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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이슈] 그 홈런 공, 얼마짜리인가요?

KBO리그가 때아닌 '홈런볼' 이슈로 뜨거워졌다.발단은 지난 16일 최주환(35·SSG 랜더스)의 홈런이었다. 그는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회 말 솔로포를 날렸다. 시즌 12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1000번째 안타였다. 펜스를 넘어간 공은 외야석 SSG 팬의 손에 들어갔는데, 최주환이 19일 개인 SNS(소셜미디어)에 해당 관중의 얼굴이 담긴 중계 캡처 화면을 올리면서 이 공을 되돌려 받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는 마치 홈런볼을 달라는 강요처럼 내비쳐졌다. 결국 최주환은 바로 글을 내린 후 사과를 전했다.논란이 식기 전에 최형우(40·KIA 타이거즈)도 비슷한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최형우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회 초 투런 홈런으로 KBO리그 최초의 1500타점 고지를 밟았다. 담장을 넘어갔던 공은 외야로 들어왔다가 한화 외야수 문현빈에 의해 외야 관중에게 전달됐다. 이 공이 당일 회수되지 않아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구기도 했다. 해당 팬이 반환 의사를 전해 최형우의 사인볼, 배트, 유니폼 등 선물과 교환됐다. 역사적 기념구의 '시세'는 결코 싸다고 볼 수 없다. 최고 기록은 대부분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세웠다. 이 감독의 한일 통산 600호 홈런공은 경매에서 1억 5000만원(국내 스포츠경매 역대 1위)에 낙찰됐다. 그의 KBO리그 통산 300호 홈런 기념구도 한 기업인이 1억 2000만원에 구입, 삼성 라이온즈 구단에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메이저리그(MLB) 기념구 가격은 훨씬 더 높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홈런 신기록을 세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62호 홈런공은 경매를 통해 150만 달러(19억 4000만원)에 낙찰됐다. 역대 1위 기록은 1998년 마크 맥과이어(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즌 70호 홈런으로, 낙찰가가 300만 달러(38억 8000만원)에 달한다. 이승엽 감독이나 맥과이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최형우와 최주환의 기념구 역시 가치가 낮다고는 보긴 어렵다. 적어도 배트나 유니폼 1개의 가격 정도는 아닐 거다.실제 현장에서 매겨지는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문의 결과 대부분 구단의 홈런볼 회수 과정은 비슷했다. 안전 요원을 통해 해당 관중과 접촉해 기념구 전달을 요청하고, 보상을 원한다면 일정 수준의 선물을 제공한다. 대부분 사인볼을 1개 또는 여러 개를 제공하는 선이다. 선수가 흔쾌히 승낙해 배트 등이 되기도 하고, 사인볼 한 타를 요구하는 이도 있다. 최형우 사례처럼 원정 구장에서 기록이 나올 때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특히 원정 선수의 기념구가 홈팀 팬한테 잡히면 '딜'을 진행하기 어렵다. 이 경우 홈팀의 배려로 물품을 제공하는 '상부상조'가 펼쳐진다. 기록의 의미가 커진다면 대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승엽 감독의 KBO리그 단일 시즌 신기록인 56호 홈런공은 구단 협력업체 직원이 잡아 삼성에 전달했고, 구단은 순금 야구공(56냥)을 제작해 선물한 바 있다. 다만 이 사례와 달리, 글러브·배트 등 고가 물품 보답에 난색을 보이는 구단들도 있다.MLB는 인증 부서를 200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220여 명의 인증 담당자들은 현장에 나가 홈런 신기록, 팀의 첫 노히트노런 기념구는 물론 배트, 스파이크, 모자, 베이스, 라인업 카드, 경기장의 쓰레기까지도 모은다. 그리고 해당 내용을 전산으로 기록한 라벨을 부착해 완성한다. 관중이 잡은 공은 인증 대상에서 제외되긴 하지만, MLB 사무국이 확보한 물품은 자선 경매를 통해 팬들의 수집품이 되기도 한다.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양키스는 저지의 62호 홈런공을 300만 달러에 사겠다고 제시했지만, 소유자가 이를 거절하며 무산됐다. 실제 낙찰가의 두 배에 달한 제시액이었다. 사무국도 구단도 기록에 대한 가치를 최대화한 후 팬들과 함께 즐기는 방식이라 볼 수 있다.기념구의 가치는 기록의 가치로, 나아가 구단과 리그의 가치로 이어진다. 높은 대가를 요구하는 팬들의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갑질'로 비칠 수도 있다. '얼마짜리' 보답인지를 떠나 구단이나 선수가 팬에게 어떤 추억을 선물할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 두산은 지난 4월 1일 개막전에서 끝내기 홈런 타구를 잡은 후 공을 기부한 팬들을 초청해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11회 말 호세 로하스의 역전 끝내기 홈런 타구였다. 로하스에게는 데뷔 첫 홈런인 데다 지도자로 첫 걸음을 내딛은 이승엽 감독의 첫 승 기념구였다. 의미가 컸는데, 해당 팬들이 이를 선뜻 기부했다. 이에 이 감독이 두 사람을 정식 초청, 이 감독과 로하스가 유니폼을 선물하고 함께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기념구를 회수한 건 아니지만,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여기로 공(홈런) 날려줘' 스케치북을 들었다가 실제로 이정후로부터 '홈런 배송'이 이뤄진 사례도 있다. 키움 구단은 공에 이정후의 사인을 받아주고, 사인 배트와 함께 좌석 업그레이드를 선물한 바 있다. 금액만 따지면 30만원 안팎이지만, 값을 매길 수 없는 추억을 팬에게 안겼다. 그리고 키움과 이정후는 그 선물로 마케팅 효과와 슈퍼스타의 아이덴티티를 굳건히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23 08:26
배구

