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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파더' 장민호, 인천 차이나타운서 고교 시절 추억

장민호가 고교 시절을 추억한다. 29일 방송되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新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이하 '갓파더')에선 국민 아버지들이 세운 계획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닥친다. '재재 부자' 이순재와 허재는 산타와 루돌프로 변신한다. 이순재와 허재는 야구 선수 시절 핵 잠수함으로 불린 김병현의 집을 찾는다. 김병현의 막내아들 김주성이 아직 산타를 믿어 추억을 만들어주려는 것. 이순재와 허재는 김병현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정체를 발각당할 위기에 처한다. 또한 허재는 아이들을 위해 준비해온 마술을 선보일 때 허당미를 한껏 방출했다는 후문이다. 주현과 문세윤은 경상북도 영주로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먹부자'답게 영주 도착 즉시 한우 식당에 들러 고기를 굽는다. 이번 주현과 문세윤의 여정에는 배우 겸 가수 김성환이 함께한다. 특히 김성환은 주현과 문세윤에게 음식 먹기 관련 건강 팁을 늘어놓으며 두 사람의 진땀을 뺄 예정이다. 주현, 김성환, 문세윤이 보여줄 영주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된다. 김갑수와 장민호는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고등학교 시절 추억담을 들려준다. 그는 당시부터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오는 친구들을 영상 통화로 김갑수에게 소개한다. 김갑수는 장민호의 과거 모습과 성격 등을 전해 들을 전망이다. 또한 김갑수와 장민호는 포춘쿠키를 구매한다. 이들은 쿠키 속 종이에 적힌 운세에 소름이 돋는다. 마치 김갑수와 장민호의 관계를 염두하며 작성한 듯한 내용을 확인하기 때문. 이에 김갑수가 "아들을 바꿔준다는 얘기인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본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오후 10시 40분 방송.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12.2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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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1927’ 세상의 모든 아버지께 바치는 영화 [종합]

‘국민 MC’ 송해가 영화 ‘송해 1927’를 통해 가족, 사랑, 그리움이 담긴 인간 송해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영화 ‘송해 1927’의 언론시사회가 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시사 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는 영화의 주인공 송해가 자리했다. ‘송해 1927’은 한평생 전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최고령 현역 연예인 송해의 무대 아래 숨겨진 인생 비하인드를 담은 영화다. 송해는 KBS1 ‘전국노래자랑’ MC를 통해 ‘단일 프로그램 최장수 MC’, ‘살아있는 전설’, ‘일요일의 남자’ 등의 수식어를 얻으며 오랜 시간 무대 위에서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었다. 송해는 스크린에 첫 주연으로 데뷔한 소감에 대해 “영화 경험이 없었다. 완성된 영화가 나에게 과연 무엇을 전해줄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인가 나도 모르게 한없이 눈물이 나왔다. 주변을 돌아보니 젊은 스태프 여러분이 내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았다. 어렵게 제작진이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선보이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출연을 거절했던 사연을 알렸다. 송해는 “처음에는 못한다고 했다. 방송과 공연 진행을 하기 때문에 출연을 거절했다”며 “제작진도 사정이 있었다. 제작사 대표 아버님이 내 열렬한 팬이었더라. 부자지간에 통하는 걸 보고 4개월 끌다가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윤재호 감독은 “송해 선생님 다큐멘터리 제안이 왔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윤재호 감독은 “일요일마다 ‘전국노래자랑’으로 봐왔고, 100년 가까이 살아온 역사적 인물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게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송해 1927’에는 앞서 1987년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송해 아들의 노래가 담겨있다. 송해는 영화를 통해 막내딸이 가지고 있던, 생전 아들이 녹음한 노래를 30년 만에 듣게 됐다. 아들의 꿈은 가수였지만, 아빠 송해는 반대했다. 송해는 “아버지인 내가 파악해야 했는데 그걸 파악하지 못했다. 아들이 1집, 2집, 3집, 4집 등을 만들어놓은 줄 몰랐다. ‘야 이 녀석아, 한마디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윤재호 감독 또한 해당 장면을 가장 신경 썼다고 밝혔다. 윤재호 감독은 “송해 선생님이 아들의 목소리를 듣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어떻게 보면 송해 선생님도 눈물을 많이 흘렸지만, 제작진도 많이 흘렸다. 우리가 가장 신경 썼고 조심스럽기도 했다. 어렵기도 했지만 많은 감정들이 오가는 씬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송해 1927’ 마지막 장면에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께 이 영화를 바친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윤재호 감독은 “저도 아버지가 되어보니 송해 선생님을 바라보면서 삶에 대한 가치와 인생의 교훈을 많이 깨닫게 됐다”며 “결국 가족에 대한 가치,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보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자식과 부모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따뜻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송해 1927’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강혜준 기자 kang.hyejun@joongang.co.kr 2021.11.0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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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D-2 '갓파더', 이순재→장민호 이색 父子가 전할 감동 기대

