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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바리부터 1994 삼천포까지…SKT가 AIDC를 소개하는 법

SK텔레콤이 전폭적으로 푸시하는 AIDC(AI 데이터센터)를 널리 알리기 위해 명품 배우·코미디언이 총출동했다.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 AIDC의 개념을 예능과 드라마로 쉽게 풀어 ‘국가대표 AI 사업자’의 이미지를 굳게 다지겠다는 포부다.AIDC에서 임장 버라이어티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최근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AIDC 영상 3편은 합산 조회수가 500만회를 돌파했다. 배우 최무성·김성균과 개그맨 양세형이 흥행에 힘을 보탰다.먼저 양세형은 ‘세계 최초 AIDC 임장 버라이어티’라는 콘셉트로, AI 전문가 구요한 교수와 서울 가산 AIDC를 둘러보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영상의 주인공은 국가대표급 클러스터 ‘해인’이다. 여러 대의 서버가 함께 일하는 이 거대한 분산 시스템에는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물론 엔비디아의 AI 칩 '블랙웰 B200'이 1000장이나 들어갔다. 이름은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해인사에서 따왔다. 클러스터당 500억원씩 총 1500억원을 투입했다.양세형은 가산 AIDC의 열 순환 구조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시스템, 정전이 돼도 가동을 책임지는 배터리실,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복잡한 기술 용어 대신 실생활과 연계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SK텔레콤은 365일 돌아가는 AIDC가 바꾸는 미래 일상을 잔잔한 드라마로 소개했다.김성균은 깜찍한 외모의 로봇을 훈련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로봇은 처음에는 옮기던 그릇을 깨뜨리거나 달리다가 넘어지기도 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사람에 가까운 AI로 탈바꿈한다. 이 일련의 과정을 AIDC가 뒷받침한다는 내용을 녹였다.최무성은 신비한 힘을 가진 나무의 비밀을 파헤치는 역할을 맡았다. 집 마당에 뿌리를 내린 나무 곁에 강아지 인형을 놔뒀더니 다음 날 강아지 로봇으로 변했다. 이어 청진기는 AI 의료 로봇으로, 흑백사진은 영상으로, 빗자루는 로봇청소기로 바뀌었다. 술병을 놔뒀더니 태블릿에서 ‘지나친 음주는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한다’는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이 나무의 뿌리는 다름 아닌 AIDC였다.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대한민국 AI의 뿌리가 되겠다는 SK텔레콤의 의지를 담았다. 한 관계자는 “AI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AI가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AI 데이터센터의 역할과 중요성은 일반 고객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영역”이라며 “B2B 사업인 AI 데이터센터를 더욱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 이번 콘텐츠를 기획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기술 설명보다는 감정과 스토리에 집중해 누구나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국대 AI 사업자 도약 의지이처럼 SK텔레콤에게 AIDC는 5G의 바통을 이어받는 미래 먹거리다. 특히 울산 AIDC는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국가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약 7조원을 쏟았으며, 2027년 40㎿ 규모로 시작해 2029년 100㎿ 규모로 완공하는 게 목표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약 6만장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이곳을 동북아시아 최대 AI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수도권, 경남에 이어 서남권에도 세 번째 AIDC 거점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챗GPT의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렇게 확보한 AIDC 설계·구축·운영 노하우는 수출 모델로 만들어 ‘AIDC 종합 사업자’로 도약한다.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지난달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AI 대전환의 시대, 국가대표 AI 사업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울산·서남권 데이터센터와 해인 GPU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12.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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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두나무 '20조 메가 핀테크' 손잡은 은둔의 경영자들

