬룰이 세계 규칙이 되는 날이 올 거로 기대한다. <끝>이금강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광역 세인트루이스 심판협회 심판 2024.11.05 09:46
연예일반

[TVis] ‘나는 솔로’ 막차특집, S대 출신→변호사까지 ‘초호화 고스펙’

‘나는 솔로’ 23기의 화려한 스펙이 공개됐다.30일 방송된 SBS Plus·ENA 예능프로그램 ‘나는 솔로(SOLO)’는 ‘막차 특집’으로 뭉친 23기가 경북 김천에 자리한 ‘솔로나라 23번지’에 입성하는 모습이 펼쳐졌다.이날 가장 먼저 등장한 이는 영수였다. 경제 라디오를 들으며 모습을 드러낸 영수는 교육열이 강한 서울 목동 토박이 출신으로 Y대에서 문헌정보학과 벤처학을 전공한 엘리트였다. 영수는 “육각형의 사람을 만나려고 하다가 이렇게 됐다”고 결혼이 늦어진 이유를 밝혔다. ‘곰’상 영호는 “담임 선생님이 울산에서 수능 1등 한 것 같다고 했다”며 수재 면모를 과시한 뒤, S대 출신이란 반전 학력을 공개했다. 영호는 “말 잘하고 총명한 여자를 찾는다. 독서를 좋아해서 친구들과 매일 토론하다 보니 애들이 저를 기피했다. 인기가 없었다”고 고백했다.이어 등장한 영식 역시 S대 영문과 출신이었다. 서글서글한 성격의 영식은 “S대 출신이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전 반대”라며 “4~5번 정도 연애했고 거의 여자친구가 26세일 때였다. 꿈이 있는 사람들에게 끌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구릿빛 피부에 완벽한 피지컬을 눈길을 사로잡은 영철은 자신을 “낭만주의자”라고 소개하며 “여행을 좋아한다. 대학교 때는 그룹사운드 보컬을 하기도 했다. 예전엔 외모를 많이 봤는데 반성하고 있다”고 털어놨다.‘레드 바지’로 강렬한 입성을 알린 광수는 “P공대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2년 다니고 졸업했다”며 ‘수재 커리어’를 드러냈다. 이어 “부모님이 공부만 잘하면 좋은 인생 사는 사람이라고 그러셨는데 ‘현타’가 왔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크루즈 승무원으로 일했다”며 웃었다. 마지막 상철은 ‘솔로나라 23번지’가 있는 김천 출신임을 밝힌 뒤 “남중, 남고, 기계공학과, 전통무술 동아리를 거쳐 현 회사의 기숙사에서 12년째 생활 중”이라며 “제대로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건 한 번”이라고 연애사를 공개했다.화려한 스펙의 솔로남들에 이어 매력적인 솔로녀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단아한 분위기의 영숙은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 더 이상 소개받을 곳도 없어서 이곳에 왔다. 직업은 변호사다. 도도하고 자기주장 강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만남이 힘들다”며 “키, 체격을 보는 편이고 운동을 좋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솔로나라 23번지’ 입성과 동시에 범상치 않은 친화력을 자랑한 정숙은 “춘향의 고향 남원 출신이다. 광주전남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인기상을 타기도 했다. 내 매력을 제대로 보여드리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순자는 강렬한 파란색 시스루 원피스로 모두의 시선을 강탈하며 등장했다. 사전 인터뷰에서 2억원을 호가하는 첼로를 환상적으로 연주한 순자는 “아버지가 의사”라며 ‘금수저’ 면모를 드러내 놀라움을 더했다. 영자는 “한복 모델은 물론 육군 장교에 도전하기도 했다”며 “일, 집, 운동만 하다 보니 이성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책임감 있고 다정한 사람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친오빠의 다정한 배웅과 함께 ‘솔로나라 23번지’에 들어온 옥순은 “저희 부모님처럼 가정을 이루고 싶다”며 “그동안 연하가 많이 좋다고 했는데 연하와 제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결혼과 무게가 달랐다”며 과거 고충을 토로했다.하얀 얼굴에 173cm의 늘씬한 비주얼을 과시한 현숙은 “엄마랑 제가 ‘나는 솔로’ 애청자”라고 강조하며 “한예종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보이는 이미지는 여성스러운데 친구들과 엄마가 제발 여기서는 입을 닫으라고 하더라”고 유쾌한 입담을 과시했다.한편 이날 첫인상 투표에서는 영숙, 옥순, 현숙이 각 2표씩 받으며 나란히 1위에 올랐다. 영숙에게 표를 던진 이는 영식과 영철, 옥순을 선택한 이는 광수와 상철, 현숙을 지목한 이는 영호와 영수였다. 남자 첫인상 투표에서는 영호가 영자, 순자, 옥순, 현숙의 몰표를 받으며 최다 득표자에 올랐다.‘나는 솔로’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30분에 방송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31 07:38
메이저리그