'갓파더'가 '꿀잼'과 '감동'을 품고 시청자들을 찾는다. KBS 2TV 신규 예능 프로그램 '新 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이하 갓파더)'가 10월 2일 토요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이는 근현대사를 짊어지고 온 '국민 아버지' 스타와 여전히 인생의 답을 찾고 있는 '국민 아들' 스타를 통해 대한민국의 부자(父子) 관계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일, 결혼관, 성격도 제각각인 부자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같이하며 서로의 눈높이를 맞춰간다. 첫 방송을 앞둔 '갓파더'의 차별화된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봤다. ◆ 3팀 3색 매력 부자들의 티키타카 '갓파더'의 이색 아버지, 아들 라인업은 지난 23일 선공개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먼저 이순재는 올해 88세로 1956년 데뷔해 65년 동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다. 농구스타 허재가 자기관리 '끝판왕' 이순재와 만나 타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허당미와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현과 문세윤은 외모마저 '찐친' 부자 같은 비주얼을 선보여 대중들에게 '가장 재밌을 것 같은 조합'으로 꼽히고 있다. 주현과 문세윤은 아버지와 아들로 만나 폭풍 먹방은 물론, 좌충우돌 티키타카를 선사한다. 김갑수와 장민호는 광고계를 접수한 '힙'한 부자로 인기만점이다. 국민 아버지들 중 막내인 김갑수는 젊은 세대 못지않은 트렌디한 면모를 드러낸다. 장민호는 고민상담부터 말 못한 속마음까지 솔직하게 꺼내 놓는 등 김갑수와 친구 같은 유대감을 자랑한다. 특히 장민호는 첫 고정 예능에 출연하는 만큼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갓파더'에 참여한다. ◆ 부자들의 기상천외한 '에피소드' 국민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하는 에피소드들도 관전 포인트다. 세대 차이로 인해 취미 생활 또한 확연히 다른 아버지와 아들. '갓파더'에서 3팀의 아버지와 아들은 세대의 간극을 이해하고 좁혀나갈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더욱 가까워진다. 이 과정에서 국민 아버지와 아들은 각자의 행동을 확인하며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전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국민 아버지와 아들은 더욱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다. ◆ 현실 아버지와 아들들 위한 메시지 재미는 물론 감동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국민 아버지와 아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을 이해하면서 공감하고, 또 서로를 향한 진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녀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 부모와 소통이 안 돼 답답했던 아들. '갓파더'는 이들의 간지러웠던 부분들을 국민 아버지와 아들을 통해 해소시켜 줄 예정이다. 서로를 오해했던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살아생전 아버지를 잘 모시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아들들은 '갓파더'에서 격려와 위로를 느낄 수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09.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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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신천지 코로나19 자진 검사받길..화가 난다"

방송인 홍석천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홍석천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참 너무들한다.신천지분들 제발 자진해서 검진받으시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심지어 우선검진도 해주는데 아직도 숨어있는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 앞뒤 내용이 어찌됐든 따지고 싶지 않다'며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있으니까. 이런 글을 올린다고 제 가게 앞에서 시위하셔도 된다. 어차피 덕분에 몇달째 수천만원씩 적자나서 문닫을 판이니까. 아님 제가 출연하는 방송국 앞에서 출연 반대 시위하셔도 뭐 어쩔수없다'고 했다. 홍석천은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후 텅 비어버린 자신의 식당 모습을 공개하면서 '자영업자 분들 힘냅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목으로 '착한 임대료를 응원합니다' 운동에 동참했다. 이하 홍석천의 SNS 글 전문. 참 너무들하시네여 신천지분들 제발 자진해서 검진받으세여 당신들의 믿음에 뭐라 할 마음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의 지금의 이해할수없는 행동에는 화가나네여 심지어 우선검진도 해주는데 아직도 숨어있는 사람들이 이리 많다뇨 앞뒤 내용이 어찌됐든 따지고싶지않습니다 그거야 이 모든사태가 끝나고 나면 이야기되겠지요 그저 공포스럽고 일상의 행복을 빼았긴 대구 경북 분들을 위해 밤잠 못자가며 목숨걸고 봉사하는 의료진들 위해 1주일에 하루도 집에 못들어가면서 애쓰는 방역공무원들위해 몇달째 마이너스적자에 허덕이는 전국의 자영업자들을위해 손주들 쓸 마스크 구하겠다고 새벽부터 줄서시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을위해 아니 아니 그냥 당신들 자신을 위해 제발 이제는 좀 자진해서 검진받으세여 검진받고 건강해져야 그놈의 신천지인지뭔지도 나가실거아닙니까 그렇게 숨다간 영생하기전에 먼저 가세여 앞으로도 안나오시면 당신들은 이제 범죄인겁니다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있으니까여 이런 글을 올린다고 제 가게앞에서 시위하셔도됩니다 어차피 덕분에 몇달째 수천만원씩 적자나서 문닫을 판이니까여 아님 제가 출연하는 방송국앞에서 출연반대시위하셔도 뭐 어쩔수없죠 그런거잘하시죠?그딴거 두렵지않습니다 단체로 악플보내시려구요? 네네 이미 20년동안 별별 악플 다 받아봐서 견딜만하니 대충하시구요 왠만하면 연예인이 이런글 쓰면 저 스스로한테도 안좋을거 알지만 당신들이 전 두렵지않습니다 제가 믿는 신은 늘 사랑 충만한 분이시거든여 제게 가장 든든한 빽은 제게 이런 말 할수있게 용기주시는 그런 분이시거든요 금시계같은 재물에 전혀관심없는 분이시거든요 국민들이 맘이 착해서 그러지 좋게말할때 얼릉 나오세여 그냥 검진만 받으시라는 얘기에여 남한테 전파시키기말고 대구아파트 집단감염 100가구중 94명이 신천지교인 ㅠㅠㅠ확진자 40여명? 이런 뉴스에 열이 받았다 ㅠ 저기 이만희씨 한마디 더 합시다 당신 죽기전에 착한일 한번 하시죠 당신말만 듣는다는 신천지교인들한테 단체문자하나 내려주시지요 그 지령인가뭔가 다들 검진받으라고 그래야되것소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3.0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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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침 드라마 폐지…시청자 불만 폭주. "내 수신료는?"

