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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김지욱 저작권썰.zip] ㉒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팬메이드, 관행에서 산업으로

콘텐츠 산업은 대중의 관심과 반응이 콘텐츠의 성과와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척도로 작동합니다. 대중의 반응은 소비로 이어지고, 광고와 투자 유치는 물론 궁극적으로 IP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구조는 콘텐츠 산업을 규정하는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과거의 콘텐츠 산업은 제작자가 생산한 콘텐츠를 대중이 수용하는 단방향 구조로 작동해 왔습니다. 대중은 시청자 혹은 청취자의 위치에 머물렀으며, 그 반응은 시청률이나 판매량과 같은 제한된 지표를 통해서만 해석됐습니다.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으로 이 구조는 재편되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은 더 이상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콘텐츠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여론을 형성하며, 나아가 콘텐츠를 재가공하고 재창작하는 주체가 됐습니다. 달리 말하면,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태그하는 소극적 참여형 콘텐츠 시대를 지나 현재는 밈(meme)과 쇼츠(shorts) 중심의 소비 구조로 전환되면서, 대중은 콘텐츠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적극적 참여자로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 ◇ 콘텐츠의 새로운 흐름 : 팬메이드(Fan-Made) 이러한 점에서 팬메이드(Fan-Made) 콘텐츠는 이제 콘텐츠 확산의 원동력으로 하나의 문화가 됐습니다. 실제로 밴드 위아더나잇이 2015년 발표하고 이후 배우 김성철, 가수 십센치가 리메이크한 곡, ‘티라미수 케익’ 은 한 유튜버가 캐릭터 기반의 춤·연기 영상을 제작하는 3D 애니메이션 툴(tool) MMD(MikuMikuDance)를 사용해 중국 가수 ‘젓가락형제’의 ‘小苹果’ 안무를 결합한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고 챌린지되면서 재조명됐습니다. 또한 2001년 JTL이 발표한 ‘마이 레콘(MY Lecon)’ 역시 인도네시아의 한 DJ가 리믹스한 음원이 기아 타이거즈 치어리더들의 아웃송, 일명 삐끼삐끼 댄스에 사용되며 챌린지로 이어졌고, 원곡까지 재조명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안무가 ‘카니’가 유튜브 콘텐츠에서 한국어를 즉흥 랩처럼 암기해 만들어낸 안무로 인해 새로운 밈이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음성을 유튜버 ‘행복한피자빵’이 추출해 비트를 붙이고 리믹스한 ‘매끈매끈하다’ 노래가 대중의 반응을 얻으며 챌린지 됐고, 이 역시 쇼츠와 밈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기획된 마케팅이나 홍보가 아닌 대중의 자발적 반응이 먼저 터진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이러한 사례는 음악이 더 이상 완결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쇼츠와 밈, 팬메이드 콘텐츠를 통해 재가공돼 확산되고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팬메이드는 원작에 따라붙는 부차적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IP 가치를 형성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하며, 대중은 청취자의 위치를 넘어 참여자로서 유통과 소비의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 관행, 공정이용 VS 수익창출그렇다면 팬메이드와 2차 창작의 지점에서 저작권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 건가요? 그동안 이 질문은 ‘공정이용’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져 왔지만, 이러한 인식이 반드시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국내 저작권법에서 공정이용은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됩니다. 인용·보도·교육 등 명시된 목적과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그 범위 또한 좁게 해석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음악 팬메이드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특히 고도의 창작성이 수반되는 음악의 경우, 후렴이나 이른바 ‘킬링파트’와 같은 핵심 요소가 사용돼 사실상 원 저작물의 소비를 대체하거나 혼동을 야기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팬메이드는 법적으로 허용된 영역이 아니라, 원칙적으로는 권리자의 허락이 필요한 영역입니다.그럼에도 팬메이드 콘텐츠가 오랫동안 문제되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공정이용’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 삼지 않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팬메이드 콘텐츠는 대체로 규모가 작고 비상업적이었으며, 홍보 효과의 실익이 권리 침해로 인한 부작용보다 크다고 판단됐습니다. 또한 불특정 다수의 팬메이드 콘텐츠 전반을 관리하기에는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했습니다.결국 그것은 팬메이드 콘텐츠를 지적할 권리가 없어서 문제삼지 않은 것이 아니라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한 선택이었으며, 법적 허용이 아닌 ‘관행’이란 단어 속에 유지돼 온 산업적 묵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오늘날 팬메이드 콘텐츠는 더 이상 소규모 ‘취미 활동’으로 볼 수 없습니다. 조회수 수백만을 기록하는 팬메이드 콘텐츠가 흔해졌고, 유튜브를 통한 글로벌 유통과 광고·후원을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최근 AI와 컴퓨터 과학을 통한 합성 기술의 확산은 이 문제를 단순한 관행의 영역을 넘어, 권리 침해의 영역으로까지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저작권의 보수성과 시장 경색의 딜레마이러한 맥락에서 저작권은 본질적으로 보수적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것은 권리 약화로 해석될 수 있고, 선택적 대응은 형평성 논란을 촉발하며, IP 관리 실패는 곧 투자 리스크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수적 관리 기조가 강화돼 팬메이드 콘텐츠나 바이럴·쇼츠 생태계가 위축될 경우, IP 성장 통로 역시 좁아지고 결과적으로는 콘텐츠 시장 전반이 경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순간, 관행 속에서 묵인돼 왔던 영역은 언제든 법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이제 팬메이드 콘텐츠는 더 이상 ‘관행’으로 치부되던 치외법권 영역이 아니라, 관리돼야 할 음악 IP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전면 허용, 전면 금지라는 이분법이 아닙니다. 관건은 저작권의 보수성과 시장 친화성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하나의 관리 구조 안에서 조정할 수 있는 균형을 설계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그때는 ‘추억’이었지만, 지금은 ‘산업’입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2.22 08:33
IT