국내 최대 포털·가상자산 사업자인 네이버와 두나무가 20조원 규모의 ‘메가 K핀테크’ 출범을 향한 돛을 올렸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도 세기의 빅딜에 모처럼 얼굴을 비췄다.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의장은 27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원조’ 은둔의 경영자 이해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의장이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16년 춘천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일본 라인 상장 설명회 이후 약 9년 만이다. 송치형 회장 역시 외부 활동에 좀처럼 나서지 않는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이 의장은 “양사가 힘을 합치는 것이 회사의 미래 발전에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이번 합병은) 글로벌 진출 꿈의 바탕이고, 앞으로 나올 서비스를 응원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전날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 가치는 각각 15조1300억원, 4조9400억원으로 산정됐으며, 발행주식 수를 고려해 1(두나무)대 2.5422618(네이버파이낸셜)의 비율로 주식을 교환하기로 했다.이번 합병으로 3사는 두나무의 블록체인·웹3·글로벌 톱티어 디지털 자산 거래량,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금융서비스, 네이버의 AI(인공지능)·검색 인프라·대규모 콘텐츠와 커머스 역량을 결합해 혁신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특히 네이버는 국내 AI와 웹3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5년간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정부 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고,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관련 제도도 미비한 상황이라 구체적인 사업 청사진은 제시하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두고는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준비하는 단계”라며 양사 모두 말을 아꼈다.송 회장이 이 의장의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직속 후배라 이번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장은 “오랜 친분이 있는 것처럼 보도됐지만 만난 지는 2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사업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뒀고, 기술적으로도 네이버에 크게 이바지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차기 리더십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송 회장은 합병 제안을 받았을 때를 회상하며 “너무 큰 결정이라 바로 결정을 못했다”며 “글로벌에서 사업을 전개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혼자 할 때보다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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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구 된 네이버·두나무, "AI·웹3에 5년간 10조 투자"

한식구가 된 네이버와 두나무가 국내 최대 포털·가상자산 거래소 시너지로 글로벌 핀테크 시장을 공략한다.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전날 각 이사회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로 편입하는 기업 융합을 의결하고, 2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3사의 글로벌 진출 비전을 발표했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블록체인 대중화 흐름과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맞물린 현재의 기술적 모멘텀은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며, 이 기회에 글로벌에서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자는 것에 네이버와 두나무는 뜻을 함께했다"며 이번 기업 융합의 배경을 설명했다.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3사가 힘을 합쳐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 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네이버의 AI 역량은 웹3와 시너지를 발휘해야만 차세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글로벌 디지털 금융산업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고, 아직 글로벌 기업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해야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딜이 성사되면, 검색·AI 기술 기업인 네이버, 3400만명이 넘는 사용자와 연간 80조원이 넘는 결제 규모를 확보한 간편결제 사업자인 네이버파이낸셜, 글로벌 톱티어 디지털 자산 거래량을 보유한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각 사의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글로벌 기회 선점에 나선다.최 대표는 "외부 이해 관계자들에게 양사의 비전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딜이 완료되면 글로벌 진출을 우선에 두고 함께 일하는 문화를 구축하고, 사용자-데이터-기술-서비스-자본력이라는 풀라인업을 구축하게 되는 만큼 글로벌 웹3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최 대표는 3사는 융합 이후 AI, 웹3 등 시대적 화두가 되는 국내 기술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업계를 선도할 방침도 밝혔다. 이미 기술과 서비스적 배경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반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AI, 웹3 관련 생태계 육성을 위해 5년간 10조원을 투자할 계획도 공개했다.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우선적으로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계열사 편입과 기업 융합을 통한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추가적인 지배구조 변경보다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자본 시장 접근성 확대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11.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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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⑱-1 AI 창작 시대를 바라보는 창작자들의 이야기 : 김형석