KBS의 '선택과 집중'에 시청자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KBS는 지난 18일 종영한 '차달래 부인의 사랑'을 마지막으로 아침일일극을 폐지했다. KBS 측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드라마 콘텐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현재 이 시간대에는 KBS 1TV 일일극 '비켜라 운명아' 전일 방송분이 재방송된다. KBS 관계자는 "당분간 1TV 일일극을 재방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이로써 KBS는 오전에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는다. 지난해 8월 '파도야 파도야'를 마지막으로 TV 소설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1987년 시작한 TV 소설은 KBS의 대표 브랜드이자 신인 배우의 등용문이었다. 이를 폐지하는 대신 아침일일극을 7년 만에 부활시키고 '차달래 부인의 사랑'을 편성했다. 그러나 한 작품 만에 다시 아침일일극 제작을 포기했다.시청자 반응은 부정적이다. 50대 주부 시청자는 "어르신들은 젊은 시절의 향수가 느껴진다며 TV 소설을 좋아했다. 젊은 사람들 눈에는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겠지만 어머니 아버지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TV 소설이 없어졌을 때 나도 안타까웠다. 그런데 아침 드라마까지 없어지니 이젠 어르신들을 위한 드라마는 없는 것 같다. 모든 게 젊은 사람들 위주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방송가에는 KBS가 적자 경영을 해결하기 위해 장수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BS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8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 내놓는 콘텐트가 양적·질적으로 지상파 3사를 능가하면서 위기는 더 짙어지고 있다. 이에 KBS뿐 아니라 MBC도 일일극 라인업을 정리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그러나 KBS의 아침 드라마 폐지가 더 큰 반발을 사는 이유는 KBS가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국이기 때문이다. 수신료는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되고 있어 대부분의 사람이 알게 모르게 내고 있다. 한 시청자는 "전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으면서 아침 드라마처럼 장년층이 보는 프로그램은 폐지하고 젊은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만 제작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아영 기자 2019.0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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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희경 작가, 지구대 배경 'Live' 차기작

노희경(51) 작가가 지구대 경찰 소재의 드라마로 돌아온다.한 드라마국 관계자는 12일 일간스포츠에 "노 작가가 신작 'Live(살다)'라는 제목으로 내년 초 방송을 목표, 집필을 시작했다. 이미 시놉시스는 나온 상태로 작가의 주특기인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작품이다"고 밝혔다. 'Live'는 민중의 지팡이·거리의 판사·제복 입은 시민이라 불리는 지구대 경찰을 통해 그려질 풀뿌리 민주주의, 그 찬란한 정의에 대한 찬가와 이미 어른이 돼 버린 우리들의 자아를 찾아가는 감성드라마. 지금까지 경찰 소재 드라마는 사건 위주로 그려져왔다. 'Live'는 경찰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공권력으로 각인되기보단 국민의 민원과 치안을 해결하는 감정노동자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내 아버지·내 형제·내 자식이 사선에 서서 과도한 직무를 수행하고 소소한 정의를 지켜내는 모습을 진한 감동과 함께 한다. 대한민국 사회와 안방에서 비주류로 몰락하는 아버지들의 고단함을 그린다. 관계자는 이어 "극 설정상 중장년층 남성과 청년의 이야기다. 지난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서 활약한 배우에게 청년 경찰을 제안해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말 촬영을 시작해 내년 봄 방송 예정이다. 방송사는 미정이다"고 말했다. 'Live'는 노 작가와 네 번 호흡을 맞춘 김규태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그들이 사는 세상' '빠담빠담'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에 이어 다섯번째 만남이다.노 작가는 지난해 '꼰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디어 마이 프렌즈'를 선보였다. 이순재·나문희·신구 등 장년층을 내세웠고 고현정이 막내 출연자였다. 조인성·이광수 등은 전작의 인연으로 특별출연하는 등 배우들의 자발적 협조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로 인해 지난달 열린 백상예술대상서 극본상과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1995년 MBC 베스트극장 '엄마의 치자꽃'으로 드라마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노 작가는 '거짓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바보 같은 사랑' '화려한 시절'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등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2000년대 후반 송혜교·조인성·현빈·정우성·한지민·공효진 등의 출연으로 톱스타들이 먼저 찾아가는 작가로 불리고 있다.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17.06.