클래퍼에 트럭 시위까지…감독 경질에 항의하는 흥국생명 팬들

흥국생명 일부 팬들이 감독 경질에 항의하고 있다. '여자배구행복기원단'이라고 소개한 팬들은 자비를 모아 6일 트럭 시위를 시작했다. 트럭에는 '배구는 스포츠지, 구단의 인형놀이가 아니다' '선수 기용 개입은 명백한 월권' '흥국생명 기이한 경질, 모기업 태광 회장의 입깁' 등의 문구가 노출되고 있다. 이들은 "흥국생명 구단과 모기업 태광그룹은 선수 기용을 문자로 지시하는 등 월권을 행사했다. 이 지시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즌 중에 분명하지 않은 사유로 감독을 경질했다"며 "감독 경질 및 경질 배경이 공개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프로 여자배구 팬과 흥국생명 팬들은 모기업 태광그룹의 행태에 큰 분노를 느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시위가 흥국생명팀의 청렴하지 않은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데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팬들은 선수들에게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큰 힘을 얻고 있다. 프로배구 팀에 비정상적인 갑질을 하는 팀 모기업 태광그룹에 실망했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지난 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에서도 감독 경질에 불만을 표시했다. GS칼텍스전은 지난 2일 구단이 권순찬 감독을 경질한 뒤 치르는 첫 경기였다. 일부 팬들은 경기장에 입장하는 관중에게 자체 제작한 클래퍼를 배포했다. 클래퍼엔 '행복배구'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클래퍼는 김연경의 팬클럽 측에서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 총 2000여장을 준비했고, 오는 11일 현대건설전까지 클래퍼 배포를 이어갈 예정이다. 선수단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리베로 김해란은 "이전부터 (김여일) 단장의 (선수 기용) 개입을 느꼈다. 사실 선수들은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구단의 개입으로 마음 상한 선수들이 많았다. 나 또한 역시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권순찬) 감독님 입장에선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연경도 "이번 시즌에도 개입이 있었고, 이에 따라 패한 경기도 있었다"며 "너무 놀랍고 안타깝다. 과연 이런 팀이 또 있을까 싶다. 구단이 팀을 운영하다 보면 많은 일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이번 사태는 납득이 어렵다. 최근 흥국생명에서 발생하는 일이 너무 부끄럽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2018년부터 4년간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한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6일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3.01.06 14:53
산업