오는 12월 16일은 국내 음악 창작자들을 대표하는 최대 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의 제25대 회장을 선출하는 날입니다. 이번 선거에는 작곡가 김형석, 더크로스 멤버이자 작곡가 이시하가 출마했으며, KOMCA 소속 약 900명의 정회원이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당선자는 향후 4년간 KOMCA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무엇보다 이번 KOMCA 회장 선거가 중요한 것은, K팝을 중심으로 거대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급성장한 한국 음악산업이 유례없는 ‘AI 창작 시대’라는 대전환기와 맞물리면서, 더 이상 음악 창작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는 사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음악산업 및 유관 산업 전반이 뒤흔들리고 있는 변곡점에서, 이제 차기 회장은 역사적 책임을 감당해야 할 자리에 서게 됩니다. 두 사람을 직접 만나 ‘AI 시대의 창작’을 주제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대담은 단순한 선거 관련 인터뷰가 아닌, AI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현 시점에서 과연 창작자들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시대의 증언으로서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인터뷰는 4개의 핵심 주제로 나누어 4주에 걸쳐 연재됩니다.1. AI 창작에 대한 철학과 공정이용에 대한 관점그 첫번째 주제는 AI 창작에 대한 철학과 공정이용에 대한 관점으로, AI를 활용하는 음악 창작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보는지, 공정이용 논쟁과 저작권 해석에 대한 입장, 그리고 AI 시대 ‘창작’의 가치 본질과 인간 창작자의 역할에 대한 정의 및 철학적 시각을 물었습니다. ◇ 김형석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후보 기호 1번)“음악 저작권은 음악 저작권 자체로 생존하지 못해요.”단호한 첫 일성이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음악산업의 한복판에서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그는, 음악산업과 저작권의 역사를 짚으며 ‘창작물 그 자체의 경제성만으로 시장이 유지된 적은 없었다’고 했다.“유럽 출판업자들이 악보 출판을 시작하면서 음악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생겼고, 이후 미디어가 생기고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변화된 거예요. 라디오에서 음악이 많이 나오면 레코드 업자들이 망한다고 들고 일어났지만, 결국엔 시장이 커졌어요. 불법 음원 플랫폼들 때문에 도매상들이 다 부도가 났지만 시간이 흘러 결국 음원 플랫폼들 때문에 시장이 또 커졌죠. 지금은 스포티파이 혹은 멜론 등등 다 돈을 내고 사용하잖아요?”역사의 흐름은 일관되었다. 새로운 기술은 시장을 위협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김형석은 AI 시대도 다르지 않다는 진단을 내놓았다.“지금은 진통을 겪고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커졌어요. AI는 이미 대세가 되었고 막을 수가 없어요. AI를 통해서 쓰나미처럼 음악적 창작물들이 밀려올 텐데, 쉽게 말하면 전 국민이 작사 작곡가가 된 거죠. AI는 인간 창작과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라, 5살짜리 아이도 음악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시대적 도구이며, 어떻게 이 혼돈을 지나 시장을 더욱 확장시킬 것인지가 관건입니다.”뿐만 아니라 그는 “‘AI가 인간과 대척점에 있는 것인가’, ‘인간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인가’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간의 창작적 권리가 보장 받고 어떻게 산업을 발전, 변화시켜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음악 창작자들, 특히 저작권협회 같은 경우 이 흐름에 맞선다면 배가 뒤집어질 수밖에 없다고 봐요. 이제는 서핑을 해야 합니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이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포지셔닝을 해야 되고, 수익을 창출해 내야 하는지가 숙제로 남은 거예요.”아직 초기 AI 시대의 음악 시장에 대해 그는 “근본적으로 AI라는 대세는 막을 수가 없다. 결국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트랜스포밍이 됐을 때 AI의 음원과 혹은 인간의 창작물이 결합하는 형태, 거기서 새로운 수익을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AI 시대의 음악 창작이 어디까지 ‘창작’으로 인정될 수 있는가?그 기준에 대해서 묻자, 김형석은 기술적 논쟁을 넘어서 ‘예술의 본질’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저작권법은 전 세계가 똑같습니다. 