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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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회 백상상영제·부산행] "좀비전쟁, 수안의 꿈이었다면?" 위험한 가설들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이 꼽은 작품 '부산행'이다. 25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부티크 104호)에서는 '제53회 백상예술대상 후보작상영제(이하 '백상 후보작상영제')'가 열렸다. '백상 후보작상영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최되는 이벤트로, 이번 상영제는 평론가·칼럼리스트와 함께 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작품상 후보에 오른 다섯 작품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GV·Guest View)가 진행된다. 23일 김태훈 칼럼리스트가 이끄는 '아가씨' '아수라' 상영제가 진행됐고, 25일에는 정성일 평론가와 '부산행' 상영제가 열렸다. 26일에는 김태훈 칼럼리스트와 함께 '곡성' 상영제가, 27일에는 신기주 에스콰이어 편집장과 민용준 에스콰이어 에디터 진행으로 '밀정' 상영제가 개최된다. '백상 후보작상영제'가 소개한 세 번째 영화는 '부산행(연상호 감독)'. 지난해 7월20일 개봉한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누적관객수 1156만5827명을 동원, 2016년 최고 흥행작이자 유일한 1000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이 날 상영제는 앞서 '아가씨' '아수라'에 대해 관객들의 질문을 받고 자신의 생각을 전한 김태훈 칼럼리스트의 GV와 달리, 정성일 평론가가 해석한 '부산행'의 여러 포인트에 대해 짚어보는 과정으로 치러졌다. 무려 1시간50분 동안 이어진 정성일 평론가의 강의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단 한 명도 움직이지 않은 채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모든 행사가 끝난 후에는 추첨을 통해 4명(1인2매)의 관객에게 53회 백상예술대상 참석 티켓을 증정했다. # "개봉 후 10개월, 1152만명 선택" 정성일 평론가가 던진 '질문들' 정성일 평론가는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이 자리는 특별한 자리가 될 것 같다. 특별한 까닭은 영화가 개봉한지 10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제는 우리가 이 영화에 대한 해설이나 비평 대신 질문을 해 볼 시간적인 거리를 확보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에서 영화를 보고 난 다음 그 영화에서 어떤 대답을 찾는 대신 좋은 질문을 던지는 쪽이 훨씬 중요하다고 믿는 비평가다"고 판을 깔았다. 정성일 평론가는 "오늘 내 질문은 연상호 감독에게 향한 것이 아니라 '부산행'이라는 영화에 반응한 대중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을 향해 하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 쪽이 훨씬 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며 "'부산행'은 1156만5802명이 보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 숫자에 대해 약간 둔감해졌을 수 있다. 대선이 가까워지니까 비교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은 1149만2389명의 표를 받고 대통령이 됐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숫자보다 '부산행'을 더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부산행'은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전 후편을 이루는 영화다. 일반적 관례에 따르면 전편이 개봉하고 후편이 개봉하는데 '부산행'은 그 반대로 후편인 '부산행'이 먼저 개봉하고 전편인 '서울역'이 개봉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부산행' 대성공 이후 '서울역'이 개봉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서울역을 본 관객 수는 14만72명이다. 부산행을 본 관객의 1%만 봤다. 99%는 그 영화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산행이 개봉되는 동안에는 아무도 이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부산행'은 명백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 시대의 마지막 1000만 영화다. 당시 국민이 택한 마지막 뜻이다. 한 자리에 모여 이들이 촛불을 들기 전까지, 격노를 우회한 하나의 대답이다"고 덧붙였다. 정성일 평론가는 '부산행'을 가득 채우는 것은 '자포자기'라고 말했다. 분노의 감정 없이 오로지 자포자기의 감정만 있다고. 도피의 반복이고, 도피의 이어 달리기이며, 인물이 바뀌면서 그것이 끝없이 반복된다고 전했다. 그래서 '부산행'은 코미디 장르라는 것. 정성일 평론가는 "누가 ''부산행'은 무슨 장르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코미디입니다. 웃자고 찍은 영화입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공포영화로 찍었다면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다른 질문은 역시 '좀비'. 하지만 '부산행'은 여느 좀비 영화들처럼 '좀비는 무엇을 상징하나요?'가 아닌 '좀비는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가능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해답은 '우리'다. 기차에 함께 올라 탄 사람들을 '우리'라고 말할 수 있다. 공동 운명체다. 그 우리가 좀비가 돼 가는 영화가 바로 '부산행'이다. 이에 대해 정성일 평론가는 "'부산행'은 뺄셈의 영화다"라고도 표현했다. 살아있는 사람의 숫자를 계속 줄여나가는 과정이라고. 공식의 과정은 우리라고 믿었던 우리가 적이 돼 간다는 것이다. 이는 헬조선의 법칙이기도 하다. # 공유·마동석·김의성의 관계, 2인1조 커플 정성일 평론가는 "디테일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몇 개를 건드리겠다"며 "'부산행'의 첫 시작은 방역이다. 트럭을 몰고 지나가는 남자는 방역 처리를 하고 있는 이의 말에 본능적으로 불신을 표한다. 