닻 올린 CJ 3세 경영 이선호·이경후 신성장동력과 지분 매입 과제

CJ그룹이 11년 만에 비전을 공개 발표하는 등 미래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임원이 된 CJ 오너 3세들은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고 있고, 지분도 꾸준히 매입하며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분 매입·임원 승진…닻 오른 3세 경영 승계 19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들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1985년생 딸 이경후 씨는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경영리더·임원), 1990년생 장남 이선호 씨는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담당(경영리더·임원)으로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 부장이었던 장남은 올해부터 임원 타이틀을 달고 글로벌 무대를 누비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3세 경영 승계는 이선호 경영리더의 CJ제일제당, 이경후 경영리더의 CJ ENM 지휘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CJ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2세대의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처럼 아들인 이선호가 지주사 등 총괄 역할을 맡고, 딸 이경후가 CJ ENM에서 문화사업을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이선호 경영리더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꿈꾸는 비비고의 마케팅 전면에 나서고 있다. 정성을 쏟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CJ컵에서도 그룹의 ‘얼굴’로 모습을 드러내는 등 후계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그는 CJ가 체결한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와 최초의 글로벌 파트너십 협약식에도 직접 참여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그룹의 굵직한 마케팅과 현안들을 적극적으로 챙기면서 경영 성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이미 CJ ENM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자리를 굳힌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다. CJ ENM은 올해 1분기에서 매출은 9573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이 4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16억 원에 그쳐 98%나 줄었다. CJ ENM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티빙의 콘텐트 제작비가 증가한 데다 영화 개봉작 전무 등으로 영업 실적이 좋지 못했다.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지분 매입과 이를 위한 자금 확보가 과제다. 현재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각 CJ 지분 2.89%와 1.27%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42.07%를 지닌 최대주주다. 그래도 두 남매는 올해도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는 등 조금씩 지분율을 올리고 있다. 둘은 향후 의결권 있는 주식이 되는 CJ4우선주인 신형우선주도 매입하고 있다. 2019년 3월 발행된 신형우선주는 2029년에 의결권 있는 CJ 보통주로 전환된다. 현재 이선호 경영리더가 신형우선주의 26.69% 지분을, 이경후 경영리더도 25.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지금의 지분이 보통주로 전환되면 이선호와 이경후의 CJ 지분은 각 5.9%, 4.3%까지 올라가게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건재하셔서 경영 승계는 아직 먼 이야기다. 7년 후에 신형우선주가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지분율이 5% 내외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에 CJ올리브영 상장이 오너 3세 경영 승계 작업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이미 프리IPO(기업공개)로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자신들이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 매각으로 두둑한 자금을 확보했다.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에 지분을 넘기면서 이선호의 CJ올리브영 지분은 17.97%에서 11.04%, 이경후는 6.91%에서 4.21%으로 낮아졌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 1400억 원가량은 증여세 납부와 CJ 지분 매입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CJ올리브영이 상장에 성공한다면 남매는 2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들은 CJ올리브영 구주 매도를 통해 CJ 지분을 추가적으로 매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정세 등으로 IPO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라 CJ올리브영의 상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변수다. CJ그룹 관계자는 “시장이 안 좋다고 하지만 CJ올리브영의 상장은 계획대로 준비되고 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차질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 비전, 4대 성장 엔진에 10조 공격적 투자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11월 2023 중기 비전을 임직원에게 설명했다. 2010년 ‘제2의 도약 선언’ 이후 11년 만에 사업 비전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4대 성장 엔진을 제시하며 향후 3년간 미래 혁신성장 분야에 10조 원 이상 투자를 약속했다. 컬처(Culture·문화),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치유),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가 핵심 제시어였다. 그는 "CJ 각 계열사는 컬처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글로벌 및 디지털 분야 확장을 가속할 것"이라며 "기본 정신과 철학으로 웰니스와 서스테이너빌러티, 즉 모두가 잘사는 것과 공정·갑질 불가·상생은 기본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브랜드, 미래형 혁신기술, 인공지능(AI)·빅데이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AI 중심 디지털 전환에 3년간 4조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일환으로 CJ는 지난 4월 AI센터를 공식 출범시키며 디지털 혁신 가속화에 나섰다. AI센터는 그동안 계열사별로 분산됐던 AI인프라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면서 AI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생활문화기업이라는 그룹의 강점을 활용, 일상생활에 밀접한 양질의 빅데이터 기반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식품·엔터·물류·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축적된 빅데이터에서 고객의 행동양식을 분석, 더 나은 경험과 서비스를 제안하고 전 밸류체인에서의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 다양한 비즈니스 혁신이 기대되고 있다. 문화사업에 해당하는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장르별 특화 멀티 스튜디오 설립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기 비전 발표 후 CJ ENM은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 엔데버그룹홀딩스 산하의 제작 스튜디오인 ‘엔데버 콘텐트’ 인수 계약 소식을 알렸다. 엔데버 콘텐트 인수를 통해 CJ ENM은 전 세계 대중문화 중심인 미국에 글로벌 제작기지를 마련했다. 기획·제작 역량은 물론 전 세계 콘텐트 유통 네트워크까지 단숨에 확보해 글로벌 탑 스튜디오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새로운 콘텐트 스튜디오인 ‘CJ ENM 스튜디오스’도 신설했다. 이에 CJ는 스튜디오드래곤·엔데버 콘텐트·CJ ENM 스튜디오스로 이어지는 3대축의 멀티스튜디오 체제를 갖추게 됐다. 디즈니 등 유수 글로벌 콘텐트 기업들처럼 장르별로 특화된 다수의 스튜디오들을 산하에 두면서 K-콘텐트의 양과 질을 동시에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식으로 글로벌 경쟁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플랫폼의 경우 장기적으로 CJ그룹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슈퍼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입장이다. CJ그룹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티빙' 가입자를 2023년까지 800만명으로 늘리고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물류통합관리) 서비스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CJ는 지난 2월 티빙 투자 확대를 위해 2500억 원 규모의 외부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티빙은 이번 증자에서 유료 이용자 수의 빠른 증가와 압도적 콘텐트 경쟁력이 반영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티빙은 독립법인 출범 직후 JTBC가 합류한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원천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콘텐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웰니스 분야와 관련해서는 CJ제일제당의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의 레드바이오(의약·의료)를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여기에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도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CDMO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했다. 바타비아는 매년 25% 이상 성장 중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기업이다. 이로써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CDMO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20 07:00
프로야구