인간의 창작물이냐 아니냐가 핵심이죠.”AI가 작업의 ‘기능’을 대부분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 ‘기능’이 아니라 ‘예술 그 자체’라고 그는 강조했다.“예전에는 아이디어가 있고 연마하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이제 그 연마가 AI로 대체되면서 ‘기능’은 AI로 해결이 되니까, 결국 창작하는 사람의 리얼리티와 생애 아카이브, 정체성, 철학이 담겼는지가 ‘창작’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거죠.”즉 누구나 포토샵을 사용할 수 있지만 사진작가의 철학, 정체성, 스토리로 만든 작품이 더 돋보이는 것처럼, 예술가가 AI라는 도구를 다루면 작품의 완성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므로 AI가 기술적 기능을 대체할수록, 예술은 철학과 인문학, 그리고 예술가의 고유한 서사로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이와 함께 일각에서 제기되는 ‘창작 윤리에 대한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김형석은 ‘AI를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는 것’과 같은 명확한 윤리 위반은 존재할 수 있지만, 예술 자체가 윤리를 기준으로 평가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음악 저작권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인 본 사안과 관련해 김형석은 단순히 법조문이 아닌 미래 기술·산업 구조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지금은 1심, 2심이 오락가락하듯 계속 논의되고 쟁점화돼야 하는 시기입니다. 기술이 너무 빨리 변해서 지금 당장 명확한 기준을 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요. 지금은 실험해 보며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그는 공정이용 논쟁을 ‘학습’과 ‘이용’이라는 두 관점으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하나는 ‘학습’은 사실상 ‘복제’이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음악 모델이 기존 음악을 학습하는 과정은 단순 참고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복제’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음악 AI의 TDM(텍스트 데이터 마이닝:AI가 텍스트·이미지 등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이나 규칙을 자동으로 추출하는 기술)·LDM(레이튼트 디퓨전 모델:잠재 확산 모델) 학습 데이터는 결국 우리가 만든 저작물을 가져다 사용하는 겁니다.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복제’로 봐야죠. 사용료를 내야 돼요. 이미 KOMCA가 국내 선행 사업자와 20% 징수 계약을 체결했어요.”다만 이 비율이 향후 법제화 과정에서 그대로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문체부는 공공성, KOMCA는 권리 보호를 우선하는 입장이기에 (문체부가) 20% 그대로를 다 들어주진 않겠지만, 10%나 15% 정도라도 학습의 사례는 무조건 비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반면 AI가 학습한 모델로 생성한 콘텐츠, 즉 ‘이용’은 상황에 따라 공정이용이 적용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AI 생성물이 원곡과 지나치게 유사한 경우, 이는 위법적 침해에 해당하므로 선별적 징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학습은 100% 징수, 이용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피력했다.‘이용’에서의 선별 기준을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를 묻자, 김형석은 현 기술 수준에서 완벽한 데이터 매칭은 어렵지만, 일정 비율(20~30%)을 정하고 우선 분배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현실적이라고 밝혔다.그는 공정이용 논쟁을 단순히 식별·징수의 문제가 아닌, 앞으로의 음악 소비 방식이 능동적 재창작(리메이크·오마주 등)으로 바뀌는 흐름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사안으로 보았다.“지금 KOMCA의 저작물들은 어떻게 보면 독점적이에요, 포괄신탁이기도 하고요, 우리 음악을 열어주고 사람들이 리믹스·리메이크하며 놀게 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팬카페나 커뮤니티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매출이 나는 구조가 되면 그 수익의 일부를 징수하는 거죠.”이와 관련해 그는 이제 ‘음악을 듣는 시대’를 넘어 ‘음악을 갖고 노는 시대’로 규정하며 처음 겪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 필요함을 역설했다.공정이용 문제는 결국 저작권 관리 방식과도 연결된다. 김형석은 현행 포괄신탁에서 분리신탁으로 전환을 언급하며 중요한 것은 하나라고 언급했다.