이 불신은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다. 국가기관에 대한 불신이라고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국가기관과 권력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트럭은 고라니를 치고 지나간다. 좀비 고라니다. 고라니는 크게 자연으로 볼 수 있고 '부산행'은 대한민국을 덮친 좀비의 출발점이 자연의 복수라는 것처럼 장면을 이룬다. 공무원에 대한 불신, 자연의 복수. '부산행'은 4대강을 어떻게든 건드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KTX에 올라 탄 후에는 공유와 마동석이 한 팀을 이루고 악당 김의성과 선악대립 구조처럼 이뤄져 있다는 것을 영화 내내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정성일 평론가는 여기에 '아버지'의 관점을 넣었고, 공유는 화이트칼라에 소프트바디, 마동석은 블루칼라에 하드바디로 분석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공유는 남편 노릇은 실패했지만 아버지 노릇에는 성공하고 싶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마동석은 아버지 노릇을 통해서 성공적인 남편이 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이 영화에 없는 것은 어머니의 자리이고, 영화 속 아버지들은 전멸한다. 더 나아가 요즘 말로 '한남'이 전멸한다. 야구부·군인 등 남성성을 대표하는 집단은 한꺼번에 좀비화 된다"고 꼬집었다. 아버지가 있다면 아들의 관점도 있다. 이 땐 공유와 김의성이 함께 묶인다. 정성일 평론가는 "손쉽게 선과 악으로 양분 시키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공유와 김의성은 아주 가까이 있다. 두 사람 모두 화이트 칼라다. 또 공유는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는 김의성이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부산에 내려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공유는 대전역에서 수안에게 지적 받는다. 수안은 '아빠는 아빠 생각만 하잖아요. 그래서 엄마와 헤어졌잖아요'라고 말한다. '너 공부 안하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는 김의성에게는 '우리 엄마가 그렇게 말하는 사람 나쁜 사람이랬어요'라고 한다. 수안은 공유에게도, 김의성에게도 똑같은 말을 한다. 수안의 눈에 두 인물은 같은 사람인 것이다.공유는 소프트한 김의성이고, 김의성은 하드한 공유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상 같은 인물의 더블링이다"고 분석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개인 뿐만 아니라 커플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부산행' 등장 인물은 기이할 정도로 어떤 형식으로든 커플을 이루고 있는 것. 공유는 딸 수안과 2인1조. 마동석은 아내 정유미, 뱃속 아이와 3인1조. 안소희는 남자친구 최우식과 2인1조. 할머니 자매도 2인1조다. 혼자는 김의성 뿐이다. 그리고 그는 유일한 악당이다. 정성일 평론가는 "커플을 이루지 못했을 때 사악해진다는 전제가 있다. '이들은 이기적이 될거야, 누구를 위해 희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기만 생각하게 될거야'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다"며 "'영웅적 행위로 자기 희생을 할 것이냐, 카타르시스로 동반 자살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희생이라는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담고 있다"고 파악했다. # 세월호, 수안의 꿈, 그리고… '위험한 가설들' "조금 더 노골적이고 위험한 질문들, 가설들을 세워보겠다"고 작정한 정성일 평론가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10대 소년·소녀들은 다 죽었다.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리 사실 중 하나가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은 세월호에 관한 추모를 담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10대 아이들의 전멸에 대해 느껴야 될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이 사회는 그냥 즐겼다. '왜 노골적으로 세월호라 표현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바보같은 반문이다. 극중 10대 소년·소녀 중 부모와 통화하는 아이들은 한 명도 없다. 모든 것이 두절된 상태로 그렇게 다 전멸했다."고 읊조렸다. 이와 함께 정성일 평론가는 "'왜 공유 수안으로 부산행의 이야기를 끌고 가도록 선택했을까?'라고 질문해 볼 수도 있다.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 리더가 없다. 주인공이 영웅이 되는 과정이 좀비 영화의 특징이다. 하지만 '부산행'에는 영웅 서사가 없다. 무엇보다 살아남은 수안은 영웅이 되기에 너무 어리다"며 "여기에서 위험한 가설을 제공하고 싶다. '부산행'에서 좀비를 맨 처음에 보는 사람이 있다. 수안이다. 열차를 타고 가면서 창문으로 누군가 확 덮치는 순간을 본다. 아버지는 자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수안의 클로즈업으로 끝난다. 수안으로 시작해 수안으로 끝난다. 이 모든 이야기가 수안의 상상이라면 어쩌겠냐. 이 어린 아이가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어른들?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전멸의 상상에 관한 이야기라면? 20년 전 바로 옆 나라에서 '에반게리온'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난 그 상상력이 지금 '부산행'에 도착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성일 평론가는 막바기 '가장 위험한 가설' 하나를 던졌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영화인데 승객들 중 아무도 부산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디테일하게 들여다 봤다. 