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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도 칭찬한 인스타 10대 계정, DM 내용은 가렸다
세계 최대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전용 계정을 우리나라에도 순차 적용한다.인스타그램은 부모에게 자녀의 앱 사용 시간 결정권을 넘겨주면서도 DM(다이렉트 메시지) 내용과 검색 기록 등은 가려 청소년 기본권 침해 우려를 최소화했다.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최고경영자)는 11일 서울 강남의 한국 오피스에서 열린 청소년 계정 출시 기념 미디어 브리핑에서 "청소년을 자동으로 보호하고 그들이 잘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계정의 목적"이라며 "부모가 개입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관리하는 옵션도 제공한다"고 말했다.인스타그램은 청소년 계정을 지난해 9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에 먼저 론칭했으며 지난달 중순부터 6월까지 전 세계에 점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계정 상태가 비공개로 설정된다. 청소년에게 연락을 보낼 수 있는 사람도 제한된다.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이나 연락을 주고받은 적 있는 사람의 메시지만 받을 수 있다.태그, 언급, 콘텐츠 리믹스 등의 상호 교류도 청소년이 팔로우하는 계정으로 제한된다. 민감한 콘텐츠 관리도 가장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부모가 결정할 수 있는 대표 기능은 시간 관리다.일일 앱 사용 시간이 기본값인 1시간을 넘으면 알림을 표시한다. 1시간 이후 앱 차단 여부는 부모가 선택할 수 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알림을 해제한다. 적용 요일과 시간을 바꿀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사용 차단 여부는 부모가 결정한다.또 부적절한 접근을 막기 위해 자녀가 팔로우하는 계정과 자녀를 팔로우하는 계정, DM을 나누는 계정, 차단한 계정을 확인할 수 있다.청소년 안전 설정 제약은 나이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만 14~16세 이용자는 계정 범위 등 보호 강도를 낮추려면 부모나 보호자의 계정을 필수로 추가해 승인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만 17~18세 이용자는 관리 계정 연결 없이 직접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물론 원하는 경우 보호자 계정을 연동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청소년 기본권 침해 우려가 없도록 최소한의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1년 청소년 유해 콘텐츠 차단 앱의 위치 추적, 문자 내용 확인 기능 등이 아동·청소년의 사생활과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보고 동의 절차, 정보 보관 및 파기 절차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지침을 배포할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권고하기도 했다.정다정 인스타그램 홍보 총괄은 앞서 만난 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말을 빌려 "게임처럼 SNS는 이제 '하면 안 돼'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대세가 됐다"며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면서 사용 시간 등을 자율적으로 조율하는 스타터가 될 것으로 보고 안전 조치 도입을 환영했다"고 말했다.이에 인스타그램은 부모가 볼 수 있는 영역을 제한했다. 자녀의 검색 기록, 추천되는 게시물, DM 내용 등은 확인할 수 없으며 자녀 대신 콘텐츠를 게시하거나 계정 삭제 또는 비밀번호를 재설정할 수 없다.이슬기 메타코리아 대외정책팀 이사는 "자녀 안전과 프라이버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라며 "부모의 보호는 분명 필요하지만 관리가 없는 곳에서 자녀가 창의력을 꽃피우고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먼저 도입한 국가들에서 청소년 계정은 빠르게 안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세리 CEO는 "청소년 이용자들의 반발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며 "그들도 안전한 이용 경험을 원했고, 부정적인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12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