허구연 총재의 현장 행보 "우리의 로비 장소는 야구장"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KBO 24대 수장으로 취임한 허구연 총재는 지난 24일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났다. 서울시는 잠실 일대에 새 야구장 신축을 추진 중이다. KBO는 이왕이면 비와 미세먼지를 피하고 겨울에도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돔구장 건립을 요청한 상태다. 오 시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후 "오늘은 세부적인 내용보다 돔구장 필요성·활용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돔의 형태라든지 구체적인 내용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허 총재는 돔구장 필요성과 함께 잠실구장 광고권, 서울 연고 구단 우승 시 환영회 개최 등을 언급했다. 허구연 총재의 행보는 대부분 야구장에서 이뤄진다. 지난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지난 10일에는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허태정 대전시장과 만나 야구를 관전했다.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게 야구장 방문은 표심을 잡기에 좋은 이벤트다. 허 총재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역 야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창원, 인천 등을 찾아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진주시를 방문, 조규일 진주시장과 만나 퓨처스(2군)리그 '남해안 벨트' 훈련 시설 건립을 주제로 대화했다. 허구연 총재는 "우리의 로비 장소는 술집과 골프장, 음식점이 아니다. 바로 야구장이다. 필요하다면 8개(서울 연고 3개 구단) 지자체장을 모두 만나겠다. (퓨처스 구장이 위치한) 2군 시장도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구 현안과 관련한 의논이 필요하면 어디든 가겠다는 의지다. 현장 경영의 일환이다. 허 총재는 "예를 들어 구단이 2군 구장의 인조잔디나 조명시설을 바꿀 때도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이 쉽지 않다"고 했다. 해설위원 시절부터 야구 인프라를 강조한 허 총재는 취임식에서 "우리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자체가 갑질하면 (야구단이 해당 도시를) 떠나야 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구장 운영권을 소유하고 있는 지자체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막고, 인프라 개선 및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이끌기 위해서다. 허 총재는 "(모그룹을 둔) 구단이 정부 또는 지자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정쟁에 휘말리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구단이 못하는 역할을 내가 해야 한다. 앞으로 정당 대표와도 만나 소통할 것이다. 법과 조례 개정을 위해 모두 야구인이 '으쌰으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2022.04.26 06:50
야구

허구연의 취임 일성 "한국 야구 자아도취"