정성일 평론가는 "'부산행'에는 로컬리티가 없다. 도시1에서 도시2로 이동하는 영화로 보인다. 도시1은 좀비들이 창궐한 도시, 도시2는 깨끗한 도시다. 도시1은 자본으로 타락한 도시, 도시2는 군대가 장악해 깨끗한 도시다. 도시1에서 도시2로 이행하고 싶은 욕망이 담겨 있다면 어쩌겠냐. 자본주의에 타락한 국가보다 그 전…. 자본가들에게 모든 것을 허락했던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시기 1000만 영화라는 것을 환기 시켜주시길 바란다"고 재차 언급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난 이 모든 것을 연상호 감독이 개설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단 하나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생각한 것은 1000만이 들기 위해 대중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써 내려간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것을 1000만 명이 읽어낸 것이라 생각한다"며 "박근혜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대통령을 기다리면서 '부산행'이라는 이 영화의 무언가 해석을 봉쇄시킨, 밑바닥에 있는, 대중들이 반응했었던 정치적 무의식에 대해 여러 분들의 지성으로 질문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 시작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고 마무리 지었다. 조연경 기자사진=김진경 기자 2017.04.27 08:00
연예

[식음료특집] 빙그레 ‘투게더’

40년간 온 가족이 함께…100% 생우유의 신선함이 그대로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는 빙그레 '투게더'의 장수 비결은 분유가 아닌 '100% 생우유'를 원료로 사용해 신선함과 풍부함을 살린 점이다. 연간 300억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투게더는 1974년 출시돼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시장에 정통 아이스크림 일반화 되기 시작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당시 정통아이스크림은 국내에서는 특급호텔이나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제한된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일반 국민들은 설탕 물에 색소를 넣어 얼린 소위 ‘께끼’라 불리던 저급한 수준의 샤베트를 맛볼 수 있었을 뿐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정통아이스크림은 아버지들에게 부담스러운 제품이었다. 1972년 우유제조업을 하고 있던 빙그레는 분유가 아닌 생우유를 원료로 사용해 미국 아이스크림을 능가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고자 했다. 빙그레는 독자적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2년 여 동안의 노력 끝에 투게더를 출시하게 되었다. 투게더라는 제품명은 사내 공모를 통해 채택한 이름으로 ‘온 국민이 함께, 온 가족이 함께 정통아이스크림을 즐기자’라는 취지였다. 당시로서는 아버지 월급날 같은 특별한 날에 온가족이 모여 투게더를 함께 먹었을 정도로 고급 아이스크림이었다. 가족의 따뜻함을 표현하기 위해 포장지도 황금색으로 채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당시 부의 대명사가 황금이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투게더를 구입하는 것은 황금을 구입하는 것’이라는 암시를 표현해 일반 국민들의 대리만족 심리를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 2014.07.21 07:07
축구

[지성-청용 父 동반 인터뷰] 박지성 “아빠! 90분 뛸 때 은퇴할게요”

수원=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지난 15일 축구선수 박지성 아버지 박성종씨(오른쪽)와 이청용 아버지 이장근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내 아들 일 같아서….”두 아버지 입에서 똑같은 말이 나왔다. 이청용(26·볼턴)의 아버지 이장근(54) 씨는 지난 14일 열린 박지성(33)의 은퇴 기자회견이 남달랐다. 그는 “내 아들이 은퇴하는 것 같아 더 짠했다. 지성이 아버지는 모든 게 한 번에 없어지는 기분이셨을 거다”고 아쉬워했다. JS파운데이션 상임이사인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56) 씨도 2011년 여름, 이청용이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을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박 씨는 “지성이가 다친 것처럼 안타까웠다. 청용이 아버지 심정이 어떠셨을 지도 잘 안다. 그렇게 크게 다치면 선수는 물론 가족 모두가 너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박지성과 이청용.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축구 국가대표 전·현직 에이스다. 둘은 각별한 사이다. 박지성이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동하던 시절 후배들이 놀러오면 유일하게 집에서 재우는 후배가 이청용이었다.박지성과 이청용을 최고의 스타로 길러낸 아버지들도 친분이 있다. 이 씨는 1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JSFC(박지성 축구센터)를 방문해 학부모들 앞에서 ‘축구선수의 부모가 된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평소 남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이 씨지만 박 씨의 부탁에 두 말 않고 승낙했다. 강연 후 두 아버지를 함께 만났다.-박지성이 이청용을 유독 각별히 챙긴다고 들었다.이장근(이하 이): 지성이가 맨유에서 뛸 때 맨체스터 집과 청용이의 볼턴 집이 차로 20분 거리였다. 자주 식사를 했고, 지성이가 맨체스터 지리부터 상대팀 장단점까지 진심어린 조언을 해 줘 청용이가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둘은 조용한 성격도 잘 맞는 것 같다. 지성이가 여러 후배들과 친하지만, 청용이에게 좀 더 정이 있는 것 같다. 