SOOP-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지역 콘텐츠 경쟁력 강화 '맞손'

SOOP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과 '지역 콘텐츠 산업 육성 및 성과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최영우 SOOP 대표이사와 이은학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등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이번 협약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지역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두 기관은 SOOP의 플랫폼 기술 및 제작 역량과 진흥원이 보유한 지역 문화·콘텐츠 인프라를 결합해 창작자와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역 콘텐츠 산업 성장 기반 구축 ▲창작자 및 기업 발굴·지원 ▲지역 특화 콘텐츠 발굴·기획 ▲성과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 및 사업 연계 등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또 이번 협약을 계기로 대전콘텐츠코리아랩, 대전이스포츠경기장, 대전콘텐츠기업육성센터, 대전음악창작소 등 진흥원이 운영하는 주요 콘텐츠 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SOOP과 진흥원은 2019년부터 지역 홍보 콘텐츠 제작을 비롯해 기업 홍보 지원, 광고 협업, 스트리머 특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며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올해 6월에는 대전음악창작소 소속 아티스트들과 '가습기', '안예슬띠', '빡다혜' 등 SOOP 음악 스트리머들이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음악 콘텐츠 '아뮤소'를 선보였다.10월에는 SOOP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대전음악창작소 아티스트들의 음원 발매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12월에는 대전콘텐츠코리아랩 영상 공모전 수상자들과 SOOP 스트리머 '양팡', '허미노'가 함께 캠핑·요리·먹방 콘텐츠를 제작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12.19 16:26
스타

뇌종양 투병 끝 별세..‘신의 아그네스’ 윤석화는 누구? [왓IS]

‘1세대 연극 스타’로 불린 배우 윤석화가 6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19일 한국연극배우협회에 따르면 윤석화는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끝에 이날 오전 9시 53분께 투병 중이던 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당초 한국연극배우협회는 이날 오전 5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화가 18일 오후 9시께 별세했다고 알렸으나 다시 오전 8시께 별세 소식은 오보였다며 “정확한 사실 확인을 거치지 못하고 혼란을 드려 가족분들과 배우님을 아끼는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정정했다.하지만 윤석화는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윤석화는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10대 시절부터 연기의 길을 걸었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그는 이후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프쉬케’ 등 굵직한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이후 약 반세기에 걸쳐 무대를 지켜온 그는 연극계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한 최초의 ‘스타 배우’로 평가받는다. 윤석화는 선배 배우 손숙, 박정자와 함께 1970~80년대 한국 연극계를 이끈 여성 배우 중 한 명이다. 무대 위 연기뿐 아니라 대중문화 전반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1990년대 커피 광고에 출연해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대사를 유행시키며 연극 배우의 대중적 가능성을 확장했다.연극에 머무르지 않고 활동 영역도 넓혔다. 뮤지컬 ‘명성황후’, ‘아가씨와 건달들’ 등에서 활약했으며,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했다.배우 활동에 그치지 않고 공연계 전반에도 깊이 관여했다. 1995년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돌꽃컴퍼니를 설립해 애니메이션 ‘홍길동 95’를 제작했고, 1999년에는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2002년에는 대학로에 소극장 ‘정미소’를 개관해 ‘19 그리고 80’, ‘위트’ 등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며 창작 공간을 이끌었다.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출했고, 제작에 참여한 뮤지컬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았다.윤석화는 연기력과 예술적 성취를 두루 인정받았다.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네 차례 수상했으며,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연기상, 이해랑 연극상을 받았다. 2005년 대통령표창, 2009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또 고인은 아들과 딸을 입양했으며, 입양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입양문화 개선에 앞장섰다.그는 2022년 뇌종양 진단을 받고 같은 해 10월 수술을 받았다.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에 약 5분간 우정 출연하며 관객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연극인장 여부는 논의 중이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12.19 10:38
연예일반