"베이징 대회 이후 자아도취에 빠져있다." 허구연(71)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총재가 2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KBO리그를 향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KBO는 지난 2월 8일 정지택 총재가 자진 사임한 뒤 이사회(사장단 모임)에서 '총재 궐위에 따른 조치'를 논의했다. 지난 11일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KBO 총재 단수 후보로 추천됐고, 24일 구단주 서면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프로야구 사상 첫 야구인 출신 KBO 수장이 된 허 총재는 "똑같은 마이크지만 해설할 때와 오늘은 다른 것 같다. 어려운 시기에 총재직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프로야구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그래서 책임감이 더 막중하다"며 "9회 말 1사 만루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올라온 구원 투수라고 생각한다. 힘든 상황에 등판했지만 두렵지 않다"고 운을 뗐다. 허구연 총재는 재임시간 혁신 과제 중 하나로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교류전'을 꼽았다. 허 총재는 "최근 지표에서 프로야구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는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 (좋은) 성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준결승 일본전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7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였다. 오타니 강판 이후 0-3으로 끌려가던 9회 초 4득점 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허 총재는 "오타니가 빠진 상태로 이겼는데 그걸 모른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며 "우리의 야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선수들이 느껴야 한다. 한일전 같은 교류전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구연 총재의 쓴소리는 계속됐다. 허 총재는 "지금은 (팬들과) 쌍방 소통을 해야 하는데 프로야구는 그만큼의 의식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니 불미스러운 일이 터진다. 재임 기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거"라며 "상벌위원회 조항을 한시적으로라도 (강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KBO) 사무국과 얘기하고 있다. 타이트하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정호의 선수 복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BO는 지난 18일 키움 히어로즈가 낸 '강정호의 임의해지(임의탈퇴) 복귀 승인 요청'을 수락하지 않고 있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3회 적발로 사실상 KBO리그에서 퇴출당했다. 2020년 6월 리그 복귀를 포기,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았지만 최근 선수 복귀를 선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허구연 총재는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근무해 보고를 받고 있다.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야 하고, 고려할 사안도 상당히 많다.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해설할 때는 룰 북을 많이 봤는데 지금은 규약 집만 많이 보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음주운전 처벌을 강조한) '윤창호법'이 생겼고 프로야구가 사회적으로 주는 메시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술을 먹으면 운전대를 잡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현재 프로야구 신축구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의 핵심 공략 중 하나였던 새 야구장은 당초 2025년 개장을 목표로 진행됐다. 하지만 신축구장 부지인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놓고 관할 자치구와 대립하고 있다. 허구연 총재는 "4월 10일 정도 대전에 가서 허태정 시장과 (경기를) 관전한다. 얘길 들어보고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와 입장을 밝히겠다"며 "(신축구장 계획을 무력화하는 건) 말 그대로 정치적으로 스포츠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 강한 발언일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KBO가 그런 스탠스를 취하면 안 된다. 지자체가 구단에 갑질하고 구단의 소중함을 모르면 왜 여기에 있나. 떠나야지. 떠나봐야 지자체가 (야구단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 아닌가. 총재 권한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취임식에서 팬서비스를 강조한 허구연 총재는 오는 31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추신수, 김광현(이상 SSG 랜더스)을 비롯한 선수들을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그는 "구단에서 돈(연봉)을 주지만 실제로는 팬이 주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선수들이 많이 느끼고 진정으로 팬들에게 서비스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허구연 총재는 재임 기간 혁신 과제로 MZ 세대 위원회 창설, 야구 센터 건립, 디지털 기반 야구 산업화, 선수 권익을 위한 제도 재정비 등을 꼽았다. 허 총재의 임기는 정지택 전 총재의 잔여 임기인 2023년 12월 31일까지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3.30 08:00
야구

KIA, 김호령 '고스톱' 문자 해명..."상대 위로 차원과 개인 생각"

KIA가 재차 불거진 '타격왕 밀어주기' 의혹을 명확하게 부인했다. 20일 오전 한 매체는 KIA 소속 외야수 김호령과 롯데 김주현이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호령은 김주현을 위로하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이라는 문장을 보냈다. 최근 불거진 퓨처스리그 타격왕 담합 의혹이 또 새 국면을 맞이한 것.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는 지난 13일 한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과 KIA 퓨처스팀이 특정 선수의 타이틀 확보를 위해 고의로 느슨한 수비를 펼쳐서 안타를 만들어줬다는 내용이다. 상무 소속 내야수 서호철은 지난 8~9일 KIA 퓨처스팀과의 2연전에서 6타수 4안타를 치며 타율을 0.388까지 끌어올렸고, 롯데 김주현(타율 0.386)을 제치고 남부리그 타격왕을 확정했다. 두 경기 모두 번트 안타를 1개씩 기록했는데, 제보자는 상무 측의 요청 또는 강압으로 KIA 내야진이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KIA와 상무 모두 반박했다. KIA는 기습번트 시도가 거의 없는 서호철의 타격 성향을 설명하며 전진 수비를 하지 않은 이유를 전했다. 서호철이 9일 기록한 번트 안타는 좌측 선상을 타고 파울 선 밖으로 나갔다가 안으로 들어간 '행운의 안타'라고도 전했다. 박치왕 상무 감독도 "그런 부탁을 한 적도 없고, 할 이유도 없다"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서호철은 지난 18일 전역했다. 상무 입장에서는 원소속팀(NC)으로 돌아갈 선수다. KIA도 다른 팀 선수의 타이틀 획득을 도와줄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 사건 이면에 '상무의 갑질'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야구단이 2년 전 해체된 뒤, 상무 입단은 현역 선수가 야구를 하며 병역 임무를 이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박치왕 감독이 선수 기용이나 성장 유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그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박치왕 감독이 발각될 위험을 감수하며 팀을 떠날 선수를 타격왕으로 만들려 했을지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김주현이 KIA 2군 포수에게 '서호철에게 안타는 맞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 신분 있는 선수끼리 나눈 농담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오해 소지가 크다. 타격왕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엿보이는 문자다. 롯데 구단은 "선수가 그런 내용을 보낸 게 맞다. 구단 내부적으로 엄중하게 보고 있다"라면서도 "강요나 청탁하는 느낌은 아니었다고 한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KIA는 19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명예 훼손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결백을 자신한 것. 하지만 소속 선수 김호령이 김주현과 나눈 대화의 내용이 공개되며 하루 만에 패닉에 빠졌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문장은 승부 조작을 확신하거나, 명확히 알고 있을 때 쓸만한 표현이다. KIA는 두 번째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선수인 김호령과 20일 오전부터 면담을 가졌다. 그리고 KT와의 경기 시작 직전인 오후 6시 30분께 관련 내용을 전했다. KIA는 "상무 측으로부터 어떠한 요청이나 부탁을 받은 적이 없고, 우리 선수에게 지시한 적도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KIA는 김호령의 문자에 대해 "롯데 선수가 김호령에게 '번트 안타에 대해 여러 얘기를 들었다'고 했고, 김호령은 이틀 연속 번트 안타가 나와서 롯데 선수 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김주현에게) 위로 차원에서 개인적 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전했다. 보도 매체는 김호령이 김주현과의 전화 통화에서 박치왕 감독이 KIA를 방문, 서호철의 내야 안타 유도를 위해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KIA는 이에 대해 "김호령은 본인이 들은 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했다. 이어 "서호철 선수가 첫 타석에서 번트 안타에 성공하자 우리(KIA) 구단 더그아웃에서 코치들이 '첫 타석에서 번트에 성공했으니 두 번째 타석에선 안타를 노리고, 실패하면 세 번째 타석에서 또 번트를 댈 수 있겠다'는 대화를 듣고 오해해 한 말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KIA는 또 "조사 과정에서 롯데 선수가 당 구단 소속 포수 1명 외 추가로 2명의 선수(포수 1명, 야수 1명)에게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롯데 선수가 상무와의 경기 전·후 당 구단(KIA) 선수 3명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단의 자체 조사 결과다. 더 명확한 정황 파악은 클린베이스볼센터에서 이뤄진다. KIA는 현재까지 파악된 문자 등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제출할 예정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20 18:56
야구