지성이 집에서도 청용이가 몇 번 잤나 보더라.(웃음)박성종(이하 박): 그라운드 안팎 스타일도 그렇고, 청용이가 지성이와 가장 닮은 선수다. 냉철하고, 운동할 때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렇다.-두 분은 언제 처음 만났나. 친해진 계기가 있었나.이: 지성이 아버지가 영국에 계실 때 청용이 엄마랑 여동생을 집으로 몇 번 초대해주셨다. 바비큐도 맛있게 구워주시고. 나는 재작년에 상가에서 지성이 아버지를 처음 만났다. 아들들이 영국 가까운 곳에 살고 성격도 비슷해 공감대가 많았다. '실수를 통해 배우라'는 훈육 가치관도 비슷했다. 가끔 만나 술도 한 잔씩 한다.박: 선수들이 가까우면, 부모들도 가까워진다. 청용이 아버지를 딱 보고 청용이가 잘 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아버지 성격이 이렇게 반듯하시니. 선수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박지성 아버지는 다른 선수 아버지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나.박: 조언은 무슨. 그냥 사소하지만 필요한 정보들은 말해주는 정도다. 김보경(25·카디프시티) 아버지가 영국에 개소주 팩을 갖고 갔다가 공항 검색대에서 걸렸다. 팩 포장지를 포도즙으로 바꾸면 된다고 알려줬다. 기성용(25·선덜랜드)은 영국 진출 초기에 어머니가 온갖 양념과 반찬을 다 챙겼다가 수화물 초과운임을 100만원 가까이 냈다고 하더라. 영국 한인센터 가면 양념도 다 있고, 그것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는데.(웃음) -같이 술 드시면 계산은 누가 하시나. 주량은 누가 더 센지.이: 지성이 아버지가 많이 사신다. 많이 버시잖아.(웃음) 주량도 더 세고.박: 무슨 소리. 지난번에 수원까지 오셨는데 몰래 계산해서 얼마나 미안했는데. 청용이 아버지도 술 잘 드신다. -박지성과 이청용 모두 예의 바르고 성실하다. 아들을 반듯하게 키운 비결은.박: 본인 성격도 있겠지만, 가족들이 꾸준히 교육을 시킨다. 잔소리를 듣기 싫어해도 건방져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이: 청용이는 반듯한지는 잘 모르겠고.(웃음) 꼿꼿한 면은 좀 있다. 자기가 세운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은 안한다. 다른 분들에게 반듯한 이미지인 건 좋은데, 그걸 유지하느라 피곤할 것 같긴 하다.-아들 덕분에 유명해지는 바람에 말 못할 고충도 많았을 텐데.박: 순대국도 마음대로 못 먹는다.(웃음) 예전에 강원도 어디 음식점을 갔는데 한 팬이 '진짜 지성이 아버지 맞느냐. 우리하고 똑 같은 거 먹는구나‘하며 신기해하더라. 그 다음부터는 조용한 곳만 찾아다닌다.이: 지성이 아버지는 아들이 명문클럽에서 오래 활약했으니 대중에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이셨다. 얻는 것의 몇 배를 버리고 사셔야하니 불편한 게 많으셨을 거다. 난 이번 인터뷰가 처음인데. 사진촬영도 그렇고. 걱정이다. 나도 순대국 좋아하는데, 이제 마음대로 못 먹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웃음)-박지성은 무릎 수술을 두 번이나 했고 이청용도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있는데.박: 청용이 부상 장면을 리플레이로 봤다. 내 아들이 다친 것처럼 안타까웠다. 지성이도 보면서 ‘너무 많이 다쳤다’며 자기 일처럼 발을 동동 구르더라. 청용이 아버지 심정이 어떠셨을 지도 안다. 그렇게 크게 다치면 선수 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힘들어진다. 청용이는 그때 기량과 컨디션이 정말 좋았는데….이: 다리가 퉁퉁 붓고 고름이 줄줄 흘렀다. 그런데 얘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지성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유학 중인 친구가 맨유 경기를 보러가니 표를 챙겨달라고 부탁하더라.(웃음) 청용이는 재활 내내 인상 한 번 안 찌푸렸다. 축구를 계속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만 했다. 그런 여유가 도움이 됐다. 또 '재활 선배'인 지성이가 자주 해준 조언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하더라.-이청용은 박지성 은퇴를 미리 알고 있던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고 들었다. 은퇴 기자회견장에 '선배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꽃바구니도 보냈던데.이: 청용이는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성이의 은퇴 기자회견을 생중계로 봤는데 기분이 남달랐다. 지성이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시는데, 청용이가 은퇴하는 것처럼 마음이 짠했다. 청용이가 지성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어 더욱 감정이입이 됐다. 청용이도 앞으로 6~7년 뒤면 겪을 일이다. 지성이 아버지는 모든 게 한 번에 없어지는 느낌이셨을 것 같다. 지성이가 외동아들이고, 은퇴와 함께 결혼발표도 동시에 했으니 서운함이 더 크셨을 거다.박: 난 아직 실감은 잘 안 난다. 청용이 꽃바구니는 정말 고마웠다. 차범근 SBS 해설위원도 (차)두리 이름과 함께 '지성아 수고많았다'며 큰 화분을 보내주셔서 감동 받았다. 사실 지성이 성격상 그동안 차 위원께 자주 연락도 못 드렸는데 너무 감사했다. 역시 축구계 대선배이자 큰 어른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성이는 영광일 거다. 은퇴하는데 최고의 선배, 최고의 후배가 축하 화분을 하나씩 보내줬으니 말이다.(웃음)-박지성 은퇴를 아버지가 처음에 만류했다고 하던데.박: 안정된 현역선수 신분일 때 1년 정도 차근차근 은퇴 후를 준비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토니 페르난데스 퀸즈파크레인저스(QPR) 구단주도 '1년 연봉(약 40억 원) 그대로 줄 테니 있어만 달라. 와서 경기 안하고 놀아도 좋다'며 강력하게 붙잡았다. 그런데 지성이가 '아빠, 90분을 뛸 수 있을 때 물러나고 싶어요. 1년 더 선수생활을 하면 벤치에 앉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벤치에 있을 때 나오는 것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아니라 밀려나는 거에요‘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1년 더 뛰기를 내심 바라던 마음을 완전히 접었다. 