이용희 감독, 연극 ‘바람의 용사들’ 연출… AI 영화 등 글로벌 프로젝트 시동

이용희 감독의 연출작 ‘바람의 용사들’이 지난 12일 대학로 한예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경기고등학교 동문 출신 극단인 화동연우회 제32회 정기공연으로 제작된 이번 작품은 프랑스 극작가 제랄드 시블리라스의 ‘포플러에 부는 바람’(Le Vent des Peupliers)을 원작으로, 톰 스타퍼드가 번역·각색한 ‘영웅들’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화동연우회 양영일 회장이 한국적 정서에 맞게 번역·재해석해 국내 무대에 맞는 새로운 버전으로 완성했다.작품은 세 노인의 우정, 삶의 유머, 허세, 페이소스를 따뜻하고 섬세한 연출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용희 감독은 직접 제작한 피날레 장면의 포플러 영상을 통해 작품의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구축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무대로 돌아온 구스타프 역 이우종(전 가천대 부총장·청운대 총장), 필립 역 이영훈(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두 배우의 캐릭터를 공들여 구축했으며, 앙리 역 최용민 배우의 내공 있는 연기와 강효정(전북대 음대 교수)의 비올라 다 감바 및 바로크 첼로 연주가 작품의 정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김광림 예술감독(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의 깊이 있는 예술적 터칭이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가 한층 강화되었다는 평가다.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바람의 용사들’은 중장년 관객층은 물론 방송·영화·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연일 화제를 모으며 연말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용희 감독은 이번 연극 개막과 동시에 AI 기술 기반 영화 프로젝트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그는 ‘화성소년 2225’(MARS BOY 2225), ‘좀비돔’(Zombie Dome) 두 편의 AI 영화 제작팀에서 연출을 맡아 독창적 세계관과 새로운 영상 문법을 구축하고 있으며, 해외 영화제 출품도 예정되어 있다.또한 ‘사할린에서 온 편지’의 자료를 모티프로 한 영화 ‘고려’(KORYO) 제작팀에도 합류해, 사할린 한인동포와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삶과 애환을 다루는 역사·공감 서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이 감독은 “AI 기반 영화와 한국인·세계인의 마음을 울리는 서사는 앞으로 한국 콘텐츠의 외연을 확장하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창작의 본질은 인간의 감정과 이야기이며, AI 기술은 이를 확장시키는 도구다.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 무대에서 K-콘텐츠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용희 감독은 뮤지컬,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국악, 태권도, K팝,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융합 공연 연출가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K-힙합, K팝, 국악, 디제잉 등 다양한 음악적 기반의 뮤지컬들을 국내외 투어로 성공시키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그의 작품들은 미국·아시아·아프리카 국가에서 공연 흥행을 이어오며 글로벌 연출가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그는 대기업과 지자체의 광고·홍보영상 연출 및 각본 작업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16 16:44
뮤직