“협회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포괄신탁이 편합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고민해 본다면 중요한 건 ‘회원들 지갑에 더 많은 돈이 꽂히는가’예요. 그런 관점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AI 논란… ‘김형석이 AI로 협회를 말아먹는다?’최근 김형석이 ‘AI 업체와 계약해 협회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는 “사실과 전혀 다른 오해”라고 일축했다.“AI를 써보기도 했지만 AI 엔지니어가 아닌데도, 일각에서 ‘김형석은 AI로 협회 말아먹을 것’이라는 소문을 내고 다녀요. 근거 없는 앞뒤가 안 맞는 얘기들입니다.”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마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그는 “AI 논란과도, 사적 이익과도 무관한 순수한 실험이자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이마트 프로젝트 당시 그 음악을 송출하는 곳이 ‘플랜티넷’이라는 곳이에요. 그래서 플랜티넷에 제안을 했어요. ‘AI로 음악을 만들어서 그 음악에 대한 가치를 좀 주고 싶다.’ 예를 들면,첫사랑과 만난 곳이 이곳이고, 여기에 마케팅 비용을 받아서 그러한 사연도 모으고, 고객의 첫사랑 이야기가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거죠. 그리고 몇 월 몇 일 몇 시가 1주년이라면, 그 날 몇 시에 여기서 그 음악이 나옵니다. 이것이 플레이리스트고 감성 마케팅입니다. 그러면 음원이 가치를 갖게 되는 거예요. AI든 사람이 만든 음원이든 ‘어떻게 가치를 가지게 해줄 것인가’가 음악 창작자로서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해요. 그런 식으로 ‘음악 가치 생태계’를 만들고 싶은 실험이었던 거예요. 만약 돈을 벌려 했다면, AI로 2만 곡을 찍어 수억 원에 팔았겠죠.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AI든 사람이든 ‘음원에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것인가’가 핵심이었습니다.”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이마트 프로젝트’에 대해 상세하게 입장을 전했다.“제가 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를 할 때, 졸업하는 제자들이 ‘교수님 우리 졸업하면 어떻게 먹고 뭐 먹고 살아요?’라고 합니다. 그럼 스승으로서 선배로서 마음이 아프잖아요. 그런데 이마트 쪽하고 제가 친분이 두터워요. 이마트는 전국에 150군데가 있으니, 그 매장 음악으로 적어도 이 친구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신인 작곡가 작사가들의 곡을 매장 음악에서 프로모션할 수 있는 이마트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6개월이 끝나면 저작권협회로 등록이 되는 구조로 저작권협회랑 계약 협의를 하게 해줬어요.” 그는 저작권협회는 징수단체지 신인 키우는 단체가 아니기에 (그 당시) 교수이자 스승이고 선배로서 그러한 자리를 마련해 주고 싶었고 그들 중에 몇 명은 현재 활동하는 작가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마트 등 매장음악을 미디어, 곧 ‘가만히 있어도 들리는 미디어’로 보았고 이런 것들을 열어줌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이것이 바로 이마트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프롬프트는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는다?AI 음악 생성이 대중화되면서 ‘프롬프트 역시 창작자의 사상과 철학이 담긴다면 저작물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형석은 이 논의가 “AI가 만든 결과물과 인간의 창작 기여가 어디서 구분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100% AI가 만든 결과물이라고 해도, 프롬프트에 인간의 사상과 철학이 실리면 그 자체가 저작물인지, 아니면 인간의 연주·편곡·음악적 행위가 들어갔을 때 저작물로 인정해야 하는지가 지금 가장 고민되는 지점입니다.”다만 앞서 밝혔듯이, 그는 기술이 음악의 기능적 부분을 대부분 대체해버린 시대일수록 오히려 ‘인간의 리얼리티와 아이덴티티’가 더 강력한 의미를 가지면서, 음악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은 “인간의 스토리”라고 강조하였다.그는 일본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의 ‘어려운 건 쉽게 표현하고, 쉬운 건 깊게 표현하고, 깊은 건 재미있게 표현하라’라는 말을 인용하며 인간의 창작 기여를 판단할 때 고민해야 할 ‘깊이’의 기준은, 대중음악 속에 인문학적 깊이가 결합될 때 음악이 단순한 기능적 결과물을 넘어 창작자의 고유한 가치로 확장된다고 밝혔다.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쉐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과 베이비몬스터, 변우석 등 아티스트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2025.11.24 17:20
산업