양키스 어린이 팬 게릿 콜, 다저스 어린이 팬 플래허티...꿈의 매치업, 선발 대결도 낭만 있네

말 그대로 꿈만 같은 선발 매치업이다. 43년 만에 성사된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가 결정됐다. 두 명 모두 어린 시절부터 팀을 응원하던 '어린이 팬' 출신이다.다저스는 23일(한국시간) 오는 26일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1차전 선발 투수로 잭 플래허티(29)를 예고했다. 다저스의 상대인 양키스는 이미 앞서 1차전 선발로 에이스 게릿 콜(34)을 예고한 바 있다.두 명 모두 올 시즌 각 팀의 핵심 선발 투수였다. 지난 2020년 9년 3억 24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맺고 양키스로 온 콜은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 지금까지 꾸준히 양키스 에이스로 호투 중이다. 과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에이스였던 플래허티는 부상과 기복을 겪다가 올 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반등, 시즌 중 우승 청부사로 다저스에 트레이드됐다. 정규시즌 콜은 8승 5패 평균자책점 3.41, 플래허티는 13승 7패 평균자책점 3.17을 남겼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두 명 모두 각 팀을 어릴 때 응원했던 팬 출신 선수라는 점이다. 콜은 대학도 UCLA를 졸업한 캘리포나이주 오렌지 카운티 출신이지만, 응원팀은 양키스였다. 어린 시절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양키스 팬'이라는 피켓을 들고 경기장에 갔고, 2001년 월드시리즈 3차전 때는 양키스를 응원하다 중계에 잡히기도 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쳐 양키스와 계약한 그는 입단식에서 어린 시절 만든 피켓을 들고 나타날 정도로 팀에 애정이 깊다.역시 캘리포니아 출신에 LA의 하버드 웨스트레이크 고등학교를 졸업한 플래허티도 다저스 팬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플래허티의 어머니 에일린 플래허티는 플래허티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 4선승제) 1차전 때 7이닝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되자 엑스(구 트위터)에 그가 어린 시절 다저스 모자를 쓰고 야구하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플래허티는 프로 입단 후에도 다저스 경기를 지켜본 적 있다. 2014년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그는 아직 빅리그에 콜업되기 전인 2015년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을 찾아가 관람했는데, 9년이 지난 뒤 같은 상대와 시리즈 1차전에 등판해 유망주 시절의 꿈을 이뤘다. 꿈의 무게는 다르지 않겠지만, 성적만 보면 1차전 선발 무게감은 아무래도 양키스에 기운다. 이번 정규시즌 성적은 비등해도 콜은 2018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에이스 성적을 이어온 투수다. 반면 플래허티는 올 시즌 전까지 기복이 심했다. 포스트시즌 성적도 콜이 낫다. 콜은 3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31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쳐 왔다.반면 플래허티는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7.04였다. 메츠와 NLCS 1차전만 잘 던졌을 뿐이다. 앞선 디비전 시리즈 2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4실점, 또 NLCS 5차전에선 3이닝 8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다만 NLCS 때는 감기 몸살이 이유로 알려졌다. 6일을 쉬고 나올 WS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한편 다저스는 2차전에선 콜을 넘어 12년 3억 2500만 달러로 투수 역대 최고액 자유계약선수(FA)로 이름을 남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출격한다. 양키스는 아직 2차전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하지 않았다. 2선발인 카를로스 로돈이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야마모토는 정규시즌 7승 2패 평균자책점 3.00, 포스트시즌엔 3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5.11을 남겼다. 로돈은 정규시즌 16승 9패 평균자책점 3.96, 포스트시즌엔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3 08:41
드라마

원어스 시온, 웹드라마 ‘UUU’서 1인 2역 완벽 소화... 섬세한 감정선

그룹 원어스 멤버 시온이 1인 2역을 완벽 소화하며 ‘연기돌’로 떠올랐다.시온은 유튜브 채널 M2를 통해 공개된 3부작 웹드라마 ‘UUU’에서 기타 천재 성훈 역으로 분해 탁월한 연기를 펼쳤다.‘UUU’는 같은 고등학교 밴드 동아리원이었던 '원수 지간' 성훈과 은태(최병찬)가 4년 후 수취인 불명의 택배를 받고 영혼이 뒤바뀐 채 과거로 타임리프 하고, 다시 고등학생이 된 이들이 옛 친구 도아(최유진)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뮤직 웹드라마다.극 중 은태와 영혼이 뒤바뀐 성훈은 비현실적인 상황에 놓인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떨리는 목소리 등으로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은태와의 티격태격 케미도 돋보였다. 정반대의 성격으로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것도 잠시, 성훈과 은태는 선생님께 쫓기거나 도아가 공연의 불참을 선언하는 등 위급한 상황에서는 찰떡 호흡을 자랑해 웃음을 안겼다.특히, 시온은 시크한 듯 보이지만 속은 여린 성훈, 매사 장난기 가득한 은태의 모습을 넘나들며 1인 2역을 완벽 소화했다. 이번이 첫 연기 도전임이 믿기지 않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180도 상반된 캐릭터의 면면을 입체적으로 그리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시온의 섬세한 열연에 누리꾼들도 뜨겁게 호응했다. ‘UUU’를 본 이들은 시온에 대해 “첫 작품인데 연기를 너무 잘한다”, “안경, 후드티, 갈색머리 극락 조합”, “연기까지 잘하니 안 반할 수가 없다”, “판타지 프린스네”, “미모 발휘 제대로다” 등 좋은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시온이 속한 원어스는 Mnet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에서 압도적인 라이브 퍼포먼스로 '4세대 대표 퍼포머'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원어스는 에이스 랭킹에서 3연속 1위에 오르는 등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0.19 17:22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