[김지욱 저작권썰.zip]⑱-2 AI 창작 시대를 바라보는 창작자들의 이야기 : 이시하

오는 12월 16일은 국내 음악 창작자들을 대표하는 최대 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의 제25대 회장을 선출하는 날입니다. 이번 선거에는 작곡가 김형석, 더크로스 멤버이자 작곡가 이시하가 출마했으며, KOMCA 소속 약 900명의 정회원이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당선자는 향후 4년간 KOMCA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무엇보다 이번 KOMCA 회장 선거가 중요한 것은, K팝을 중심으로 거대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급성장한 한국 음악산업이 유례없는 ‘AI 창작 시대’라는 대전환기와 맞물리면서, 더 이상 음악 창작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는 사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음악산업 및 유관 산업 전반이 뒤흔들리고 있는 변곡점에서, 이제 차기 회장은 역사적 책임을 감당해야 할 자리에 서게 됩니다. 두 사람을 직접 만나 ‘AI 시대의 창작’을 주제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대담은 단순한 선거 관련 인터뷰가 아닌, AI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현 시점에서 과연 창작자들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시대의 증언으로서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인터뷰는 4개의 핵심 주제로 나누어 4주에 걸쳐 연재됩니다.1. AI 창작에 대한 철학과 공정이용에 대한 관점그 첫번째 주제는 AI 창작에 대한 철학과 공정이용에 대한 관점으로, AI를 활용하는 음악 창작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보는지, 공정이용 논쟁과 저작권 해석에 대한 입장, 그리고 AI 시대 ‘창작’의 가치 본질과 인간 창작자의 역할에 대한 정의 및 철학적 시각을 물었습니다. ◇ 이시하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2번)“원숭이가 아무렇게나 프롬프트를 치고, 운 좋게 엔터를 눌러 나온 결과물도 창작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이시하는 AI 음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렇게 반문하며, 현재 음악계가 겪고 있는 현장의 혼란을 짚어냈다.GAI(생성형 인공지능)를 활용한 음악 제작이 보편화 되어가는 시대, 그가 던진 기준은 간단하지만 명확했다. 인간의 ‘통제’와 예측’이 있었는가, 아니면 ‘AI가 전부 결정’을 했는가. 이것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창작의 본질적 개념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였다. 그는 누구나 AI를 음악 창작에 활용하는 시대가 오겠지만 AI를 활용해 만든 생성물을 전부 창작이라고 인정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창작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도, 예측, 판단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시하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도레미파 솔’을 ‘도레미파 라’로 바꾼다면, ‘라’로 바뀔 때 ‘어떤 느낌이 나겠구나’라는 인간의 예측이 있었을 거잖아요. 그 예측에 따라 바꾼 것이라면 창작의 범주에 들어갑니다.”창작의 판단 기준은 ‘AI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아니라, ‘인간이 무엇을 했는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단순히 프롬프트만 입력하고 결과물을 얻는 방식은 창작으로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찬성 vs 반대’ 이분법이 아닌 사용 방식의 문제이시하는 음악 창작에 있어 AI의 활용은 긍정이냐 부정이냐는 이분법적 논란 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창작자의 의도가 사라지고 인간의 통제와 예측이 사라지는 지점’ 즉, AI의 발전과 활용 그 자체보다 ‘창작이라는 인간 고유의 판단과 개입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결국 AI를 도구로 사용했는가, 아니면 AI에 전적으로 의존했는가. 이 두 가지는 명확히 가려져야 합니다.”이시하는 지난 2024년 SNS를 통해 AI 커버곡을 만드는 사람들이 ‘수익을 창출하지 않으니 공익성이고 공정이용이다’라고 주장하는 뉴스에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AI 커버곡 공정이용’ 주장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그들이 그것을 통해 조회수를 얻고, (혹은) 그것으로 광고를 받았다고 한다면 더 이상 공정이용일 수가 없죠. 누군가의 재산을 허락 없이 가져다 써서 일종의 ‘이익’을 얻은 것이니까요.”이시하는 공정이용이라는 개념 자체가 시대와 맥락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돼 왔지만, 단 하나 변하지 않는 기준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원저작자에게 물질적 또는 정신적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수익 창출이 없으면 공정이용이 될 수 있는지’를 묻자, 이시하는 더욱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수익 여부와 무관합니다. AI든 아니든, 누군가의 목소리·창작물을 쓰려면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공적인 공간에 업로드한다면 이미 ‘이용’이 성립하는 겁니다.”혼자 집에서 개인적으로 들어볼 용도로 만든 AI 커버는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유튜브·SNS 등 공적 공간에 업로드하는 순간 ‘이용’이 성립하고, 이는 공정이용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실제 자신이 겪은 사례를 전하며 설명을 덧붙였다.“전에 이런 DM을 받은 적 있습니다. 모 대기업에서 요리 경연대회를 유튜브에 업로드하는데, 제 노래를 넣고 싶다는 문의였어요. 수익 창출은 안 하는 채널이라고 했고요. 저는 ‘상업적 목적이 아니고 리믹스가 아니라면 사용해도 된다’고 승인했습니다. 그게 기본이죠. AI든 아니든, 누군가의 목소리·창작물을 쓰려면 허락을 받는 것.”이시하에게 있어 공정이용 논란의 핵심은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최소한의 질서’로 보였다. AI 공정이용 문제에 이어, 창작 윤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시하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신중론 속에 ‘표절’을 예로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예를 들어 ‘표절’을 검토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것은 ‘차용’, 어떤 것은 ‘표절’이라고 보는 게 있어요. AI도 마찬가지예요. (AI가 산출한 음악에) 별반 핵심이 될 수 없는 부분을 (인간이) 살짝 수정해 놓고 ‘이것은 인간의 창작물이다’, 그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간이 컨트롤했고 멜로디 라인 혹은 화성, 리듬 등 인간이 컨트롤한 부분이 명확하게 보여야 되는 거죠. 