때아닌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 숨은 진실은?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는 지난 13일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격왕 밀어주기'를 위해 고의로 느슨한 수비를 펼친 팀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소속 내야수 서호철(25)이 지난 8~9일 문경 2군 경기에서 상대 팀인 KIA의 도움을 받아 남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는 것이다. 서호철은 이 2경기에서 연속 멀티 히트로 타율 0.388을 기록하면서 롯데 김주현(0.386)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타격 1위를 확정했다. 제보자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서호철이 친 안타 4개 중 2개가 번트안타였다"는 점이다. 서호철은 8일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기습 번트를 대 투수 앞 내야안타로 연결했고, 9일에도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쪽 번트안타로 출루했다. 제보자는 "서호철은 올 시즌 번트안타가 하나도 없었고, 오른손 타자라 번트를 내야안타로 만들기도 어려운 선수다. 상무 측에서 서호철을 타격왕으로 올리기 위해 KIA에 부탁했다는 정황이 있다. 실제로 KIA 내야진이 서호철의 번트 타구를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않고 뒤로 물러나 고의로 안타를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클린베이스볼센터는 즉각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관련 팀들로부터 경위서를 받았고, 해당 경기 때 현장에 있던 KBO 경기운영위원과 기록위원, 심판, KIA와 상무 2군 감독, 선수,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 최대한 자세히 상황을 파악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KIA와 상무는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특정 선수를 타격왕으로 밀어줘야 할 이유가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KIA는 "번트안타가 없던 선수라서 번트 수비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고, 상무는 "서호철은 번트안타 외에도 2루타 포함 2안타를 더 쳐서 타격왕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보자가 '밀어주기'의 이유로 내세웠던 '상무의 갑질'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상무는 2019년 경찰야구단 해체 후 현역 선수가 야구를 하면서 군복무할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남았다. 구단들 입장에선 입대 선수를 한 명이라도 더 상무에 보내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상무 감독에게는 선수 선발 권한이 없다. 2018년부터 야구단도 다른 종목처럼 국방부 인력이 포함된 선수 선발위원회가 1차 서류전형과 2차 체력·신체·인성 검사를 거쳐 최종 명단을 추린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름값 높은 선수가 지원해 감독이 데려오고 싶다고 해도, 체력 테스트에서 탈락하면 못 간다. 예전엔 각 구단 사정을 살피느라 팀별 선수 안배를 했는데, 요즘은 그런 문화도 사라졌다"고 했다. KIA 입장에선 굳이 무리해가며 상무에 '잘 보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심지어 서호철은 KIA가 아닌 NC 소속이다. 그 경기를 끝으로 전역해 NC에 복귀했다. 오히려 남부리그 타격왕 경쟁을 하던 김주현이 해당 2연전에 앞서 KIA 2군 포수에게 "볼넷도 좋고 사구도 좋으니 서호철에게 안타는 맞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게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롯데 관계자는 19일 "선수가 '그런 내용을 보낸 게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강요'나 '청탁'의 느낌은 아니었다고 한다"며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내용인 것은 인정한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명예에 큰 타격을 입을 뻔했던 KIA와 머쓱해진 롯데. 갑작스러운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의 쟁점이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KBO 관계자는 "아직은 크게 의심스러운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배영은 기자 2021.10.19 14:35
스포츠일반