KT&G, ‘2025 대한민국 솔라리그’ 최우수상 수상

KT&G가 지난 5일 ‘2025 대한민국 솔라리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올해로 7회차를 맞이한 ‘대한민국 솔라리그’는 지자체·공공기관·민간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국내 유일의 태양광 보급 성과 경연 프로그램으로 KT&G는 그간 노력해온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확대·보급 성과를 인정받았다.KT&G는 환경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정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대상기업으로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기여하고 있으며, ‘KT&G Green Impact’라는 환경경영 비전 및 전략 체계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저감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특히 지금까지 전국 총 14곳에 달하는 공장·건물에 10.9MWp급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지역 태양광 발전 사업자와 재생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2045년까지 그룹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단계적 계획을 꾸준히 이행하고 있다.KT&G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발맞춘 기후변화 대응과 체계적인 태양광 발전 보급 성과 등이 조명받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관련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그룹 차원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증진 활동 등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11.10 15:50
IT

SK 최태원 "AI 스케일 아닌 효율 경쟁 시대…HBM 기술력 자신"

"이제 AI는 스케일이 아닌 효율의 경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행사에는 온·오프라인에서 3만5000여 명이 몰렸다.글로벌 AI 패권 경쟁은 AI 서비스를 넘어 AI 인프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AIDC)는 매년 24%의 연평균 성장률을 자랑하며 올해 6000억 달러(약 860조원) 규모로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오픈AI는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가동했다. 메타는 오는 2028년까지 6000억 달러를 미국 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에 쏟기로 했다.최 회장은 이런 규모의 경쟁이 AI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AI 효율을 끌어올리는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스케일만 갖고 싸우면 너무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비효율이라는 문제가 뒤따른다"며 "리소스가 적은 나라도 AI의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그룹의 핵심 동력인 차세대 메모리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다진다. 오픈AI는 SK하이닉스에 월 90만장의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개인이 고도로 발달된 AI 비서를 보유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인류가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규모의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전했다.이처럼 AI 인프라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캐파(생산 능력)를 확대하고 기술을 지속 고도화한다. 청주에는 계획에 없던 HBM 생산 공장을 지어 내년 가동 예정이며, 2027년에는 청주 팹(공장) 24개가 동시에 들어가는 규모의 용인 클러스터를 오픈한다.최 회장은 "초고용량 메모리 칩과 저렴하면서 저장 능력이 뛰어난 낸드로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라며 "기술력은 증명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더는 개발 속도를 두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이날 행사에는 SK텔레콤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정재헌 CEO가 처음 강단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정 신임 CEO는 "AI 강국 도약에 기여하는 국가대표 AI 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특히 수도권과 경남, 서남권을 잇는 AIDC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동북아 최대 AI 허브를 목표로 건설하는 울산 AIDC는 총 1GW 이상 규모로 확장한다. 지난 10월 SK그룹은 오픈AI와 서남권 지역 AIDC 설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정 CEO는 "울산 AIDC 공개 이후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SK텔레콤의 AIDC 개발 역량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대한민국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11.03 14:07
연예일반

[실무프로젝트] 배 불리는 건 플랫폼이고, 창작자는 굶는다고?

일간스포츠 주최, 실무프로젝트(주) 주관으로 진행하는 콘텐츠·엔터 기업 기획자&마케터 취업준비생을 위한 실무프로젝트에서는 엔터산업 분야 관련 기사 작성에 관해 강의를 했습니다. 이후 조별 과제로 제출받은 칼럼 중 우수한 것들을 일간스포츠 온라인을 통해 소개합니다. 일간스포츠가 차세대 K-메이커를 목표로 하는 취준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한 크리에이터는 광고 수익의 절반도 채 가져가지 못한다. 넷플릭스에서 제작에 참여한 창작자는 정작 계약 조건조차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작업을 마무리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든 전 세계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지만, 그 편리함의 대가로 창작자들은 정당한 몫을 잃어가고 있다. 불공정 구조는 현장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내 웹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플랫폼이 판권을 가져가면 제작사는 사실상 한 번 받은 제작비 외에는 장기적인 수익이 없다”고 토로헸다. 드라마가 해외에서 흥행해도 그 성과는 플랫폼이 누리고,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이름값 외에는 거의 없다. 유튜브, 틱톡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의존하는 1인 크리에이터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광고 수익의 절반 이상을 플랫폼이 가져가면서, 정작 콘텐츠를 만든 창작자는 ‘을’의 위치에 머물 수밖에 없다.문제는 이 구조가 단순한 금전적 손해를 넘어 창작의 방향성까지 왜곡한다는 점이다.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편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제작사들은 안전한 흥행 공식을 반복하고, 실험적이고 다양성 있는 시도는 설 자리를 잃는다. 결국 콘텐츠의 질적 다양성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경쟁력마저 약화될 수밖에 없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으로 본궤도에 오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K콘텐츠의 산업 주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업계의 필사적인 자구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공룡에 맞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제작사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최소한의 협상력을 갖추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하지만 업계의 노력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엔 역부족이다. 미디어 정책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에게는 국내법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규제 공백이 존재한다”며 “프랑스가 자국 문화 보호를 위해 해외 OTT에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자국 콘텐츠에 의무 투자하도록 법제화한 것처럼,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비대칭 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토종 플랫폼이라는 토양이 있어야 K콘텐츠라는 나무도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결국 거대 플랫폼 중심의 불공정한 수익 구조는 창작자의 권리와 산업의 건강성을 동시에 위협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단순한 비판을 넘어, 창작자가 정당한 몫을 보장받을 제도적 장치와 공정한 유통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정부는 규제 공백을 메워 균형 잡힌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토종 OTT는 창작자와 동반성장을 통해 상생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구축된 창작자와 이용자가 주체가 되는 생태계야말로 지속 가능한 콘텐츠 산업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작성자 : 김민지, 나선진, 나유진, 문태현, 좌경준 2025.10.14 17:06
산업