이것을 ‘50% 정도면 됩니다’, ‘60% 정도면 됩니다’라고 하는 것도 어려운 얘기고요.”그가 제시한 기준은 앞서 말한 것과 동일했다. AI 창작물에서 인간의 ‘통제성’과 ‘예측성’이 존재하는가.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인간의 전체적인 컨트롤 하에, 음악의 핵심 3대 요소인 ‘선율 (멜로디), 화성, 리듬’에서의 인간의 예측이 명확히 드러나야 ‘창작’으로 볼 수 있으며 의미 없는 사소한 수정증감만 조금 거친 뒤 ‘나의 창작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이어 원칙 제정의 전제 조건을 짚었다.“지금 있는 유일한 원칙 하나는 ‘프롬프트로 쓴 것은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보다 더 고도화된 원칙은 지금으로서는 좀 어렵죠. 사실상 그 어떤 대원칙을 하나 만들어 놓기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해요. 너무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요.” 이어 AI가 인간의 삶 속에 깊숙히 침투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놓았다.“대원칙이 성립하려면 그 전에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인정합니다’가 돼야 하잖아요. 지금 그 스텝도 밟지 못했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왜 (스텝을) 밟지 못했나? AI를 어떻게든지 받아들였다가, 인간 창작자들이 전부 ‘밥그릇을 뺏길 수 있다. 굉장한 타격이 올 수 있다’는 것이 해결이 안 됐기 때문에 그 스텝을 못 밟은 거죠.”AI 창작 시대의 윤리 규범을 세우려면, 우선 기본 전제가 성립해야 하지만 ‘AI가 인간의 밥그릇을 뺏을 것’이라는 전 세계적인 AI에 대한 감정적 반감과 두려움, 공포가 커서 그 전제조차 만들어지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이시하는 지금 상황을 20여 년 전 한국 음악 산업을 뒤흔든 ‘소리바다 사태’에 비유하며 결국 저작권 침해라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 또한 다시 재현될 것임을 강하게 우려했다. “AI라는 기술, 당연히 대한민국이 선도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작권에 있어서는 지금 소리바다 사태를 다시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당시) MP3라는 기술과 P2P라는 기술은 굉장한 기술이고 우리가 선도해야 하는 기술’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저작권 침해라는 것은 결국 시간이 지나서 다 입증이 된 거 아닌가요?”당시 ‘소리바다’라는 기술 혁신이라는 구호 속에 창작자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이시하는 과거가 다시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즉, 기술을 막을 수는 없고 기술 발전 자체는 필요하지만, 그와 함께 파생되는 ‘저작권 침해’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기술은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기술이 만들어낼 저작권 침해의 파도는 방치해서는 안된다.그는 ‘기술의 발달이라는 대의명분에 가려진 피해를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을 이어갔다.이시하는 해결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제시했다.“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빨리빨리 해야 합니다. 그게 제일 핵심이에요. 그 스텝을 밟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AI 회사들이 보상금을 내놔야 해요. 먼저 첫 단추가 끼워져야 그 다음까지 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기존 창작물 위에 학습된 AI가 수익을 얻는 구조라면, 그 수익 일부가 원저작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AI시대의 가장 기본적인 상생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적인 한계를 짚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구상을 이어갔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실질적인 해답부터“AI로 만들었는지 아닌지 추적할 수 있는 기술도 지금 미비해요. 바이러스가 나오고 백신이 나오듯이 기술이 나오면 기술을 회피하는 기술이 또 나와요. ‘어떤 AI가 무엇을 몇 % 사용했는지’까지 정확히 계산하는 기술이 있다면 정말 편리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 기술을 만드는 자체가 어렵고, 그렇게 해서 산출이 됐다고 하더라도 논쟁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이상적이고 좋지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기다리는 시간 동안 창작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시장은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변화하게 된다. 그는 다른 접근을 제안했다.“저는 차라리 기술 논쟁에만 매달리기보다는, GAI 회사들로부터 저작권료를 징수해 기존 작가들에게 분배하는 ‘AI 보상금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그러면서 구체적인 구상을 이어갔다.“AI가 돈을 벌면 그 수익 중 일부를 저작권자에게 분배하는 구조, 결국은 AI 회사가 돈을 벌 때마다 작곡가들도 함께 수익을 분배받는 경제구조부터 완성돼야 합니다. 이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해결책입니다. 협회가 AI 회사와 협상을 해서 ‘AI 보상금’을 매출액의 얼마라는 식으로 징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에요. 현재로서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대안은 어렵습니다.”즉 AI가 음악을 만든다고 해서 인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의 수익 구조 안에 인간 창작자의 몫을 제도화해야 공존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AI가 인간과 공존하는 방법이 뭘까요? ‘AI 때문에 우리가 다 실업자가 되고, 실업자가 됐다는 건 우리가 앞으로 밥을 먹고 살 길이 요원해진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게 AI가 인간과 공존하는 겁니다. 돈의 문제죠. 회사가 ‘매출의 일정 부분을 AI 보상금으로 내놓겠다’ 고 했을 때 공존이 되는 거예요.”그리고 그는 AI가 가능해진 이유, 즉 기존 창작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술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기존의 작품들로 인해 AI가 있을 수 있었으니 기존의 작가들에게 이익을 셰어하는 게 인간과 AI가 창작 분야에서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1.24 17:20
뮤직