[이형석의 리플레이] '슈퍼 쌍둥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학교 폭력(학폭)' 가해 사실이 드러난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25)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흥국생명 구단은 15일 오전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이재영-이다영)에 대해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대한민국배구협회가 "학교 폭력 가해자(이재영-이다영)는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규정에 의거해 도쿄올림픽과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등 향후 모든 국제대회 국가대표 선발에서 무기한 제외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출전 정지 및 선수 선발 앞에는 '무기한'이라는 조건이 붙어있다. 징계가 종료되는 시기를 못 박지 않았다. 평생 선수로 뛰지 못할 수 있지만, 다음 시즌 코트에 복귀할 수도 있다. 징계 해제 시점에 따라 '중징계'인지 '경징계'인지 판단이 가능한데 현재로선 가늠할 순 없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이번 시즌은 기본적으로 못 뛴다. 징계 해제는 용서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1년이 될 수도 있고, 2년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피해자가 쌍둥이 자매의 가해 사실을 10년 정도 지난 최근에 알린 건, 자신의 잘못은 인지하지 못한 채 팀 내 일부 선배와 충돌한 것을 외부에 알리는 걸 보면서 분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신이 억울하다고 느껴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피해자가 밝힌 21가지의 피해 내용에는 폭행·폭언·갑질 등이 담겨있다. 칼을 가져와 지시·협박했고, "더럽다", "냄새난다"는 등의 폭언 및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이재영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지른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께 상처를 드렸다"고 했고, 이다영은 "학창 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힘든 기억과 상처를 안겨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배구 팬 그리고 물론 우리 사회가 이재영-이다영의 학교 폭력에 분노하는 데는 학폭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용납되지 않고, 정당화될 수 없어서다. 두 선수가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여자 배구의 인기몰이를 한 만큼 팬들의 실망감도 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하나 놓쳐서 안 되는 건, 이들의 기저에 깔린 특권의식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2순위로 뽑힐 만큼 학창 시절부터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 이재영-이다영은 우월 의식을 가지고 동료들에게 군림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주장에 따르면 팀이 패하면 기합을 주고, 동료들을 마음대로 부렸다. 쌍둥이 자매는 배구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로부터 뛰어난 배구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모친이 경기장에 나와 자매에게 직접 코치를 했다는 피해 학부모의 폭로도 있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슈퍼 쌍둥이'는 특별한 보호와 관리를 받은 것이다. 그러면서 동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해 '2020 배구인의 밤' 행사에서 이재영-이다영의 모친에게 '장한 어버이상'을 수여했다. 학폭 피해자와 그들의 부모는 가해자 가족이 그만큼 거대한 권력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재영-이다영의 학폭이 폭탄처럼 터진 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이 상을 취소하는 절차를 공식적으로 밟을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사과문에서 스스로 밝혔듯,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그렇다고 이를 온전히 두 선수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도 없다. '슈퍼 쌍둥이'의 학폭은 실력이 곧 권력이며, 그 권력조차 부모의 후광을 받아 커졌다는 절망감을 피해자에게 줬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에게는 그걸 바로잡아줄 어른이 없었던 것 같다. 성적 우선주의 속에 잘못을 꾸짖어야 할 지도자와 학교 관계자는 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모른 체했다. 흥국생명 구단 역시 스타이자 팀의 자산인 두 선수를 보호하고 감싸기에 바빴다. 피해자의 폭로가 있기 전까지, 이로 인해 여론이 악화하기 전까지 '슈퍼 쌍둥이'는 기득권에 의해 철저히 보호받았다. 그게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가 됐고, 많은 이들이 거기에 공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체육 분야의 그늘 속에서 폭력이나 체벌, 성추행 문제 등 스포츠 인권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런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2019~20년 쇼트트랙과 트라이애슬론에서 성폭행과 가혹행위 사실이 알려졌고, 최근 배구계에서 프로 선수가 과거 학교 폭력을 범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따른 주문으로 보인다. 학폭 폭로가 가해자의 징계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일그러진 영웅'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인식의 전환과 제도 개선이 꼭 필요하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2.16 06:00
야구