[IS칼럼]1위 호텔신라도 떠나는 시대, 인천공항의 혁신이 필요하다

면세업계 1위 호텔신라가 인천국제공항 철수를 선택했다. '팔면 팔수록 손해'인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임대료 조정에 실패하자 미련 없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 공사 측은 즉각 "안타깝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공사가 후속 사업자 유치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변화한 관광객 소비 향방에 맞춘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을 경우 면세점이 떠나는 현상만 가속화될 것이라는 뜻이다.호텔신라는 18일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면세점 DF1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해지 공문과 함께 1900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까지 입금했다.신라면세점은 2023년 인천공항 1·2 여객터미널의 DF1(향수·화장품), DF3(패션·부티크) 사업권 계약을 맺었다. 입찰 당시 공사는 DF1 최저 수용 객단가로 5346원을 제시했으나, 신라는 168%의 입찰률(8987원)을 써내 사업권을 따냈다. 그러나 신라면세점은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와 구매력 감소 등으로 매달 60~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왔고, 결국 지난 5월 법원에 해당 사업권에 대한 임대료 조정 신청을 냈다.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설마 신라면세점이 진짜 철수하겠는가'라는 시선이 존재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소인 데다가, 막대한 위약금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설령 향후 면세 사업권에 대한 재입찰을 하더라도 이전보다 낮은 객단가로 해당 사업권을 다시 거머쥘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실제로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등 중국계 경쟁사들은 2023년 입찰 당시 비교적 높은 금액을 베팅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선 바 있다.제한적이기는 하나 호재도 있었다. 정부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이에 따라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무비자로 최대 15일 동안 한국 관광을 할 수 있어서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8일) 연휴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특수가 예정돼 있는 만큼 중국인 관광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았다.결과는 철수였다. 호텔신라는 이날 공시에서 사업권 반납 이유로 "과도한 적자가 예상돼 지속 운영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적다고 판단된다"고 밝히면서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사 전체의 재무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별도 자료를 통해 "인천공항에서 영업을 지속하기에는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재무 구조 개선과 기업, 주주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부득이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철수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입장문을 통해 공문 접수 및 위약금 입금 사실을 확인하고 "외부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한 면세업계의 장기 부진 상황 속, 임대료 조정에 대한 공사와 면세 사업자 간 입장 차가 원만히 해결되지 못해 결국 사업 철수라는 상황이 빚어진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후속 사업자를 조속히 선정해 공항 정상 운영 및 여객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인천국제공항은 2000년대 후반부터 명실공히 글로벌 톱티어 공항으로 올라섰다. 2019년 기준 취항 국가 수 58개국, 취항 도시 수 189곳, 취항 항공사 수 88개, 여객 처리 7100만 명, 운항 횟수 40만 회, 매출액 2조 8265억 원, 당기순이익 8634억 원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공항으로 발돋움했다.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2020년부터 3년간 매년 수천억 원대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흑자로 돌아서며 공항 자체는 활기를 되찾고 있으나 파트너였던 면세점의 사정은 달라졌다. 한국인들은 온라인보다 비싼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기 시작했고, 외국인 관광객도 공항 밖에 있는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힙한 플레이스에서 쇼핑을 즐겼다.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컬처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기존의 '몰'보다는 실제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를 찾아가 쇼핑을 하고 있다. 비싼 물건보다는 가성비 있는 제품을 더 사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인천국제공항공사는 원칙과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부 면세점에만 임대료를 할인해 줄 경우 국가계약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한 현실을 인지하고,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면세업은 물론 공사 자체도 위험해질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텅 빌수록 한국 기업이 아닌 중국 기업이 장악할수록 쇼핑 매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호텔신라가 철수를 결정하자 IB 업계는 장기적으로 볼 때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약금 부담은 존재하지만, 공항 면세점 잔여 계약 기간이 7년 이상임을 고려할 때 긍정적 결정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영업 종료가 이뤄진 이후부터는 면세점 수익성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인천국제공항공사도 관광객들의 달라진 쇼핑 패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원칙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보다 유연한 자세로 사안을 봐야 하는 이유다.서지영 기자 2025.09.20 07:30
산업