[김지욱 저작권썰.zip]⑰ ‘태풍상사’ 속 저작권 이야기(2)-음악의 또 다른 권리, 저작인접권

tvN ‘태풍상사’는 IMF에서 밀레니엄 시대를 관통하며 그 시대 감성을 더욱 깊이 자극하는 여러 음악들이 삽입되며 계속해서 향수를 자극하고 있습니다.강태풍(이준호)이 그 당시 압구정 오렌지족이자 실존했던 나이트클럽 ‘줄리아나’를 오마주한 극중 ‘줄리아니’를 평정한 ‘압스트리트보이즈’의 멤버라는 설정으로 그 당시 대히트를 기록한 클론의 ‘난’에 맞춰서 화려한 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태풍상사를 스케치하며 그 시대 중소기업의 역동적인 느낌을 선보이기 위한 노래로 황규영의 ‘나는 문제 없어’가 배경음악으로 등장합니다. 또한 부산 국제시장 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원양어선에 수출물품을 선적하며 경쾌하게 울려 퍼진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등은 극의 시대적 풍미를 더하며 기억 매개체로서 음악의 역할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입증합니다.이렇듯 기존에 발매된 오리지널 음악을 드라마, 경연 프로그램, 광고 등에 삽입하는 경우 작사자의 가사와 작곡자의 멜로디가 더해진 ‘음악저작물’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저작자의 권리인 ‘저작권’과 여기에 더해 ‘저작인접권’이라는 또 다른 권리 체계를 통과해야 합니다.음악에서 이러한 ‘저작인접권’은 크게 두 개의 권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마스터권’으로 저작권법 제2조 6항에 음반을 최초로 제작하는 데 있어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자라고 정의된 ‘음반제작자’가 가지는 권리이며, 다른 하나는 가수, 연주자 등 ‘실연자’에게 부여되는 권리인 ‘실연권’입니다. ◇ 마스터권이란?강태풍이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돌아가신 아버지(성동일)의 손때묻은 을지로 사무실을 정리하며 아버지가 즐겨듣던 LP를 재생해 유승엽이 부른 ‘슬픈 노래는 싫어요’를 감상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강태풍이 아버지를 추억하는 매개가 된 ‘슬픈 노래는 싫어요’는 턴테이블 위에 올린 LP에 고정된 녹음물이며, 이렇게 녹음물이 고정된 매체는 ‘음반’이라 칭합니다.이전 LP, 카세트테이프, CD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시대의 ‘음반’은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실물 매체였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로 대전환이 이뤄지며 디지털 음원사이트를 통해 음악을 접하는 시대로 급변하면서 음원사이트라는 ‘서버’에서 디지털 파일 형태로 고정된 것도 음반에 속하게 되었습니다.이와 함께 실물 음반도 USB나 하드디스크 등의 저장 매체로 제작되는 등 다양화돼고 현재는 음원이 어떠한 유형물에 고정이 되었다면 그것도 음반으로 인정받습니다.(단 영상과 함께 녹음된 뮤직비디오 등의 형태는 음반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음원이란 악기 및 가수의 목소리가 각기 별도로 여러 개의 녹음된 소리의 조합입니다. 이러한 각각의 녹음본을 트랙 (Track)이라고 합니다. 이 각각의 트랙을 하나로 모아 소리의 크기, 톤 등을 조절하여 자연스럽게 만드는 과정, 즉 섞는 과정을 믹싱(Mixing)이라고 합니다. 파, 마늘, 양파, 고기, 소금, 후추라는 각 트랙을 한 냄비에 모아서 양을 조절하고 섞어서 조화로운 맛으로 만드는 과정을 믹싱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규격에 맞춰서 전체 음량을 맞추고 균일화하여 다듬는 과정, 완성된 요리를 정갈하게 다듬는 과정을 마스터링(Mastering)이라고 합니다. 이 마스터링을 거친 최종본이 우리가 접하게 되는 완성된 마스터(Master) 음원이라고 합니다. ‘음반’에 들어있는 녹음본, 즉 ‘무형의 음원’을 ‘마스터 음원’이라고 하며, 이 마스터 음원을 제작하며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자이자 소유 및 관리권을 가진 자를 ‘마스터권자’라고 합니다.여기서 ‘기획과 책임’이란 제작을 포함한 프로젝트 전체에 포함되는 비용을 부담해 손익을 책임지고 계약을 포함한 모든 법적 책임을 부담해 최종 결정을 하는 주체를 의미합니다.이러한 점에서 마스터권자는 콘셉트를 구상하고 음반 제작을 지휘하는 등 창작적 총괄을 담당하지만 법적으로는 제작비 조달 및 매출, 손익의 책임이 없고 관련된 각종 계약의 주체는 아닌 프로듀서와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단일 마스터권자 시대에서 복수 마스터권자 시대로지금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정착되기 이전 아날로그 시절에는 ‘레코드사’에서 음반을 제작했습니다. 가수는 레코드사에 전속됐고 레코드사는 자본을 투입해서 그 음반에 들어갈 마스터 음원을 제작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많은 음반의 마스터권자는 레코드사였습니다.태풍상사의 시대적 배경인 1997년도에서 2000년은 격변의 시기 속에 음악 산업 구조 또한 크게 달라지는 디지털 세대로의 전환점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레코드사는 기획사(혹은 레이블)가 제작한 음원의 유통만 담당하는 역할로 변화하면서, 과거처럼 단일 레코드사가 단독으로 마스터권을 소유하는 구조가 아닌 지분 구조에 따른 방식으로 여러 주체가 함께 마스터권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글로벌을 타깃으로 하는 K팝의 경우, 알짜배기 다국적 수출 콘텐츠로 격상된 현실이 그대로 반영돼 대한민국 및 아시아 지역은 A, 유럽지역은 B, 미주지역은 C가 마스터권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국가별 마스터권자가 서로 다른 구조도 비일비재합니다.이렇듯 저작자가 만든 음악 작품이 대중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저작자 이외에도 여러 주체의 기여가 더해지며, 이때 각 역할에 기여한 주체에게 인정되는 권리인 ‘저작인접권’ 중 마스터권을 저작권과 함께 해결해야 하는 것입니다.음악 소비는 단순한 감상이지만, 음악 산업은 복잡한 권리 체계 위에 서 있습니다.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창작자·실연자·제작자 모두의 권리를 정확히 보호하기 위한 전제가 되며, 마스터권은 그 핵심 축입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1.17 05:34
연예일반

민희진, 어도어vs돌고래유괴단 소송 증인 출석... “비상식적이고 법 악용” [종합]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어도어와 영상제작사 돌고래유괴단 간 손해배상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했다.1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2부(부장판사 이현석)는 어도어가 신우석 감독과 돌고래유괴단을 상대로 제기한 1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소송 3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민 전 대표는 이날 돌고래유괴단 측의 증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민 전 대표의 법정 출석은 지난 9월 11일 하이브와의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 참석한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날 민 전 대표는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컷(감독판)을 별도로 게시하는 데 구두로 사전 동의가 됐다고 증언하며 “저작권 자체는 어도어에 있고 애플은 파트너 관계다. 창작 권한에 대해 컨펌할 수 있는 권리는 나한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판 게시 시 애플의 광고대행사 TBWA의 동의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민 전 대표는 “대표이자 프로듀서로서 애플에 물어보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답했다.어도어가 ‘감독판 업로드로 회사 유튜브 수익이 줄어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바보 같고 어이없는 주장”이라며 “어느 채널에 올라가도 음원 수익은 어도어에 귀속된다. 오히려 돌고래유괴단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돼 이익이 난다”고 말했다.민 전 대표는 “디렉터스컷 게시 다음날 어도어의 항의를 받고 게시물을 내렸음에도 위약벌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상식적이다. 계약서를 일방적으로 써놓고 어떤 부분을 어겼다고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건 법 악용”이라고 덧붙였다.또 ‘돌고래유괴단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는 “신 감독은 통상 한 편의 예산으로 4~5편을 만들었다”며 “억지 주장이고 모함”이라고 말했다. 어도어 측은 이 같은 민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뉴진스 뮤직비디오 관련 사항은 중요한 계약이므로 서면 동의가 필요하고, 구두 협의를 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또한 당시 ‘ETA’ 뮤직비디오는 애플과의 협업으로 제작됐기에 영상 게시를 위해선 애플의 동의가 필요했다면서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게시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한편 신 감독은 지난해 9월,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갈등이 한창이던 시기에 어도어 측으로부터 뉴진스 관련 영상과 작업물 삭제를 요구받았다고 폭로했다. 돌고래유괴단은 뉴진스 ‘디토’의 세계관을 확장한 채널 ‘반희수’를 통해 뉴진스 관련 영상을 꾸준히 올려왔는데, 어도어의 경영진이 교체된 뒤 이런 요청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어도어는 “돌고래유괴단이 협의 없이 무단으로 영상을 게재했다”며 “돌고래유괴단이 자체 SNS 채널에 올린 ‘ETA’ 뮤직비디오 디렉터스컷은 광고주와도 의견이 엇갈린 편집본으로, 협의 없이 게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해당 영상의 게시 중단만 요청했을 뿐, ‘반희수’ 채널 등 뉴진스 관련 영상 전체의 삭제나 업로드 중지는 요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하지만 신 감독은 “모든 콘텐츠와 채널은 합의하에 운영됐다”며 “문제가 된 디렉터스컷 역시 세 주체가 함께 조율한 최종본으로, 단순한 태그라인 수정 외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어도어가 사실을 왜곡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어도어의 입장문에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이유로 어도어 경영진을 형사 고소했다. 이에 어도어도 돌고래유괴단과 신 감독을 상대로 계약 위반 및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1.11 17:39
e스포츠(게임)