선수협 "허민 의장 징계 불복, 리그 퇴출까지 고려해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의장에게 직무 정지 2개월 제재를 부과한 KBO 결정에 존중의 뜻을 전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선수협은 29일 의견문을 내고 "KBO 상벌위원회의 허민 의장에 대한 직무정지 결정이 향후 선수 권익을 침해하는 구단의 갑질 행태를 근절하고, 프로야구팬을 기만하는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책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또 "KBO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허민 의장의 태도는 리그의 가치를 심하게 훼손시키는 것이며 리그 퇴출까지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 생각한다. 또 직접적인 피해자인 키움 선수들에게 아직 사과 한마디 없는 허 의장과 재발 방지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는 키움 구단의 태도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허민 의장은 지난해 6월 2군 선수들을 타석에 세우고 투구 연습을 하다 발각돼 야구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키움에서 은퇴한 이택근은 지난달 KBO에 징계 요구서를 제출해 "당시 구단이 허민 의장의 투구 영상 촬영자를 찾아내기 위해 CCTV로 팬을 사찰했고, 그 팬의 개인정보를 넘기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고발했다. 이 내용을 심의한 KBO 상벌위원회는 일단 키움 구단과 김치현 단장에게 엄중 경고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또 정운찬 KBO 총재는 야구 규약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따라 허민 의장의 직무정지 2개월 징계를 추가로 부과했다. 그러자 키움 구단은 29일 "팬 사찰 여부와 법률 위반 여부, 이사회 의장의 투구 등 행위와 관련한 KBO 징계에 대해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KBO 결정에 불복하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해 "키움, 혹은 허민 의장이 실제로 법적 문제를 제기한다면 일구회와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이 KBO와 함께할 것이다. 소송전은 곧 야구계와 팬의 강력한 저항을 불러올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선수협 역시 이런 반발에 뜻을 같이했다. "허민 의장이 KBO 징계를 수용하고 프로야구 선수와 팬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 그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KBO리그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이자 막중한 책임임을 말씀드린다. 허민 의장은 리그 가치를 더는 훼손하지 말고 선수, 팬 그리고 KBO를 존중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선수협은 끝으로 "앞으로도 선수들의 권익 보호와 더불어 프로야구의 근간인 팬을 위한 협회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다. 선수와 팬이 구단으로부터 존중받는 KBO리그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29 17:20
야구

키움을 향한 비난 쇄도…야구단도, 스폰서도 사면초가

팬 사찰 의혹을 받는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KBO는 2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키움의 팬 사찰 의혹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 키움 구단이 상벌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간 건 지난 3월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의혹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엔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번 상벌위원회 쟁점은 민감하다. 전례를 찾기 힘든 '사찰'이라는 단어가 언급된다. 키움 출신 베테랑 이택근(40)은 "구단이 팬을 사찰했다"고 주장하며 KBO에 '키움 구단을 징계해달라'는 품위손상 징계요청서를 제출(본지 12월 10일 단독 보도)한 상태다. 이택근은 시즌 뒤 구단으로부터 방출돼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6월 불거진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2군 캐치볼 영상이었다. 당시 키움 선수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허민 의장 영상이 방송에 공개돼 파장이 컸다. "갑질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론이 나빴다. 그러자 키움 구단이 CCTV를 동원해 영상을 촬영한 특정 팬을 사찰했다는 게 이택근의 얘기다. 구단은 "사찰이 아니다"라고 맞섰지만, 관련 녹취록이 공개돼 이택근 주장에 힘이 실렸다. 키움은 야구계 안팎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입장문을 통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일명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키움에 유감을 표하며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키움 구단에 강력한 징계를 내려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14일에는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가 나섰다. 한은회는 '불법으로 팬을 사찰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국 프로야구 존재 이유인 팬을 감시하고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 조사를 통해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키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해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선수협과 한은회가 "징계를 요청한다"는 한목소리를 내면서 키움을 향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키움 구단의 스폰서인 키움증권으로선 현재 상황이 매우 난감하다.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키움증권에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팀명에 기업명을 붙이는 권리)를 팔았다. 이 대가로 키움증권은 야구단에 연 100억원씩 총 5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올해로 두 번째 시즌을 보냈다. 향후 3년간 3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2019년 1월 열린 구단 출범식에서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키움은 IT와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디지털 금융회사로 전무후무한 14년째 1위를 기록 중이다. 계열사가 각 부분에서 확고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거대한 그룹사와 별도로 독립된 구단으로 네이밍 스폰서라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연이은 구설로 인해 네이밍 라이츠 홍보 효과에 대한 물음표가 찍혔다. 키움증권의 모회사 격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질 경우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 정도 문제라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KBO는 지난 3월 '옥중 경영' 의혹과 관련한 상벌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며 한 가지를 강조했다. '향후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이사회와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지명권 박탈, 제명 등 KBO 규약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엄벌을 예고했다. 상벌위원회 결과에 따라 키움증권의 대응도 공식화될 수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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