한국콜마, 아마존과 함께 “K뷰티 성공 로드맵”제시

한국콜마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과 함께 K뷰티의 세계 시장 확장을 위한 성공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이 K뷰티 글로벌 성공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한국콜마는 19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Amazon Beauty in Seoul 2025)’에서 단독 제조 후원사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브랜드 및 유통사, 인플루언서, 투자사 등 업계 관계자 3천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헸다.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은 이날 ‘글로벌 비전’ 세션에서 ‘제조기업 관점에서 본 K뷰티 성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윤 부회장은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치열한 노력과 끊임없는 진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지만, 이러한 치열한 시장 경험이 바로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 원천”이라며 “높은 소비자 이해를 바탕으로 블록버스터 제품을 확보하고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이 K뷰티 성공 공식”이라고 말했다.한국콜마는 이번 행사장 내에 스킨케어, 메이크업, 퍼스널케어, 선케어, 화장품패키지 등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신규 및 글로벌 사업을 위한 맞춤형 고객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참석한 예비 사업자들은 단발성이 아닌 실제 사업이 연결될 수 있는 세부 사항을 논의하며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한국콜마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K뷰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ODM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아마존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K뷰티 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한국콜마는 지난해 6월 아마존과 함께 첫 번째 ‘K뷰티 콘퍼런스’를 개최한 이후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K뷰티의 글로벌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2025.09.19 15:51
뮤직

A2O 이수만, 음저협·텐센트뮤직 회담…韓 음악 글로벌 권리 보호 앞장

글로벌 음악 산업의 선구자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 비저너리 리더(Key Producer & Visionary Leader)가 한국 음악의 글로벌 권리 보호를 위한 협력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추가열, 이하 음저협)는 최근 중국 마카오 안다즈 호텔에서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그룹(회장 커션 팡, 이하 TME)과 회담을 갖고, 양측 협력을 통해 중국 내 한국 음악 저작권료 징수·분배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이날 회담에는 이수만 프로듀서와 음저협 박학기 부회장, 황선철 사무총장, TME 커션 팡 회장, 마이클 쩡 사장, 차이 춘 판 부사장, 도라 실장 등이 함께했다.이번 만남은 이수만 프로듀서와 박학기 부회장이 중국 내 한국 음악 저작권 보호 강화를 목표로 직접 추진해 성사된 자리로, 두 사람의 협력을 계기로 그동안 음저협이 어려움을 겪어온 중국 내 네트워크 구축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렸다는 평가다.특히 이수만 프로듀서는 오랜 글로벌 음악 산업 경험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협력 논의에 힘을 보태며, 중국 내 한국 음악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협력의 폭을 더욱 넓혀, 한국 음악 저작권 보호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회담의 상대인 TME는 중국 내 주요 디지털 음악 서비스 사업자들을 관리하는 대표 기업으로, 국내의 멜론, 지니, 벅스 등과 유사한 플랫폼 운영사들을 아우르고 있다. 음저협은 TME가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음악 시장을 관할하는 핵심 사업자인 만큼, 이번 협력이 한국 음악의 권리 보호와 수익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각국 음악 산업의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데이터 누수 방지와 표준화를 위한 장기적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어 저작권 데이터의 통합 관리와 로컬 언어 기반 데이터베이스 표준화 등 구체적인 개선 과제를 논의하고, 권리자 보호를 위한 실무 Hot Line 개설에도 합의했다. 이는 외국 주요 음악 사업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드문 사례로, 향후 한중 간 저작권 문제에 신속히 대응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이수만이 프로듀싱한 글로벌 걸그룹 A2O MAY는 미국 메인스트림 라디오 차트 미디어베이스 TOP 40에 3주 연속 진입하며 중국 멤버로 구성된 그룹 최초이자, 중국 여성 아티스트로서 최고 기록을 달성했으며, 신곡 ‘B.B.B(Bigger Badder Better) ’가 중국 최대 음원 플랫폼 QQ뮤직 신곡 데일리 차트에서 1위, 메인 차트인 핫 송 차트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미국과 중국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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