크래프톤, 3분기 누적 영업익 1조 돌파…창사 이래 처음

크래프톤이 대표 IP '펍지: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선전에 실적 신기록을 썼다.크래프톤은 2025년 3분기 영업이익이 3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매출도 21% 늘어난 8706억원을 기록했다.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069억원, 1조519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3분기 사업 부문별 매출은 ▲PC 3539억원 ▲모바일 4885억원 ▲콘솔 102억원 ▲기타 180억원이다.PC 플랫폼은 '배틀그라운드' IP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K팝 아티스트 에스파와 지드래곤,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부가티 등과의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톡톡히 봤다.모바일 부문에서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트랜스포머 테마 모드, 성장형 스킨 등 콘텐츠 다각화와 라이브 서비스 노력이 빛을 봤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도 분기 최대 매출을 찍었다.기타 매출은 넵튠의 애드테크 부문 광고 실적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 대비 131% 상승했다.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트래픽을 기반으로 IP 프랜차이즈 확장을 가속할 방침이다.PC·콘솔에서는 지속적인 IP 컬래버레이션으로 문화적 경험까지 제공하고, IP 프랜차이즈 내 콘텐츠를 공유해 타이틀 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배틀그라운드' 업그레이드 작업도 계속된다. 최신 언리얼 엔진5 적용, 게임 플레이 모드 확대, UGC(유저 창작 콘텐츠) 확장이 골자다. 모바일도 콘텐츠 다양화와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 운영을 추진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11.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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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 ⑬ ‘우주메리미’에 나타난 저작권의 양면성