지성이는 에이트호번에서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5월4일 브레다 전, 2-0승)를 뿌듯해한다. 종료 1분 전 교체됐는데, 체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홈 팬들에게 박수 받으며 그라운드를 나올 수 있도록 감독이 배려한 거였잖느냐. 프로선수로서 마지막을 사실상 풀타임 소화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성이 말이 맞다. 아름답게 물러난 게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박지성은 7월27일 김민지(29) 전 SBS 아나운서와 결혼식을 올린다. 향후 계획은.박: 영국 런던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몇 군데 추천받았다. 당장 정식 입학은 아니고 강의를 들으며 차근차근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다. 신혼집도 런던에 마련해 놨다. 지성이는 공부를 할 거면 누구의 힘도 안 빌리고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이청용은 결혼 안 하나.이: 뭐. 좋은 소식 있지 않을까.(웃음)-국민들은 이청용이 브라질월드컵 때 박지성 역할을 해줄 거라 기대한다. 박지성처럼 이청용이 주장을 맡아야한다는 이야기도 있고.이: 청용이는 주장 욕심은 없다. 조력자 역할은 잘 할 것 같다. 박주영(왓포드)이나 기성용, 이근호(상주)처럼 청용이와 호흡을 맞춘 선수도 많으니 기대가 된다. 한 명이 에이스가 될 게 아니라 이 선수들이 다 합심해서 좋은 결과가 났으면 좋겠다.박: 얼마 전 지성이에게 들으니 청용이가 한국 나이로 벌써 스물일곱이더라. 적은 나이가 아니다. 청용이가 동료들을 잘 이끌면서 좋은 모습 보일 것 같다.-이청용은 얼마 전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당한 단원고 학생 등 피해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3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박지성도 이와 관련해 K리그와 함께 자선경기를 열 계획인데.이: 청용이는 자기 여동생을 끔찍하게 챙긴다. 여동생보다 조금 어린 학생들이 슬픈 일을 당했다는 소식을 영국에서 듣고 정말 안타까워했다.박: 지성이는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열었던 자선경기를 앞으로 더 어려운 아프리카 지역 등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다. 비록 지성이는 없지만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세월호 참사 등으로 아픔을 겪은 국민들에게 꼭 희망을 안겨드렸으면 좋겠다.수원=윤태석·박린 기자 sportic@joongang.co.kr 2014.05.19 08:00
경제

[박명기 기자의 e스팟] 상무, e스포츠 창단으로 임요환 지키기

사람들은 이기적이라는 말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다. 나도 가끔 이기적이라는 말을 듣는다. 리처드 도킨스는 란 책에서 생물학적으로 인간에겐 이기적인 유전자만 살아남는다고 했다.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자신과 공통된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행동이란다. 자연 진화된 것은 무엇이든지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대의 아버지들이 어떤 상황에서 선택했던 결단, 선택 등은 DNA 속에 유전형질로 전수되었으리라. 아들도 아버지와 유사한 상황에선 본능적으로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다. 나도 짧은 내 삶의 선택의 순간에 나의 우유부단이 아버지의 생존법에서 연유한 건 아닌가 생각하곤 한다. 프로게이머로 7년간 장수한 임요환을 취재하면서 나는 그를 `이기적`이라고 적었다. 아니 `이기적일 정도로 연습에 철저하다`고 썼다. 그는 말 잘하고 웃음 많고, 얼굴이 잘생겨 팬도 많다. 그런 슈퍼스타가 이기적이라니. 적어도 그는 게임을 앞두고는 여자 친구에게마저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리고 하루 12시간 20~30게임을 한번도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을 때까지 프로게이머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지루해지면 바로 그만두겠다고 했다. 게임이 진짜 즐거워 한번도 지루할 틈이 없었단다. 그런 즐거움의 이기주의가 그를 만들고, 그가 가는 길이 곧 한국 e스포츠계의 역사가 됐다. 데뷔 동기들이 모두 스러진 속에서도 장기간 독야청청하며 한국의 게임 지형을 변화시킨 주인공으로 기억하게 했다. 이쯤 되면 올해 스물여덟을 맞은 슈퍼스타 임요환의 병역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수순이다. 요즘 들어 e스포츠의 `포스트 임요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가 떠나면 e스포츠라는 판이 침체일로로 접어들지 않을까. 임요환 브랜드가 창출하는 파급력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슈퍼스타의 등장까지는 어쨌든 그에게 기대야 하지 않는가 등등. 역시 초점은 아무도 그가 없는 한국 e스포츠계를 상상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팬들의 바람은 바둑의 이창호가 그러했듯 e스포츠도 떳떳이 국가공헌이 있는 스포츠로 인정받고, 상무의 e스포츠단의 창단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결코 병역 특례의 차원이 아닌, 그가 더 오랫동안 팬들 곁에 머물며 e스포츠계를 튼실히 키워냈으면 하는 차원에서 말이다. 하지만 프로선수협회는 상무의 e스포츠단 창단만을 주장해 왔지, 치밀하게 창단의 효과를 분석하고, 입단 대상을 표준화시키고, 국민들이 e스포츠를 사랑해야 할 이유를 당당히 제시하는 데는 등한시해 왔다. 이제 협회는 감정적인 주장에만 머물지 말고 이기적일 정도의 치열한 반성과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외형만 비대하지 제 밥그릇도 지켜낼 역량이 없다는 혐의를 벗을 수 있다. 어떤 땐 이기주의이야말로 생존을 위한 진정한 미덕이 된다는 생각은 정녕 불온한 것일까. 박명기 기자 2006.02.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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