추석 연휴 이후 방영을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는 최고급 신혼집 경품을 사수하려는 두 남녀의 달달살벌한 90일간의 위장 신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유메리(정소민)는 약혼자 김우주(서범식)의 외도로 파혼하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엄마의 쌈짓돈까지 합해서 가까스로 마련한 신혼집이 전세사기를 당하게 되는 참담한 현실에 만취한 채 걷다가 파혼자와 동명이인인 제과기업 ‘명순당’의 김우주(최우식) 팀장과 교통사고로 엮이게 됩니다.유메리는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일 가짜 남편이 되어달라는 황당한 부탁을 하고 김우주는 밑도 끝도 없는 황당한 요구에 사기꾼으로 생각하고 자리를 뜹니다.한편 김우주는 작년 박람회에서 호평받았던 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하고자 준비하던 중, 제품 디자인의 ‘저작권’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이대로 정식 제품을 출시하면 야기될 수 있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업체 측과 접촉을 합니다. 디자인 회사로부터 ‘저작권을 완전히 넘기면 기회손실 비용이 발생한다’는 입장과 함께 최초 디자인 개발 당시 영구적 사용으로 제시했던 300만원보다 10배가 넘는 5000만원을 제시받습니다.결국 그가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만난 다지인 저작권 소유자 ‘메리디자인’의 대표는 바로 교통사고로 엮여있던 유메리. 경악을 금치 못한 김우주 팀장에게 유메리는 자신의 ‘저작권’을 앞세워 가짜 남편이 되어달라는 기묘한 거래를 다시 제안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이 ‘저작권’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김우주 팀장은 할 수 없이 가짜 남편으로 백화점 경품 행사에 동행하기로 약속하면서 드라마는 전개를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합니다.◇ 의도와 해석에 따른 두 얼굴의 저작권원 저작자인 유메리는 본인이 가진 권리인 ‘저작자의 권리’(저작권)에 대해 명확하게 계약서에 명시해 둔 덕분에 극중 대기업인 명순당에서 계약 범위 이상 사용하는 것을 방어하는 동시에, 인생의 큰 위기를 넘기는 카드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해당 저작권을 사용하려는 극중 김우주 입장에서 볼 때, 디자인 저작권의 본질과 무관함에도 그 저작권을 내밀며 불합리한 요구라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한다는 점에서 저작권 거래는 또 다른 측면에서 무서운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이 에피소드는 드라마적 재미를 주기 위한 과장된 설정일 수 있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저작권에 발목 잡힌 이전 콘텐츠들의 실상실제 오래전 방영된 인기 드라마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에서 저작권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었습니다.이 드라마는 외국 노래를 리메이크해 OST로 사용하는 등 많은 음악이 사용된 드라마였으며, 방영 당시에는 유튜브, OTT가 존재하지 않았고 TV밖에 없던 시절이었기에 방송사와 음악저작권협회와의 방송사용료 계약만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것에 제약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현재의 신매체로 등장한 OTT나 유튜브를 통해서 공개하려다 보니 그 당시 사용된 음악과 OST의 사용 계약을 전부 다시 새롭게 그리고 고비용으로 체결해야 하면서 일부 공개 및 OST 발매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이 외에도 예전에 히트한 곡을 원곡 가수가 지금 현 시점의 미디어 환경에 출연해서 노래를 부르거나 음반에 수록하려고 했지만, 타인에게 저작권이 양도돼 제약을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 자유로운 저작권 거래, 문화자산과 책임의 무게저작권은 법적으로 하나의 재산권으로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은 한 시대의 ‘정서’나 ‘공동의 기억’, 즉 정체성을 담고 있는 사회문화적 산물이기에 저작권 거래는 단순한 매매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문제는 자칫 저작권 양도로 인해 원저작자의 창작적 의도가 배제되거나 혹은 원저작물이 훼손된 채로 이용될 가능성도 야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적인 예로 앞선 칼럼에서 언급했던 마이클 잭슨과 절친인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의 일화를 들 수 있습니다.마이클 잭슨은 비틀스 음악의 저작권을 매입한 후 상업 광고에 비틀스의 노래를 사용하도록 허용했고, 폴 매카트니는 이에 분노했지만 소유자가 아니었기에 아무런 대항을 할 수 없었습니다. 법적으로는 합법이지만, 문화적으로 논란이 됐던 이유는 창작의 주체가 사라진 거래였기 때문입니다.음악산업은 초고속 성장하여 고부가가치산업이 되었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빅마켓이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음악 저작물의 자산 가치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시대입니다.저작권의 거래는 자유로워야 하지만, 그 자유가 책임을 잃는 순간 문화는 시장의 논리에 잠식됩니다.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그 경계를 지키는 것, 즉 저작권 거래의 윤리이자 문화자산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태도일 것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태도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문화를 문화답게 지켜주는 마지막 장치입니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굿보이’, ‘싱어게인’, 넷플릭스 ‘살인자0난감’, tvN ‘선재업고튀어’, MBC ‘굿데이’,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0.20 05:43
연예일반

[실무프로젝트] 배 불리는 건 플랫폼이고, 창작자는 굶는다고?

일간스포츠 주최, 실무프로젝트(주) 주관으로 진행하는 콘텐츠·엔터 기업 기획자&마케터 취업준비생을 위한 실무프로젝트에서는 엔터산업 분야 관련 기사 작성에 관해 강의를 했습니다. 이후 조별 과제로 제출받은 칼럼 중 우수한 것들을 일간스포츠 온라인을 통해 소개합니다. 일간스포츠가 차세대 K-메이커를 목표로 하는 취준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한 크리에이터는 광고 수익의 절반도 채 가져가지 못한다. 넷플릭스에서 제작에 참여한 창작자는 정작 계약 조건조차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작업을 마무리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든 전 세계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지만, 그 편리함의 대가로 창작자들은 정당한 몫을 잃어가고 있다. 불공정 구조는 현장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내 웹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플랫폼이 판권을 가져가면 제작사는 사실상 한 번 받은 제작비 외에는 장기적인 수익이 없다”고 토로헸다. 드라마가 해외에서 흥행해도 그 성과는 플랫폼이 누리고,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이름값 외에는 거의 없다. 유튜브, 틱톡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의존하는 1인 크리에이터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광고 수익의 절반 이상을 플랫폼이 가져가면서, 정작 콘텐츠를 만든 창작자는 ‘을’의 위치에 머물 수밖에 없다.문제는 이 구조가 단순한 금전적 손해를 넘어 창작의 방향성까지 왜곡한다는 점이다.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편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제작사들은 안전한 흥행 공식을 반복하고, 실험적이고 다양성 있는 시도는 설 자리를 잃는다. 결국 콘텐츠의 질적 다양성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경쟁력마저 약화될 수밖에 없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으로 본궤도에 오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K콘텐츠의 산업 주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업계의 필사적인 자구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공룡에 맞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제작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최소한의 협상력을 갖추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하지만 업계의 노력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엔 역부족이다. 미디어 정책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에게는 국내법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규제 공백이 존재한다”며 “프랑스가 자국 문화 보호를 위해 해외 OTT에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자국 콘텐츠에 의무 투자하도록 법제화한 것처럼,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비대칭 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토종 플랫폼이라는 토양이 있어야 K콘텐츠라는 나무도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결국 거대 플랫폼 중심의 불공정한 수익 구조는 창작자의 권리와 산업의 건강성을 동시에 위협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단순한 비판을 넘어, 창작자가 정당한 몫을 보장받을 제도적 장치와 공정한 유통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정부는 규제 공백을 메워 균형 잡힌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토종 OTT는 창작자와 동반성장을 통해 상생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구축된 창작자와 이용자가 주체가 되는 생태계야말로 지속 가능한 콘텐츠 산업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작성자 : 김민지, 나선진, 나유진, 문태현, 좌경준 2025.10.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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